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카메라는 캐논 400D다. 여기에 18 - 200 렌즈를 하나 물려 놓으니 다른 렌즈로 갈아 낄 이유도 없고(솔직히 렌즈도 없고!) 근거리에서 적당한 망원까지 한 번에 해결되어 아주 그만이다. 솔직히 사진을 잘 찍는 것도 아니고, 카메라 기술의 혜택에 묻어 살고 있으니, 새로 신제품 카메라가 나와도 그닥 불만 없이 400D를 아주 잘 쓰고 있다.

얼마 전 뷰 파인더에 끼우는 아이피스(누구는 아이컵이라고도 부르는)의 고무가 사라지는 바람에, 새 아이컵을 하나 장만하려고 했는데, 400D가 오래된 모델이라 그런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강남역 캐논 매장은, 구형 모델에 대해서는 거의 배려가 없는 매장이다(이것 저것 관련된 걸 사러 세 번 갔었는데,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매장에서도 차라리 인터넷에서 사라고 그런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했다가 사게 된 것이 이 넘이다.


사실 이 넘의 정확한 이름은 아이피스 익스텐더다. 그런데 아이피스를 갈아 본 경험이 없는 나는 ‘익스텐더’라는 말을 무시하고 이게 아이피스겠지 하고는 그냥 주문해 버렸다. 물건이 도착하고 나서, 순간 좀 황당했다. 엥? 이게 아니잖아! 이게 뭐하는 거야?

반품해봤자 택배비만 물어야 할 것 같아서 할 수 없이 그냥 쓰기로 했다. 어쩌겠나. 이게 인터넷 쇼핑의 단점인 것을. 여튼 제대로 된 아이피스를 다시 하나 주문하고 이 넘을 카메라에 일단 끼웠다. 설치 방법은 간단하다. 기존 아이피스를 빼고 익스텐더 뒤쪽에 아이피스를 끼운다. 이제 익스텐더를 기존 뷰파인더 자리에 끼우면 끝.


아이피스 익스텐더는 말 그대로 확장하는 거다. 뷰 파인더에 얼굴을 바짝 붙이다 보면 얼굴의 기름이나 화장품이 카메라 LCD에 묻는다. 아, 그렇다고 내가 뭐 화장을 한다는 말이 아니라 ^^ 햇볕 좋은 날 바른 선크림 같은 것이 묻기도 하더라는 말이다. 카메라 LCD는 계속 지저분해지고, 이거 닦기도 참 일이고. 종종 카메라 LCD에 안경이 부딪히는 일도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이 녀석을 끼웠더니 얼굴과 LCD가 직접 닿는 일이 없어지면서 카메라 LCD가 꽤 깨끗해졌다. 카메라 LCD에 부딪히는 일도 줄었다. 익스텐더 안에는 별도의 렌즈 비스무레한 것이 있어서 뷰파인더를 확장해주네 어쩌네 그런 얘기도 있는 것 같은데, 솔직히 그런 건 잘 모르겠다. 그저 LCD가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이 기분 좋을 뿐이다.

솔직히 이런 액세서리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 실수로 주문한 것이 예상했던 것 외의 역할을 해주니 꽤 기분이 좋고, 400D에 새록 새록 정이 더 간다. 라이브 뷰도 있고 Full HD 동영상 촬영 기능이 있는 카메라들이 줄줄 나오지만, 당분간 400D를 버리지 않을 것임은, 아마도 틀림없는 일일게다. 요즘 같아선 100mm 단렌즈 같은 거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니까 말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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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읽을 책이 많이 쏟아져 나올 땐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어떤 책으로 골라 읽어야 한단 말인가. 물론 제일 쉬운 방법은 서점의 베스트 셀러를 참조하거나, 신문의 서평을 보거나, 책으로 유명한 파워 블로거의 리뷰를 보는 것이다. 여기에 내가 즐겨 쓰는 방법 하나를 소개하자면, 시리즈 물을 읽는 거다.

요즘 내가 읽고 있는 시리즈는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세트와 로마제국쇠망사 시리즈, 황금가지의 밀리언셀러 클럽 시리즈다. 다 읽으면 그냥 내키는 대로 골라서 읽으면 되니, 특별히 고르는 부담이 없어 좋다. 민음사의 두 시리즈가 좀 무거운 편이라면 황금가지의 밀리언셀러 클럽은 가볍게 읽어낼 수 있으니 전체적인 밸런스도 잘 맞는 편이다.

그런데, 시리즈를 읽다 보면 한 가지 단점도 있다. 시리즈의 모든 책이 다 내 맘에 드는 것이 아니라는 게다. 세계문학전집이야 이미 널리 알려진 책들이니 이런 위험이 적지만, 내가 잘 모르는 밀리언셀러 클럽의 시리즈들은 이런 위험이 다분이 도사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내 맘에 들지 않는 한 권에 부딪히고 말았다. ‘흑색의 수수께기'라는 단편집이다.

단편집은 장편에 비해 짧은 호흡으로 가볍게 읽어낼 수 있어 머리가 복잡할 때 내가 주로 고르는 책이다. 궁금할 뒷 얘기가 없어 할 일이 많을 때 머리 식히며 읽기에도 좋다. 할 일 많고 바쁠 때 괜히 장편 잡았다가 끝까지 다 읽어버리게 되면, 타격이 좀 크다. 이번 주말이 딱 그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단편집이라는 이유로 고른 '흑색의 수수께끼'에는 총 4편의 소설이 들어 있는데,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네 편이어서 읽고 나니 좀 당황스럽다. 추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기존 밀리언셀러 클럽들의 분위기와는 좀 달랐다. 그러다 보니 읽고 나서, 이게 뭐야?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이 책에 수록된 ‘화남’과 ‘목소리’는, 추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한 사람의 조금 기묘할 뿐인 일상을 다룬 내용이고, ‘저벅저벅’은 딱 일본스러운 결말에 그다지 기분이 개운하지 못했고 아인슈타인의 바이올린을 소재로 한 ‘가을날 바이올린의 한숨’은, 황당한 구성과 결말에 허탈함을 느끼게 했다. 한 마디로, 이 책 좀 재미 없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얘기다.

추리소설에 대한 내 내공이 깊지 못해 이런 류의 소설엔 적응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재미 없는 건, 재미 없다고 해야 할 판. 그렇다고 뭐 무를 수도 없고 ^^. 하긴 요즘 하는 말로 이런 건 시리즈 물을 읽기 때문에 생기는 복불복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까.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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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USB 허브 겸 리더기

재미 있는 디지털 2009/06/29 02:31 Posted by '레이'
집에서 쓰는 오래된 구형 PC가 팬 도는 소음이 너무 심해 모처럼 마음 먹고 구입한 아이맥(iMac). 일단 모양새 하나는 끝내주는 데다가, 하드디스크 도는 정도의 작은 소음 외에는 소음이 없어 아주 마음에 든다. 게다가 20인치 널찍한 화면은 굳이 두얼 모니터가 없어도 될 정도다. 실제로 예전에 쓰던 17인치 LCD 모니터를 하나 물려 놨는데 동시에 쓸 일이 거의 없다는. 인터넷을 통해 영어 숙제를 해야 하는 딸 아이가 화면 창과 입력 창을 따로 열어 놓고 쓰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17인치 LCD는 거의 꺼 놓을 정도다.

아이맥은 디자인도 훌륭하지만 USB 주변 장치를 쉽게 연결할 수 있도록 키보드에 2개의 USB 포트를 내장했으며 아이맥 뒤 쪽으로도 깔끔하게 배열된 USB 포트가 있어 메모리나 외장 하드디스크 같은 장치들을 손쉽게 끼울 수 있다. 특히 키보드 양 쪽의 USB 포트에는 왼손이든 오른손이든 마우스를 연결하면 되고, 한 쪽에는 메모리처럼 전원을 적게 요구하는 장치를 끼면 되니 꽤 편리하다.

그런데 사람이 편하려고 하면 그 끝이 없는 법이다. 무엇보다도 디지털 카메라 등에서 사용하는 메모리 카드를 읽을 장비가 없는 데다가 USB 장비를 연결하기 위해 모니터 뒤 쪽을 들여다 봐야 한다는 것도 슬슬 불편해지기 시작했다(이전에 USB 한 번 연결하려면 책상 밑 데스크톱 PC에 기어들어가 끼우기도 했으면서!). 아무래도 허브며, 메모리 카드 리더를 하나 사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다가 우연히 발견한 녀석이 이거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만원 정도에 팔리는 이 녀석은 3개의 USB 포트와 CF, SD 등 다양한 메모리 카드를 끼울 수 있는 포트를 동시에 갖춘 허브 겸 리더기다. 크기도 작고, USB 포트를 연결하는 부위가 회전하게 되어 있어 몇 개를 동시에 끼울 때도 불편하지 않다. USB 연장 케이블로 연결하는 방식이어서 만일 독립 전원을 요구하는 장치가 있으면 리더기 본체를 빼고 케이블에 직접 장치를 연결하면 된다. 모니터 뒤로 머리를 들이밀고 USB  포트를 찾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처음 봤을 때는 생각보다 작은 데다가, 이리 저리 흔들리는 USB 연결 포트 때문에 이거 뭐 이리 부실해, 그런 생각이 좀 들었으나 몇 번 쓰다 보니 크게 문제되는 건 아니었다. 게다가 CF, SD, MS, XD 계열의 메모리 카드는 물론 휴대폰에서 사용하는 T-Flash 메모리까지 바로 연결할 수 있어 좋다. 이전에 쓰던 메모리 카드가 SD 카드는 2GB까지 밖에 지원을 안해 불편했던 터라 최대 지원 용량을 물었더니 32GB까지 지원한단다.



또 한 가지. 아이맥은 절전 기능이 실행되면 화면이 꺼져 버리는데다가 소음이 없기 때문에 이게 켜졌는지 꺼졌는지 알 방법이 없는데, 이 허브 겸 리더기에 빨간 램프가 있어 그걸로 켜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니 이것도 좋은 점! 사이즈도 크지 않아 노트북 쓰는 사람들이 가방 한 쪽에 넣어 들고 다닐만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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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지하에 자주 가는 밥집이 있다. 사실 사람의 동작 패턴이라는 건 알게 모르게 정해지는 법이이서, 자주 가는 음식점이 아니면 잘 안 가게 되는 법이다. 그래서 아무리 음식점이 많은 동네에 살아도 점심 때만 되면 꼭 뭘 먹을까 고민하게 된다.

여튼, 이 집은 칼국수와 수제비 같은 분식 메뉴와 생선구이, 찌개 같은 백반 메뉴를 같이 파는데 분식 메뉴와 백반 메뉴의 반찬이 다르다. 분식 메뉴에는 김치 종류 2가지만 주고 백반 메뉴에는 5가지 정도 반찬을 준다. 문제는 여러 명이 가서 주문할 때다.

여러 명이 주문하다 보면 분식과 백반 메뉴가 섞인다. 한 번은 다섯 명이 가서 아마 분식 메뉴 4개, 백반 메뉴 1개를 주문했을 게다. 그런데 반찬이 좀 그랬다. 백만 메뉴에 나올 반찬 한 벌만 테이블에 올려놓는 거다. 음식점 입장에서는 손님이 더 달라고 하면 준다는 생각일 테지만, 다섯 명 앞에 반찬 한 벌은 손님에 대한 기본 서비스가 아니다. 게다가 우리는 어쨌든 단골 아닌가. 자주 가는 곳이라서 이해하고픈 마음도 있지만, 차라리 값을 올리지, 반찬을 이렇게 아껴 음식 장사가 되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 번 빈정(!)이 상하다 보니, 이젠 점심에 그 집을 가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누가 손해인가.

늦게까지 자전거를 타다가 들른 회사 앞 어느 호프집. 주말이긴 했지만, 12시를 넘긴 늦은 시간이었고 호프집 앞으로 내 놓은 테이블 중 5-6개 테이블이 비어 있었다. 마른 목을 축이고 가기 위해서 호프 딱 한 잔만 하자는 생각으로 나와 일행은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주문했다. 500 두 개만 주세요.

거절 당했다. 주말이라 안주를 주문해야 한단다. 뭐 손님이 많고 테이블에 자리가 없었다면 나도 굳이 앉아 시킬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여유도 있고, 맥주 한 잔만 마시고 가니 시간을 오래 차지할 일도 없었던 데다가 이미 늦은 시간이라 더 손님도 없을 듯 한데, 여튼 호프 두 잔의 주문은 받을 수가 없단다. 알았다 하고 일어서 근처 편의점 앞에 가서 캔 맥주 두 개를 사서 마셨다. 그리고 간혹 손님들이 와서 2차로 맥주 한 잔 마셨던 그 호프집엔 다시 안 간다. 호프집은 거기 말고도 또 있으니까. 어차피 빈 자리에 맥주 500CC 두 개라도 파는 것이 더 남는 것 아니었을 텐데, 이렇게 되면 누가 손해인가.

책을 주문하면 하루 안에 배송해 주겠다고 대대적으로 떠드는 인터넷 서점이 있다. 인터파크다. 게다가 손님이 주문한 책이 없을 때는 일단 있는 책만 먼저 배송해주고 없는 책은 나중에 배송해준다는 이른바 자동 부분 배송제도 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에게,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여러 권 사면 절대 하루배송 안 해준다!


책을 여러 권 주문했다. 그 중 몇 권은 하루 배송 대상이지만, 한 권이 재고가 없어 하루 배송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하루 배송 대상인 책은 바로 발송하고, 한 권은 재고가 확보되면 발송해 주면 된다. 당연히 이렇게 생각되지 않는가? 그런데 인터파크 도서에선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여러 권 주문했을 때 한 권이라도 재고가 없으면 출고가 되지 않는다. 자동 부분 배송은 3일이 지나야 해당된다. 주문하고 3일 이내에 책이 수급되지 않으면 먼저 주문한 책을 출고한다는 얘기다. 하루 배송만 믿고 주문했는데, 함께 주문한 책이 없어 3일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사실 이것 때문에 당한 경험이 한 번 있어서 이번에 책을 주문할 때 두 번에 나눠 주문했다. 하루 배송이 가능한 책들은 먼저 주문했고, 좀 덜 급하거나 하루 배송이 안되는 책은 두번째로 주문한 거다. 그런데 책을 주문하고 3일째 되는 아침에 확인을 해보니 두 건 다 배송이 안되고 있는 거다. 상담원에게 전화를 했더니, 처음 주문에도 없는 책이 있어서 그랬단다. 내가 틀림없이 확인하고 나눠 주문했는데, 내가 확인 못한 거란다. 캡처를 받아 놓은 것도 아니고, 확증이 없으니 이럴 땐 밀릴 수 밖에. 그럼 있는 거 먼저 보내주고 없는 거 나중에 보내주는 거 아니냐 했더니, 3일 지나야 한단다. 하루배송만 믿고 나름대로 나눠서 주문했고, 오늘 오전 안에는 책을 받아야 한다고 했는데도, 자기네는 해줄 방법이 없단다. 결국 4일째 되는 날 저녁에, 두 건의 주문이 한 박스에 담겨 왔다. 나눠 주문했는데도 자기들이 알아서 한 박스에 담아 택배 한 건으로 해결한 것이다. 택배비 절약했으니 회사에선 아주 이뻐할 만 하겠다.

한 권만 사도 무료 배송을 해 주는 회사에서, 여러 권을 동시에 주문하면 모든 책이 들어올 때까지 최장 3일을 기다렸다가 발송을 한다는 정책은 배송비를 줄일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일게다. 그러나 고객 입장에선 어떤가. 몇 권을 주문하든 하루 배송 대상이 되는 책은 바로 보내주고, 없는 책을 나중에 보내주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 이런 식의 시스템이라면 한 권씩 따로 따로 주문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할 게다. (그러나 이번 주문 결과로 보니, 같은 날 따로 따로 주문해도 배송지가 같으면 자기들 마음대로 묶어 보낸다!).

덕분에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인터파크 도서에서 책 199권, DVD 약 40개를 산 나는, 다시는 인터파크에서 주문하지 않을 생각이다. 굳이 인터파크가 아니어도 인터넷 서점은 또 있다. 그리고 그들도 하루 배송을 한다. 이렇게 되면 결국 누가 손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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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하게 자신의 독서론에 대해 글을 쓰자니 겁부터 납니다. 따라서 제목은 비록 독서론이 되겠으나, 그저 ‘레이가 책을 읽은 까닭' 정도로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책 읽기에 대해 논할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저 좋아서 읽을 따름인 것을. 그나저나 이 숙제를 떠 넘긴 얌용님은 각오하시길.

칠순을 앞둔 한 어르신께서 언젠가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더랬습니다. ‘독서는 취미가 아니다. 생활이다' 칠순을 넘긴 분의 삶이 오롯이 묻어 나는 그런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팔자 좋은 분이셨던 거죠 ^^.  사실 그 분은 우리네 아버지들처럼, 생계를 위해 일을 했어야만 했던 분은 아니셨을 겁니다. 어릴 때부터 책과 그림을 접하셨던 분이셨으니까요. 그러나 어느새 저도 그 말에 깊이 동감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밥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인 거고, 그래서 읽지 않으면 허기를 느껴야 하는 법이다. 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걸 한 낱말로 요약하자니 쉽지 않은 일이군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써 보렵니다.

독서란 [딸 아이의 기억에 남고 싶은 아버지의 모습]이다

해가 바뀔 때마다 저는 실현하기 어려운 줄 알면서도 올해는 꼭 200권을 읽겠다 다짐합니다. 솔직히 다 채운 적은 딱 한 번 뿐이었을 겁니다. 그 때는 200권을 목표로 세운 지도 않았을 때인데 마침 앉아서 매일 편도 50분씩 앉아서 지하철로 출퇴근 할 수 있는 직장에 다녔을 때였고, 회사 근처에 큰 서점이 있었을 때였고, 회사에도 책이 많았을 때였고, 요즘처럼 PMP 같은 건 꿈도 꾸지 못할 때였거든요. 오로지 지하철만 타면 책을 붙잡았으니 200권도 가능했던 겁니다. 그 뒤로 많이 읽은 해는 80여권 정도까지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올해는 비교적 실적이 좋아서 6월 기준으로 약 30권 정도를 읽은 듯 합니다.

제가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을 읽는 것이 재미있기도 해서지만(간혹 허기지기도 합니다만!), 사실 딸 아이에게 책 읽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가장 큽니다. 딸 아이가 커서 아빠의 모습을 기억할 때, 책 읽는 아빠였다는 점을 기억해줬으면 하는 것이지요. 다행히도 딸 아이는 아빠를 닮아 책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읽습니다(책 값 부지런히 대는 것도 아빠의 역할인 셈이지요^^).

요즘 저는 에드워즈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를 읽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꼭 읽고 싶었던 책인데, 예전에 나온 번역서들은 내용이 너무 어려워서 읽다가 내려 놓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거든요. 올해 초 민음사에서 번역된 이 책은, 번역서의 한계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비교적 읽기 쉬운 편이더군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애독한 분들이라면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듯 합니다. 게다가, 시오노 나나미와는 로마인의 역사를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아, 이건 그래 그래… 하며 고개를 끄덕일 지도 모릅니다.


이 릴레이는 Inuit님께서 시작하셔서, buckshot님, 고무풍선기린님, 류한석님, mahabaya님, 어찌할가님, 벼리지기님, 바람의 노래님, 모노피스님, 꼬미님, JaeHo Choi님, 감성적 젊은 이상가님, 비전 디자이님, jedimaster, 조현경, 제나두님, 에코님, 철산초속님, 얌용님을 거쳐왔습니다.

자, 이제 이걸 다른 두 분께 넘기는 것이 룰인 듯 싶은데, 참 어렵군요. ^^ 받아주시거나 말거나, 일단 넘기기부터 하면 ^^

한 분은 남아공의 스타이시자, 남 안타까운 일을 절대로 그냥 못 넘기는 샛별님
한 분은 우리나라 유통업계의 빛나는 보석, 정현아범님

이렇게 넘길까 합니다. 샛별님은 워낙 다음에서도 유명한 분이시고, 정현아범님은 재야에 묻혀 있는 분을 이번에 강호로 모시는 셈이 되겠군요.

두 분, 룰은 이렇습니다. 저처럼 제목에 [릴레이] 00의 독서론이라고 쓰시고
독서란 [ ] 이다를 채워주시면 되고
지금까지 릴레이한 분들의 이름을 죽 카피해 넣으시고
릴레이를 받을 두 분을 지정하시면 되겠습니다만
이 릴레이가 6월 20일까지 하기로 한 거니, 두 분 선에서 끝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도!
그리고 부담스러우시겠지만 저처럼 주저리 주저리 쓰지 마시고
그저 한 줄만 딱 써주셔도 될 듯 싶습니다. 정현아범님 평소 스타일처럼 말이에요. ^^

릴레이가 이어져, 책 읽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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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릴레이] 정현아범과 책이라..

    Tracked from Fluctuat nec mergitur  삭제

    하반기 경영전략 시즌이 와서리.. 블로그 잠수타고 있던차에.. 레이님의 독서 릴레이를 받고.. ① 어디 가서 책 읽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독서량이 되지 않고.. ② 책 읽을 때마다 남들 다 짚어가는 주제 찾지 못하고 딴 얘기 하고.. ③ 결정적으로 책 사는 돈이 술 사는 돈보다 아까워서리.. 독서 릴레이 쓸 깜도 되지 않는다.. 생각하고 있던 차에.. 직원식당에서 저녁 먹으며 살짝 갈등.. 어차피 파워포인트 진도도 안 나가는 판에.. 전략기획..

    2009/06/17 20:10
  2. [릴레이] 나의 독서론

    Tracked from PR Alive by yamyong  삭제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오늘 오전 출근해서 메신저에 접속하자 마자...유령기업 철산엔터테인먼트 CEO이자 차기 광명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자칭 '소셔르 미디어계의 이단아' 철산초속님으로 부터 본 릴레이를 받으라는 통보...

    2009/06/18 10:15
  3. [릴레이] 나의 독서론 - 독서란 연애다

    Tracked from 케이프타운에서  삭제

    독서란 [연애]다. 책을 통하면 무려 시간과 공간을 초월씩이나 해서 누군가를 만나고, 그 가운데 누구는 속속들이 알고 싶어지고, 통하는 것을 발견해서 가슴뛰기도 하고, 동의하지 않는 부분에 열 받기도 하고...

    2009/06/18 15:52
  4. 월아, 알고리즘

    Tracked from Read & Lead  삭제

    부제: 독서(讀書) → 독아(讀我) → 월아(越我)inuit님께서 나의 독서론이란 주제로 릴레이 포스팅을 시작하셨다.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를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inuit님께서 유정식님과 맑은독백님께 바톤을 넘기셨고, 나는 맑은독백님으로부터 바톤을 이어 받았다...

    2009/06/19 06:04

몰스킨, 결정타를 날리다

쇼핑 하는 즐거움 2009/06/16 10:36 Posted by '레이'
얼마 전에 새로 구입한 몰스킨이 품질이 예전 같지 않아서 좀 속상해 하고 있었는데, 쓰다 보니 아주 결정타를 날립니다. 이제 그만 인연을 끊자(!)는 얘기로 들리네요. 일단 사진으로!


옛날에 쓰던 몰스킨은 바느질이 세 번 되어 있습니다. 제본이 튼튼해서 중간에 떨어지거나 벌어지는 일이 없었지요. 그런데 아래 사진을 좀 보시면!


바느질이 양쪽으로 밖에 되어 있지 않아서 몰스킨을 넘길 때 가운데 부분이 벌어집니다. 이게 뭐 쓰는데 지장있냐?고 물으신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겠네요. 벌어진 부분이 걸리적 거릴 뿐더러 보기에도 절대 좋지 않거든요.

혹시나 해서 한국 수입원에 전화를 했습니다. 옛날 건 바느질이 세번인데 두 번이다. 혹시 이것이 불량품이냐? 했더니, 아니랍니다. 바느질이 세 번에서 두 번으로 바뀌었다고.

몰스킨 같은 노트 한 권을 1만6천5백원을 주고 사는 건, 품질도 있겠지만, 그 안에 숨긴 감성 - 설령 이것이 마케팅의 일환일지라도! - 을 사는 겁니다, 어쩌면, 난 좀 좋은 거 쓴다, 는 괜한 자부심일지도 모르지요.

제작비가 올라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제품 가격도 그대로이니 품질은 유지해야죠. 몰스킨처럼 제품에 감성을 묻어 파는 상품이 제조 공장을 옮겼다고 해서 품질이 떨어진다는 건, 뭔가 잘못되도 크게 잘못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지를 쌓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그 이미지가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죠. 그래서 비즈니스가 더 어려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허나, 백날 이런 얘기 해 봐야 몰스킨 본사에는 얘기가 들어갈 리 없고, 수입하는 회사는 그러나 저러나 수입만 할테니, 천상 중이 절을 떠나는 수 밖에요. 몰스킨 대신 쓸만한, 감성 가득한 노트 있으면 추천 좀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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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 다이어리 추천 [2010 MD노트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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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이다. 한해를 마무리하기에 다들 여념이 없이 바쁜듯 하다,. 이쯤되면 내년을 계획할 다어이리에 한참;;;관심이 간다. 이제는 귀찮아서 다이어리 만드는건 못하겠고;;; 그저 한해동안 잘 활용한 최적의 다이어리를 찾을뿐,.ㅋ 엉겹결에 12월이 되자마자 2010 다이어리가 3가지가 생겼다,.ㅋ 하나는 회사 부장님께 선물받은 2010 MD Notebook 다이어리 16,200원 두번째는 열심히 스타벅스 도장 찍고 받은 스타벅스 다이어리 17,000원 세..

    2009/12/14 17:53
작년 8월부터 사서 잘 쓰던 몰스킨 인포북. 드디어 한 권을 다 쓰고 두 번째 몰스킨을 교보문고 가서 데려 왔다., 설레는 마음에 포장을 뜯고(옛날 DJ 김광한은 새로 나온 LP의 비닐을 벗길 땐 마치 여인의 옷을 벗기는 기분 같다 했지만!) 새로 만난 녀석을 기분 좋게 잡아 들었는데, 어랏 이거 느낌이 이상한 거다.

첫번째 몰스킨. 10개월을 썼는데도 깔끔하지 않은가


예전 쓰던 몰스킨은 비록 가죽은 아니지만 마치 가죽 같은 느낌이 날 정도로 부드럽고, 빤질빤질한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새로 데려온 녀석은 느낌부터 퍼석퍼석하고 표면 자체가 마치 한 번 울었다가 붙은 듯 살짝 쪼글쪼글하다. 게다가 예전 모델에서는 몰스킨의 매력 포인트인 밴드가 부착된 부분이 매끄럽게 마무리 되었는데 이번에는 볼록 두드러졌다.

두번째 몰스킨, 쪼글쪼글한 것이 눈에 보일 정도! 게다가 밴드 마무리라니!


겉 커버 부터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지 슬슬 흠이 잡힌다. 커버와 속지를 제본해 붙인 부분(책에서는 이 부분을 책등이라고 부르는데 ^^) 이전 모델은 짱짱하니 잘 붙어 있는데 새 제품은 푹 들어간다. 딱 붙어 있지 않고 붕 떠 있다는 얘기다.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제본 상태는… 좀 더 써봐야 알겠고.

눌러도 짱짱한 첫번째 몰스킨의 책등


푹 들어가는 두번째 몰스킨의 책등


솔직히 좀 실망스럽다. 이 작은 노트 한 권에 16,500원이면 절대 싼 건 아니다. 그리고 기껏해야 일 년에 한 두권 쓰니 이 정도는 투자할만하다고 생각해서 큰 맘 먹고 쓰는 거다. 아무리 종이나 이런 걸 직접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사서 쓰기 때문에 품질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정도 품질 관리도 잘 안된다면, 앞으로 이걸 더 써야 할지 어쩔지, 그런 생각이 든다.

2008년부터 중국에서 생산한다는 얘기를 몰스킨 수입 회사 홈페이지에서 봤는데 그래서일까. 이전 건 이탈리아에서 만들었고, 이번 건 중국에서 만들어 그런 건가. 어쨌든 가치를 유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거다. 하긴, 요즘 소비자들, 좀 까탈스러운가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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