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많은 밥 중에서 나는 볶음밥을 제일 좋아한다. 중국집 볶음밥도 좋아하고 동남아 음식점에서 나오는 볶음밥도 좋아하고, 분식집 김치볶음밥도 좋아하고, 집에서 만든 볶음밥은 더더욱 좋아한다. 집에서 혼자 있을 땐 오죽하면 달걀 하나 달달 풀어 대충 손에 잡히는 재료를 넣고 밥을 볶아 먹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볶는 솜씨는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다. 딸내미가 볶는 요리 나오면 아빠보고 하라고 할 정도니까. 하지만 이건 약간 세뇌 같은 것도 있다. 볶고 비비는 건 아빠가 잘해!라고 하도 얘기를 해 댔으니 으레 그런 줄 아는 것일 지도 모른다.
중국 여행 갔을 때 친구와 둘이 거의 밤새다 시피 술을 마신 적이 있다. 그렇게 술을 마셨으니 다음 날 속이 느글 느글해 죽을 판인데, 중국 호텔 아침 부페에 볶음밥이 나왔다. 얼마나 그걸 먹고 싶었던지 그 엉망이 된 속에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먹어 댔다. 결국 버스 타고 돌아다니던 도중에 화장실에서 도로 다 꺼내 놓기도 했지만(이 얘기를 써 놓고 보니 내가 참 미련타는 생각도 든다 >.<). 여튼 그 정도로 난 볶음밥을 좋아한다.
요즘 들어 내가 먹은 볶음밥 중에서 제일 맛있는 볶음밥을 꼽으라면 두 말할 것 없이 매드포갈릭의 갈릭 홀릭 라이스를 꼽겠다. 마늘의 은은하고도 미치도록 군침 땡기는 향기가 일품인 이 볶음밥은 느끼함 떄문에 볶음밥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통마늘과 빨간 고추의 조화가 예술이고 - 내가 특히 그 빨간 고추를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 입에서 씹히는 맛이 느끼함과는 거리가 멀다. 센 불에 빨리 볶으면 이런 맛이 날까. 하긴 맛의 달인이라는 만화책에 보면 밥을 볶을 때 큰 프라이팬에 튕기듯 볶으면서 후라이팬 바깥의 불에 밥알을 익힌다는 얘기가 있던데, 여튼 그냥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서 볶아서 나는 맛은 아닌 것이다.
밥은 정말 맛있는데 매드포갈릭이라는 식당에 대해서는 별로 호감이 없다. 나처럼 볶음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요즘 이 식당은 예약하지 않고서는 식사 시간에 밥 먹기 쉽지 않은 곳이다.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맞은 편에 있는 삼성동 지점에 두어번 갔다가 모두 삽십분 이상 기다리라고 해서 포기하고 가지 않았던 기억이 있고 여의도 점에서는 테이블 내 놓으라는 직원과 실갱이했던 기억 때문에 좋은 느낌이 없는 것이다. 실갱이를 했던 탓인제 서빙하는 내내 그 직원의 태도가 맘에 안 들었기도 했고.
게다가 삼성동 지점. 주차 대행해주고 2천원을 받는다. 식사 시간이 한 시간이 채 못되니 이건 주차비 치고도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눈치를 보니 주차 대행만 전문으로 해주는 업체를 쓰는 듯 했는데, 2천원 주면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그다지 성공한 서비스는 못되지 싶다.
볶음밥 한 접시 1만3,800원. 사실 절대 싼 값은 아니다. 파스타를 비롯해서 이 집 식사가 대개 1만 3천원에서 1만 7천원 정도까지 가니 자주 가기엔 부담스러운 집이기도 하다. 볶음밥만 가지고 따진다면 별 다섯개 만점에 네개 반을 줘도 아깝지 않지만, 이런 저런 요건을 고려할 때 3.5 이상은 주고 싶지 않다. 맛 좋은 음식이 기본이긴 하지만, 음식을 맛있게 먹으려면 주변 여건도 받쳐줘야 하니 말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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