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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은 사무실 위치로는 아주 그만이다. 지하철 2, 8호선 잠실역이 있어 지하철 타고 어디든 가기 좋고, 강남, 여의도 방면으로 가는 버스도 흔하다. 게다가 롯데월드, 마트, 백화점이라는 엄청난 상가가 있어 생활하는데도 편리하고 교보문고라는 엄청난 자원이 있어 글 쓰는 우리들에게는 아주 유용하다. 그 뿐인가. 차를 타고 조금만 움직이면 강변CGV든, 메가박스든 영화 한 편 감상하기에도 편하고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뮤지컬 전용 극장인 샤롯데가 있어 뮤지컬 맘마미아를 즐기는 호사스러움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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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지하, 롯데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맛집이라고 할 건 없어도 점심 한 끼 해결하기엔 문제없는 식당들이 널려 있고 차를 타고 나가면 방이동, 신천 등에 산재한 송파의 맛집들을 손쉽게 찾아낼 수 있다. 하긴, 그렇다 해도 점심에 뭐 먹을까 고민하기는 다 마찬가지지만 ^^ 게다가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도 덩치가 꽤 큰 탓에 손님들 찾기도 쉽고, 보안이 좀 까다롭다는 것 외에 주차하기도 그리 어렵지 않으니 사무실 입지로 이만한 곳 찾기도 어려울 게다. 그래서일까, 앞으로 회사 규모가 더 커져도, 우리는 잠실을 떠날 생각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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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피시아이로 찍은 필름 한 롤을 스캔했다. 사무실 주변, 점심 식사를 하러 나가는 길에 간간히 담았던 이미지들이다. 맨 눈으로 보기엔 별 거 아닌 거리들인데, 피시아이로 보는 세상은 참 묘하다. 그리고 시차를 두고 볼 수 밖에 없는 필름의 매력. 찍을 때와 현상했을 때의 느낌은 또 전혀 다르다. 보는 시각만 달라도 세상이 이리 달라지는 걸… 너무도 맘에 드는 사무실 일상과 피시아이의 어안렌즈가 은은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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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는 핑계로 자전거 출퇴근을 거의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뱃살은 뱃살 대로 늘고, 몸은 몸대로 지쳐갑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요즘은 밤에 스트라이다를 데리고 나갑니다. 밤 공기가 좀 서늘하긴 하지만 사람도 적고, 스트라이다를 달리기에는 요즘이 그만이거든요. 이제 서서히 날 좋아지면 한강 변에 사람도 늘어날테고 아무래도 자전거 타기에는 불편할 겁니다. 그러니 이럴 때 즐겨야죠.

집에서 출발해서 스트라이다로 십오분에서 이십분 정도 달리면 잠실철교 밑으로 한강에 도착합니다. 잠시 한숨 고른 후 여의도 방향으로 냅다 지르지요. 자전거는 참 묘한 매력이 있어서 타는데까지 갈등도 많고(!) 주저하지만 일단 한 번 타면 내리기가 싫어집니다. 그러다 보면 그 밤에 어느 틈에 종합운동장, 청담대교를 지나 영동대교 쪽으로 향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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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대교와 영동대교 사이 쉼터


언제 생겼는지 잘 모르겠지만, 청담대교와 영동대교 사이에 꽤 괜찮은 쉼터가 하나 생겼더군요. 자전거 도로 바로 옆에 한강 쪽으로 나 있는데 자전거 세울 수 있는 보관대가 있고 안에 벤치가 세 개 정도 있습니다. 아마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초저녁 무렵에는 빈 자리가 없을 정도일 텐데 열한시에서 열두시 사이 즈음에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꼭 커플(!) 한 쌍은 있더군요. ^^ 연인들이 앉아 야경을 즐기기에는 참 그만인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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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보이는 영동대교와 건너편 강변북로 야경


한강 변에 바로 나 있으니 야경 하나는 끝내줍니다. 눈 앞을 가리는 것도 없고,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영동대교의 야경이, 오른쪽으로 돌리면 청담대교의 야경이, 그리고 정면으로는 강 건너편 강변북로 쪽 야경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그렇게 벤치에 앉아 가지고 간 생수 한 모금(사실 이게 맥주였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요!) 하다 보면 지금까지 힘들게 달려온 피곤함이 한 방에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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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편으로 보이는 청담대교


여기서 야경 즐기는 재미도 있고 요즘 밤 라이딩이 꽤 쏠쏠합니다. 바람이 좀 차갑기는 해서 몸이 움츠려 들기는 하지만, 멀티 스카프로 목과 얼굴을 가리고, 조금 열심히 페달질을 하다 보면 어느 틈에 등에서 땀이 배어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분 좋은 허벅지의 뻐근함, 집으로 돌아와서의 숙면.

한 밤에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이렇게 좋은 점이 많습니다. 게다가 야경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틈나면 출퇴근도 하겠지만, 당분간 심야 라이딩도 열심히 할 듯 합니다. 오늘 밤, 여기서 만날까요?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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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마케팅인가?

미디어 다시 보기 2008/05/16 00:46 Posted by '레이'
주제넘게 마케팅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은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케팅 담당자들이 범하는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는 고객이 아닌, 마케팅을 위한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물론 누구나 다 알다시피 마케팅의 목적은 이익을 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억지로 그 목적을 달성하려 할 필요는 없다. 이익보다는 고객을 위해 마케팅을 하다 보면 그 목적은 자연스레 이뤄지기 때문이다.

모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몇 권 샀는데 두 권이 파본이다. 책 자체는 그리 비싼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리즈 물로 소장하고픈 책이어서 파본을 그대로 두자니 마음이 아파 고객 센터로 전화를 했다. 물론 언제나처럼 전화를 걸고, 주민번호를 누르고 또 얼마만큼 기다려야 했다.

- 책이 파본났네요.
- 죄송합니다. 구매 내역을 살펴보겠습니다. 네, 고객님 어떤 책이 파본인가요?
- 23번과 26번이 파본입니다.
- 어떻게 파본이 났습니까?
- 23번은 표지가 떨어져 나갔고 26번은 책 안에 10여 페이지 정도가 없습니다.
- 알겠습니다. 오늘이나 내일 새 책을 출고해드리면서 교환해드리겠습니다.
- 네,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

상담원과의 대화는 이렇게 끝났다. 어떻게 파본났느냐고 좀 꼬치꼬치 물어서 살짝 짜증이 났지만 어쨌든 별 말 없이 바꿔 준다니까 뭐 그리 기분 나쁠 일도 없었다. 그런데, 전화를 끊자마자 잠시 후에 이메일이 하나 도착했다. 업무상 이메일이 많은 나는 이메일 도착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쓰고 있어 거의 실시간으로 메일을 체크한다. 그런데 일단 제목이 맘에 안든다.

'고객 상담 서비스를 평가해 주십시요'

시절이 어느 땐데 아직도 '주십시요'란 말인가. '주십시오'라고 써야 하는데, 아무리 기계가 보낸 메일이라 해도 제목이 영 맘에 안든다. 물론 제목은 사람이 썼겠지만 ^^. 개인적으로 쓰는 글도 아니고 고객에게 나오는 공식적인 메일에 오자라니. 이때부터 내 투덜거림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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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의 내용은 간단하다. 상담 서비스를 평가해 달라는 거다. 나는 파본난 책의 교환을 요청했고 아직 그 문제는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난데없이 상담 서비스를 평가해 달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적어도 책이 온 다음에 평가를 해야 하는 것 아닐까.

평가지의 내용도 좀 그렇다. 제대로 처리 결과 안내를 받았냐, 대답이 만족스러웠냐, 상담이 전문적이냐, 친절했냐, 신속히 연결됐냐를 물어본다. 어쨌든 친절하게 상담을 잘 했으므로 나는 매우 친절에 표시를 해가면서 이거 지금 내가 뭘하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거다. 상담원이 일을 잘 했나 못했나 나는 그걸 지금 그 쇼핑몰에 신고 혹은 막말하면 고자질하고 있는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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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본 난 책 교환 요청하고, 뭐 별 것도 아닌 설문에 답하기 싫었으면 말지 별 걸 다 꼬치 꼬치 따진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럴 수도 있곘지. 근데 난 참 씁쓸했다. 만일 내가 상담원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으면 그걸 얘기할 수 있는 코너를 따로 만들고, 거길 통해 접수된 일을 더 빨리 처리해주면 되지, 굳이 이렇게 확인하는 이유는 뭘까. 이렇게 고객들이 고자질하기 시작하면 상담원들이 더 친절해지는 것일까.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기계적으로 집계된 매우 잘함, 잘함의 애매모호한 등급을 받고 그에 어울리는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일까. 과연 그것이 그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일까. 비슷한 사례로 문득 해피콜 오면 대답 좀 잘해주세요 라고 말하던 인터넷 설치 기사들의 목소리도 떠올랐다. 물론 대부분 나는 친절한 서비스를 받았고 아주 잘해주셨다라고 대답을 했지만, 왜 내가 바쁜 시간에 걸려온 전화를 받고 그런 대답을 했어야 하는 것일까.

이건 참, 자기들의 감시 업무를 위해 고객을 이용하는 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다. 그 사람이 일을 잘하고 못하고를 평가하는 방법들은 또 있을텐데, 굳이 고객의 시간을 허비해 가면서 꼭 이런 방식을 택해야 했나하는 생각이 내내 떠나지 않는 것이다.

마케팅은 고객을 위해 하는 것이고, 고객의 시간을 뺏어서는 안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가끔 어떤 마케팅 액션을 접하다 보면 이 사람들이 나를 위해 하는 것인지 자기들을 위해 하는 것인지 몹시 헷갈릴 떄가 많다. 혹은 도대체 무슨 목적 때문에 이런 걸 하려는지 그게 의문스럽기도 하다. 아마 예전에 사람들은 그렇게 다 해줬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제는 다르다. 고객은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자신의 시간을 낭비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이익을 명확히 챙기려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쓰다 보니, 난 과연 고객을 위한 마케팅을 하고 있는가, 또 그런 의문이 든다. 그리고 역시, 말하기는 쉽지만 행동하기는 어렵다는 진리를 다시금 뼈저리게 느낀다.  그래도 어쩐 걸. 일단 써 놓고 나면, 생각이라도 다시 해볼 것이 아닌가. 생각도 하지 않으면 행동도 하지 못할테니 말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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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렌스탐을 위하여

미디어 다시 보기 2008/05/15 12:24 Posted by '레이'
골프여제로 불리는 - 내 생각엔 앞으로도 그렇게 불리울 - 아니카 소렌스탐이 은퇴를 선언했다. 요즘은 골프채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까먹은 나지만, 그래도 한 떄는 아니카 소렌스탐의 팬이었기에 그의 은퇴 소식이 심히 놀랍기만 하다. 1970년생. 물론 스포츠에 나이가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겠지만 비교적 노장 선수들이 많은 골프계에서 소렌스탐이 나이가 많아 은퇴하는 건 아닐게다. 그래서 언론들은 충격(!)이라는 표현까지도 열심히 써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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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카 소렌스탐 홈페이지


소렌스탐은 골프여제라는 별명에 걸맞게, 특이한 경력이 많은 선수다. 어디 한 번 보자. 여성 최저 타수인 59타를 기록했고, 최초로 남자 대회에 참가해 남자 선수들과 맞짱을 떴다. LPGA 통신 72승, 메이저대회 10승, 단일대회 5연승이라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을 갖고 있다.

내가 소렌스탐의 팬이 된 건, 두 건의 기사 때문이다. 2001년 3월, 소렌스탐은  스탠더드 레지스터핑 두 번째 라운드에서 59타를 쳐 세상을 놀라게 했다. 오죽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한 거야?”라고 질문을 했을 정도란다. 소렌스탐의 대답이 웃기다. “나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59타를 치려면 홀인원이나 이글 같은 것들이 두어번쯤 나와줘야 할 거라고 우리는 흔히 생각한다. 실제로 소렌스탐도 이날 그런 것들이 있어야 59타가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단다. 그런데 59타 중에는 홀인원이나 이글이 없었다. 죄다 버디를 잡아 가면서 59타라는 믿을 수 없는 기록을 세운 게다.

2001년 6월호 서울경제골프매거진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이 당시 소렌스탐은 오른손으로만 50 - 100개의 퍼팅 연습을 했단다. 홀 2.5미터 - 4.5미터 앞에서 티를 세 개 꽂고 그린을 읽어가면서 매일 이렇게 연습을 했다는 거다. 컴퓨터라고 불리는 아이언샷 뒤에, 이렇게 눈물나는 퍼팅 연습이 있으니 거의 전 홀 버디를 기록하면서 대기록을 세웠고 그래서 세상은 더 놀란 것 아닐까.

그리고 2002년 소렌스탐은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1회 나인브릿지 클래식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오게 된다. 그린에 서 있는 공이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불던 이 대회에서 소렌스탐은 공동 5위를 기록해 체면을 구기긴했지만, 골프여제 다운 매너와 유머(!)를 선보이면서 나를 자신의 팬으로 만들어 버리고 만다(!).

골프 대회를 정식으로 하기 전에 프로암 대회라는 것이 있다. 골프 대회를 주관하고 상금을 내는 스폰서 등 관계자를 위해 프로 선수들이 같이 골프를 한 번 쳐주는 대회인데 소렌스탐과 함께 치는 스폰서들이 긴장해서 그런지 볼이 잘 안 맞으니까 맥주 한 잔 하고 치라고 했단다. 그게 뭐 대단한 일이냐고 하겠지만, 음주 골프(!) 숭배자였던 나로서는 킥킥 대고 웃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하긴 소렌스탐 뿐이랴. 우리나라 어떤 선수도 술 회사가 스폰하는 대회에서 그 회사 술 먹고 뻗었다는 얘기가 있다더라. 그래서 내가 그 선수도 좋아하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런 이유로 난 아니카 소렌스탐이 좋아졌고, 한 동안 그의 게임을 놓치지 않고 보았었다. 그리고 또 한 동안 골프에서 손을 떼면서 잠시 잊었었고.

기사에 따르면 소렌스탐은 사랑을 위해(!) 골프를 그만 둔다고 한다. 결혼하고 평범한 여자로 제2의 인생을 살겠다는데 일단 그건 말이 안되는 얘기일테고, 골프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을까 싶다. 현재 소렌스탐은 골프 아카데미와 의류 브랜드 사업을 하고 있으니 뭐 어려운 추측도 아니다. 소렌스탐의 애인은 마이크 맥기라는 사람으로 프로골프 선수였던 제리 맥기의 아들인데 무슨 골프 에이전트를 하고 있단다. 어쨌든 소렌스탐 스스로도 골프를 정말 사랑했다고 하니 그의 삶에서 골프를 뺄 수는 없는 일일게다.

내가 여기서 축하를 하네 마네 해도 소렌스탐이 그 사실을 알리는 없겠지만, 어쨌든 팬으로서 나는 소렌스탐의 결혼을 축하한다. 슬럼프를 이겨낸 모습으로 은퇴를 하는 당당한 모습도 마냥 보기 좋다. 프로선수 누구 하나 그렇지 않은 사람 없겠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로 많은 골퍼들의 모범이 되어 온 그였기에 앞으로의 삶도 행복하고 아름답기를 진심으로 바라 마지 않는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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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소풍 가기

휴식 가득한 여행 2008/05/13 17:30 Posted by '레이'
황금같은 5월, 나들이 하기에 정말 좋은 계절이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디를 가도 조용히 있을 만한 곳이 없는 때이기도 합니다. 어린이날 휴일도 외가집 놀러가는 걸로 때운 것이 미안했는데, 석가탄신일 휴일에도 딱히 어떤 스케줄을 잡지 못했네요. 그렇다고 집에 있기는 좀 아깝고, 그래서 자전거 타고 소풍을 가기로 했습니다.

아빠 닮아 사람 많은 곳 싫어하는 녀석이라 굳이 이런 황금 시즌에 놀이공원 가자고 우기지는 않으니 외려 제가 고마울 따름입니다. 사실 안 가본 것도 아닙니다. 한 두번 갔다가 사람에 치이다 보니 다시는 가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다들 사람 많은 것 알면서도 왜 그렇게 몰리는지 그 이유 아세요? 그 날 밖에는 아이와 놀아줄 시간 여유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항상 바쁘고 피곤하다 보니, 딱히 마음 먹지 않으면 놀기가 쉽지 않은데 어린이날이 바로 그런 경우거든요. 돈 많은 사람들이야 해외다 뭐다 그렇게 말하겠지만, 서민들한테는 그 날이라도 나가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괜히 쓸데 없는 말로 얘기가 길어졌군요. 소풍에 절대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이 있죠. 바로 도시락. 이런 날 사 먹는 것보다는 가족들이 모여 한 번 도시락 싸는 재미도 괜찮을 듯 합니다. 그런데 김밥은 생각 보다 손이 많이 갑니다. 일일이 재료를 썰고 다듬고 무치고… 시간 상 김밥 준비하기는 어렵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김밥 보다 손도 덜 가고, 김밥처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 바로 유부초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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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부초밥 재료가 잘 나오니 사실 손 갈 일이 별로 없습니다. 엄마가 밥을 비벼주면 기본적인 준비 끝. 딸 아이가 기분이 좋은지 자기가 직접 싸겠다고 덤비는군요. 잠옷 차림에(!) 한 손에 비닐 장갑을 끼고 열심히 조물락 거리면서 유부초밥을 만듭니다. 몇 개씩 집어먹으면서도 어느 틈에 도시락은 완성됐습니다.


적당히 흐린 하늘은 자전거 타기에는 외려 더 좋은 날입니다. 햇볕 떄문에 얼굴이 심하게 탈 염려도 없으니까요.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는 송파에 사는 덕에 자전거 타기는 아주 그만입니다. 집에서 나와 조금만 가면 자전거 도로가 있고 도로를 따라 성내천 방향이든 탄천 방향이든 어느 쪽으로 가도 금새 한강에 다다를 수 있으니까요. 거리로 따지면 6-8km 정도 되지만 자전거로는 그리 먼 길은 아닙니다.

자전거는 쉬지 않고도 꽤 오래갈 수 있는 탈 것입니다. 기운이 좀 나면 나는 대로 빨리 달리고 힘들면 힘든 대로 천천히 가면 되니까요. 목적지를 정해도 좋고, 갈 수 있는데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와도 됩니다. 타는 그 자체로도 충분한 즐거움이 됩니다.

하지만 자전거 나들이의 피크는 바로 도시락 까 먹는 시간이 아닐까요. 예전에는 한강 시민공원에서 짜장면을 시켜 먹기도 했고 - 요거 나름대로 재미있습니다 ^^ -  오늘처럼 싸 간 도시락을 까 먹는 것도 좋습니다. 도심이든 시민공원이든 꽤 괜찮은 공원들도 있으니 벤치에 앉아 부담없이 도시락을 펼치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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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한 시간 정도 달렸을까. 자리를 잡고 좀 쉬면서 도시락을 먹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유부초밥과 함께 준비한 생수, 그리고 쥬스를 꺼내 놓습니다. 야외활동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물을 많이 마시니까 생수는 필수. 자전거 나들이 할 때 저희 가족은 대략 2-3리터 정도(500ml 생수 4개 - 6)를 준비합니다. 아무래도 500ml  생수병이 편리하죠. 그리고 요즘 딸 아이가 무척 좋아라 하는 생과일 쥬스입니다. 풀무원에서 나온 아임리얼. 100% 과일로만 만들었다고 하니 집에서 일일이 갈아주지 못할 바에는 좀 비싸도 살 만 하다 싶지요.


식사도 마치고 공원에서 뜀박질도 좀 하면서 재미있게 잘 놀았습니다. 주행 거리를 따져 보니 약 20km 정도 되고 도시락 까 먹는 시간까지 대략 세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자전거 주행 시간만 대략 한 시간 사십 분 정도 되는군요. 오랫만에 타는 자전거라 그런지 허벅지가 은근히 뻐근해 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걸 가리켜 '기분좋은 뻐근함'이라고 합니다. 이런 쾌감 때문에 힘들어도 사람들이 운동을 하는 법이겠죠.

연휴라고 해서 특별히 어딜 데리고 가지도 못해 미안했는데 아빠하고 자전거 타는 것으로도 참 즐거워해주니 아빠가 더 고마워할 일입니다. 가끔 놀이동산도 가줘야 하겠지만, 이렇게 하루 있어주는 것… 바쁘다는 핑계로 진짜 소중한 것으로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 생각도 드는 하루였답니다. 다음 주말에는 또 다른 코스로 자전거를 타러 가야겠습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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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어버이날 선물로 카네이션 하나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종이로 만든 카네이션을 달아드렸고, 고등학교 다니면서부터는 생화를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그렇게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는 선물도 드렸고, 몇 해 전부는 그저 현금이 최고야, 그러면서 용돈을 드렸습니다. 사실 제일 속 편하죠 뭐, 대신 성의는 좀 없어 보이고, 솔직히 선물로 드리는 것보다 현금 드리는 것이 좀 더 부담스럽습니다.

사실 저희 집은 5월이 거의 죽음의 달(!)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아이가 초등학교 다니기 시작하면서 이거 안 챙길 수 없는 날이더군요 ^^ 학교 선생님, 학원 선생님, 교회 선생님…)은 모든 가정들이 다 겪는 일일테고요, 저희는 여기에 장인, 장모님 생신, 우리 어머니 생신이 끼어 있답니다. 게다가 날 좋은 5월에 왜 그렇게 결혼들을 해대는지. 축의금과 선물 비용으로 가정 경제가 휘청(!)까지는 아니어도 ^^ 어쩄드 5월은 다른 달보다 좀 어려운 달이 틀림 없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꾀가 나서 어디 좋은 선물 없나 둘레 둘레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문득, 지난 번에 김치 떨어져간다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서 김치를 좀 보내드리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지금 김장김치가 서서히 물려갈 때지요. 날은 점점 더워지고 입맛은 조금씩 떨어져갈텐데 일년 양식의 절반이라고 하는 김치가 부족하면 식탁 차리기가 쉽지 않을 겝니다. 이럴 때 별미김치 하나 있으면 식사가 더욱 즐거워지겠죠. 김치 사 먹는 것에 대해 여전히 거부감이 있는 부모님들이라 웬지 조심스러웠지만 집에서 담그기 어려운 별미김치를 보내드리면 좋겠다 싶어서 과감히 한 번 질러봤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김치가 바로 백김치, 그리고 열무김치입니다. 포기김치야 어머니가 마음 내키면 언제라도 담아 드시니까 일부러 살 필요는 없을 듯 하고, 평소에 집에서 담기 어려운 김치를 보내드리면 굳이 이런 거 사오냐는 말씀도 안 하실 듯 했지요. 게다가 이제 날이 더워지면 여름 김치의 대명사인 열무김치 철이 오지 않겠습니까? 밥과 함께 비벼 먹어도 그만, 냉면 말아 먹어도 그만~ 여러모로 열무김치는 쓸데가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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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던 쇼핑몰에서 백김치와 열무김치를 각 5kg씩 주문했습니다. 두 개 합해서 3만6천원 정도. 우리 집만 보낼 수 없으니 처가도 하나 같이 주문해서 보냈습니다. 어버이날 딱 맞추는 것은 좀 어려울 듯 해서 미리 주문을 했는데 오늘 김치를 받았다고 연락이 왔네요.

예상 외로! 어머니 반응이 좋았습니다. 안 그래도 반찬 없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맛깔나는 김치가 생겨서 정말 좋으시다는군요. 조금 익혀 드셔야 하기 때문에 아직 본격적으로 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국물이 참 시원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게다가 어버이날 외식하지 말고 집에서 이 김치 같이 놓고 찌개 끓여 저녁 식사 같이 하자고 하시더군요. 이래저래 외식비도 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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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버이날 당일엔 딸 아이 앞세워 카네이션은 달아드려야겠지요. 모르긴 몰라도 아내는 넉넉하지는 않아도 용돈하시라고 봉투를 준비할 겁니다. 자식된 입장에서 비싸고 좋은 선물, 넉넉한 용돈 드리고 싶지 않겠습니까마는, 이런 저런 현실 핑계를 대다 보면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무리한 후에 카드값 막기 위해 헐떡거리는 것도 현명한 일은 아니겠지요. 김치 한아름 선물로 드리면서 생색도 내고 가족들 맛있는 식사도 같이 하면, 그걸로도 충분히 행복한 5월이 되지 않을까, 그런 마음입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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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피자헛 피자가 제일 맛있었던 적이 있었다. 두툼한 도우에 이것 저것 넉넉하게 뿌린 토핑… 한 쪽만 먹어도 충분히 배부르던 그 피자를 두 쪽, 많이는 세 쪽까지도 먹으면서 역시 피자는 이런 맛이야 했었다. 그렇게 잘 나가던 시절 피자헛은 여세를 몰아 피자 모서리 부분에 치즈를 넣는 일명 치즈 크러스트 피자를 내놓기 시작해 배불러 남기던 부분까지도 모조리 먹게 만들었다. 야, 이거 맛있네 그러면서 말이다. 그 때는 그렇게 두툼한 FAT 피자가 제일 맛있었다. 왜 돈 아깝게 얇은 THIN 피자를 먹나, 그런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세월도 빠르고, 사람들의 입맛도 참 빠르게 변한다. 그렇게 맛있었던 FAT 피자는 어느 틈에 건강의 적이 되어 버리고, 이젠 바삭하게 구운 THIN 피자만이 진짜 피자처럼 대접받기 시작했다. 피자헛 같은 커다란 체인점의 피자는 좀처럼 안 먹게 되고, 조그만 가게에서 화덕이 직접 구워파는 피자를 찾게 됐다. 두툼하고 비싼 피자는 어느덧 기억에서 잊혀져만 갔다.

그러다가 얼마전 우연히 피자헛 상품권을 선물받고, 오랫만에 피자헛엘 가게 됐다. 마침 집 앞 길 건너편에 피자헛 매장도 있어 모처럼 가족들이 외식할 만한 거리가 생긴 셈이다. 화창한 주일 오후, 그렇게 피자헛 매장을 오랫만에 찾았다.

아마 그 매장에 마지막으로 간 건 2년은 되었을 법 하다. 모처럼 일찍 퇴근한 날 딸 아이와 둘이 오붓하게 저녁을 먹을 일이 있어 거기서 파인애플 피자와 파인애플이 가득 들어 있는 샐러드, 그리고 파인애플 주스를 마셨었다. 파인애플을 워낙 좋아하던 딸 아이가 그렇게 파인애플 일색으로 메뉴를 시켰기 때문에 특별히 더 기억이 났을 게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주며 서버가 안내를 한다. 새로 나온 고메이 피자를 먹으면 샐러드를 3,000원에 준단다. 그럼 그거 하고, 딸 아이가 좋아하는 치킨 텐더, 그리고 음료를 시켰다. 고메이 피자는 다섯 가지 종류가 있다는데 감자를 워낙 좋아하는 패밀리 특성 상(!) 감자가 들어 있는 포테이토 크레마 피자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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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온 건 치킨 텐더. 닭고기 살로만 튀겨 낸, 막 말하면 치킨 까스 같았다. 고소한 맛과 퍽퍽한 맛이 어울리면서 소스에 찍어 먹다 보니 난데없이 맥주가 한 잔 생각나는 건 왜일까. 그리고 잠시 후 오늘의 주메뉴 포테이토 크레마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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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헛 고메이 피자 시리즈는 기존의 피자헛 피자와는 달리 기름기를 쏙 뺀 얇고 담백한 피자란다. 사실 감자 피자는 다른 종류의 피자에 비해 짭짤한 맛이 덜하고 담백해 좋아했었는데, 포테이토 크레마도 기대했던 것처럼 다른 감자 피자처럼 바삭하고 담백한 맛을 냈다. 얇고 바삭한 피자 도우도 기존 피자에 비하면 느끼함을 많이 줄였다고 해야 하겠다. 이런 피자를 먹어 버릇하면 두꺼운 피자 절대 못 먹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참, 고메이 피자는 M 사이즈다. 성인 남자 둘이서 피자만 먹기엔 살짝 모자라는 양이라고 해야 겠다. 하긴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어느 정도 모자란 양은 채워질 수 있겠다. 샐러드와 치킨 텐더를 함께 먹으니 셋이서 먹고 치킨 텐더 두 조각을 남겨 포장해 왔다. 그리고 샐러드는 3천원이라고 해 놓고, 이건 2인 기준 가격이란다. 초등학생이 한 명 추가되니 샐러드에 1,500원 추가 요금을 더 내란다. 예전에는 접시 당으로 돈을 받았던 것 같다는, 가물 가물한 생각도 들었으나 어쨌든 뷔페 식으로 제공하니 그럴 수 있다고 패스.

그러나 어쩌면 피자를 굽는 시스템이 기존의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해서 그러는 것일까.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는 좀 어렵지만, 여전히 이 피자에서는 피자헛 특유의 맛이 은근히 묻어 났다. 났다.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보다는 패스트 푸드 같은 대중적인 느낌이 어딘가 묻어나는 걸 감출 수가 없었다는 뜻이다.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매장 분위기도 아마 한 몫했을 게다, 분위기와 서비스 수준도 패밀리 레스토랑 급에는 미치지 못하고, 패스트푸드점 수준이었다. 새로운 메뉴가 나왔고, 그만큼 피자헛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 이런 부분의 개선도 빼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 가지 이상한 건, 고메이 피자의 '고메이'에 대한 해설이다. 피자헛 메뉴판 등에는 '고메이'가 프랑스어 Gourmet로 미식가를 뜻한다고 했다. 프랑스어라니? 그럼 이건 고메이가 아니라 '구르메' 정도로 읽어야하는 것일텐데, 그렇다면 고메이는 도대체 어디서 온 말일까? 누구 아는 분 있으면 좀 알려주시길.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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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로 나왔다는 피자헛의 프레쉬 딜라이트 시식기

    Tracked from 먹는 언니의 Foodplay  삭제

    새로 나왔다는 피자헛의 '프레쉬 딜라이트'. 동생이 시켜서 정확히 얼마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샐러드와 콜라까지해서 2만 몇 천원이었던 것 같다. 우왕 굿~~ (추가 : 동생 말에 의하면 이마트 장보고 주는 쿠폰으로 할인받았고 콜라는 피자헛에서 주는 게 아니라 이마트에서 샀다고 한다. 주의하시길!!!) 뭔가 매콤한 향이 확~ 났는데 맛은 생각보다 맵지는 않았다. 레몬이 가운데 있길래 레몬즙을 뿌려먹으라는건가... 싶어서 쭉 짜서 뿌렸다. 맛에는 큰 변화는..

    2008/05/07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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