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C3200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앞서 작성한 리뷰를 먼저 읽어야 할 터이다. [여기]를 누르면 지금까지 작성한 카맨파크의 CPC3200 사용기 제목을 볼 수 있다.

CPC3200 처음 달고 제일 어이 없었던 일은 내비게이션에서 경로를 재탐색하다가 죽어버리는 현상이었다. 아예 프로그램 오류를 내고 죽어버려 전원을 껐다 켜지 않는 이상 다시 살릴 방법이 없었다. 이것 때문에 설치 대리점과 한참 얘기하고 본사와 직접 통화하다가 업그레이드된 프로그램을 받았다. 받고 나니 그나마 죽는 현상이 줄어들기는 했다. 그렇다고 아주 안 죽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 정도쯤이야 애교로 참아 넘길 만 했다.

3개월에 한 번씩 업데이트 하겠다고 약속한 기일을 한참 넘겨 지난 5월 15일, 4월 업데이트 버전이 등록됐다. 한참 만에 제공되는 업데이트라 사실 기대를 많이 했다. 뭔가 좀 달라진 게 있겠거니, 이젠 좀 속 썩이지 않고 쓰겠거니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어째 처음부터 뭐가 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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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개 업데이트를 하게 되면 무엇 무엇이 달라졌다고 홈페이지에 알려주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런 얘기는 하나도 없고 '늦어져서 좀 미안하다. 서버에 문제가 있어 자료실에 올려 놨으니 거기 가서 받아라'는 내용만 있었다. 자료실에 갔더니 거기도 무엇이 달라졌다는 얘기는 하나도 없고, 예전 업데이트 버전 올려 놓을 때 써 놓은 설명을 그대로 복사해 두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뭐라도 달라진 점을 얘기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댓글을 달아도 회사측은 묵묵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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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어쨌든 새 버전을 시킨 대로 깔았다. 그리고 뭐가 달라졌을까 시스템을 켜봐도 달라진 건 하나도 없는 듯 했다. 그러니 이게 바보 짓이라는 거다. 열심히 업데이트 해 놓고, 업데이트 해 놓은 내용을 한 줄 설명도 안 해 놓으니 해 놓고도 칭찬을 못 받게 되는 꼴이 된 것이다.

그 뿐인가. 내비게이션은 외려 개악을 했다. 모든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에서는 경로를 한 번 지정해 두었다가 자동차가 경로를 벗어나면 새로운 길을 다시 찾게 되어 있다. 그런데 업그레이드된 CPC3200 내비게이션은 경로를 벗어나면 새로운 길을 찾기는커녕 프로그램 오류를 내고 그냥 죽어 버린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쓰란 말인가. 열심히 길을 가르쳐 주다가 그냥 죽어버리면 도대체 운전자는 어쩌란 말인가. 차를 세우고 느려터진 내비게이션이 다시 부팅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인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이젠 말도 나오지 않는다. 솔직히 자기가 쓰는 제품 나쁘다고 투덜거려서 좋을 것 하나도 없다. 내가 쓰는 제품을 만든 회사의 이미지가 나빠져서 회사가 망하기라도 하면 나는 A/S 받을 길 조차 영영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는 CPC3200에 대해 불만을 얘기할 수 밖에 없다. 이건 제품을 판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사기를 친 것이기 때문이다. 길 찾다가 죽어버리는 내비게이션을 어떻게 내비게이션이라 할 수 있을까.

차라리 예전 파일을 찾아 다시 설치했다. 적어도 그 버전은 죽지는 않으니 말이다. 어차피 저 회사는 뭔가 더 기대할 것이 없는 듯 하니, 예전 버전 파일 지우기 전에 그거라도 백업해 놔야 할 판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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