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덕 선생님이 쓴 '우리 글 바로 쓰기'는 초판이 나온지 벌써 18년이 되었지만 읽을 때마다 반성하게 만드는 회초리 같은 책이다. 잘난 척 하느라 어려운 말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리 말과 글을 다 버려 놓았다고 호통치는 듯한 모습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쉽게 써서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게 하면 될텐데, 굳이 어려운 한자어를 쓰고 그것도 모자라 한자어와 일본어를 조합해 기괴한 낱말들을 만들어 내는, 소위 말하는 '배운 사람들'한테 던지는 선생님의 충고는 호령하다 못해 애원하는 듯 가슴 아프기까지 하다.
이 책에서 선생님에게 혼나는 대상은 세상 여론을 다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저 당당한 거대 신문사들이다. 그들이 얼마나 잘난 척 하기 위해 어려운 말을 쓰는지 지적하고 그 말들을 쉽게 풀어 썼을 때 얼마나 읽기 쉽고, 알기 쉬운지 알려준다. 신문사 뿐이랴. 가방 끈 길다고 하는 수많은 논문들, 잘난 척 하는데 도저히 빠질 수 없는 정치인들도 혼나는 대상이다. 책 속에서 선생님이 그들의 잘난 척 하는 말투를 하나 하나 지적할 때 나는 은근한 쾌감 마저 느낀다.
말과 글은 살아 있어 사람이 변하고 사회가 변하고 환경이 변하면 따라 변하게 된다. 쓰던 말이 사라지기도 하고 새로운 말이 태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의사 소통이라는 원래 목적을 무시하고 잘난 척 하는 사람들의 도구로 쓰이면서 사라지고 태어나서는 안된다. 말과 글이 이렇게 변질되면 우리도 손해다. 그 어려운 말과 글을 알아 듣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많이 배우고 생각도 많이 한다.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쓰는 어려운 한자들을 이렇게 쉽게 풀어쓸 수 있구나 하는 반성도 하게 된다. 솔직히 나는 이 책을 세 번 정도 읽었지만 아직도 바꿔 쓰는데 익숙하지 못하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것인가. 글 쓰기를 좋아하고, 글 쓰기를 내 남은 인생의 일로 삼으려는 나에게, 우리 글 바로 쓰기는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다.
참고로 이 책은 총3권이 나왔다. 글 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하는 책. 나는 이 책을 대한민국 블로거들에게 권하고 싶다. 블로거들이 쓰는 글이 세상을 변화시키듯,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지킬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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