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을 쓴지 3개월 째로 접어든다. 깔끔한 외형에 반해 선택했던 맥북. 그러나 지금은 그 외형보다 OSX라는 운영체제와 각종 응용 프로그램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맥북을 샀지만, 실제로 OSX를 쓰는 시간보다 윈도를 쓰는 시간이 많다고 하는데 나를 비롯해 우리 사무실에서 맥북을 쓰는 사람들은 그 반대다. OSX를 쓰는 시간이 더 많고 윈도XP는 마지못해 써 할 때 쓰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 검색이나 워드프로세서나 프레젠테이션 같은 문서 작성 업무는 누가 뭐래도 맥이 더 편리하다. 그렇게 OSX를 쓰다 보니 요즘은 인터넷 뱅킹이나 각종 인터넷 서비스들이 왜 빨리 맥을 지원하지 않나 그런 불평을 한없이 해댄다. 맥을 쓰지 않을 때는 ‘3%도 안되는 소비자를 지원할 필요가 뭐 있어’라는 식의 망발(!)을 일삼았지만 일단 내가 그 3%도 안되는 소비자에 들고 나니, 이거 참 정말 입장 바꿔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어쨌거나 아무리 맥북과 OSX가 편리하다고 해도 3% 정도의 점유율로는 어디 가서 대접받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3%라는 데이터는 우리 회사가 관리하는 모 쇼핑몰의 로그 분석을 통해 나타난 결과다. 이 로그에 따르면 XP SP2가 52.38%, XP가 40%로 전체적으로 XP가 93%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맥이 2.86%, 윈도 2003 서버가 1.9%, 비스타가 1.9% 기타 윈도가 1% 정도 나온다. 작은 쇼핑몰이긴 하지만, 다른 데에서 분석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맥북을 쓰면서 윈도XP를 무시할 수가 없다. 그래서 맥북을 쓰는 많은 사람들은 부트캠프라는 툴을 이용해 OSX나 윈도XP로 번갈아 쓰거나 패러렐즈 같은 프로그램으로 OSX 운영체제에서 윈도XP를 실행시킨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에는 번갈아 부팅하거나 속도가 느려진다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나는 맥북을 쓰지만 윈도XP가 설치된 데스크톱 PC도 한 대 같이 사용하고 있다. 각종 인터넷 뱅킹을 비롯해서 인증서 따위를 쓰는 공공기관, 쇼핑몰 등등 도저히 OSX로는 해결되지 않는 사이트들이 너무 많아서 관리 업무를 하는 입장에서는 XP PC를 한 대 더 넣고 쓸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종종 데이터를 공유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한 대의 맥북으로 두 개의 운영체제를 돌린다면 이동형 외장 디스크를 쓰는 등의 방식으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지만 서로 떨어진 맥과 윈도PC를 공유하려면 저장 장치를 공유하는 방식으로는 좀 불편하다. 그런데 사실 이게 어디 한 두 사람의 문제겠는가. 그래서 이미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들이 꽤 나와 있다. 인터넷을 뒤져서 찾아낸 정보를 바탕으로 내가 맥과 윈도를 공유하는 방법은 다음 두 가지다. 이런 저런 방법을 가르쳐준 인터넷의 맥 선배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삼바 프로토콜을 이용해 맥에서 윈도XP PC로 접속하는 거다. 말은 어렵지만 방법은 무척 쉽다. Finder 메뉴에서 이동 -> 서버에 연결 메뉴를 차례로 선택하거나 단축키로 <커맨드 + K>를 누른다. 그러면 다음 화면이 나타난다.
나는 이미 연결을 몇 번 했던 상태라서 목록이 나와 있지만 처음에는 아무 목록이 나와 있지 않을 것이다. 서버 주소 창에 연결하고자 하는 윈도XP PC의 IP를 입력하면 끝. 주의할 점은 smb:// 뒤쪽으로 IP 주소를 넣어야 한다.
주소를 넣고 연결 버튼을 누르면 ‘서버에 연결 중’이라는 메시지가 나오고 곧 공유 폴더 리스트가 나와 있는 창이 열린다. 여기서 공유하려는 폴더를 선택하면 ID와 패스워드를 입력한 후 데스크톱에 공유 폴더 아이콘이 생긴다. 이 때부터 이 폴더에 문서를 복사해 넣은 후 서로 공유하면 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윈도XP에 공유된 폴더가 있어야 하고, 사용자 계정의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있어야 한다. 사용자 계정은 윈도XP에 있는 것(제어판 -> 사용자 계정에서 확인)을 확인해 그대로 입력하면 된다.
이건 단순히 파일을 복사해서 서로 공유하는 정도의 수준인데 이번에는 아예 맥에서 윈도XP를 원격 제어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이건 RDC라는 소프트웨어를 하나 깔아야 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 다운로드 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Microsoft Remote Desktop Connection for Mac 2.0 (Beta 2)
이 파일을 맥에 설치한 후 실행시켜 보자. 위와 같은 화면이 뜨는데 아래 주소 창에 연결할 컴퓨터의 IP 주소를 입력하면 된다. 뭐라고 나오는데 그냥 무시하고 Yes를 누른다. 그러면 별도의 창이 나타나면서 윈도XP 화면이 보인다. 마우스와 키보드 그대로 윈도XP를 쓸 수 있고 데이터를 복사해 붙이는 것도 가능하다.
한가지 불편한 점은 한영전환이다. 윈도에서 한글과 영문을 바꿀 때 스페이스 바 옆에 있는 한영전환 키를 사용했다면 맥에서는 키보드로 한영 전환을 할 수 없고 마우스로 IME를 콕 눌러줘야 한다. 윈도XP에서 한글, 영문을 바꿀 때 Shift + Space 키로 할 수 있도록 해두면 맥에서 원격 조정할 때도 한영 전환을 바로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 두 가지 방법을 이용해서 나는 굳이 윈도XP가 설치된 컴퓨터의 키보드와 마우스를 만지지 않더라도 나름대로 XP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다 보니 두 개씩 있는 키보드와 마우스가 거추장 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 다음 번 기사에서는 KVM 스위치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공유해서 쓰는 방법에 대해 소개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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