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쯤 교통 사고를 당했다. 몇 달 동안의 병원 치료를 겪으며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그러나 가해자는 보험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전화 한 통 없었다. 대신 나는 보험 회사 담당자와 목소리를 높이며 싸워야 했다. 왜 내가, 피해를 입은 내가 싸워야만 보상을 받고, 그 보상으로 위로를 삼아야 하는가. 내 잘못이 아닌데. 교통 사고를 당해 본 사람이라면, 그 처리 방식의 황당함에 화를 내지 않을 수 없다. 피해를 본 나에게 사고 수습의 모든 책임이 던져지기 때문이다.
하다 못해 교통 사고만 해도 이런데, 현대 사법 제도는 개인의 복수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엄청난 아이러니를 갖고 있다. 가해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신상을 제대로 알 수 없으며 심한 경우 재판에도 참여하지 못한다. 피해자와 가족들은 크나큰 아픔을 간직한 채 힘겹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데 사법제도는 가해자의 삶에만 관심 있을 뿐 피해자의 삶에는 관심이 없다. 결과적으로 가해자의 삶에 대한 평가만 존재할 뿐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평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수많은 가해자들은 사법의 처벌을 받았다는 이유로 자신은 정당한 댓가를 치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가해자는 사법 제도의 처벌을 받으면 모든 것이 끝난 것일까. 가해자로 인해 인생이 망가져버린 피해자들의 삶은 어떻게 보상 받아야 하며 어떻게 치유 받아야 하는가.
중학생 세 명이 한 여인을 무참히 살해한다. 그러나 이들은 14세 미만의 아이들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사법 제도에 따라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단지 교화 기관에서 교육을 받을 뿐이다. 이들의 정보는 철저히 감춰지고, 여인의 남편은 그에 대해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다. 남편은 아내를 죽인 중학생들에 분노하고, 그들만을 싸고 도는 사회에 분노하고, 사법 제도에 분노한다. 그리고 일갈한다. “국가가 벌을 내리지 않는다면 제 손으로 직접 범인을 죽이고 싶습니다.”
시간이 흘러 겉으로 보기에 상처가 아물어 갈 무렵, 이젠 십대 후반으로 성장한 아내를 죽인 소년들이 하나씩 죽기 시작했다. 최대의 용의자는 당연히 남편. 경찰은 그를 용의선 상에 올려 놓고 수사망을 좁히기 시작하고 남편은 남편 대로 이 사건의 전모를 다시 캐기 시작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사실들. 과연 소년들은 누가 죽이기 시작했으며, 남편의 아내는 어찌해 목숨을 잃어야만 했는가.
야쿠마루 가쿠의 추리소설 천사의 나이프는 미궁에 빠진 사건을 풀어가며 범인을 찾아내는 추리 소설이면서도 사법 제도의 모순과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작가의 몸부림을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작가는 끊임없이 사법 제도의 모순을 생각하게 하고, 그 모순에 항의하게 하고, 결국 분노하게 만든다. 나는 책을 읽으며 작가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주인공의 감정에 동감하고, 행한대로 갚으라는 고대 법률이야말로 최선의 법률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나 그것이 정녕 해답이란 말인가.
결국 작가는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만이 이러한 모순점을 해결하는 열쇠임을 제시하고, 사법 제도의 모순 뒤에 숨어 자신의 책임은 이미 끝났다고 주장하면서 진심어린 사과를 하기 싫어하는 인간의 지극히 이기적이면서도 비열한 개인주의를 통렬히 비판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인간이 서로를 용서할 수 있다는 것일텐데…
35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잡은 순간, 끝을 보지 않고서는 덮기 힘들다. 작가의 문체는 숨막힐 정도로 긴장감이 흐르거나 빨리 전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읽는 내내 사법 제도의 모순에 대해 곰곰히 되씹게 만들면서 지루할 틈 없이 마지막 장을 넘긴다. 예상치 못했던 최후의 조종자를 알게 되고, 인간의 비열함에 화를 내며, 그 사실이 밝혀졌다는 이유로 안도의 숨을 내쉰다.
그리고 다시금 반문한다. 사람은 누구나 크던 작던 실수하는 법이고, 그 실수로부터 새롭게 태어날 기회를 얻기 마련이다. 실수로 인해 그 기회를 빼앗는 것도 결코 옳은 일일 수는 없다. 그러나 실수로 인해 누군가 상처를 받았다면, 그 상처를 치유하는 책임도 사람에겐 있는 법일게다. 우리를 사람이라고 부르는 건, 바로 이런 연유 때문이다.
하다 못해 교통 사고만 해도 이런데, 현대 사법 제도는 개인의 복수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엄청난 아이러니를 갖고 있다. 가해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신상을 제대로 알 수 없으며 심한 경우 재판에도 참여하지 못한다. 피해자와 가족들은 크나큰 아픔을 간직한 채 힘겹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데 사법제도는 가해자의 삶에만 관심 있을 뿐 피해자의 삶에는 관심이 없다. 결과적으로 가해자의 삶에 대한 평가만 존재할 뿐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평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수많은 가해자들은 사법의 처벌을 받았다는 이유로 자신은 정당한 댓가를 치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가해자는 사법 제도의 처벌을 받으면 모든 것이 끝난 것일까. 가해자로 인해 인생이 망가져버린 피해자들의 삶은 어떻게 보상 받아야 하며 어떻게 치유 받아야 하는가.
중학생 세 명이 한 여인을 무참히 살해한다. 그러나 이들은 14세 미만의 아이들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사법 제도에 따라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단지 교화 기관에서 교육을 받을 뿐이다. 이들의 정보는 철저히 감춰지고, 여인의 남편은 그에 대해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다. 남편은 아내를 죽인 중학생들에 분노하고, 그들만을 싸고 도는 사회에 분노하고, 사법 제도에 분노한다. 그리고 일갈한다. “국가가 벌을 내리지 않는다면 제 손으로 직접 범인을 죽이고 싶습니다.”
시간이 흘러 겉으로 보기에 상처가 아물어 갈 무렵, 이젠 십대 후반으로 성장한 아내를 죽인 소년들이 하나씩 죽기 시작했다. 최대의 용의자는 당연히 남편. 경찰은 그를 용의선 상에 올려 놓고 수사망을 좁히기 시작하고 남편은 남편 대로 이 사건의 전모를 다시 캐기 시작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사실들. 과연 소년들은 누가 죽이기 시작했으며, 남편의 아내는 어찌해 목숨을 잃어야만 했는가.
야쿠마루 가쿠의 추리소설 천사의 나이프는 미궁에 빠진 사건을 풀어가며 범인을 찾아내는 추리 소설이면서도 사법 제도의 모순과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작가의 몸부림을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작가는 끊임없이 사법 제도의 모순을 생각하게 하고, 그 모순에 항의하게 하고, 결국 분노하게 만든다. 나는 책을 읽으며 작가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주인공의 감정에 동감하고, 행한대로 갚으라는 고대 법률이야말로 최선의 법률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나 그것이 정녕 해답이란 말인가.
결국 작가는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만이 이러한 모순점을 해결하는 열쇠임을 제시하고, 사법 제도의 모순 뒤에 숨어 자신의 책임은 이미 끝났다고 주장하면서 진심어린 사과를 하기 싫어하는 인간의 지극히 이기적이면서도 비열한 개인주의를 통렬히 비판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인간이 서로를 용서할 수 있다는 것일텐데…
35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잡은 순간, 끝을 보지 않고서는 덮기 힘들다. 작가의 문체는 숨막힐 정도로 긴장감이 흐르거나 빨리 전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읽는 내내 사법 제도의 모순에 대해 곰곰히 되씹게 만들면서 지루할 틈 없이 마지막 장을 넘긴다. 예상치 못했던 최후의 조종자를 알게 되고, 인간의 비열함에 화를 내며, 그 사실이 밝혀졌다는 이유로 안도의 숨을 내쉰다.
그리고 다시금 반문한다. 사람은 누구나 크던 작던 실수하는 법이고, 그 실수로부터 새롭게 태어날 기회를 얻기 마련이다. 실수로 인해 그 기회를 빼앗는 것도 결코 옳은 일일 수는 없다. 그러나 실수로 인해 누군가 상처를 받았다면, 그 상처를 치유하는 책임도 사람에겐 있는 법일게다. 우리를 사람이라고 부르는 건, 바로 이런 연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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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가 주는 짜릿함을 만끽하고 싶다면 추리소설을-추천도서 천사의 나이프
Tracked from 김다희블로그 삭제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내지는 책장을 여는 순간부터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옴싹달싹 못하게 만든다라는 수식어는 경영서도, 순수문학이나 에세이도 아닌 추리소설에 가장 적합한 표현이란 생각이 듭니다. 평소에 하드보일드나 호러 영화는 카메라 앵글이 뒤로 빠지면서 언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불안함과 화면을 가득 매우는 빨간 피가 주는 공포감 때문에 즐겨 보기는 힘들어 하지만 (극장에서 봤던 가장 무서운 영화가 장화, 홍련이니 말 다했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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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천사의 나이프: 전형적인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
Tracked from 책 읽는 토양이 삭제야쿠마루 가쿠가 쓴 ‘천사의 나이프’는, 딱히 참신하다거나 한 건 아니어서 책 자체에 대해 그다지 쓸 말은 많지 않을 듯. 일본의 전형적인 사회파 추리소설인데, 죄의식에 좀더 천착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재미가 없다고는 하기 어려우나, 엉성한 뒤끝이 썩 개운치는 않음. 천사의 나이프 -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수현 옮김/황금가지 다만, 이런 생각은 듭니다. 현대 사회는 모종의 정신분열을 조장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2009/04/08 12: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