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불기 시작해서 이듬 해 다시 뜨거운 바람이 불기 전까지 꼭 즐겨야 할 음식 중 하나가 조개일 겁니다. 구워 먹어도 좋고, 찜을 해도 좋고. 게다가 조개는 살도 안 찐다고 하니까 부담 없이 마음껏 먹어도 좋지요(허나, 정말 그럴까요? 정말 살이 안 찔까요? 배부르게 먹고 나면 왠지 밀려오는 살의 압박이!!). ^^
하여튼 저는 조개를 무척 좋아하는 까닭에 조개구이도 꽤 즐기는데요, 이번엔 조개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날이 서늘해지면 사무실 식구들이나 외부 손님들과 함께 소주 한 잔 즐기기에 딱 좋은 집이 있거든요. 이름도 특별하지 않아요. 그저 조개찜 간판이 하나 달랑 보일 뿐.
잠실역과 신천역 사이, 갤러리아팰리스와 트레지움이 마주 보고 있는 그 사거리에서 남부순환도로(잠실관광호텔 방향) 쪽으로 주욱 직진하다가 삼거리 하나, 사거리 하나를 지나치다 보면 남부순환도로 방향으로 오른쪽에 크라제버거가 보입니다. 여기를 조금 더 지나치면 조마루 뼈다귀 집 간판 옆에 조그맣게 조개찜 간판이 붙어 있는 집이 오늘의 주인공이죠.
원래 이 집 처음 갈 때는 조개구이를 먹었고, 그 다음 번에는 강력 추천이라는 조개찜을 먹었는데, 조개구이는 그저 그런 감흥이었지만 조개찜에서는 찬탄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말로 하면 뭐합니까. 일단 사진으로 디밀고!
보통 해물찜들은 콩나물에 묻어 매운 양념을 한 후에 쪄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은 아예 전용 찜기에 홍합, 굴, 대합, 키조개 등등을 쳐 냅니다. 조개도 훌륭하지만 조개에서 우러난 국물이 더 예술. 시원한 조개 특유의 국물이 소주 안주로는 아주 그만인데다가 싸늘한 날씨로 움추러든 마음까지 활짝 펴줍니다. 이번 가을에는 메뉴가 살짝 바뀌어 일반 조개찜 외에 해물조개찜이 추가됐는데, 5천원 더 내면 꽃게와 주꾸미 등 해물 몇가지를 더 넣어줍니다.
모듬조개찜, 해물조개찜 한 판을 시키면, 남자 넷이 먹기에는 좀 작고, 남자 셋이 먹기엔 딱 좋습니다. 일인당 소주 한 병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고요, 국물까지 싹싹 조개찜을 다 먹고 나서 모자란다 싶으면 바지락 칼국수를 시켜도 됩니다만, 솔직히 바지락 칼국수는 그닥 권하고 싶은 맛은 아닙니다.
조개찜에 딸려 나오는 기본 안주도 재미있는데요, 무엇보다도 번데기를 줍니다. 어릴 적 번데기에 추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아련한 추억의 맛을 느낄 수도 있겠고요. 그런데 요즘 젊은 친구들 중에는 번데기 안 먹는 친구들도 꽤 있더라고요. ^^
조개찜이라는 요리의 특성 때문인지 이 집은 초저녁엔 좀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대신 2차, 3차로 오시는 분들이 꽤 있는 듯 하고, 특히 심야에 손님이 많답니다. 시원한 조개 국물이 속 풀어주는데 그만이라서 그렇지 않을까요. 살짝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게가 작다 보니 어떤 날은 조개의 질이 아주 훌륭한데 어떤 날은 조금 빠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는 거죠. 저는 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별 상관이 없긴 한데 요즘 조개찜에 들어 있는 굴의 알은 큰 편이 아니랍니다.
여튼 찬바람 불게 되면 한 달에 두어 번은 꼭 들르는 집이라서요, 올 가을에도 소주 꽤나 달릴 듯 한데 잠실에서 번개 한 번 치기에도 꽤 괜찮은 집이죠. 가격도 조개찜 3만5천원, 해물조개찜 4만원이니 셋이서 즐긴다 해도 그리 큰 부담이 없습니다. 아마 곧 번개를 한 번 칠듯 하니, 희망하시는 분들 대기하세요!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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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먹거리] 시원한 조개 해물 찜
Tracked from 하늘높이의 일상 속 사진 한장 삭제며칠 전 금요일 대종상 시상식이 끝나고 출출하기도 해서 먹은 해물 찜 [저녁은 하용군이 종로 김밥에서 비싼 김밥을 사줌(하용 잘 먹었어!!!)] 저희 동네에 새로 생겼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지요^^ 양은 푸짐했지만 저녁을 간단히 때운 건장한 20대 후반의 4명의 청년들에게는 조금 부족했음… 해물찜 사실은 조개찜 + 약간의 해물인데요. 조개찜이 조개 구이랑은 다르게 구워 먹지 않아서 편했구요. 편하긴 한데… 대신 너무 빨리 먹게 된다는 문제점은 있습니..
2009/11/25 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