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에 해당되는 글 442건

  1. 2012/01/04 틀을 깨고 세상을 다르게 보렴
  2. 2011/12/02 종편의 미래, 종편의 해악 (1)
  3. 2011/10/27 데킬라 선라이즈, 이글스, 칵테일이 끌리는 날 (3)
  4. 2011/10/21 아버지와 면도기
  5. 2011/10/18 기네스가 맥주인 건 몰라도 책인 건 알지
  6. 2011/10/17 스파게티, 페로니, 괜히 느끼한 날엔
  7. 2011/10/14 남자의 배
  8. 2011/10/12 낮술, 부대찌개, 겁을 잊은 날 (6)
  9. 2011/10/12 소주, 매운전복찜, 전복라면 (3)
  10. 2011/08/24 [독서일기] 모든 이름엔 스토리가 있는 법 (1)
  11. 2011/07/03 삶의 무게를 나눠 지는 법 (1)
  12. 2011/06/29 말없는 대화, 아침을 깨우는 십 분 마사지 (5)
  13. 2011/04/12 2011년 4월 12일, 잠실 석촌호수 벚꽃 (4)
  14. 2011/04/07 대화는 가르치는 게 아니다 (2)
  15. 2011/03/03 집안 일은 도와주는 게 아니야, 같이 하는 거지 (5)
  16. 2011/01/24 설레임을 넘기고, 새 인연을 기다리다 (5)
  17. 2011/01/04 업무용 컴퓨터 살 때, 벌벌 떨지 마라 (8)
  18. 2010/10/11 KT에게 서민은 봉인가? (5)
  19. 2010/09/06 인피니아 LX9500과 함께 한 어느 휴일 이야기 (9)
  20. 2010/08/30 누구에게나 기적 같은 샷이 있는 법 (5)
  21. 2010/08/30 인피니아 LX9500과 달라진 시청 패턴 (14)
  22. 2010/08/25 [미련한 다이어트5] 다이어트, 이건 사람 사는게 아니야 (6)
  23. 2010/08/24 [잠실맛집] 신천 먹자골목 내 오붓한 술집 후쿠 (4)
  24. 2010/08/23 TV 리모컨은 달라져야 한다 (14)
  25. 2010/08/22 탠커레이 앤 탠커레이 (9)
  26. 2010/08/17 어설피 아는 게 병이 되고만 어느 날의 스윙 (1)
  27. 2010/08/17 생일 후기
  28. 2010/08/16 빗소리를 들으며 드라이피니시d를 마시다
  29. 2010/08/16 LG 인피니아 LX9500의 재미있는 기능들 (10)
  30. 2010/08/11 [미련한 다이어트4] 적게 먹고 운동하면 요요란 없다 (4)

요즘 세상에서 가장 돈 잘 버는 능력이 뭔지 아세요? 사기 치는 거 말고, 로또 잘 사는 거 말고, 이벤트 당첨되는 거 말고요. ^^ 저는 그 능력이 ‘창의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과 다르게 보는 관점, 다르게 생각하는 방식. 창의력으로 대박 난 인물이 바로 스티브 잡스 아닐까요. 똑같은 서비스, 똑같은 상품을 남들과 전혀 다르게 만들어냈으니까요. 

창의력이 중요하다는 사실,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학교에서도 잘 압니다. 그런데 학교 현실은 이렇습니다. 

머리 모양은 파마를 해서는 안 되고 길이는 가슴에 찬 이름표까지. 머리띠를 하더라도 컬러는 안 되고 검은색 위주. 추울 때 교복 위에 있는 점퍼도 화려한 컬러가 있으면 안 됨. 겨울 치마엔 검정 스타킹을 신고 양말을 덧대어 신는다. 

무슨 소리냐고요? 저희 딸 아이가 다니는 중학교 복장 규정입니다. 제가 지어낸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온 가정통지문에 이런 식으로 쓰여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우리 딸 아이 학교가 좀 유별나긴 한 모양입니다만, 어쨌든 이런 식으로 아이들을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려는 건, 이 학교나 저 학교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네, 제가 무슨 얘기 하려는지 눈치채셨지요? 아이들을 똑같이 만들면서, 똑같이 생각하게 틀 안에 가두면서 어떻게 창의력을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저런 규정들은 놀랍게도 제가 중학교 다닐 때도 있었던 규정들입니다. 중학생이 자라 대학생이 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그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는데도 학교의 규제는 똑같이 그 자리에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여전히 아이들을 똑같이 생각하게 가르치고 있고요. 

그래도 아빠보다는 나아서 창의력DNA 없는데도 이딴 걸 다 만들고 ㅜㅜ

솔직히 저는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닙니다. 남들처럼 엉뚱한 생각도 못하고, 그냥 남들이 하는 정도만 따라 하는 그런 수준입니다. 저만 그러면 좋겠는데 딸 아이도 비슷합니다. 사물에 이름을 붙여 봐도, 그림 같은 걸 그려도, 선물을 사도 그냥 그만 그만한 것들을 삽니다. 아주 평범한 거지요. 딸 아이가 그렇게 평범한 대답을 내놓을 때마다 제가 말합니다. ‘이런 저주받은 크리에이티브 떨어지는 DNA 같으니라고.’ 물론 웃자는 얘깁니다. 
 

창의력 떨어지는 DNA를 제공한 아빠가 딸에게 창의력을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관점은 가르칠 수 있지요. 그래서 저는 딸 아이에게 언제나 ‘틀을 깨라, 룰을 깨라.’하고 말합니다. 평소에 하던 대로 하지 말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해 보라고 권하는 거지요. 예를 들어 외식을 하자고 하면, 이번엔 전혀 엉뚱한 걸 먹어 보자고 제안하는 겁니다. 실패할 때도 있지만 날마다 하는 그 흔한 외식 말고 특별한 걸 하면 훨씬 재미있거든요. 

수학 숙제로 고민하는 녀석에게 숙제 같은 거 하지 말라고 합니다. 안 하면 되지 뭐. 숙제 안하면 혼난다고 할 때, 가끔 혼도 나보고 그래야지. 그럼 아내가 옆에서 그러지요. ‘자알 가르친다아~’ 하지만 뭐 어때요. 숙제 같은 거 안해도 인생 사는 데 별 지장 없답니다. 혼나는 거야 어쩔 수 없는 대가겠지만요. ㅋ 

어른도 그렇지만 아이들도 가끔 보면 스스로 룰을 정해 놓고 그 안에 가두는 일이 많습니다. 어, 이런 이렇게 하면 안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요. 하지만 안될 것이 뭐 있겠습니까? 그 안된다는 생각을 깨주는 것이 아빠가 할 일입니다. 비록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요. 

하지만 말은 이렇게 해도 진짜 딸 아이가 룰을 깨면 덜컥 겁이 나는 건 창의력 없는 DNA 때문인가 봅니다. 어느 날 딸 아이가 간식 사 먹으러 학교 밖으로 나갔다 길래, 너 수업 중에 학교 밖 나가면 안되잖아? 그랬더니 이 녀석 당장 하는 말이, ‘아빠가 룰을 깨라며?’ 하더라고요. 뭐, 먹는 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간식 사 먹을 매점을 없앤 학교가 죄겠지요. 

다른 사람보다 영어나 수학을 잘하는 능력도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볼 줄 아는 관점입니다. 관점이 달라지면 인생이 더 행복해지는 거, 이미 다 아는 사실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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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의 미래, 종편의 해악

미디어 다시 보기 2011/12/02 11:35 Posted by '레이'
종편 개국 첫날부터 대박 터졌다. 강호동이 일본 조폭 모임에 참석했다는 뉴스다. 내용을 까보니,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선배 따라 엉겁결에 간 자리랜다. 젠장 고3이 선배가 가재서 갔는데 그 자리가 무슨 자린지 알게 뭐냐. 그리고 강호동이 지금 몇 살인데, 고3적 얘기를 꺼내냐? 아마 강호동 자기는 기억도 못할 일일텐데, 이걸 어데서 주워들은 종편이 ‘강호동’이라는 이름 값 때문에 ‘대박이야’라고 싶어 저지른 뉴스일게다.

네이버에서 검색한 강호동. 졸지에 일본 조폭된 강호동의 명예는 누가 책임질까?


게다가 이 소식은 TV에 나온 드라마든 연예든 무조건 뉴스라고 받아 쓰는 쓰레기 같은 미디어와 그런 쓰레기를 모른 척 하고 받아주는 포털을 등에 업고 순식간에 대한민국에 퍼졌다. 아무 것도 모르는 고3 시절에 따라간 자리인데, 그걸 일본 조폭 만난 거라고 써서,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은 강호동이 일본 조폭과 사고쳤구나, 라고 확대 해석했을 게 틀림없다. 나도 그랬으니까. 강호동 할 일 없대더니 사고쳤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애꿎은 강호동은 유명하다는 죄 때문에 졸지에 일본 조폭이 되버린 거다.안 그래도 터프한 외모에 조폭이란 낱말까지 붙어 완전 이미지 구겨놨으니, 이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걸 믿고 흥분한 국민의 마음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한겨레에서 퍼온 시작부터 광고주에게 인사하는 종편 직원들 사진


이것만 봐도 종편의 미래는 뻔하다. 시작부터 광고주에게 머리 조아려 시작한 종편이니, 틀림없이 시청률 경쟁에 목을 맬테고, 별 말도 안되는 걸 뉴스라고 파헤칠거다. 이 과정에 제일 만만한 연예인을 포함해 이런저런 사람들의 사생활이 다 까발려질 거고, 대중은 진실이고 말고를 떠나 그 사실을 믿어버릴 거다. 까다 까다 안 나오면 별 말도 안되는 걸 깔테고(지금도 충분히 까발리고 있지 않은가) 결국 까발려지는 대상이 내가 아닐 거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쓰잘데기 없는 소식을 속보니 뉴스니 퍼뜨리고, 이런 쓰잘데기 없는 뉴스를 포장해 낚시질하는 쓰레기 같은 미디어에 낚인 국민이 인생에 별 도움 될 것 없는 허잡한 쓰레기를 읽으며 낭비하는 시간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유용한 정보를 찾아 지식을 높여야 할 시간에, 포털에 걸린 낚시성 콘텐츠로 시간을 낭비할 때 발생하는 손해는 누가 책임질까. 거기서 생기는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는데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할 것인가.


이게 바로 종편의 해악이다. 물론 이제 막 시작한 종편이 앞으로는 정말 건전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지도 모르지. 이제 막 태어난 아가한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우리 속담에 될성 부른 나무 떡잎 부터 알아본다 했다. 내 보기에 종편은 씨앗도 잘못됐고, 뿌린 땅도 잘못됐고, 뿌린 넘도 잘못됐다. 출발이 이럴 진대, 종편이 잘될 거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말하는 나도 결국엔 종편 낚시에 걸려 시간을 낭비하고 말게다. 물론 낚시에 걸린 건 내 책임이지만, 낚시대가 수도 없이 깔린 세상에서 미끼 하나 잘못 물었다고 물고기를 탓할 수는 없는 법. 종편 채널은 지울 수 있으나 포털에 깔린 낚시바늘은 어찌해야 할지, 걱정과 화가 앞선다. 인터넷을 확 끊어버릴 수도 없고. 쓰바(정말 이 말만은 쓰고 싶지 않았으나!).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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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다.
이글스의 거칠거칠하면서도
은근히 애절한 노래가 땡기는 날.

호텔 캘리포니아나 데스페라도도 좋지만
이런 날엔 데킬라 선라이즈다.

한 남자가 바에 앉았다.
그가 주문한 건 또 다른 데킬라 선라이즈.

하루 일을 마친 남자는
잦아드는 노을을 바라 본다.

그리고 떠오르는 한 여자.
가슴은 아려오지만
남자는 용기를 내려고
한 잔을 더 주문한다.

It's another tequila sunrise
Starin' slowly 'cross the sky, said goodbye
He was just a hired hand
Workin' on the dreams he planned to try
The days go by

Ev'ry night when the sun goes down
Just another lonely boy in town
And she's out runnin' 'round

She wasn't just another woman
And I couldn't keep from comin' on
It's been so long
Oh, and it's a hollow feelin' when
It comes down to dealin' friends
It never ends

Take another shot of courage
Wonder why the right words never come
You just get numb
It's another tequila sunrise,this old world
still looks the same,
Another frame, mm..

참고로 이 데킬라 선라이즈는 멜론에서 19금이다.
요즘 딸 아이가 데스페라도와 호텔 캘리포니아에 빠져 있어
데킬라 선라이즈 들려주려 했더니, 딸 아이 폰에서는 안된다는!
술 이름 들어갔다고 19금 판정 내리는 양반들, 도대체 뭐하는 분들인가. ㅉㅉ


DVD로 혼자 보면 멍때리기 진짜 좋은 Hell Freezes Over 버전


아저씨들을 위한 노래방 버전

데킬라 선라이즈.
데킬라 30ml ~ 45ml (양주잔 하나 혹은 하나 반)
맛있는 오렌지 주스 300ml
그레나딘 시럽

맥주잔보다 좀 더 긴 잔에 얼음을 채우고
데킬라를 양주잔으로 한 잔 붓는다.
데킬라를 좋아한다면 반 잔 더.
오렌지 주스로 잔을 채우고
(주스가 맛있어야, 데킬라 선라이즈가 맛있다. 당연한 걸!)
그레나딘 시럽을 한 숟가락 정도
잔 위에 떨어뜨린다.

어떻게 마시냐고?
아무렇게나 마셔도 되나,
먼저 눈으로 색깔을 즐기고
붉게 타는 노을을 상상하면서
한 여자를 생각하고는…
빨대로 잘 저어 마신다.

이런 게 사는 거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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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면도기

사랑하며 사는 삶 2011/10/21 17:20 Posted by '레이'
아버지 얼굴이 말끔했다.
면도를 하신 게 틀림없다.
잘 하셨는데, 군데 군데 긁힌 상처가 보인다.

“아버지, 면도하셨어요?
와, 깔끔하게 잘 하셨네.
그런데 면도 날은 다른 걸 좀 쓰세요. 상처 났잖어.”

“그래? 전기 면도기가 고장나서.”

쿵.
그랬다. 전기 면도기가 고장나서
그것도 한참 한참 전에 고장나서
아버진 칼 면도기를 쓰셨던 게다.

‘에이참. 노인네.
고장났으면 고장났다고 말씀을 하시지.’
속으로 혼자 궁시렁 거리며
인터넷 쇼핑몰에서 전기 면도기 하나 샀다.

아들은
가끔 아버지가 남자라는 사실을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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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기네스는 건축 엔지니어 출신이고 행정 전문가인
휴 비버 Hugh Beaver를 Manage Director로 영입한다.
기네스 역사에서 맥주를 만들어 본 적 없는 사람이 경영자가 된 건 처음이라고.
그러나 비버는 시대를 정확히 꿰뚫어 볼 줄 알았던 사람.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맞춰 회사를 개혁하고 중요한 시설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전쟁이 끝나고, 미국 금주법도 폐지되고, 때마춰 진행한 기네스 광고 덕분에
기네스 매출은 침체기를 딛고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건 뭐 중요한 얘기는 아니다)

1951년, 휴 비버가 친구와 함께 사냥하러 나갔다.
사냥 도중에(아마도 새를 잡다가 무쟈게 놓친 모양이다)
어떤 새가 제일 빠른지 논쟁을 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다들 자기가 놓친 새가 제일 빨랐다고 주장했겠지.
휴 비버는 골든 플로버가 제일 빨랐다고 주장한 모양이다.
자기 주장을 뒷받침 하려고
온갖 자료를 찾아봤으나 답을 찾지 못한 휴 비버는
술집에서 사람들이 이런 문제로 잘 싸운다는 점에 생각해
누가 일등인지 결과를 모은 책을 만들어 술집에 갖다 두면
기네스 홍보에도 꽤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맥주 잘 팔아 먹으려고 만들었다는 얘기다).

사무실에 있는 기네스 북 밀레니엄 버전 ㅋ

누군가가 휴 비버의 생각을 구현할 만한 사람으로
노리스와 로스 맥훠터라는 쌍둥이 형제를 추천했다.
스포츠 전문 기자(원래 이 바닥에 있는 분들이 아는게 많지 ㅋ) 출신에다가
신기한 거라면 무조건 뛰어들 20대였던 형제는
곧바로 이 책을 만들기로 했고
1954년, 간단한 유인물 형태로
제일 첫 기네스 북이 태어났다.

그런데 대박!
유인물 수준이었던 기네스 북이 다음 해 베스트셀러 1등이 됐고
1956년엔 미국까지 가서 7천부 넘게 팔렸단다.

승승장구, 전 세계의 기록을 다루도록 성장한 기네스 북 덕에
기네스가 맥주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기네스 북이 뭔지는 다 알게 됐다.
기업이 책을 만들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바로 이거다.

기네스북 밀레니엄 버전에 실린 폴

잠깐 퀴즈 하나 낼까?
기네스 북 밀레니엄 버전엔 폴 매카트니가 있는데, 뭐 땀시 저기 올라가 있을까?
그것도 올라간 분야가... Internet 이라는.
퀴즈 2. 폴 매카트니 아저씨 뒤에 보이는 저 핫(!)한 언니는
왜 인터넷 분야에 올라가 있을까? ㅋ
하지만 지금 기네스 북을 만드는 곳은 기네스가 아니다.
1997년 기네스가 그랜드 메트로폴리탄과 합병해 디아이지오가 되면서
(우리나라에 양주 열나 많이 파는 그 디아이지오 맞다)
기네스 북은 자연스레 디아이지오로 넘어갔다.
2001년 디아이지오는 다시 기네스 북을 굴레인 엔터테인먼트에 팔고
2002년 굴레인 엔터테인먼트는 HIT 엔터테인먼트에 판다.

어쨌거나, 경영자가 심심풀이로 생각한 아이디어가
고객을 위한 서비스로 거듭나면서
대박을 냈다는 점을 생각하면
백날 내 물건 좋다고 해 봐야 소용 없는 일.
물건보다는 물건에 담긴 콘텐츠와 문화를 팔아야
대박이 나는 법이다.

기네스, 참 배울 것 많은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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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다.

왠지 느끼한 게 먹고 싶은 날.
기름지고, 끈적하고 그러면서도 고소한 맛이 도는
뭐, 그런 게 먹고 싶은 날.
느끼하다는 건, 썩 좋은 뜻은 아닐진대
그 속에도 맛이 들어 있으니 참, 신기한 일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느끼한 음식은 다르겠으나
이 날 따라 끌린 건 바로 스파게티.
토마토 소스로 매콤하게 볶아낸 스파게티 말고
걸쭉한 크림에 담긴, 크림 소스 스파게티 말이다.

그리고 스파게티 파트너는, 맥주.

‘라거’하면 우리는 맥주 상표를 떠올리지만
사실 라거는 낮은 온도에서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맥주라는 뜻이다.
혹은 하면뱔효 맥주라고도 한다.
하면발효는 글자 그대로, 아래쪽에서 발효하는 맥주다.
그럼 상면발효는, 위에서 발효하는 맥주네? 맞다.
하면뱔효와 상면발효의 차이점은, 효모다.
하면뱔효 맥주 효모는 발효가 끝나면 가라앉고
상면발효 맥주 효모는 발효가 끝나면 떠오른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가라앉거나 뜨는 효모가 다른 점은 발효 온도다.
하면발효 맥주는 낮은 온도에서 발효하기 때문에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있고
상면발효 맥주는 높은 온도에서 발효하기 때문에 걸죽하고 묵직한 맛이 있다.
맥주가 처음 태어날 땐 다 상면발효 맥주였다.
왜? 그땐 냉장 시설이 없었으니까.

스파게티엔 와인 아냐?
누군가 이렇게 말할 법도 싶지만, 와인을 썩 좋아하지 않는 나는
당당하게 맥주를 주문한다. 아무래도 걸쭉한 상면발효 맥주보다는
시원하고 톡 쏘는 하면발효 맥주가 좋겠지. 이 집엔, ‘페로니’가 있다.

페로니는 이탈리아 맥주다. 어쩐지 스파게티와 정말 잘 어울릴 듯 하지 않은가?
마치 삼겹살엔 우리 맥주가 잘 어울리는 것처럼!

오징어 먹물을 넣은 스파게티와 맥주.
맥주는, 한입에 시원하게 털어 넣는 것이 제맛이라지만
가끔은 반주로 입을 적시고
느끼한 맛을 덜어주는데도 그만이다.

살다 보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느끼한 사람, 느끼한 일을 만나, 속이 더부룩할 때가 있다.
그럴 땐, 그저 시원한 맥주 한 잔. 그렇게 털어버릴 뿐. 

이런 게 사는 거다. ㅋ

스파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93-2
02-3445-8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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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배

사랑하며 사는 삶 2011/10/14 09:38 Posted by '레이'
요즘 일주일에 한 번씩
SK텔레콤에서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공짜로 가르치는 
AIM / Advanced IT Management 교육을 받는다.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님들을 비롯해
고대, 건대 등등 유명한 교수님들이 강의를 하는데
실무에서 필요한 이론들을 아주 재밌게 가르치셔서
아, 나도 대학원이나 가볼까 그런 생각을 하는 중.

그중에서도 내가 특별히 기대했던 과목이 있었으니
‘그리스 신화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라는 과목이다.
건국대학교 교양학부 철학박사 김길수 교수님이 가르치신다.

그런데,
잔뜩 기대했는데, 처음에 완전 졸린 목소리 톤인거다.
으, 두 시간짜린데, 죽겄네라고 생각했으나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강의 짱! 그리스 신화에 그리도 많은 비밀이 숨어 있다니!

그런데 강의 도중 스파르타 얘기가 나왔는데
교수님이 정색을 하면서 이러는 거다.

“스파르타 하면 사람들이 뭘 생각하는지 아세요?”

뭘까? 스파트타식 교육? 뭐 그런 건가 보다 하고 있는데

‘영화 300’이란다. 아, 그렇겠다 싶었다.
그런데 교수님 말씀이, 300은 완전 나쁜 영화란다.

서양철학, 거기서도 플라톤을 전공하셨다는 교수님이
나쁜 영화라고 정색하시니까
당연히 내용에 뭐가 문제가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그런데… 그건 문제가 아니었다.
(내용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말씀 안 하셨음 ㅋ)

남자의 배는 말이죠, 내 배처럼 둥근 거에요.
절대로, 절대로 초콜릿 모양이 될 수 없는 거에요.
남자의 배를 왜곡한 그 영화는, 몹시 나쁜 영화에요.

맞다. 남자의 배는, 네모 각진 것이 아니라 둥근 것이다.

역시 인생은 배워야 할 것 투성이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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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nm의 생각

    Tracked from tattermedia's me2day  삭제

    “남자의 배는 말이죠, 내 배처럼 둥근 거에요. 절대로, 절대로 초콜릿 모양이 될 수 없는 거에요. 남자의 배를 왜곡한 영화 '300'은, 몹시 나쁜 영화에요.”

    2011/10/14 11:47
그런 날이 있다.

점심때, 배가 고프면서도
괜스레 힘이 넘치는 날.
전날 뭔가 큰 건을 잘 해결했거나
놀러 가기 바로 직전 기분이 드는 날.

이렇게 기분이 살짝 업된 날은
낮술 땡기는 법이다.
그리고 뭐니 뭐니해도 낮술에 잘 어울리는 메뉴는 찌개다.
그것도 부대찌개.


소주가 화학주야?
주정에 물을 타서 만드는 게 소주다.
알콜 도수 95도 쯤 되는 주정은
그냥 알콜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니까 알콜에 물을 탄 게 소주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우리 먹는 소주가 화학식으로 인공 개발한 술인 줄 안다.
소주는, 곡물을 발효하고 증류해 만든 주정에 물을 타서 만든다.
(이 과정이 화학 아니냐고?)
(그럼 뭐 나도 할 말 없다 ㅜㅜ)

누구 소주 마실 사람?
옳다꾸나 손드는 사람
눈치보며 손드는 사람
마지못해 손드는 사람
저마다 반응은 제각각이나
오늘은 다들 겁을 잊고 싶은가 보다.

여기 소주도 한 병 주세요.
그런데 손님 밥상 챙기느라 정신 없는 아주머니는
정작 소주 갖다 줄 생각을 안 한다.
낮부터 소주를 재촉할 수도 없고 ㅋ
 
고기나 회도 좋지만
뭐니 뭐니 해도 소주엔 국물 안주가 최고다.
하긴, 누군가는 그랬다.
탄수화물이 제일 좋은 안주라고.
그 말이 맞는다면 점심에 마시는 소주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안주가 있는 셈이다.

어느 틈에 식사는 끝나고
잔도 비었다.
일어서는 기분이 어쩐지 아쉽지만
살짝 흥분되는 게
오후에 해야 할 일 걱정도 사라지고
일거리 어찌 됐나는 클라이언트의 확인 전화도 안 무섭다.

그래, 돈 버는 것도 좋지만
나도 기 좀 펴고 살자.

이런 게 사는 거다. ㅋ

의정부정통부대찌개
서울시 송파구 삼전동 132-13
02-416-6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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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다.

정말 안 풀리던 일 때문에 며칠 머리 아팠는데
드디어 실마리를 찾은 날.
일이 다 해결된 건 아니지만
이제 풀 수 있겠다 싶은 생각에 한없이 마음 편한 날.
어제가 그런 날이었다.
이런 날 마셔야지.
오늘은, 소주.

맥주는 보리로 만든다. 와인은 포도로. 그럼 위스키는?
여기서 보리라고 답하는 사람은 술 좀 아는 사람이다.
(물론 모든 맥주나 위스키를 다 보리로 만드는 건 아니다.
대표적으로 그렇단 말이지. 흥)
그런데 소주는? (비싼 소주 말고 참이슬 같은 거!)
소주는 95%쯤 되는 알콜인 주정에 물을 타서 희석해 만든다.
그래서 희석식 소주다.
그럼 주정은 뭘로 만드나?
쌀, 보리, 고구마 같은 곡식을 발효시켜 만든다.
결국 이런 저런 곡식으로 만든 게 소주란 얘기지.

매콤한 전복찜.
양식 전복은 뭐가 어쩌니 저쩌니해도
양식이 아니었으면 전복을 이리 자주 먹지도 못했겠지.
그런데 이 집.
이름만 매운전복찜이지, 하나도 안 맵다.
매운전복찜이 왜 안 맵냐 했더니
손님들이 덜 맵게 해 달래서 매운 맛을 낮췄단다.

아니, 매운게 싫으면 매운전복찜을 시키지 말지
매운 거 시켜놓고 맵다고 투덜대는 건 도대체 무슨 심뽀람.

특별히 맵게 해 달랬는데도
별로 안 맵다. ㅜㅜ

그래도 좋아.
어느새 사라진 소주 한 병.
밥을 볶아 먹을까 하다가 흔치 않은 메뉴 전복 라면이 있길래
시켜봤다.

라면에 꼴랑 전복 한 개.
그래도 남은 소주 털어 넣고 입 가심 하기엔
라면 국물 진짜 좋다.

이런 게 사는 거다. ㅋ

마시마니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71-2
02-418-8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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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첫 만년필을 기억한다. 그 촉감이 얼마나 매끄러웠는지, 잉크가 손을 얼마나 푸르게 물들였는지를. 그것은 베이클라이트 합성 수지로 만든 것이었고, 은색 테두리가 둘려 있었다 / 마거릿 애트우드, 눈먼 암살자 1, 차은정 옮김, 민음사

이 글을 읽으며 나도 내 첫 만년필을 기억했다. 파카. 짙은 파란색 플라스틱 몸체에 은색 뚜껑, 그리고 그 유명한 화살표. 그땐 파카가 제일 좋은 만년필인 줄 알았던 탓에 또래 아이들 모두 부러워했던 그 만년필. 손에 잉크를 묻혀가며 잉크를 넣고 스윽 스윽 써내려간 부드러운 느낌. 세워놓고 윗 부분을 톡 치면 한바퀴 재주를 넘던 만년필 뚜껑.

지금 나는 파카보다는 워터맨을 더 좋아할 뿐이고 ㅜㅜ

그러다가 한 낱말에서, 마치 돌부리에 걸린 듯, 주춤했다. 베이클라이트. 만일 내가 이 글을 읽지 않았다면 읽다가 멈추고 말았을 그 낱말, 바로 베이클라이트였다. 도대체 베이클라이트가 뭐야?

바로 그 글. 플라스틱의 어제, 오늘 그리고 미래 from 제일모직 이야기

“전기화확회사를 운영하던 베이클랜드는 1909년 포름알데히드와 페놀을 이용해 ‘베이클라이트’를 만들었습니다. 베이클라이트는 깨지기 쉬운 셀룰로이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열만 가하면 다양한 형태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요… 베이클라이트를 최초의 플라스틱으로 보는 사람도 많이 있답니다”  플라스틱의 어제, 오늘 그리고 미래 중에서.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마거릿 애트우드의 '눈먼 암살자'에서 화자인 아이리스 그리픈에게 베이클라이트는 우리로 따지면, 태엽을 감았던 자명종 시계, 스테인레스 도시락, 검정 고무신처럼 추억을 상징하는 물건이었을게다. 베이클라이트를 몰랐다면 나 역시 이런 느낌으로 책을 읽지 못했을 테고.


모든 이름엔 다 저마다 이야기가 있는 법. 이름에 담긴 이야기를 알면 인생이 더 즐거운 법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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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게를 나눠 지는 법

아빠의 작은 유산 2011/07/03 13:08 Posted by '레이'
아빠는 짐꾼이자 운전기사입니다. 장을 보든, 놀러 가든, 아빠는 언제나 두 손 가득 짐을 듭니다. 딸 아이에게 어떤 무거운 것도 들게 하고 싶지 않은 건. 세상 모든 아빠가 다 똑같을 겁니다. 괜찮아, 아빠가 다 들 수 있어. 때론 양손에 든 짐이 조금 무거워 힘겨울 때도 있고. 손가락이 끊어질 듯 아프기도 하지만, 괜찮습니다. 딸에게 아빠는 언제나 힘세고 튼튼한 존재니까요.
 
딸 아이와 둘이서 딸 아이가 좋아하는 스파게티와 피자를 먹고 남은 피자를 싸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이 녀석이 난데없이 아빠 손에 있는 피자 봉투를 뺏어갑니다. “왜, 아빠가 들게.” 무겁지도 않고 그저 좀 귀찮을 뿐이었으니 굳이 아이에게 맡길 이유가 없었지요. 하지만 이 녀석 끝내 고집을 부리며 자기가 들고 가겠다는 겁니다. 그래? 고마워. 그렇게 한 번 맡겨 봤습니다.
 
이런 저런 수다도 떨고 장난도 치고, 그렇게 걸어오다가 문득 이 녀석이 저만치 먼저 달려갑니다. 한 손엔 조그만 피자 봉투를 들고. 문득 제 손을 내려다봅니다. 아이에게 피자 봉투를 맡기고 나니 제 손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제 딸은 아닙니다 ㅋ 플리커에서 찾았는데 정말 이쁘네요(자료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mujitra/)

나이가 들수록 내 손에 있는 짐들이 하나씩 없어지겠지. 대신 저 녀석은 자랄 수록 손에 많은 짐을 들테고. 아빠가 들어야 할 삶의 무게는 점점 가벼워질텐데, 네가 들어야 할 삶의 무게는 계속 늘어나겠구나. 아빠가 어떻게든 나누고 싶지만, 아빠가 나눠질 수 있는 건 한계가 있고 결국은 네가 져야 할텐데, 아빠는 그 짐이 가볍기만을 바랄게.

 
마냥 아기 같은 딸 아이가 짊어질 삶의 무게가 얼마나 될까 생각하니, 벌써부터 괜히 걱정도 되고, 마음도 먹먹했습니다만, 그런 게 인생인 걸요. 어차피 삶의 무게를 짊어져야 할텐데. 기왕이면 좀 더 가볍게 지는 방법을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제까지나 아빠가 대신 들어줄 순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솔직히, 어떻게 해야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할 수 있을지, 아빠는 아직 그 방법을 모릅니다. 그저 인생을 즐겁게 사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줄 뿐.

살다보면 참 많은 것들이 우리를 짓누릅니다. 피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겠지요. 언젠가 아이는 스스로 설테고, 그때부터 생각지 못했던 무게가 아이를 누를 겁니다. 그 무게를 덜어줄 수 있다면 좋겠으나 덜어줄 수 없더라도 아빠가 할 일은 하나 뿐인 듯 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딸 아이 뒤엔 아빠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거 말입니다. 나는, 아빠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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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이는 저를 닮아 잠이 많습니다. 하긴 꼭 저를 닮아서겠습니까? 아이들은 다 잠이 많습니다. 잠이 많다는 건, 그만큼 잠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한참 성장할 이 무렵, 잠을 충분히 자야 키도 크는 법이니까요. 그런데 현실은 아이들이 넉넉하게 잠을 자도록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중학생, 아니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아이들은 잠잘 시간을 줄여 숙제해야 합니다. 낮엔 학원 때문에 힘들고 밤엔 학원에서 내 준 숙제 때문에 힘듭니다. 딸 아이도 꽤 유명한 영어학원에 다녔는데 숙제가 하도 많아서 매일 늦게까지 영어 숙제 하느라 잠을 못 잤습니다. 잠만 못자면 다행이지요. 숙제를 하지 않으면 수업도 제대로 듣지 못한다고 투덜대면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던지. 당장 그만 두라고, 싫으면 숙제하지 말라고 아빠는 하기 좋은 말만 할 뿐, 딱히 어떤 해답을 주지 못합니다. 물론 지금은 그 학원 그만 뒀습니다만, 이젠 중학생이 되어 공부거리가 더 많아졌네요. 그래서 딸 아이는 여전히 잠을 충분히 잘 수 없습니다.

아침마다 이런데서 마사지해 줄 순 없지만 ㅋ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hotelcasavelas/)

그러다 보니 아침이 꽤 힘듭니다. 아내는 아내대로 아이가 빨리 일어나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아이는 아이대로 힘들다고 인상씁니다. 아침부터 얼굴 찌푸리면 그 날 하루 기분 좋기는 다 틀린 일입니다. 그렇다고 저까지 가운데 끼어서 화를 낼 수는 없는 일이고.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마사지로 잠을 깨우는 것입니다.

일어날 시간이 되면 팔부터 주무릅니다. 아침인데 저도 바쁘고 오래 주무를 시간도 없습니다. 그저 오른팔부터 주물 주물, 서른 번 주무릅니다. 팔을 주물렀으면 깍지를 끼고 손을 주물러 주고요 손가락도 하나씩 당겨 줍니다. 이제 다리. 허벅지 서른 번, 종아리 서른 번씩 주무르고 가볍게 발도 서른 번 꼭꼭 눌러 줍니다. 발가락도 당겨주고 발바닥을 주먹으로 서른 번 쳐 줍니다(중국에서 발마사지 받을 때 배운 거 써먹습니다 ㅋㅋ).

이렇게 하면 오 분에서 칠 분, 조금 더 열심히 하면 십 분 정도 걸립니다. 이때까진 굳이 깨우지 않습니다. 스스로 몸을 배배 꼬면서 잠에서 깨니까요. 마지막으로 발목을 잡고 주욱 당겨 손을 위로 뻗으라고 합니다. 웬만하면 딸 아이도 팔을 뻗어 따라합니다. 저도 나름 시원하겠지요. 이제 아이를 깨워 앉게 하곤 목과 어깨를 살살 주물러 줍니다. 이제 아빠가 할 일은 끝. 딸 아이는 알아서 침대에서 내려 옵니다.

아이에게 충분히 잠잘 수 없게 만든 이 환경에 저는 화가 납니다. 정말 일어나기 어려워 할 땐 학교고 학원이고 다 때려치우라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빠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이렇게 아이를 달래 깨우는 것 밖에 없네요. 그나마 다행인 건, 이렇게 깨우면 대부분 별 탈 없이 일어납니다. 아침을 인상 쓰면서 보내지 않아도 좋고, 시간에 서둘러 쫓기지 않아도 되지요. 단, 아빠는 십 분 정도 서둘러야 합니다.

아이를 주무르다 보면, 아이를 유심히 관찰하게 됩니다. 지난 번에 넘어져 다친덴 어찌 됐는지, 손톱 부러진 건 어찌 됐는지, 다이어트 한다고 운동하는데 살은 좀 빠졌는지… 말로 할 수 없는 것들을 눈과 손으로 알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하루에 십 분, 아니 오 분이라도 내 아이를 유심히 들여다 본 적이 별로 없었던 듯 싶습니다. 아이가 크고 나서는 더 그렇지요. 아빠는 아이를 주무르면서 아이를 보고, 아이는 비록 비몽사몽일지라도 아빠를 가까이 느낄테니, 이것 역시 좋은 대화 방법일 겁니다. 하루 십 분 마사지, 아빠는 참 많은 걸 얻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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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벚꽃만으로도 축복 받은 달.
잠실 석촌호수는 비록 사람이 만든 호수지만
벚꽃과 호수와 산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곳.
석촌호수에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호수를 반으로 길게 갈라
잠실 쪽은 벚꽃이 활짝 피었으나
성남 쪽은 아직도 덜 피었으니
아마 이번 금요일 쯤엔 절정을 이룰 듯... 


일부러 석촌호수 주변 식당을 골라 점심을 먹던 날
다 나같은 마음이었는지 식당은 정신없이 붐벼
입으로 먹었는지 뭘로 먹었는지 정신은 없었으나
뭐, 어때. 이런 날은 배만 불러도 고마울 뿐...


점심 먹고 가볍게 이 길을 산책할 수 있는 사람은
정녕 운 좋은 사람이어라.


물 위로 내린 벚꽃
살며시 아이폰을 들이밀고
봄바람에 흔들릴까 서둘러 셔터를 누른다.


햇빛 만큼 눈부신 4월의 벚꽃...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충분히 즐겨도 좋으리.
허나, 시간 남았다고 마음을 놓으면
어느 틈에 지나는 것이 삶일텐데...
오늘은 더 주저하지 말고
사랑한다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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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늦은 밤 석촌호수 벚꽃 나들이

    Tracked from 湘來's 空間  삭제

    꽃샘추위도 수그러들고 어느덧 봄이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어제 저녁 석촌호수에 산책겸 벚꽃구경을 하고 왔습니다. 보통은 석촌호수 서호 롯데월드 궁전이 밤 11시에 소등되는데 어젠 10시가 되었는데 이미 소등되고 없더군요 사진을 담을때는 그래도 호수에 불빛이 있어야 제격인데 조금은 아쉬움이.. 그리고 아직 벚꽃이 잠실역 방향으로는 꽤 피어있지만 성남방향쪽 벚꽃은 좀 더 기다려야 할 듯.. 석촌호수에는 동호와 서호가 있는데, 상대적으로 서호쪽에..

    2011/04/14 10:12
전날 술을 많이 마신 까닭에 힘들어 어쩌다가 일찍 집에 간 날, 일찍 온 아빠가 신기했는지 딸 아이가 옆에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꺼냅니다. 요즘 새로 사귄 친구들 얘기, 공부 잘 가르치는 선생님 얘기 그리고 얼마 전에 고친 학교 매점 얘기… 일찍 집에 갔어도 일을 핑계 대면서 인터넷을 들여다 보던 아빠 옆에 앉아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쉴새 없이 말을 꺼냅니다.

인터넷 화면 들여다 보랴, 딸 아이 얘기 들으랴, 아무래도 정신이 흩어져있던 아빠는, 응응 그러면서 고개만 끄덕이는데 이 녀석이 갑자기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도 난 운이 좋은 편이야. 아빠가 얘기를 잘 들어주잖아”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부랴부랴 컴퓨터를 끄고 딸 아이 눈을 바라봅니다. 오랜만에 일찍 온 아빠랑 수다를 떨 수 있어 마냥 좋아하는 딸 아이 표정을 보니, 내가 왜 진작 아이 눈을 보지 않았나,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눈을 마주 대고 이야기를 시작하니, 아무래도 더 깊은 얘기가 나옵니다. 관절염 진단받은 할머니가 어떻게든 수술 안 하려고 운동하신다는 얘기, 할아버지 옆에서 애교 떤 얘기, 스마트폰 사고 싶은데 시험 기간 때문에 걱정이라는 얘기… 바쁘다는 핑계로 아빠는 미처 알지 못했던 집안의 크고 작은 일을 딸 아이를 통해 듣습니다. 곧 다가올 시험을 걱정할 땐 아빤 성적 따위엔 관심 없다는 말로 달래기도 하고, 시험공부해야 하는데 한 번 손에 잡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가 정말 재미있어 읽고 싶어 죽겠다고 할 땐 그냥 읽으라고 대책 없이 말합니다(애 엄마가 알면 또 한마디 잔소리들을 일입니다만).

사진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11739182@N03/1263985679/

요즘 아이와 부모의 가장 큰 문제는 대화가 없는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대화라는 거, 억지로 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평소에는 말도 없다가, 그래, 자 우리 대화해보자, 라고 얘기를 꺼내면 모르긴 몰라도 열이면 팔, 구는 싸웁니다. 그럼 어쩌라고? 대화 없다고 뭐라 그러기에 대화하려 했더니 그러면 싸운다고? 어쩌란 말이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딸 아이 친구가 이런 얘기를 했답니다.
“우리 아빠는 나한테 딱 한마디만 해. ‘공부해’. 내가 무슨 얘기를 하면 그저 응, 응 고개만 끄떡여. 듣지도 않으면서. 그러니까 아빠랑 말하기가 싫어. 아빠도 내가 말 안 거는 걸 좋아하는 거 같아”
아이와 대화가 없는 건 100% 부모 책임입니다. 부모가 들어줄 생각은 안 하고 할 말만 하니 대화가 없는 거지요. 말하기 전에 먼저 아이 얘기를 들어주고, 아이가 말하게 해야 합니다. 아빠가 내 얘기를 들어준다고 알고 있으면 아이는 말하지 말라고 해도 와서 말합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서 말해봐야 아무 소득이 없는데 왜 가서 말합니까?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이가 말하고 원하는 것을 들어줄 수 있으면 들어줘야 한다고요. 누구는 이렇게 키우면 버릇없어진다고 말하는데, 버릇은 들어준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책임지는 방법을 안 가르쳐서 그런 거지.

Conversation

대화는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들어주고, 대답하고, 아빠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해주는 것, 그게 대화입니다. 아빠와 말이 통한다고 생각하면 아이는 언제든 와서 말할테고, 그럴 때 눈을 마주치면 아이의 진심과 고민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딸은 나한테 와서 통 말을 안해… 라고 말하기 전에 아이가 말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었는지 다시 한 번 반성해볼 일입니다. 반성합시다. ㅜㅜ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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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합니다. 저는 이런 글 쓰면서 무척 가정에 충실한 남편인척 하지만, 절대 아닙니다. 집에선 거의 손 하나 까딱 안하고 같이 맞벌이 하는 아내가 집안 일을 더 많이 합니다. 물론 아내는 오후에 출근하느라 오전에 좀 여유가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좀 불공평할 정돕니다. 일단 이런 거에요. 

식구들 밥 챙기기, 빨래, 장보기, 재테크, 경조사, 관리비 납부… 라고 하나씩 꼽으면서 생각해 보니, 저는 월급만 다 갖다 줄 뿐 뭐 하는 게 없고 집안 경영이랄 수 있는 일은 죄다 아내가 합니다. 물론 이런 저런 일이 있을 때 상의는 합니다만 그 때도 대부분 ‘자기가 알아서 해’라고 합니다. 쓰다보니 이거 영 쓸데없는 남편이로군요.

하지만 100%는 아니어도 90% 정도는 제가 하는 일이 있는데, 바로 설거지와 청소입니다. 어, 그런데 하나씩 따져보니 제가 하는 일도 좀 있긴 하네요. 집안에 디지털 기기 사고 유지 보수 하는 일, 못질하기, 전등갈기, 가구 옮기기… 와, 은근히 하는 일이 꽤 있네요(이렇게 해서라도 면피를 ㅜㅜ). 어쨌든 가끔 하는 저런 일 말고 제가 맡아서 하는 일은 설거지와 청소, 딱 두 개입니다.

응? 뭐야? 아빠가 딸에게 설거지를 가르치라는 얘기야?

아닙니다. 솔직히 저는 우리 딸은 설거지 같은 거 안 하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손에 물 묻히지 않고 마님처럼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건 말도 안되는 소망이지요. 제가 일부러 더 설거지를 하는 건, 남자들도 집안 일을 나워 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집안 일 할 때 절대로 ‘도와준다’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아빠가 ‘한다’고 하지요. 집안 일은 누가 하고 누가 돕는 문제가 아닙니다. 식구들이 다 같이 해야 하는 일이거든요.


덕분에 딸 아이는 설거지와 청소는 으레 아빠가 하는 일인 줄 압니다(하긴 그나마도 아빠가 주말에 집에 있을 때나 하는 거지만요). 주말에 제가 가끔 꾀가 나서 가위 바위 보로 설거지 하자고 하면 쌩~하고 도망갑니다. 용돈으로 꼬셔도 꿈쩍 안 합니다. 그래도 아빠가 자꾸 조르면 이렇게 받아칩니다. ‘평일 저녁엔 내가 설거지 하거든?’ 아빠는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현실은 이렇습니다. 아내는 집에서 점심까지 먹고 출근합니다만, 가끔 시간에 쫓기다 보면 점심 설거지를 못하고 갑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딸 아이가 어느 날 부턴가 이걸 치우기 시작했던 거지요. 꿍얼거릴 법도 한데, 아무 소리 안하고 깨끗이 치워 놓는 아이를 보니 그저 대견할 따름입니다. 무엇보다도 대견한 건 이 녀석이 설거지를 ‘엄마’일이 아니라 집안 일이라고 생각해서 치웠다는 겁니다.

아빠들은 설거지, 청소 뿐 아니라 집안 일 좀 더 해야 합니다(솔직히 저도 반성 많이 합니다). 특히 아들 있는 아빠들은 더 열심히 하세요 ^^. 아들들이 집안 일을 ‘여자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우리 일’이라고 생각할 때 딸들이 더 행복해집니다. 아들만 있는 아빠들은 시키지 말아야지 라고 마음 먹으셨겠으나 ^^ 아마도 다 아실 겁니다. 딸이, 엄마가, 아내가, 며느리가 행복해야 그 집안이 더 행복하다는 걸요. 아빠가 설거지를 해야 하는 이유,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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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사람을 만나는 건, 당연히 인연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살다 보니 사람 뿐이 아니다. 사무실도, 집도… 무언가 인연이 없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거다. 그리고 그 인연들 때문에, 지금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행복하다고. 

참 어렵고도 힘든 과정을 지나 미디어브레인을 창업한 게 벌써 6년째로 접어든다. 회사 만들고 처음 1년, 집에 월급 못 갖다 준 건 기본이고, 이런 저런 일을 해보자고 흔히 말해 뻘짓한 것도 꽤 많았다. 배는 고팠으나 시간은 참 많았던 그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며 낮술을 기울였고, 뜬금없이 우울한 마음을 달래려 지방으로 차를 몰고 떠난 적도 많았다. 그 때가 좋았을까. 남은 감성은 그 때를 그리워해도, 솔직히 난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진 않다. 너무 힘든 날이었으니.

재미 삼아 직원 이메일에 001, 002를 붙였고 다른 직원들 급여를 안정적으로 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 003, 004를 뽑기 시작하면서 회사가 숨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일도 많았고, 사장님과 내 급여도 안정됐고, 좋은 클라이언트를 많이 만나면서 회사도 조금씩 성장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늘어난 회사는 003을 보냈으나 010까지 뽑아 총 9명.


지난 번에 무슨 일로 기업 상담을 받다가, 누군가 내게 그랬다. “직원들이 잘 옮기지 않는 걸 보니까, 회사가 꽤 괜찮은가 봐요?” 난 이렇게 대답했다. “다들 재미있게 일해주니 외려 고맙지요”

기왕이면 무슨 일을 해도 재미있게 하자고,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회사를 만들자며 소주 잔을 기울였던 그 희망을 난 여전히 안고 산다. 솔직히 회사가 어찌 즐겁기만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서로 받은 스트레스가 있고, 서로 바쁘다 보면 누군가를 챙겨주지 못해 서운할 때도 많은데. 하지만 여전히 회사를 즐기고, 지켜주는 직원들을 보면서 절대로 불가능한 희망은 아니라 믿는다.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회사, 미디어브레인.

그리고 이제, 011을 뽑는다. 누군가는 나중에 올 임원을 위해 좋은 번호를 남겨놔야 하지 않겠냐고 고마운 제안을 주셨으나, 어차피 번호를 만나는 건 운명이고 인연이라 여긴 지금, 번호를 아까와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 어쨌거나 이 다음에 들어올 011은 운이 꽤 좋은 편일게다. 그래, 항상 내가 주장하듯, 먼저 들어온 넘이 장땡인 거다.

지금까진 사람 뽑기 위해 사장님과 내가 항상 먼저 움직였다. 그러나 011 만큼은 팀장인 009와 011의 사수가 될 006에게 맡겼다. 사람을 뽑기 위해 블로그에, 페이스북에, 트위터에 공지를 올리는 모습들을 보며, 내가 그네들을 뽑았을 때 느꼈던 그 설레임을, 다시 한 번 떠올린다. 누군가, 그 설레임에 동참하길 기대하며.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 미디어브레인과 함께 할 상콤발랄 신입사원을 찾습니다

PS> 아무리 설레임을 맡겼다고 직원 개인 블로그에서 채용 공고를 내다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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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처음 무렵. 정말 적은 돈으로 시작했던 까닭에 이런 저런 비품을 사지 못하고 어디서 얻어오거나 집에서 가져와 썼다. 업무에 꼭 필요한 컴퓨터도 마찬가지. 누군가 2-3년씩 썼던 중고 컴퓨터는 가래 끓듯 털털 거렸고 느려터진데다 까닭없이 멈추기도 했다. 돈 벌면 컴퓨터부터 사야지, 그렇게 마음먹고 있다가 첫번째 프로젝트를 마치고 첫 운영비를 받은 날, 그 때 기준 최고급 사양으로 조립PC를 맞췄다. 이제 느려터진 컴퓨터는 안녕~ 업무 생산성이 두 배는 뛸꺼야, 이런 생각을 하며 가슴 벅차게 주문한 제품을 기다렸다. 드디어 컴퓨터가 왔고, 케이블까지 깔끔하게 정리해 설치하고 전원을 켰는데… 안 켜지는 것이었다. 퇴근 무렵 물건이 온 것이어서 고객상담실로 전화도 못하고 하루 밤을 기다려 다음 날 전화했더니 멀쩡히 잘 테스트한 제품이란다. 그럼 뭘해. 안 켜지는데. 그래서 돌려 보내고 하루 지나 다시 받아 썼다. 그 과정 겪어본 사람만 안다. 얼마나 초조하고 짜증나는지. 그래서 결심했다. 내 다시는 조립PC를 사나 봐라.

최고급 사양으로 맞췄다고 해도 조립PC는 종종 속을 썪였다. 그러다가 프레젠테이션에 쓰겠다고 맥북을 구입해 써보다가 애플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 윈도 환경과는 견줄 수 없을 만큼 편리하고 안정된 맥이라니. 컴퓨터를 쓰려고 소비자가 이거 저거 만질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 쓰면 된다. 컴퓨터란 원래 이래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가 왜 레지스트리를 알아야 하고, 파일 구조를 알아야 하고, 복잡한 기계 상태를 알아야 하는가. 그 뒤로 우리 사무실 컴퓨터는 모두 맥이 됐고, 나중에 들어오는 식구들도 무리없이 맥에 잘 적응했다. 그리고 모두 애플빠가 됐다. 그러면서 깨달은 소중한 경험 하나. 컴퓨터 장비는 제대로 된 걸 사야 한다는 거다.

새해 첫 미디어브레인 업무용 맥북 4마리 ㅋ


중소기업들 돌아보면 비용 아끼려고 조립PC 사고, 거기서 더 아끼려고 사양 낮은 컴퓨터를 고른다. 물론 비용 좀 아끼겠지. 그러나 그 때 아낀 비용이 결국 또 다른 스트레스로 돌아온다. 성능 낮은 컴퓨터 때문에 작업 시간 오래 걸리고, 이유 없이 죽는 컴퓨터 복구하려고 하루 종일 난리 치고, 시끄러운 컴퓨터 때문에 머리 아프고... 기업에겐 이게 다 시간을 잡아 먹는 괴물이다. 당연히 그 시간 동안 일을 못한다. 손해는 모두 기업거다. 좋은 장비는 이런 위험을 줄여주는 확실한 보험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비싸고 성능 좋은 걸 사야 한다는 건 아니다. 물론 정말 돈이 많아 돈 걱정하지 않는다면 그런 걸 사도 되겠지만, 업무에 가장 필요한 수준이 있는 법. 그 수준에 맞는 검증받은 장비에 투자하는 것이 업무 생산성을 확실히 늘리는 길이다. 눈 앞에서 잠깐 돈 몇 푼 더 들어간다고 인상쓰지 마라. 좋은 장비는 좋은 결과물을 낳는 법. 장비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하루 이틀 날려본 경험 있는 사람이라면 다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그러니 장비 살 땐 제발 벌벌 떨지마라.

마지막으로 덧말 하나. 장비를 살 때 보면 최종 결정권자는 별 생각 없는데 오히려 중간 관리자들이 더 벌벌 떠는 일이 많다. 이런 표현까지 쓰면 좀 그렇지만 어차피 당신 돈 나가는거 아닌데 왜 그러나. 생산성을 생각하는 중간 관리자라면 장비에 투자할 줄 알아야 한다. 좋은 장비가 생산성을 올린다. 이건 진리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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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윈도우즈에서 맥으로 스위칭(switching) 하기

    Tracked from 2.0 STORY  삭제

    이 블로그가 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블로그로 만드려는 건 아니였지만 공교롭게도 계속 맥 이야기만 하게 되네요. 맥을 처음 접한 건 1998년, 광고를 전공하면서 공모전에 한 번 쯤 나가보자라는 생각에 무작정 학원을 등록하고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신사동 어디 쯤 있는 학원이었는데, 그 곳에서 처음 맥을 만져봤습니다. 마우스에 버튼이 하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름 큰 충격(?)을 받았었죠. 그 때는 맥으로 할 수 있는 건..

    2011/01/04 20:22
  2. 태터앤미디어의 생각

    Tracked from tattermedia's me2day  삭제

    중소기업들 비용 아끼려 조립PC 사고, 사양 낮은 컴퓨터를 고른다. 그러나 그때 아낀 비용이 결국 또다른 스트레스로 돌아온다. 성능 낮은 컴퓨터 때문에 작업 시간 오래 걸리고, 이유없이 죽는 컴퓨터 복구하려고 하루 종일 난리 치고, 시끄러운 컴퓨터 때문에 머리 아프고…

    2011/01/05 08:48

KT에게 서민은 봉인가?

재미 있는 디지털 2010/10/11 10:27 Posted by '레이'

수 년 전 우리 부모님 댁으로 KT에서 전화가 왔었다. 내용을 잘 모르는 아버지는 KT에서 돈을 돌려준다는 얘기만 듣고 무슨 얘긴지도 잘 모르고 네, 네 하셨단다. 내용은 이렇다.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 시내 전화를 가입할 때는 가입 보증금(명칭은 정확히 모르겠다) 25만원을 내야 했다. 이 돈은 나중에 전화를 해지하면 돌려주는 돈이다. 그런데 나중에는 전화 가입할 때 14만원인가를 받으면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제도로 바뀌었다. 그후 KT는 25만원을 낸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10만원을 당장 돌려주면서 14만원을 내는 제도로 변경을 권유하기 시작했고 이런 내용을 잘 모르는 아버지는 얼마든 당장 돈을 돌려준다니까 네, 네 해서 10만원을 돌려 받았다. 나중에 내가 이 사실을 알고 너무 화가 나서 전화를 했더니 KT측 답변은 간단했다. 전화 가입자한테 허락을 받은 거다. 너는 계약 당사자도 아니지 않느냐. 잘 모르는 어르신들에게 설명했다고 해서 그걸 다 이해했다고 생각하느냐, 라고 아무리 따져봐야 내가 계약 당사자가 아닌 이상 별 수 없었다. 나는 그 때 알았다. KT가 서민의 친구가 아니라는 걸. 그 후로도 부모님은 한동안 KT 전화를 쓰셨고, 3년 전 내가 우겨서 인터넷 전화로 바꿨다. 물론 보증금은 돌려받지 못했다. 

얼마 전 KT가 고객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시내전화 정액 요금제에 가입시켜 부당 이익을 취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 뉴스를 본 순간, 부모님 댁 전화를 인터넷 전화로 바꾸길 얼마나 잘했나, 스스로 대견해하면서 우린 피해가 없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YMCA 체육 프로그램을 좀 알아보려 YMCA 홈페이지에 갔다가 YMCA가 KT의 시내전화 정액 요금제 무단 가입 문제와 관련해서 규제기관인 방통위가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면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는 보도자료를 읽었다. 헐, 나는 시내 전화 무단 가입이 요 근래 얘기인 줄 알았더니 무려 2002년부터 있었던 일이란다. 

무단가입 사례를 읽어보니 기도 안찬다. YMCA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 전화국 간부가 전화국 직원들이 판매 목표를 채우기 위해 아파트 주민 전화번호나 학원 수강생 전화번호부에 나온 전화번호를 요금제에 가입시킨다고 고백했고 심지어는 본인 자신도 아들 고등학교 졸업 앨범에 있는 전화번호를 입력했다고 한다. 직원이 이렇게 한 이유는 간단하다. 본사에서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압력도 없는데 이렇게 했을 거라고?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다. 

 YMCA와 참여연대 등이 이 문제를 지적하고 고발하자 KT는 재발 방지와 환불을 약혹했으나 2009년 또다른 정액 상품을 무단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에 노인들도 있었다는 얘기를 읽고 나는 우리 아버지에게 전화해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도록 한 KT의 작전이 하루 이틀된 것이 아니고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KT에 항의 전화를 해 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KT의 고객 대응 방식에는 원칙이 있다. 목소리 크고, 똑바로 알고 세게 항의하는 사람에게는 물어주되 점잖게 말하고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물어주지 않는다는 거다(하긴 KT만 그럴까. 대부분 고객 불만 처리 방식은 다 이렇긴 하지만). 이번 환급금 문제도 KT는 해지 후 6개월이 지난 사람들에게는 자료가 없다며 환급을 거부한다고 한다. 솔직히 말해 나는 이 말은 믿을 수가 없다. 게다가 인터넷에는 환급금을 어떻게 받아냈는지 자신의 스토리를 올려놓은 블로그를 수도 없이 나타나니 말이다. 

KT는 유선전화 시장을 독점하면서 성장한 기업이면서도 유선전화 부가 서비스를 무단으로 가입시켜 수천억원 내지 1조원 가량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 이런 상황인데도 방통위는 왜 침묵하는가? 지금이라도 방통위는 KT가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못하도록 엄중히 관리해야 하며 서민의 돈을 돌려줘야 한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유선전화는 휴대전화도 쓸 수 없는 사회적 약자인 서민들이 쓸 수 있는 유일한 의사 소통 수단이다. 이런 점을 악용해 부가 서비스를 무단 가입시켜 부당 이익을 취한 것은 지나친 영업 활동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범죄다. KT는 즉각 국민 앞에 사죄하고 부당하게 취한 이익을 찾아 서민에게 돌여줘야 한다. 방통위는 이러한 KT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채찍해야 할 의무가 있다.사회적 약자인 서민도 보호받아야 할 국민이기 때문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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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할아버지의 일흔세 번째 생신입니다. 할아버지 생신을 까먹을 리 없겠지만 딸 아이는 인피니아 LX9500에 온 가족 생일을 입력해 놓고 미리 미리 챙기는데 익숙합니다. TV를 켤 때마다 조그만 팝업 창이 가족들의 생일이나 기념일을 알려주니 어지간해서는 놓칠 일이 없습니다. 얼마 전 고모의 결혼기념일까지 챙긴 턱에 적잖은 용돈을 벌었더랍니다.


외식도 좋지만, 오늘 만큼은 가족들이 모여 고기 파티를 하기로 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네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날입니다. 아빠는 미리 그동안 몰래 몰래 찍어뒀던 가족 사진을 컴퓨터에 넣어 인피니아 LX9500와 무선으로 연결해 놓았습니다. 미국에 가 있는 막내 삼촌도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예전엔 아빠가 다 일일이 다운받아 같은 폴더에 넣어놔야 했지만, 이젠 막내 삼촌이 구글 피카사에 사진을 올려 두어 굳이 다운받지 않아도 쉽게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인피니아 LX9500은 피카사 웹 앨범도 볼 수 있으니까요. 


다른 곳에 들렀다 오시는 할아버지와 달리 할머니는 음식 차리는 걸 도우시겠다고 조금 일찍 오셨습니다. 그런데 미리 서둔 탓에 할머니 하실 일이 별로 없었지요. 마침 할머니께서 어제 놓친 드라마 얘기를 하시기에, 인피니아 LX9500의 웹TV 기능을 이용해 어제 드라마를 찾아 보여드렸습니다. IPTV에선 일주일 지나야 무료지만 아직까지 인피니아 LX9500 웹TV에선 전날 방송도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언젠간 유료 서비스로 바뀔테지만요. 게다가 할머니는 식사 하느라 보지 못할 오늘자 드라마 녹화도 예약해 달라고 하십니다. 인피니아 LX9500에는 타임머신 레디 기능이 있어 방송을 녹화할 수 있거든요. 


할머니께서 드라마를 거의 시청하셨을 무렵 할아버지와 고모네 식구들이 도착했습니다. 불판을 놓고 다 같이 고기를 굽습니다. 그 틈에 아빠는 부지런히 고기를 구우랴 사진을 찍으랴 서두릅니다. 왁자지껄 즐거운 식사 시간이 끝나고 모두 함께 설겆이와 뒷 정리를 한 후 온 가족이 TV 앞에 앉았습니다. 아빠가 준비한 가족 사진을 인피니아 LX9500에서 감상합니다. 컴퓨터에 있는 사진들을 바로 불러오니 참 편리합니다. 조금 전에 찍은 가족 사진들도 바로 보이고, 무엇보다 막내 삼촌 사진을 볼 때 할아버지 할머니는 벌써 눈물이 맺힙니다. 막내 삼촌에 보내온 생신 축하 인사 동영상이 나올 때 할머니는 TV 화면에 바싹 붙어 앉아 마치 얼굴이라도 만지려는 듯 손을 내밉니다. 

사진도 보고, 막내 삼촌과 통화도 마치고 후식까지 다 먹었는데 갑자기 고모가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 합니다. 인피니아 LX9500에서 가벼운 게임을 찾아 아이스크림 내기를 합니다. 이럴 땐 꼭 하자는 사람이 걸리는 법. 고모가 아이스크림을 사러 간 사이 할머니께서 녹화한 드라마를 보잡니다. 


선명하고 쨍한 화질 덕에 드라마 주인공들의 화장 번진 자국까지 다 보입니다. 십오 년 동안 평면 브라운관 TV를 보시다가 얼마전에 42인치 LCD TV를 구입한 할머니가 처음엔 LCD TV 화질만한 게 없다 하시더니 인피니아 LX9500을 보시고는 진짜 화질 좋다 하십니다. 사람 눈이란 참 간사한 법이야,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드라마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아이스크림을 사러 간 고모가 돌아오고, 수다를 떠는 사이 아이스크림도 사라지고, 드라마도 끝났습니다. 가족들 모여 맛있는 고기도 굽고, 얘기도 하고, 선물도 오가고, 큰 화면에서 사진도 보고, 미처 못 본 드라마도 보면서 그렇게 할아버지의 생신 파티는 끝났습니다. 모두들 돌아간 후 딸 아이는 너무 많이 먹었다며 운동해야 겠다고 인피니아 LX9500 앞에 섭니다. 닌텐도 위로 살을 뺀 아빠에게(물론 아빠는 먹을 것도 줄이고 나름 노력을 많이 했지만 ^^) 자극을 받아 요즘 닌텐도 꽤 열심입니다. 

딸 아이가 운동하는 사이 아빠는 청소를 마치고 얼마전에 구입한 3D 블루레이 타이틀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을 꺼내 옵니다. 가족들 모두 열심히 보낸 하루였으니 오늘은 다 같이 영화 한 편 보면서 휴일 밤을 마무리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3D 안경을 끼고 즐기는 애니메이션이 꽤 실감납니다. 조금 과장해서 햄버거 비와 스파게티 폭풍 속에 휘말려 드는 느낌이랄까 ^^ 그렇게 주말이 끝나갑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또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오늘도 인피니아 LX9500 덕에 가족 모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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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한 번도 100을 깨보지 못한 진짜 완전 순정 백돌이지만(태국에서 96을 기록했으나 남쪽은 공이 더 잘 날아간다고 안 쳐준다고 하기에 ㅜㅜ), 그런 저에게도 믿기 어려운 기적 같은 샷이 있습니다. 그런 기적 같은 샷에 대한 희망이 있기에 골프가 더 재미있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2002년인가 3년인가 그랬을 겁니다. 골프에 막 재미를 붙여 틈만 나면 치러 다녔던 때였죠. 때는 마치 햇볕이 때리는 듯한 뜨거운 8월. 지금보다 훨씬 골프장 부킹이 어려웠던 시절이었는데도 낮 시간 부킹을 할 수 있었던 건, 엄청 엄청 더웠다는 얘기지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그땐 그렇게라도 치고 싶었으니까요. 

Let
사진 출처 : 플리커 R'eyes : 이 사진은 글과 아무 상관 없습니다 ㅜㅜ 

하도 오래된 얘기라 그저 여주 CC라는 것만 기억납니다. 혹시 코스가 생각날까 싶어 홈페이지에 가봤는데, 직접 가보면 몰라도 그렇게 해선 알 수가 없겠더라고요. 

어떤 코스인지, 몇 번 홀인지도 기억이 안나지만 어쨌든 동반자들은 대부분 그린 주변에 가 있고, 저는 90미터 피칭 샷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뛰어서 온 몸은 땀 투성이가 되었을 테고, 얼굴은 후끈 달아올랐겠죠. 제 손에 피칭을 건네준 캐디 언니는 카트를 몰고 그린에 올라가 깃대 옆에서 제게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그 방향으로 치란 얘기였겠죠.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클럽은 피칭입니다. 잘 치지는 못해도, 괜히 듬직한 그런 채 하나는 다 있는 법이잖아요. 가쁜 숨을 고르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휘둘렀습니다. 어, 근데 맞는 그 느낌이 정말 짜릿했어요. 

하늘로 높이 올라간 볼이 그린으로 향합니다. 캐디 언니 쪽으로 방향이 아주 잘 들어갔죠. 백돌이 온 그린 하겠네, 라고 생각하는데 그린에 떨어진 공이 통통 구르더니 홀컵으로 그냥 들어가 버리는 겁니다. 그런데 정말 희한한 건 90미터나 떨어져서 잘 안 보일거라 생각했는데 홀컵으로 들어가는 제 공이 진짜로 축구공만해 보이는 거 있죠. 

캐디 언니도 놀라고 저는 채를 집어 던지고 그 자리에 드러누웠습니다. 같이 치던 형님들도 난리가 나서 이게 무슨 일이야 시끌벅적했지요. 일어나서 정신없이 채를 들고 그린으로 달렸습니다. 하이파이브 하고, 뭐 신났지요. 

그래서 뭐야? 버디야, 이글이야? 다들 말이 많은데 정작 스코어 카드를 적는 캐디 언니는 웃기만 했고 저는 실토했습니다. 따블이야(더블도 아니고, 이럴 땐 따블이라고 발음해야 하는 거죠 ㅜㅜ).

얼핏 기억하기로 그 홀은 티잉 그라운드 바로 앞이 러프였습니다. 티잉 그라운드가 조금 높았고, 그래서 최소한 저 러프는 넘겨야지, 라고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갔었지요. 당연히 드라이버는 쪼로가 나서 러프에 떨어졌고 아이언을 들고 삽질을 반복하며 버벅이는 사이 동반자들은 벌써 그린 주변까지 올라가 버린 겁니다. 사실 그 피칭샷이 들어가지 않았으면 양파는 따놓은 홀이었던 거죠. 

기적 같이 90미터 샷 넣어놓고도 따블되는 바람에 뭐 생색도 못내고, 그땐 볼도 아무 거나 막 쓰던 때여서 기념으로 간직한다고 백에 넣어두었다가 어느 틈엔가 잃어버리고 말았지요. 그래도 그 샷에 대한 기억 만큼은 남아 있어, 여전히 피칭을 들면 근거 없는 자신감만 가득합니다. 언젠간 또 그런 샷을 한 번 더 날릴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면서요.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번엔 진짜 기적같은 퍼팅 얘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하긴 뭐 그래봐야 10미터 넘는 거 퍼팅으로 넣었어요, 겠지만서두.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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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TV는 애물단지였다. 거실에서 TV를 치우자는 움직임이 있었을 정도고 실제로 많은 사람이 거실에서 TV를 치우고 생활 패턴이 달라졌다고 했다. TV를 치우니 가족들끼리 대화가 늘고 책을 읽는 시간이 많아졌단다. 일리 있는 얘기이고 모여서 TV만 쳐다보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모습이다. 그래서 한 때 우리 집도 TV를 치울 고민을 했었다는 얘기는, 이미 지난 번 글에서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TV를 치우지 않았다. 우선, TV가 주는 해악보다는 이익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TV에 들어가는 다양한 첨단 기능은 TV를 단순한 바보 상자가 아닌 메인 디스플레이 장치로 변화시켰다. 이런 거다. 

인피니아 LX 9500을 비롯해 최근 TV에는 USB 메모리나 외장형 하드디스크를 연결해 동영상, 사진은 물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내가 가장 즐겨 쓰는 이유는 바로 사진 보기 기능이다. 사진이라니? 동영상이 아니고? 이렇게 반문하겠지만, 진짜 사진 기능을 많이 쓴다. 이건 부모님 때문이다. 

USB를 꽂으면 자동으로 이 메뉴가 나타난다


5주 동안 미국에 가 있던 딸 아이는 일주일마다 이메일로 사진 몇 장을 보내오곤 했다. 우리야 그렇다 쳐도 하나밖에 없는 손녀 딸과 이렇게 오래 떨어져 본 적이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하루가 멀다하고 메일 왔느냐, 사진 왔느냐를 물어보셨다. 딸 아이가 보낸 온 사진을 USB 메모리에 LX9500으로 보여드리면 게임 끝. 작은 컴퓨터 앞에 모여 앉을 필요도 없고 커다란 화면에서 손녀 딸 사진을 보면서 흐뭇해 하시는 걸 보면, 다른 건 몰라도 TV로 사진을 보는 기능이 어르신들에겐 진짜 괜찮은 기능이란 생각을 했다. 딸 아이가 돌아와서 미처 보내지 못한 이백여 장의 사진을 인피니아 LX9500으로 보면서 할아버지, 할머니는 세상 참 좋아졌다는 말을 몇 번씩 하셨다. 

게다가 인피니아 LX9500이 지원하는 DLNA 기능을 이용하면 집 컴퓨터에 있는 영상, 사진, 음악 파일들을 네트워크를 통해 불러다 재생할 수 있다. 인피니아에 딸려온 PC용 네로 미디어홈 서버 프로그램을 윈도 운영체제에 설치하면 끝. 처음 한 번만 연결해두면 컴퓨터에 있는 영상과 사진을 언제든 쉽게 불러와 볼 수 있어 꽤 편리하다(솔직히 우리 집이 맥을 메인으로 쓰는 까닭에 윈도 환경에서 간단히 테스트만 해보고 이런 용도로는 자주 쓰지 못했다. 맥용 DLNA 서버를 찾아보긴 했으나 딱히 마음에 드는 녀석이 없었다. 만일 쓸만한 맥용 DLNA 서버가 있다면 꼭 이렇게 연결하고 인피니아 LX9500을 메인 디스플레이로 써보고 싶다).

붉은 박스 안의 글자를 보면 네로 미디어홈서버에서 연결했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인피니아 LX9500의 화질 하나는 인정해야 했다. 원래 보고 있던 나름 Full HD인 스칼렛의 화질에도 불만스럽지 않았는데 체험단이 끝나고 인피니아 LX9500을 돌려주고 나면 틀림없이 스칼렛의 화질에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을 듯. 쨍하고 선명한 것은 기본이고 TV에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 화장 자국까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블루레이로 본 원티드의 생생한 화면은 좀처럼 잊기 어려울 듯 싶다. 같은 블루레이라도 LX9500으로 본 화면은 정말 달랐으니. 덕분에 옛날에 보던 DVD와 몇 개 안되는 블루레이 타이틀을 두어번씩 돌려보기는 했다. 자주 가는 쇼핑몰에서 블루레이 타이틀 몇 개 담아 놓긴 했는데 인피니아 LX9500 보내기 전에 지를 계획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인피니아 LX9500의 가장 멋진 기능 중 하나인 3D 기능을 넉넉하니 체험하지 못했다는 거다. 스카이라이프의 3D 시험 방송이 있긴 하나 집중해서 볼 만한 프로그램이 많지는 않다. 블루레이 타이틀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얼마 전에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가 3D 버전으로 나왔고(이것도 장바구니에 담아놨으나 아직 결제를 못하고 있다는) 조만간 아바타 등도 나올 예정이라니 인피니아 LX9500 돌려 보내기 전에 꼭 한 번 봤으면 좋겠다. 

스카이라이프 3D에서 보여주는 애니 하이라이트인 트리로보


인피니아 LX9500을 들여 놨다고 해서 우리 가족의 TV 시청 시간이 크게 늘어난 건 아니다. 어차피 TV를 보는 시간은 주말 정도로 정해져있으니 그것보다 더 많이 볼 형편도 아니었고. 그러나 TV를 활용하는 방법이 다양해진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공중파 방송을 보는 것보다 사진과 블루레이 같은 동영상을 보는 시간이 더 늘었다. 가끔은 3D 채널의 신기함도 즐겼고, 게임하는 데도 꽤 많이 썼다(솔직히 다이어트 한다고 위핏하는데 시간을 제일 많이 보내긴 했으나 위핏은 화질과 그다지 연관성이 없는 관계로 ^^). 

아직 인피니아 LX9500을 살펴볼 시간이 조금 더 남기는 했다. 나는 이 기간 동안 몇 개의 블루레이 타이틀을 살 생각이고 선명하고 쨍한 화질을 좀 더 느껴볼 계획이다. 지금 보는 스칼렛을 바꾸려면 몇 년 더 기다려야 할테고, 그동안 인피니아 같은 좋은 TV들이 더 많이 나오긴 하겠지만 어쨌거나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건 인피니아 LX9500이니 즐길 수 있을 때 충분히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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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좀 뺐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 결과만 보지, 그 과정이 어떤지는 사실 잘 모른다. 하긴, 나도 결과만 보고 덜컥 따라 했지 그 과정이 이렇게 힘들다는 걸 알았다면 아마 시작도 하지 않았을 거다. 아마 한 번 더 하라면 못할 지도. 

5월 12일 다이어트 시작한 이후로 3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예전보다 80-90% 정도를 먹으면서 69kg을 유지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는 술도 마신다. 대신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늘었다. 점심 먹고 삼십분 정도 걷기, 집에서 위핏을 이용한 근력 운동,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은 걸어서 출근하기 뭐 이런 정도다. 어쨌든 아직은 꽤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한 셈이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다이어트를 할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도 가족들이 많이 도와줬기 때문이다. 끊이지 않고 유기농 채소를 사와 샐러드를 만들어 댄 아내, 아빠 때문에 풀밭이 된 식단을 불평하지 않고 잘 먹던 딸이 아무래도 일등공신이다. 다이어트 기간엔 외식 한 번 못했는데 불평하지 않았고 주말마다 기운 없다는 핑계로 꼼짝하지 않는 아빠를 들볶지 않았다. 정말 먹고 싶은 게 있을 땐 둘이 나가서 먹고 오는 눈치긴 했지만! 

회사 동료들도 꽤 많이 참았다. 우리처럼 규모가 작은 회사에선 누구 한 사람이 밥 안 먹는다고 하면 꽤 신경 쓰인다. 특히 그 사람이 살림 책임지는 사람이라면 더 그럴 거다. 게다가 눈치 보여서 간식도 제대로 못 먹었지, 회식도 제대로 못했지... 진짜로 내가 다이어트 하는 두 달 동안 - 묘하게 사장님도 저녁을 안 드시는 다이어트를 하셨던 까닭에 - 우리 직원들은 회식 다운 회식을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공식적으로 다이어트가 끝나던 날, 그래서 거하게 먹기는 했다. 난 그 날 마무리가 기억이 안 나고 ㅜㅜ 

수백 명의 애인들(!)도 절대적으로 도와줬다. 보통 사람을 만나면 뭔가 맛난 걸 먹어야하는데, 채소 도시락을 싸오지 않나, 식당에 가도 먹는 게 비리비리 하질 않나, 만나는 사람으로선 짜증 날 수밖에 없을 텐데도 잘들 견뎌주셨다. 그 수많은 애인들은 요즘 내가 너무 살이 빠져 볼품없다는 이유로, 다시 살찌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믿거나 말거나! 

자, 인사는 여기까지 하고... 무엇보다 살 빼고 나니 좋은 건 몸이 가벼워졌다는 거다(사실 이건 말할 것도 없는 장점이다). 게다가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자잘한 질병들이 대부분 없어졌다. 속이 항상 더부룩하고 가스가 찼던 것(화장실 가기가 얼마나 편해졌는지), 아침마다 일어나면 어깨를 비롯해 온 몸이 쑤시고 아팠던 것(이건 요즘 꾸준히 운동을 한 탓이기도 하겠다), 샤워하고 나면 온몸이 가려웠던 것(이건 음식을 조절하면서 식품첨가물을 거의 먹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손을 비롯해 몸이 붓던 일(붓지 않은 생생한 손 느낌이란) 등이 모두 없어졌다. 살 빼지 않았으면 도저히 몰랐을 인생의 즐거움이랄까! 

하지만 이를 위해 정말 많은 걸 희생해야 했다. 무엇보다도 다이어트 기간엔 제대로 먹지 않아 힘이 없으니 인생이 재미가 없다. 성격도 예민해지고, 우울하다고 표현해야할까 항상 기분이 가라앉아 있다. 좋게 말하면 기운 없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성질부리는 거다. 감정 조절이 쉽지 않아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고, 한 번 낸 화가 잘 풀리지도 않는다. 이런 나를 받아주느라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생각하면 그지 없이 미안하다. 

게다가 외식 절대 금지다 보니 사람을 만날 수가 없다. 술 자리는 당연히 없고 한동안 외부 사람들과 연락을 끊거나 약속을 정중하니 밀어야 했다. 이게 한 두 달 쯤 되다 보면 사람들이 연락을 안 한다. 사람들과 멀어진다는 거, 이거 견디기 힘든 일이다. 이건 사람 사는 게 아니야,라며 매일 투덜대기도 했으니. 살 뺀 이후 그거 복구하느라 열심히 술 달리고 있다 ㅜㅜ

마지막으로 하나 더 꼽으라면 맞는 옷이 없어 옷을 다 다시 사야 해서 옷 값이 많이 든다는 것도 큰 아픔이다. 옛날 옷을 입으면, 진짜 사람 없어 보인다.  

다이어트 끝나고 먹는 양을 조금씩 늘리다 보니, 세상 모든 음식이 어쩌면 다 그렇게 맛있는지.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느꼈고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면 인생이 얼마나 재미없는지도 깨달았다. 

내 얘기를 듣고 주변에서 다이어트 하겠다는 분들이 많다. 한약은 어디서 샀느냐, 식단은 어땠으며 운동은 어떻게 했느냐 등등 물어본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해 보니, 사람마다 모습이 다르고 신체가 다르고 상황이 다른 것처럼 다이어트 방법 역시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처럼 많이 먹고 덜 움직이던 사람은 굶으면서 다이어트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적게 먹는 사람이나 이런 저런 일로 신경 많이 쓰는 사람은 이런 식으로 다이어트해선 성과도 없을뿐더러 몸이 많이 힘들지도 모른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니 결국 자신에게 맞는 다이어트를 찾는 것이 몸도 버리지 않고 살도 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우리 사무실 식구 중에 나를 포함해 네 명이 지난 세 달 동안 살을 많이 뺐다. 이 중에서 굶은 건 나뿐이고 다들 간식이나 저녁식사 양을 줄이고 운동하면서 뺐다(그걸 보고 있노라니 굶은 게 억울하긴 하지만!). 

이제 겨우 4개월째 접어들면서 다이어트에 대한 글을 쓰는 게 부담스럽고, 지나고 나니 다이어트가 참 쉽지 않았고 참 미련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방법은 현명하게 찾아야하지만 행동은 미련하게 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식단과 습관을 바꿔 다이어트를 했으니 이 식단과 습관을 잘 유지하면서 기왕 얻은 기쁨을 지키는 것이 큰 숙제다. 뭐, 요즘 같은 분위기론 별로 걱정 안해도 될 듯하다.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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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어떤 키워드로 내 블로그에 들어오는지 살펴보는 건 꽤 재미있다. 한때 자전거 타면 엉덩이 아프다, 이런 글을 썼더니 ‘엉덩이’로 검색해서 들어오는 사람이 꽤 많았고(엉덩이가 키워드 1위였던 적도 있다는!), 아버지 칠순 얘기를 썼더니 ‘칠순 선물’로 들어오는 일도 있었다. 가끔 누군가가 ‘레이’ 라고 쳐서 들어오는 걸 보면 좀 무섭기도 했고. ^^ 그러다가 얼마 전에 발견한 키워드 한 개는 ‘잠실에서 오붓하게 술 마실 만한 집’이었다. 

한동안 맛집 얘기를 많이 써서 잠실 맛집, 뭐 이런 거와 연관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이 키워드를 본 순간 오랜만에 술집 이야기 하나 써야겠다는 의지가 불끈 솟아올랐다. 오, 추천할 만한 집이 하나 있다는 얘기다. 

사실 한동안 다이어트 한다고 주지육림(!)을 다 끊었더니 요즘은 누굴 만나도 갈 데가 별로 없었다. 그러다가 나도 우연히 검색해서 찾은 집이 바로 신천에 있는 ‘후쿠’라는 이자까야였다. 신천 이자까야 치면 이 집, 꽤 많이 나온다. 

나도 블로그를 쓰지만, 블로그 추천 집을 잘 믿지는 않는데(헐, 이 무슨!) 이 집은 괜히 끌렸다. 한 번 가보지 뭐, 그러다 보니 어느덧 네 번인가 다섯 번을 가게 됐고, 주절주절 글까지 쓴다. 

후쿠는 청주(사케)와 이런 저런 안주류를 파는 소위 말해 이자까야다. 청주도  꽤 종류가 많고 안주는 양이 많지는 않으나 나름 깔끔하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계란말이. 개인적으로는 날치알 들은 녀석이 제일 맛있었고, 참치 들은 것도 꽤 든든했다는. 소스를 위에 뿌려 나오는데 소스가 너무 많이 묻은 것 같아 소스를 빼고 달라 했더니 다음부터 주문할 때마다 알아서 챙겨주는 센스도 고맙다. 

개인적으로 감동한 메뉴는 쯔쿠노야키라고 닭고기를 스테이크처럼 튀긴 녀석이다. 해물모듬이나 모듬 사시미도 3만5천원에서 6만원 사이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 좋다. 안주를 잘 못 고르겠으면, 오늘의 추천 안주를 달라고 해도 좋은데, 생선 조림류는 좀 늦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청주 병을 시키면 갈은 얼음이 담긴 통에 담겨 나와시원하게 마실 수 있다. 우리는 제사상에 청주를 올리는 문화가 있어 사케를 데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원래 좋은 사케는 시원하게 마시는 경우가 훨씬 많단다. 

사실, 이 집에서 좀 오붓하게 먹으려면 일찍 가서 맨 안 쪽에 있는 방에 앉아야 한다. 상 밑으로 바닥을 파 놓아서 다리를 내리고 앉게 만든 방엔 테이블이 딱 두 개 있어서 조용히 술마시기 좋다. 난 항상 일찍 가는 편이라서 이 집이 조용한 줄 알았는데 한 번은 아홉시쯤 갔다가 어유, 시끄러워 죽는 줄 알았다. 손님도 많고, 그 때쯤 얼큰하게 술이 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꽤 컸으니 말이다. 자리도 간신히 하나 남은 거 잡았다. 

잠실에서 오붓하게 먹기에 후쿠는 괜찮은 집이다. 과하게 저녁먹고 2차로 가기에도 좋겠지만, 살찐다. ㅜㅜ 그저 시원한 청주와 깔끔한 안주로 부담없이 한 잔 하고 싶다면, 후쿠를 권해본다. 후쿠는 신천 먹자골목 성당 사거리에서 아시아공원 쪽으로 가다가 새마을식당 앞에서 좌회전해 오십여 미터 쯤 들어가면 왼쪽에 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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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カムジャタン

    Tracked from 韓国料理 韓国家庭料理 「おいしい韓国料理店 烏鵲橋」  삭제

    肉が少し付いている豚の背骨を長ネギや生姜、大蒜等と一緒に長時間煮込み、皮を剥いたジャガイモを丸のまま、もしくは大きめに切り一緒に茹で、大量の唐辛子やコチュジャン、テンジャン、醤油、塩などで味付けをする。...

    2010/08/25 11:49

TV 리모컨은 달라져야 한다

재미 있는 디지털 2010/08/23 09:23 Posted by '레이'
TV 볼 때 가장 불편한 건 무엇일까요? 자자, 가만 생각해 봅시다. 일단 TV를 켜야지. 그런데 리모컨, 어, 리모컨 어디 갔지? 오늘도 자취 없는 리모컨 찾아 소파 밑, 거실 구석구석, 심지어 냉장고까지 뒤진 후 결국 TV 장식장 한구석에서 간신히 찾아냅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거기다가 치웠던 게 틀림없지요.

우습게도 TV를 더 편리하게 보자고 만든 리모컨이 오히려 가장 불편한 존재가 된 건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TV를 켜고 끄며, 채널을 돌리고 소리 크기를 조절하는 용도에 맞춰 태어난 현재 리모컨 스타일은 웹 TV를 넘어 위젯 TV, 스마트 TV로 향하는 TV와 어울리기엔 2% 부족합니다. 실제로 리모컨으로 글자나 숫자 한 번 입력해 보셨나요? 이건 거의 인내심 테스트 수준입니다. 네, 결국 TV가 달라지는 만큼 리모컨도 달라져야 한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LG 인피니아 LX9500은 아마도 리모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편을 잘 알고 만든 듯합니다. 솔직히 기본 리모컨은 디자인 같은 건 좀 개선되었을망정, 예전 리모컨에 비해 크게 달라진 건 없습니다. 새로운 기능 추가된 정도라고 할까요. 몇 번 밝혔듯이 저는 이미 LG의 스칼렛을 보고 있기 때문에 LG전자 리모컨에 꽤 익숙한 편입니다. 응? 그런데 리모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편을 잘 알다니?


속내도 모르면서 이렇게 단정 짓는 건, 기본 리모컨 외에 추가로 주는 매직 리모컨 때문입니다. 요거 조금 과장을 보태서 얘기하면 해리 포터가 들고 있는 마술 지팡이 같습니다. 놓치지 말라고 끈도 달렸군요. 이건 어디다 쓰는 물건일까요. 언뜻 보니 확인 버튼과 채널, 소리를 조절하는 버튼만 있을 뿐 매우 간단합니다.

매직 리모컨은 마치 마우스 같은 리모컨입니다. 매직 리모컨의 버튼을 누르면 옆으로 살짝 기울여진 화살표가 나타나고 매직 리모컨을 움직이면 방향에 따라 화살표가 움직입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듯한데? 네, 닌텐도에서 나온 Wii라는 게임기의 리모컨과 비슷합니다.


매직 리모컨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입체영상설정, 홈 메뉴, 간편영상채널, 영상채널목록, 웹TV, 스크린 리모컨이라는 메뉴가 나타납니다. 이제 화살표 커서를 움직여서 조작하고 싶은 메뉴를 마치 마우스 클릭하듯 선택하고 확인 버튼을 누릅니다. 메뉴마다 서브 메뉴가 나타나고 역시 마우스로 움직이듯 편리하게 선택합니다. 이렇게 움직이지 않았다면 기존 리모컨의 이동 키를 몇 번씩 반복해서 누르고 있겠지요. 요즘 같은 시대에 이게 웬 노가다! 하고 할 법합니다.


제일 편리한 건 채널을 선택하는 겁니다. 기존 TV 리모컨으로 채널을 바꾸려면 채널 이동 버튼으로 하나씩 옮기거나 숫자 버튼을 눌러 원하는 채널로 바로 이동합니다. 다른 채널에서 뭘 하는지 궁금하다면 몇 번씩 또 왔다 갔다 해야 합니다. 게다가 IR 방식의 리모컨은 때론 반응 속도가 좀 느리니 성질 급한 사람은 리모컨 키를 몇 번씩 누르고 맙니다.

자, 매직 리모컨으로 영상채널 목록을 누르면, 아하, 한 번에 15개의 화면이 한꺼번에 보입니다. 게다가 느리지만 영상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한 번에 보이는 화면 수는 더 늘릴 수 있고, 자주 보는 채널만 모아서 볼 수 있습니다. 보고 싶은 채널을 매직 리모컨으로 꼭 찍어 누르면 바로 이동! 이것보다 더 편리한 채널 이동 방법은 없을 겁니다.

안타깝게도 HDMI로 연결한 외부 장비의 채널은 잡을 수 없군요. 유선 채널 같은 것들은 한 눈에 잡을 수 있어 아주 편리합니다. 간편영상채널을 선택하면 다섯 개 화면으로 간단하게 보입니다.


홈 버튼을 누르면 매직 리모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본 메뉴들이 나옵니다. 기본 리모컨의 메뉴 버튼을 누르는 것과 좀 다르고요, 솔직히 더 예쁩니다. 예뻐도 불편하면 꽝이지만, 예쁜데다가 더 편리하다니!

기본으로 제공하는 게임 중에서 몇 개는 매직 리모컨을 활용하는 게임인데,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 아이들은 좋아할 듯합니다.

매직 리모컨은 기본 리모컨과 개념이 달라 어른들은 좀 불편하실 듯 싶었는데요, 생각보다 금방 적응하신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물론 저희 부모님은 인터넷 접속하고 메일 정도는 쓰시는 분들이라 그렇긴 하겠지만, 기본 리모컨보다 더 직관적이니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로 쉽게 쓰실 둣. 


매직 리모컨 말고도 정말로 켜고, 끄고, 채널을 바꾸고 소리를 조절하는 용도에 딱 맞게 만들어진 소형 리모컨도 하나 더 줍니다. 이 정도면 리모컨 찾아 헤맬 일이 없지요. 어딘가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리모컨이 하나씩 있으니까요.

TV가 달라지는 만큼 리모컨도 변해야 합니다. LG 인피니아 LX9500의 매직 리모컨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은 리모컨 하나로 TV가 얼마나 더 편리한지 직접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LG 인피니아 TV의 다음 리모컨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가, 내심 기대를 많이 해 봅니다. 앞으로도 진짜 멋진 리모컨을 기대합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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탠커레이 앤 탠커레이

행복한 음식 얘기 2010/08/22 23:15 Posted by '레이'
’레이’가 ‘텐커레이’를 만난 건 운명이야.

어릴 적 친구 녀석과 바에 마주 앉아 탠커레이를 처음 시키던 날, 이게 무슨 술이냐고 묻던 친구에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갖다 붙인 말이긴 하지만, 나름 꽤 그럴듯한 표현 아닌가.

칵테일을 취미 삼으면서 만난 나는 예전엔 미처 모르던 꽤 많은 술을 알게 됐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멋진 술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단연 탠커레이를 꼽겠다. 은은한 과일 향 속에 묻어나는 진의 강렬함 때문에 첫 잔을 들어 선뜻 마시기에 두렵지만 막상 들이켰을 때 다가오는 부드러움은 탠커레이만의 특징이다. 물론 진이라는 술만 놓고 봤을 때 향이 더 특별한 헨드릭스도 예술이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탠커레이에 더 끌린다. 게다가 정말 기대하지 않았다가 만난 탠커레이 넘버텐엔 그저 홀딱 반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녀석은 탠커레이보다 훨씬 더, 부드럽지 않은가!


진이 유명한 건, 아마 진토닉 떄문일게다. 그런데 내가 어디 가서 진토닉이란 칵테일을 시키면 누군가는 그런 뻔한 걸 시키나 하는 눈으로 쳐다보고, 누군가는 맛도 없는 진토닉, 이란 표정으로 쳐다본다. 진토닉이 너무 흔하고 맛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진토닉을 못 마셔본 분들이다. 진토닉은 진과 토닉워터를 1대 2정도의 비율로 섞고 거기에 라임즙이나 레몬즙을 넣은 후 역시 라임이나 레몬 슬라이스(혹은 조각)을 띄운 칵테일이다. 당연히 진이 맛있어야 하고 토닉워터는 탄산이 풍부해야 한다. 레몬 혹은 라임이 신선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만일 이름도 없는 싸구려 진과 탄산 빠진 토닉워터로 만든다면, 절대로 맛있을 리 없다. 얼마 전 집 앞 바에서 진토닉을 시켰다가 첫 모금을 대고 바로 후회했다. 역시 아는 집이 아니면 칵테일은 함부로 주문할 것이 아니다.


도대체 진토닉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묻는 분들에게 탠커레이와 새 토닉워터, 그리고 신선한 레몬이나 라임(아, 하지만 라임을 구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으로 만든 진토닉을 권하고 싶다. 나는 그저 술이 좋아 혼자 만들어 즐길 뿐이지만, 나 때문에 진토닉을 새롭게 본 분들이 꽤 많다는 점은 자랑해도 좋겠다.


어쨌든 내가 탠커레이를 정말 좋아하는 걸 아는 미디어브레인 식구들이 탠커레이와 탠커레이 넘버텐 세트를 선물했다. 금요일, 사정이 있어 현지 퇴근하고 토요일에 사무실에 가보니 예쁜 박스에 담긴 두 녀석이 싱긋 웃고 있는 게 아닌가.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을 텐데, 구하느라고 애쓴 마음이 더 고마울 뿐이다. 안 그래도 집에 한 병 갖춰 놓고 야금야금 마셔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탠커레이 세트라니!


떡 본김에 제사 보낸다고 바로 만든 진토닉 한 잔. 아, 사실 탠커레이에서는 진토닉이라고 부르지 않고 탠커레이 앤 토닉, 줄여서 T&T라고 부른다. 다르게 보이고 싶은 그 자부심. 탠커레이라면 충분히 인정할만 하다.

이런 저런 일로 정신이 없어서 올 여름엔 미디어브레인 식구들에게 모히토도 제대로 대접하지 못했다. 결정적으론 민트를 다 죽여서 그렇긴 하지만 ㅜㅜ 선물 받은 탠커레이는 나 혼자 마시고 ^^ 사무실에 있는 탠커레이로 진토닉이든, 탐 콜린스든 한 잔씩 돌려야겠다. 솔직히 그저 적당히 흉내만 내는데도 다들 맛있다고 즐겨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산다는 거, 이런 게 다 즐거움 아니겠는가.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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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년 만에 다시 잡은 골프채가 손에 익도록 실내 연습장에서 슬슬 몸을 풀기도 어느덧 스무 날 정도 됐다. 한참 쉬었어도 배운 게 있긴 있다고 아주 삽질을 한 건 아니지만, 솔직히 말하면 실외 연습장 가서 확인하는 게 두렵다.  

뒷 땅도 치고 생크도 나고 예전 나쁜 버릇들을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나름 열심히 연습한 탓에 요즘은 7번 아이언 맞는 느낌이 꽤 좋았다. 예전에 선배들이 공 잘 맞을 땐 따귀 맞는(!) 소리가 난다 했던 기억이 있는데 가끔 그런 소리와 느낌도 있었다. 어우, 이제 슬슬 실외로 나갈 때가 되었나 보다 그런 생각이 들 무렵, 실내연습장에 있는 스윙 분석기가 눈에 보였다. 


카메라 앞에서 볼을 치면 스윙 동작을 보여주고 볼의 거리 정도를 간단히 알려주는 분석기다. 솔직히 처음에도 저거 한 번 해볼까 하다가 볼도 안 맞고 사람들 눈도 있고 해서 - 말도 안되는 폼으로 스윙 분석기 앞에서 휘두르기란 얼마나 챙피한지 - 한 번도 안 써 봤는데 그 날 따라 마침 연습장에 사람도 없고, 아이언도 잘 맞고 해서 욕심을 내 올라가 봤다. 

카메라로 찍은 내 모습, 그럼 그렇지. 아저씨 스윙은 아니어도 이건 여전히 골프 폼이라고 할 수가 없을 정도다. 백스윙은 너무 낮게 올라가고 피니시는 어정쩡하다. 7번 아이언으로 맘 먹고 친 건 겨우 100미터 나갔다고 나오고. 이럴 줄 알았지만 실제 결과를 확인하니 더 참담하다. 

그래도 뭐, 아주 형편없지는 않네, 마음을 달래고 다시 한 번 스윙분석기에 올랐다. 다시 스윙. 스윙분석기는 내 스윙과 프로의 스윙을 비교해서 보여주는데 뭐 요거 요거만 고치면 스윙은 그닥 나쁘지 않겠네(하여튼 혼자 달래고 위로하는 재주는 세계 최고). 

다시 내 타석으로 돌아와서, 천천히 생각해본다. 백스윙은 살짝 높이 들고, 내려오면서 요맘 때서 채를 던지고 피니시는 이렇게. 연습 스윙은 (항상 그렇지만) 좋다. 자, 간다~ 

문제는 그 때부터다. 마음 먹고 잘 쳤는데 생크. 옆 타석에 누가 없었길래 망정이지 있었더라면 미안하다고 고개 한참 숙였을 뻔했다. 어랏? 두번째 스윙도 생크. 세번째도 생크. 뭐여? 슬슬 당황하기 시작하면서 백스윙에 신경 쓰기 시작하니 또 생크, 아니면 뒷땅. 하나가 무너지니 여지없이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이래서 어설피 알면 더 큰일나는 법이다. 몇 번을 쳐봐도 여전히 생크나서 채를 집어 던진 채 십 분을 멍하니 앉아 있다 올라왔다. 혼자서 맞추는 데만 급급하다 보니 결국 뭔가를 알았다고 해도 그 때문에 줄줄이 망가진 거다. 아무래도 레슨을 받아야 하는데, 예전에 골프 배울 때 겪은 몇 가지 경험 때문에 실내연습장 프로에 대해 끊없는 불신을 갖고 있으니 이도 참 큰일이다. 

그게 지난 주 얘기다. 주말 쉬고 다시 화요일. 내일은 밥이 되든 죽이 되든 다시 한 번 연습장엘 내려가야 할텐데. 그러게 괜히 스윙 분석기엔 올라가가지고 일을 크게 만들었나. 어설피 알면 더 큰일난다는 걸(하긴, 그게 꼭 골프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서도) 다시 한 번 절실히 깨닫는 중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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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후기

사랑하며 사는 삶 2010/08/17 11:13 Posted by '레이'
나이를 먹다 보면, 생일이란 거, 그렇게 특별한 느낌이 없다. 물론 앞 자리 초가 하나씩 늘어날 때는 좀 심란하지만,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슬슬 받아들여야지. 대신 우리 집에선 뒷자리 초는 안 꼽는다. 나는 네 개, 엄마는 여섯 개, 아버지는 일곱 개. 이런 식이다. 


그래도 이번 생일은 지난 몇 해보단 조금 더 특별했다 할까. 생일날 12시가 되자마자 정확하게 들어온 딸 아이의 축하 문자(물론 예약 전송이었겠지만!). 자기 방 서랍 어디를 열어보면 편지와 선물이 들어 있단다. 이 녀석, 자기 없는 동안 아빠 생일 있는 게 마음에 걸렸던지 출국 전날 부랴부랴 편지를 쓰고 선물을 사와 자기 방에 감춰뒀던 모양이다. 편지에는 내내, 아빠 감동 먹었다고 울지마, 라고 써 놨다. 이래서 한 번 눈물 보이면 책 잡히는 거다. ㅜㅜ 


이메일 쓰면서 편지 쓰는 재미를 붙이셨던지 우리 엄마. 선물이라고 담아준 현금 봉투에, 이메일이 아닌 실제 편지를 쓰셨다. 아들이 뭐 그렇게 거짓된 삶을 사는 것도 아닌데(흐음, 그렇다고 내 삶이 모두 진실일 순 없겠으나) ‘진실하게 살고 승리하라’고 쓰셨다. 엄마, 그저 건강하게 잘 자랄게요, 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손녀가 중학생이 돼도, 아들은 그저 아들일 뿐일 테니. 


사장님이 손수 가서 사오신 케이크. 케이크를 만들고 글씨를 써 준 분의 마음도 고맙다. 초에 불을 붙이고 미디어브레인 식구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는 기분, 참 묘하다. 이런 저런 인연으로 함께 만난 식구들에게 그저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더 많이 즐겁게 일할 수 있기를. 


선물로 받은 갈색 노트엔 날마다 한 마디씩 적어보겠노라고 다짐을 하나, 이제 겨우 하루치 소감을 적었을 뿐이다. 내용을 공개할 순 없지만, 메일 보다 긴 문자(내가 지금까지 받은 그 어떤 문자보다도 긴)을 보낸 주일학교 제자에게도 고마움을. 


그리고 과분한 선물 하나. 내게 어울리는 선물일지 모르겠으나, 안 어울리면 선물에라도 나를 맞추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생일은 지났고, 다시 일상이다. 생일이라고 들뜬 기분도 아니었고 뭐, 시끌벅적한 파티도 없었고, 그렇게 또 한 살 나이를 먹었다. 나이를 먹는 만큼, 더 지혜롭게 살아야 할텐데, 나는 아직도 조급하고, 속이 좁고, 넓게 보지 못하니 어느 만큼 더 먹어서야 좀 더 어른답게 살까 그저 고민만 가득하다. 

생일을 축하해준 내 모든 사람들. 고맙다는 말 외에 또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하긴 사랑한단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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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는 피해가는 법, 이란 말을 요즘 들어서야 실감합니다.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땐 소나기 정도 맞는다고 인생 꿀꿀하지 않아, 그렇게 생각했었지요. 소나기를 만나면 잠시 피하면 될 걸, 그땐 왜 그렇게 비를 다 맞고 다녔던지 - 심지어는 우산 살 생각도 못하고 -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주말, 모처럼 마트에서 쇼핑하고 집 앞에 차를 주차했는데 조금씩 내리던 비가 갑자기 쏟아지는 겁니다. 예전 같으면 그저 비 좀 맞고 집까지 뛰어가고 말았을 것을, 좀 불편해도 우산 하나 챙겨 들고 가면 그럭 저럭 갈 것을, 왠지 차에서 내리기가 싫었습니다. 

그래, 어차피 소나기는 지나가는 법, 그저 좀 있다가 내리지 뭐. 

의자에 몸을 깊이 묻고 후두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괜스레 여유를 떨어보려는데, 문득 뒷좌석에 실린 하이트 드라이피니시d 가 보입니다. 새로 나왔다던, 그래서 꼭 한번 마셔보고 싶었던 맥주여서 냉큼 집어들었던 거죠. 저거 하나 딸까? 


병을 하나 집어들고 뚜껑을 따려는데, 어, 이게 안 열립니다. 아, 병따개 있어야 하는구나, 난감해하는데 갑자기 제 가방에 있는 맥가이버 칼이 생각났습니다. 역시 남자는 주머니칼 하나 정도는 항상 들고 다녀야 하는 법입니다. 

드라이피니시d를 따고, 빗소리를 듣는데 살짝 서운합니다. 그래, 음악이 빠지면 되나. 미조구치 하지메의 첼로 정도면 아주 잘 어울리겠다 싶었습니다. 갤럭시S를 뒤져 미조구치 하지메가 연주한 셸부르의 우산을 찾아 볼륨을 한껏 올렸습니다. 

묵직하면서도 짜릿한 첼로와 불규칙하면서도 정감있는 빗소리, 거기에 날카로우면서도 깔끔한 드라이피니시d. 그저 편안했습니다. 아마 비가 더 많이 왔더라면, 음악이 좀 더 길었더라면 두 번째 드라이피니시d를 열었을지도 모릅니다. 

셸부르의 우산이 끝날 무렵, 빗줄기도 살짝 가늘어졌고 330ml 드라이피니시d도 어느덧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따라 올라올 줄 알았던 남편이 아직도 안 올라오니 이상해서 우산을 들고 내려온 아내가 빈 맥주병을 보고는 피식 웃습니다. 

됐어, 됐어. 이건 혼자 즐기는 거라고. 

냉큼 따라 타려는 아내를 말리고 짐을 들고 현관으로 뜁니다. 비는 아직 그치지 않았고 음악도 여운이 남았고 드라이피니시d의 기분좋은 쌉싸름함도 아직 혀 끝에 남습니다. 

이런 게 사람 사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맥주를 차 안에 실어놓을까 했지만, 원래 행복이란 의도해서는 안 오는 법입니다. 우연히 만난 소나기와 첼로와 드라이피니시d. 행복한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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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디지털 장비를 하나로 합치는 이른바 융합(컨버전스) 기술은 TV도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바꿔놓았다. 사실 TV를 조작할 땐 켜고 끄는 법, 채널 바꾸는 법, 소리 조절하는 법만 알면 됐다. 그런데 요즘은 그 정도만 알면 TV의 기능을 반 정도밖에 못 쓴다. TV가 할 줄 아는 것들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말이다. LG 인피니아 LX9500을 그저 단순한 TV라고 부르면 안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하긴 지난번에 이미 웹TV 기능을 소개했으니 인피니아 LX9500으로 인터넷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꽤 많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거 말고도 재미있는 기능이 몇 개 더 있다. 리모컨에 있는 위젯이 대표적인 예다. 


위젯이란 컴퓨터나 휴대폰 배경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는 꽤 편리한 프로그램을 말한다. 그런데 TV에도 위젯이 있다니? 신기한 마음에 한 번 눌러보니 오호, TV 화면 아래쪽에 뉴스와 날씨를 보여주는 창이 뜬다. TV를 보면서 무언가 다른 정보도 같이 볼 수 있어 위젯이라 이름 붙였나 보다. 실제로 연합뉴스와 날씨가 화면 아래쪽에 계속 나오고 선택한 상태에서 리모컨의 확인 버튼을 누르면 뉴스나 날씨를 전체 화면으로 볼 수 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기능들은 리모컨의 메뉴 버튼 뒤에 숨어 있다. 메뉴 버튼을 누르면 아이콘 열 개가 나오는데 그 마지막, 게임/일정이 바로 그것이다. 게임은 뭐 대충 알겠는데 일정이라니? TV로 무슨 일정 관리를 한단 말이야? 솔직히 이 기능을 처음 봤을 땐 되게 웃기다는 생각을 했다. TV를 들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여기에 무슨 일정 관리가 필요하겠나, 뭐 그런 거다. 하지만 실제로 써 보곤, 헐, 이거 생각보다 꽤 유용하겠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말았다. 


일단 일정을 선택하면 흔히 보는 달력 화면이 나타난다. 우선 재미있는 건 달력 오른쪽에 사진이 있는데 이걸 가족사진으로 바꿀 수 있다. 가족마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가 있을 텐데, 그 사진들을 채워 넣으면 가족 전용 달력이 되는 거다. 물론, 재밌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거 보려고 일정 관리 들어올 일은 없겠다. 


그런데 일정을 한 번 넣어보려 하니 딱 가족들 경조사 챙기는 용도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흔히 일정을 입력하려면 날짜와 시간을 정하고 행사 이름을 넣어야 하는 방식인데 인피니아 LX9500에는 가족과 그 가족에 얽힌 이벤트를 고를 수 있게 해 놨다. 할아버지, 생일 이런 식으로 고르면 된다는 거다. 물론, 다른 가족이나 일정을 직접 입력할 수도 있다. 


요렇게 간단하게 입력해 두면 나중에 TV를 켤 때 일정을 알려준다. 귀찮아도 가족들 생일이나 경조사를 한 번씩 넣어두면 TV를 켤 때마다 알려주니 절대 잊을 리가 없겠다. 처가 식구들 생일 못 챙기는 사위(나다 ㅜㅜ), 시댁 식구들 생일 못 챙기는 며느리에게 이것처럼 좋은 도구는 없다. 뭐, 배우자 대신 슬쩍 입력해 놓는 센스도 좋겠다. 


열 한 개 정도 게임이 있는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있는 집에선 즐겁게 즐길만 하겠다. 매직 리모컨을 휘두르며 마치 닌텐도 위처럼 게임할 수 있는데 어른들 용은 아닌 듯. 


인피니아 LX9500의 최대 장점은 화질 

LG 인피니아 LX9500은 3D부터 시작해서 웹 TV, 위젯, 게임 등 다양한 기능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 중 최대 장점을 꼽으라면 단연 ‘화질’이라고 말하고 싶다. Full LED 방식에 480Hz 트루모션을 지원하니 당연하겠지만 막상 기술적인 용어만 듣다가 실제로 TV를 보면 그 쨍한 화면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지난 번에도 썼지만 특히 블루레이를 재생했을 때 그 선명함이란! 

그런데 사실 사람마다 좋아하는 화질이 있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눈이 부시게 쨍한 화면을 좋아할테고 또 어떤 사람은 약간 은은하고 부드러운 화면을 좋아할 수도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인피니아 LX9500은 다양한 화질 모드를 제공한다. 


메뉴 -> 영상 버튼을 누르면 영상 모드를 고를 수가 있는데 EyeQ Green, 선명한 영상, 표준 영상, THX 영화, THX 브라이트룸, 스포츠, 게임, 전문가 영상 등에서 고른다. EyeQ Green은 주변 밝기에 따라 화면 밝기를 자동으로 바꿔주는 기능으로 절전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특징. 나머지 영상들은 저마다 분위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므로 상황에 따라 맞춰 고른다. 나는 영화를 볼 땐 THX 브라이트룸을 꽤 선호하는 편이다. 시원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 


이도 저도 마음에 안들면 전문가 영상이나 화질 마법사 기능으로 마음에 드는 화질을 만들 수 있다. 화질 마법사를 선택하면 샘플로 나온 그림을 보면서 밝기나 컬러, 화이트밸런스 등을 직접 조정할 수 있다. 


참고로 매장에서 봤을 땐 진짜 쨍하고 좋더니 집에 가져간 TV는 왠지 컴컴하고 마음에 안든다는 분들이 있는데 매장에선 당연히 쨍할 수 밖에 없다. 이유는 TV마다 매장 모드라는 옵션이 있기 때문이다. 매장 모드는 매장에서 눈에 잘 보이도록 화면을 최대한 밝고 환하게 해 놓은 기능이다. 물론 집에서도 매장 모드로 해 놓을 순 있지만 전기 요금이 많이 들고 또 너무 밝아 눈이 쉬 피로할 수도 있다. 그래서 집에선 가정 모드로 지정해 두는 거다. 만일 매장 모드가 보고 싶으면 메뉴 -> 일반을 선택하고 사용환경 설정에서 매장 모드를 골라준다. 화면은 눈부실 정도로 선명하지만 대신 전기요금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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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이어트 시작한 지 만 3개월이 되는 날이다. 시작할 때 몸무게는 82kg. 그리고 지난 일주일 내 몸무게와 체지방, 근육량 따위의 데이터는 아래 표와 같다. 카스에서 나온 전자저울로 잰 거라, 몸무게는 정확하겠지만, 나머지는 정확한지 어쩐지 잘 모르겠다. 표 맨 위에 있는 표준값 역시 카스 전자저울 설명서에 나온 걸 옮겼다. 


처음 1주는 채소만, 2주에는 두부, 달걀, 과일, 3, 4주째는 공깃밥 한 그릇 분량을 하루 세 번 나눠 먹었고 두 달째는 세 끼 식사를 다 하되 식사량을 평소의 반 정도로 줄였다. 일부러 줄인 것도 있긴 하지만, 한 달 동안 별로 먹은 게 없다 보니 두 달째 들어서서는 뭐 먹으려도 잘 안 들어갔다. 처음 82kg에서 시작해서 한 달 지나니 73kg을 기록했고 두 달을 넘어가면서 69~70kg을 기록. 결과적으론 두 달 만에 13kg 정도를 뺀 셈이다. 

석 달째부터는 예전 먹던 수준의 80% 정도로 음식을 늘렸고(자연스레 늘었다고 할까) 일주일에 1,2회 정도 술도 마시기 시작했다(사실 다이어트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게 이런 거다. 사람들하고 같이 어울려 놀지 못한다는 거). 그런데도 여전히 몸무게는 69-70kg 사이를 기록하고 더 늘지 않았다. 먹는 것도 예전 수준의 80% 정도까지 돌아왔는데 몸무게를 그대로 유지한다니? 여기엔 한 가지 비결이 있다. 바로 운동이다. 

내가 굶어서 살 뺐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해선 수분과 근육량만 줄어들지 살은 안 빠진다. 결국엔 요요 오고 잘못하면 몸 해친다며 걱정을 많이 했다. 나중엔 모르는 분까지 블로그에 와서 근육량 줄였을 거라면서 운동하라고 걱정해주고 갔다. 솔직히 처음엔 죽죽 살 빠지는 걸 보면서 기운은 없어도 기분은 은근 좋았는데 지나면서 슬슬 걱정이 들었다. 이거 이거 계속 빌빌대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드니 뭐라도 해야겠다 싶은 거다. 그래서 사실 3주째부터 슬슬 운동을 시작했다. 

3, 4주째는 배고파 힘도 없는데 뭔 운동을 할 수 있었을까. 말이 운동이지 사실 이 때는 스트레칭과 맨손 체조 하는 정도다. 기운 없어서 뭐 움직이려고 해도 못 움직인다. ㅜㅜ 예전에 기치료 받으면서 배웠던 맨손 체조 조금하고 닌텐도 위핏의 요가 동작을 따라 했다. 사실 닌텐도 위핏이 운동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헬스 갈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려운 나 같은 사람한테는 밤에 집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닌텐도 위핏이 아주 훌륭한 수단이란 생각이다. 

난 위핏 체험단 아니다. 죄다 돈주고 샀다 ㅜㅜ


하여튼 닌텐도 위핏에 나오는 요가 동작들을 나름 꾸준히 따라 했더니 한 발로 서는 것도 좀 늘고 나름 몸이 조금 유연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거다. 서서 허리를 굽혀 손 끝을 발에 대다가 자주 하다보면 손바닥도 땅에 닿는 거 말이다. 처음엔 이삽십분 정도 하다가 슬슬 사십분 정도까지 시간을 늘렸다. 

두 달째 들어서고 조금씩 먹기 시작하면서 요가와 함께 근력운동을 따라했다. 팔굽혀 펴기, 누워서 상체와 다리를 들어 전신을 V자로 만드는 V자 만들기, 한 다리로 서서 다른 팔과 다리를 흔드는 등등을 따라 했다. 요가와 근력 운동까지 하면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밤에는 이렇게 운동하고 낮에는 점심 먹고 좀 걸었다. 사무실 주변 석촌호수 한 바퀴를 돌면 대략 2.6km. 사무실에서 오가는 거리까지 계산하면 대략 4km 정도 된다. 주말엔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이것 저것 근력 운동을 하기도 했고 자전거도 탔다. 

석 달째 들어서선 몇 년 동안 끊었던 골프 연습을 다시 시작했고 3kg 짜리 덤벨을 사서 이런 저런 덤벨 운동 흉내를 좀 내고 있다. 위핏하는 시간과 이런 저런 운동하는 시간을 다 합치면 하루에 두 시간 정도는 운동하는 셈이다. 물론 매일 이렇게는 못하고 주말 포함해서 일주일에 네 번 정도는 이렇게 한다. 

그런데다가 예전과 달리 몸을 좀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전엔 집에서 쉴 때 주로 누워 있기나 했지만 요즘은 재활용품 버리러 내려가고, 청소하고, 설거지도 하고 될 수 있으면 몸을 많이 움직이려고 애를 쓴다. 덕분에 와이프만 신났다. 

이게 겨우 3개월 됐는데 다이어트가 성공했네 어쩌네 결론을 내릴 수는 없을 거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적게 먹고 부지런히 움직이면 몸무게는 더 늘지 않는다. 먹는 습관과 생활 습관을 바꾸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나는 먹는 양을 줄였고, 밥만 많이 먹던 예전과 달리 밥은 좀 줄이고 반찬을 많이 먹으며 쓸데 없이 이것 저것 많이 먹는 버릇을 고쳤다. 게다가 몸을 꾸준히 움직이는 건 기본이고. 

하지만 혼자 하는 다이어트는 정말 힘들다. 다음 번에는 다이어트 마지막 시리즈로,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도와줬는지, 다이어트 해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이것도 반드시 있다)는 점을 얘기해야겠다. 두둥!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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