평소에 잘 놀아주지 못하는 아빠다 보니, 주말엔 무엇이든 해야겠다는 압박(!)을 많이 받습니다. 어디든 데려가고 싶고, 맛있는 것도 많이 해주고 싶지요. 지금은 아빠가 바빠서 못해준다 하지만, 이제 딸 아이도 4학년. 조금 더 크면 아빠와 노는 것보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좋을 테니, 사실 아빠가 해 줄 수 있는 시간도 그리 많지 않은 듯싶습니다. 결국 할 수 있을 때 해야 하는데, 살다 보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아빠는 밖에서 외식을 많이 하니까 아무래도 이런 저런 특별한 음식을 가끔 먹습니다. 태국 음식점에서 봤던 파인애플 볶음밥. 딸 아이에게 해주면 정말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볶음밥이야 가끔 했던 경험이 있어 어려울 것 없고, 파인애플만 넣어주면 되니 수고에 비해서 생색내기 딱 좋은 요리입니다. 게다가 딸 아이는 파인애플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토요일 저녁, 코스트코에서 장을 보면서 파인애플을 하나 샀습니다. 3,990원. 마침 엄마가 같이 장을 보러 가지 않아서 파인애플을 쉽게 샀지요. 엄마가 있었으면 절대 못 사게 했을 지도 모릅니다. 파인애플 사는 것 만으로도 딸 아이는 신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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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점심. 드디어 파인애플 볶음밥을 할 시간이 다가 왔습니다. 자, 일단 재료를 소개합니다.

파인애플 1개 / 당근 1개  / 감자 작은 것 2개  / 양파 큰 거 반쪽 / 밥 3인분 / 카레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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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을 씻은 후 도마에 올려 놓고 반으로 쪼갭니다. 파인애플 가운데 있는 허연 심 부분은 먹기 나쁘니 일단 잘라내고 다른 먹기 좋은 부분들을 파냅니다. 솔직히 파인애플 볶음밥 하면서 이게 제일 어려운 부분이더군요. 반쪽난 파인애플 속을 파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칼로 요리조리 파다가 결국에는 숟가락으로 잘 긁어 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파인애플이란 녀석이 즙이 좀 많이 나옵니까. 즙이 많으면 밥이 너무 달아지기 때문에 속을 파낸 후에 엎어 놓아 즙을 빼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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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파낸 파인애플은 볶기 좋게 작은 네모 모양으로 썰어 둡니다. 역시 즙을 빼기 위해 채반에 올려 놓구요. 그 동안 엄마는 감자, 양파, 당근을 잘게 썰어 볶음밥 재료를 만들었지요. 이렇게 재료가 다 준비 되었다면 이제 볶을 차례입니다.

볶음 전용 프라이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 볶는 요리에는 올리브유를 쓰지 않는 거라더군요 ^^ - 감자와 당근을 먼저 볶습니다. 볶는 도중 간간히 소금으로 간을 해주고 적당히 익었다 싶으면 양파와 파인애플을 넣습니다. 양파와 파인애플은 너무 익히면 아삭한 맛이 사라지니 적당히(사실 이게 제일 어려운 말이기도 하지만) 볶습니다.

재료를 다 볶았다면 이제 밥을 볶을 차례입니다. 미리 식혀 놓은 밥을 프라이팬에 볶습니다. 밥이 적당히 볶아졌다 싶으면 아까 볶아 놓은 재료를 넣고 같이 잘 섞습니다. 그러면서 카레 가루를 뿌립니다. 흔히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카레 가루를 쓰면 되고요 삼분의 일 정도 넣으면 될 듯싶습니다만 밥을 볶으면서 살살 위에 카레가루를 뿌리고 색깔이 적당히 노래졌다 싶으면 그만 넣으세요. 카레가루에 간이 되어 있으므로 맛을 한 번 보시고, 모자란다 싶으면 소금을 조금 더 뿌려 줍니다.

밥 3인분과 채소를 넣고 한꺼번에 볶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힘센 아빠들이 볶는 게 좋지요. 센 불에서 빨리 빨리 볶아내야 볶음밥이 고소해집니다. 물론 밥 상태에 따라서 달라지긴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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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한 삼사 분 정도 볶으면 끝. 밥이 다 볶아 졌으면 아까 속을 파낸 파인애플에다가 예쁘게 밥을 담습니다. 취향에 따라 방울 토마토나 땅콩을 얹으셔도 되겠지요. 저희는 아무 것도 얹지 않고 그냥 올려 놔서 사실 볼품이 별로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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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파인애플에 밥을 담아서 내 놓으니 보기에도 좋고 카레 향 은은한 밥과 함께 파인애플이 씹히니 뒷맛이 달콤해 맛도 좋습니다. 딸 아이는 연신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우며 맛있다고 좋아합니다. 문제는 파인애플 반쪽에 담아 놓은 밥 양이 너무 많더군요. 아빠에게 밥을 덜어주고 아래 쪽에 깔린 밥은 자기가 먹습니다. 아래쪽에 깔린 밥에는 파인애플 즙이 더 많이 배어 있어서 달콤하거든요. 어른들은 싫어하겠지만 아이들은 참 좋아합니다. 다 먹고 껍질에 구멍 나기 직전까지 숟가락으로 파인애플을 긁어 먹으니 자동으로 후식도 해결.

파인애플에 당분이 너무 많아 자주 먹일 수는 없겠지만, 가끔 이렇게 해주는 볶음밥이야 말로 진수성찬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나고 재미있는 데다가 달콤한 맛까지 그만인 파인애플 볶음밥에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일등 아빠, 순식간에 됩니다.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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