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거 아니야? 내가 있는 데를 뭐하러 알리고 다녀?"

포스퀘어라는 서비스를 처음 알았을 때 내 반응은 이거였다. 굳이 내가 어디있는지 소문 내고 다닐 이유가 뭐란 말인가? 만일 누군가가 이걸 악용하기로 마음 먹으면 그 땐 어떻게 할 것인가? 온갖 쓸데없는 생각까지 하면서 별 희한한 거 다 봤네, 라고 지나쳤다. 세상이 별나 온갖 걸 다 드러내고 싶어하는구만 이라는 아저씨 사고 방식을 그대로 드러낸 거다.

그러다가 어찌 어찌 해서 아이폰에 포스퀘어를 깔고 이것 저것 눌러보기 시작했다. 막상 겉에서 보다가 직접 써 보면 소감이 다른 법. 문득 이거 재밌네,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런 거다. 내가 생판 모르는 동네 가서 밥을 먹어야 할 일이 생겼다. 기왕이면 맛있는 걸 먹고 싶은데 나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 이 근처 사는 사람도 없고. 그럴 때 포스퀘어를 연다. 마침 누군가 동네 사람들만 잘 아는 그런 식당을 하나 찍어놨다. 가만 보니 몇몇 사람은 여기 단골인 듯하다. 운이 좋아 내 취향에 맞았고 나는 외지인은 도저히 알 방법이 없는 식당에서 맛나게 밥을 먹었다. 포스퀘어에서 할 수 있는 재미난 상상이 아닌가. 한국이 아니라 외국에서라면 어떨까. 훨씬 더 짜릿하고 유용한 서비스가 될 게다.

내가 다니는 맛집 몇 개를 찍다 보니 나도 어느 틈에 서른 개가 넘는 메이어를 갖게 됐고 친구도 백 명을 훌쩍 넘겼다. 그런데 사람이란 참 간사해서 쓰다 보면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포스퀘어도 마찬가지. 무엇보다 맛집 위주로 찍고 다니는 내게는 사진을 넣을 수 없다는 게 제일 마음에 안 들었다. 물론 트위터로 연동하고 어쩌고 하면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귀찮잖은가. 그래서 고왈라 같은 유사 서비스도 기웃거려 보기도 했었지만 어쨌든 슬슬 포스퀘어에서 멀어지고 서른 개 넘던 메이어도 스무 개 정도로 줄어들고, 하여튼 그런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이 파란의 아임IN이다. 한국형 포스퀘어라고 해야 할까. 한글 마음대로 쓸 수 있고 무엇보다 좋은 건 사진을 함께 올릴 수 있다는 거다. 특히 포스퀘어는 누가 등록했건 특정 장소의 메이어가 체크 인 상태에 따라 바뀌지만, 아임IN은 처음 등록한 사람을 콜럼버스라고 지정해줘 영원히(!) 남긴다. 일단 기분은 좋다. 뺏길 염려는 없으니까. 뭐, 내가 하고픈 장소를 누가 먼저 등록했다면 내가 다른 이름으로 또 등록하면 된다(하지만, 보는 사람들은 싫어할 수도 있겠다).

발도장과 메시지, 사진을 넣을 수 있어 좋다


아임IN은 포스퀘어에 비해 각각의 글에 댓글도 남길 수 있고 내가 있는 지역의 반경도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다. 포스퀘어에 비하면 사용하기도 쉽고. 단점이 있다면, 뭔가 좀 촌스럽다는 거.

댓글에 댓글도 달린다. 딱 한국 스타일이다 ㅋ


아임IN을 잘 쓰는 방법은, 아무 데나 막 찍지 말고 뭔가 정보가 있는 곳을 찍어야 한다는 거다. 심지어 우리집 이런 걸 찍는 사람들도 있는데 - 뭘 찍건 찍는 분들의 자유니까 뭐라 할 건 아니겠으나 - 너무 사적인 공간을 노출하는 건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만일 누군가가 당신의 움직임을 감시한다고 생각해 보라. 왠지 소름끼지치 않는가?

혹시 몰라서 다른 분들의 얼굴과 아이디는 가렸습니다 ^^


눈치를 보니 요즘 아임IN 사용자가 많이 느는 까닭인지 발도장들이 꽤 많이 생겼다. 그중에는 유용한 것들도 있고 쓸데없는(죄송!) 것들도 있으나, 결국 정보는 고르는 사람이 선택할 문제 아닌가. 매일 점심 메뉴로 고민하는데 오늘 점심은 아임IN에서 한 번 찾아봐야 겠다. 좀 멀긴 해도, 전주콩나물국밥 이거 좋겠네. 날도 꾸리하고. 이런 날엔 뜨끈한 국물이 그저 최고니깐.


Bookmark and Share Subscribe

TRACKBACK :: http://www.raytopia.net/trackback/422 관련글 쓰기

◀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 442  Next ▶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42)
아빠의 작은 유산 (20)
술한잔 인생 한입 (5)
재미 있는 디지털 (59)
백돌이 골프 일기 (5)
사랑하며 사는 삶 (61)
행복한 음식 얘기 (111)
휴식 가득한 여행 (30)
미디어 다시 보기 (72)
쇼핑 하는 즐거움 (27)
함께 타는 자전거 (37)
우리글 바로 쓰기 (15)

달력

«   2012/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레이토피아 RayTopia

'레이''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레이' [ http://www.raytopia.net ] / 레이토피아.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