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재영이라는 배우를 '웰컴투동막골'에서 제대로 봤다. 그리고 그 이후, 어쩌다가 많이 웃고 싶어서 '바르게 살자'라는 영화를 봤는데 거기서 그를 만났고, 얼마 전엔 '공공의 적 1-1'에서 악역을 맡은 그를 또 만났다. 그리고 예고편 나올 때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 신기전. 거기에 정재영이 있었다.

좋게 말하면, 그의 말투는 참 담백하다. 그리고 내가 본 네 편의 영화 모두에서 그의 말투는 여전히 살아 있다. 진지하다가 엉뚱하게 튀는 것도 참 정재영 답다는 생각을 들게했다. 왜, 공공의 적 1-1에서 온갖 폼 잡고 백윤식을 혼자 만나고 나오다가, 잔뜩 쫄았다는 듯 차에 올라타는 그의 모습. 이것이 딱 정재영 스럽지 않은가. 그리고 신기전은 그런 그에게 딱 어울리는 영화였다고 말하고 싶다.


신기전. 있을 법한 일에 대한 기발한 상상은 나를 항상 즐겁게 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영화들을 항상 좋아한다. 신기전을 보는 내내 만화 같다는 생각도 했고, 나름대로 숨어 있는 역사 의식도 보는 듯 했고, 화려하게 날아가는 화살들에 통쾌함도 느꼈다. 재미있었다.

따지고 들자면, 왠지 모르게 어설픈 부분도 눈에 보이기는 한다. 화살이 수없이 날아가 수많은 여진족을 죽였는데 막상 널부러진 시체는 얼마 안되었다거나, 왠지 감정의 반전이 너무 심한 홍리, 살짝 어색한 어떤 조연들의 연기가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영화란 재미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스토리와 적당한 볼거리가 어우러지면서 재미있으면 그 정도 아쉬움이야 얼마든 눈감아 줄 수 있는 문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솔직히, 앞서 언급한 네 개의 영화 중에 어떤 영화가 가장 재미있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상상력을 이유로, 신기전을 제일로 꼽겠고 동막골, 공공의적 1-1, 바르게살자 순이라고 말하겠다. 그리고 또 다시 있을 법한 얘기로 찾아올 그의 다음 작에 은근한 기대를 남긴다.

ps> 영화 얘기가 아니라 배우 얘기가 되버린 듯. 그리고 사족 한 가지. 정재영이란 배우가 나보다 두 살 어리다는 사실에 놀라 나자빠졌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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