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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음식 얘기'에 해당되는 글 107건

  1. 2010/02/03 음식 값 오를 수 있어요, 하지만 이건 아니죠 (6)
  2. 2009/10/30 [송파맛집] 찬 바람 불기 시작하면 조개찜이 그만! (12)
  3. 2009/08/31 새콤, 짭조롬으로 입맛 당기는, 묵은지쌈밥 (6)
  4. 2009/08/31 안타까운 잠실 롯데월드 블루스푼 (5)
  5. 2009/05/19 [잠실맛집] 오늘은 커리가 땡기는 날, 샨티 (9)
  6. 2009/04/20 바람 부는 4월엔, 레스토랑 위크 & T (12)
  7. 2009/04/10 [잠실맛집] 덥다 생각되는 날엔, 무조건 냉면! (10)
  8. 2009/03/30 맥주, 광고, 그리고 즐거움 (6)
  9. 2009/03/23 [하남맛집] 쫀득한 맛 그만, 장수촌 누룽지 백숙 (8)
  10. 2009/03/05 [송파맛집] 국수전골 끌리는 날, 잠실 한우리 (9)
  11. 2008/11/13 구수하고 부드러웠던 제주의 아침 식사 (17)
  12. 2008/11/11 서울 촌놈 제주서 흑돼지 먹은 이야기 (19)
  13. 2008/06/17 한 나절 데이트 하기 좋은, 피자힐 (20)
  14. 2008/06/11 일 년에 한 번쯤은 부려도 좋은 사치 (20)
  15. 2008/05/06 오랫만에 피자헛에 가다 - 고메이 피자 (7)
  16. 2008/04/28 뜻밖의 선물 - 갓 만든 케이크 (4)
  17. 2008/03/25 새콤, 톡 쏘는 맛 일품인 열무물냉면 (8)
  18. 2008/03/17 풀무원이 공장 견학 이벤트를 연답니다 (4)
  19. 2008/03/05 은은한 청주의 맛 - 오니고로시 (12)
  20. 2008/03/04 파인애플 볶음밥, 두번째 도전 (22)
  21. 2008/02/20 술을 가장 맛있게 마시는 법 (14)
  22. 2008/02/18 어릴 적 먹던 맛, 입맛의 기준이 되는 것일까 (13)
  23. 2008/02/15 부추김치에 대한 추억 (15)
  24. 2008/02/12 김치를 돈 주고 사먹는다고요? (13)
  25. 2008/01/29 쫄깃, 짭자름한 잡채밥 (6)
  26. 2008/01/28 볶음밥 하나는 예술, 매드포갈릭 갈릭홀릭 라이스 (8)
  27. 2008/01/22 혼자 먹는 샤브샤브는 싫다, 개념 없는 집은 더 싫다 (17)
  28. 2008/01/17 [면 릴레이 시즌2] 수제비의 설움 (16)
  29. 2008/01/14 [송파맛집] 튀김 면과 육해공 재료가 어우러진, 팔진초면 (16)
  30. 2008/01/10 [진주맛집] 예상과 다른 맛, 문산제일 염소불고기 (32)
잠실 롯데월드 지하 2층에 블루스푼이라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음식 맛이 깔끔하고 값도 적당해서 즐겨 갔었지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데이트 코스(!)에 넣기도 하더군요. 반응이 괜찮았다 이겁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분위기가 좀 이상해졌습니다. 일단 음식 양이 줄었습니다. 예전엔 꽤 넉넉하게 잘 먹었다 생각했는데 어느 날부턴가 음식이 왜 이렇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러다가 오늘 드디어 대박 났습니다. 모처럼 갔더니, 메뉴판이 바뀌었습니다. 순간 싸한 느낌이 옵니다. 메뉴판 바뀌었단 얘기는 음식 값 올랐다는 얘기잖아요. ^^ 하지만 뭐 음식 값 오를 수야 있죠. 해도 바뀌었는데.

메뉴판을 열어 보고는 순간 당황했습니다. 7천원이던 함박스테이크가 무려 8,900원! 여기에 부가세는 별도이니 결국 7천 700원짜리가 9천790원. 자그마치 2천90원이나 오른 겁니다. 20% 이상 오른 거라 순간 이걸 먹어야 하나 나가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날도 춥고 움직일 만한 데도 없어서 그냥 시켰습니다. 뭐 좀 달라졌겠지 하는 기대감으로요.

더 놀라운 건 음식이 나오고 나서였습니다. 햄버거 스테이크 고기는 예전보다 크기가 줄었고 곁들여 나오는 볶음밥도 줄었습니다. 채소 샐러드 대신 버섯 몇 개와 콘 샐러드 한 줌 올라와 있고요. 가격은 올리고 음식은 줄이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거지요. 직원들 모두 나름 충격(ㅋㅋㅋ)에 말을 잃고 조용히 음식을 밀어넣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지요. 후식으로 커피와 아이스크림 중에서 고를 수 있었는데 커피는 없어지고, 스쿱으로 퍼 주는 아이스크림도 속이 비어 있는 상태로 나왔습니다.

물론 그 집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요. 임대료가 많이 올랐을 수도 있고, 그 동안 안 올리다가 한꺼번에 올렸을 수도 있겠죠. 그러나 문제는 손님이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하는 거 아닐까요. 계산을 하면서 너무 올랐다고 했더니 밥 종류가 좀 올랐다고 하길래, 양도 줄었네요 했더니 대답이 없더군요. 물론 알바하는 종업원이었을 테니 설명할 방법도 없었겠지만요. 사실 결론은 간단해요. 받아들인 손님은 계속 갈테고, 못 받아들인 손님은 안 가겠죠. 점심 식사 한 끼에 만원이면 싼 건 아닌데  그 돈 내고 먹을만한 음식은 아닌 듯 합니다.

전 얼마 전 이 집, 꽤 괜찮다고 제 블로그에 추천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그 추천을 취소해야 하겠네요. 블루스푼, 이젠 뜨내기 손님이나 받아들이려는 그저 비싼 음식점이란 생각 밖에 안 듭니다. 혹시라도 제 블로그에서 그 글을 읽고 블루스푼 방문하실 분들에게 참고하시라는 말씀 드려야 할 듯.

값은 올라도 음식의 질은 그대로 였으면 좋겠는데, 그걸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인가요. ^^ 비싼 점심 먹고 와서 괜히 허탈합니다.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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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 불기 시작해서 이듬 해 다시 뜨거운 바람이 불기 전까지 꼭 즐겨야 할 음식 중 하나가 조개일 겁니다. 구워 먹어도 좋고, 찜을 해도 좋고. 게다가 조개는 살도 안 찐다고 하니까 부담 없이 마음껏 먹어도 좋지요(허나, 정말 그럴까요? 정말 살이 안 찔까요? 배부르게 먹고 나면 왠지 밀려오는 살의 압박이!!). ^^

하여튼 저는 조개를 무척 좋아하는 까닭에 조개구이도 꽤 즐기는데요, 이번엔 조개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날이 서늘해지면 사무실 식구들이나 외부 손님들과 함께 소주 한 잔 즐기기에 딱 좋은 집이 있거든요. 이름도 특별하지 않아요. 그저 조개찜 간판이 하나 달랑 보일 뿐.

잠실역과 신천역 사이, 갤러리아팰리스와 트레지움이 마주 보고 있는 그 사거리에서 남부순환도로(잠실관광호텔 방향) 쪽으로 주욱 직진하다가 삼거리 하나, 사거리 하나를 지나치다 보면 남부순환도로 방향으로 오른쪽에 크라제버거가 보입니다. 여기를 조금 더 지나치면 조마루 뼈다귀 집 간판 옆에 조그맣게 조개찜 간판이 붙어 있는 집이 오늘의 주인공이죠.

원래 이 집 처음 갈 때는 조개구이를 먹었고, 그 다음 번에는 강력 추천이라는 조개찜을 먹었는데, 조개구이는 그저 그런 감흥이었지만 조개찜에서는 찬탄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말로 하면 뭐합니까. 일단 사진으로 디밀고!

보통 해물찜들은 콩나물에 묻어 매운 양념을 한 후에 쪄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은 아예 전용 찜기에 홍합, 굴, 대합, 키조개 등등을 쳐 냅니다. 조개도 훌륭하지만 조개에서 우러난 국물이 더 예술. 시원한 조개 특유의 국물이 소주 안주로는 아주 그만인데다가 싸늘한 날씨로 움추러든 마음까지 활짝 펴줍니다. 이번 가을에는 메뉴가 살짝 바뀌어 일반 조개찜 외에 해물조개찜이 추가됐는데, 5천원 더 내면 꽃게와 주꾸미 등 해물 몇가지를 더 넣어줍니다.

모듬조개찜, 해물조개찜 한 판을 시키면, 남자 넷이 먹기에는 좀 작고, 남자 셋이 먹기엔 딱 좋습니다. 일인당 소주 한 병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고요, 국물까지 싹싹 조개찜을 다 먹고 나서 모자란다 싶으면 바지락 칼국수를 시켜도 됩니다만, 솔직히 바지락 칼국수는 그닥 권하고 싶은 맛은 아닙니다.

조개찜에 딸려 나오는 기본 안주도 재미있는데요, 무엇보다도 번데기를 줍니다. 어릴 적 번데기에 추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아련한 추억의 맛을 느낄 수도 있겠고요. 그런데 요즘 젊은 친구들 중에는 번데기 안 먹는 친구들도 꽤 있더라고요. ^^

조개찜이라는 요리의 특성 때문인지 이 집은 초저녁엔 좀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대신 2차, 3차로 오시는 분들이 꽤 있는 듯 하고, 특히 심야에 손님이 많답니다. 시원한 조개 국물이 속 풀어주는데 그만이라서 그렇지 않을까요. 살짝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게가 작다 보니 어떤 날은 조개의 질이 아주 훌륭한데 어떤 날은 조금 빠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는 거죠. 저는 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별 상관이 없긴 한데 요즘 조개찜에 들어 있는 굴의 알은 큰 편이 아니랍니다.

여튼 찬바람 불게 되면 한 달에 두어 번은 꼭 들르는 집이라서요, 올 가을에도 소주 꽤나 달릴 듯 한데 잠실에서 번개 한 번 치기에도 꽤 괜찮은 집이죠. 가격도 조개찜 3만5천원, 해물조개찜 4만원이니 셋이서 즐긴다 해도 그리 큰 부담이 없습니다. 아마 곧 번개를 한 번 칠듯 하니, 희망하시는 분들 대기하세요!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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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송파구 삼전동 | 조개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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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겨울 먹거리] 시원한 조개 해물 찜

    Tracked from 하늘높이의 일상 속 사진 한장  삭제

    며칠 전 금요일 대종상 시상식이 끝나고 출출하기도 해서 먹은 해물 찜 [저녁은 하용군이 종로 김밥에서 비싼 김밥을 사줌(하용 잘 먹었어!!!)] 저희 동네에 새로 생겼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지요^^ 양은 푸짐했지만 저녁을 간단히 때운 건장한 20대 후반의 4명의 청년들에게는 조금 부족했음… 해물찜 사실은 조개찜 + 약간의 해물인데요. 조개찜이 조개 구이랑은 다르게 구워 먹지 않아서 편했구요. 편하긴 한데… 대신 너무 빨리 먹게 된다는 문제점은 있습니..

    2009/11/25 10:17

이 맘 때쯤 김치 냉장고 가장 깊숙한 곳엔 작년 김장 때 담아두었던 마지막 한 포기가 남아 있답니다. 김치찌개나 혹은 만두를 빚기 위해 남겨 놓은, 아주 잘 익은 묵은지 한 포기 말이지요. 그런데 대부분은 그 묵은지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어쩌면 이런 망각이야 말로 묵은지에 대한 최고의 선물일지도 모릅니다. 묵은지가 더 맛있게 익어가도록 내버려 두는 방법이 될테니까요. 

아, 오늘 저녁엔 뭘 먹을까, 그렇게 한가로운 고민에 빠져 TV를 보던 어느 주말 오후, 문득 TV 속에선 묵은지에 밥을 싸 먹는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앗, 우리도 묵은지 있는데!” 예전 거제도의 횟집에서 묵은지에 밥과 회를 싸 먹은 기억이 있었으므로, 이 날은 더 고민할 여지도 없었지요. 오늘 저녁은 묵은지 쌈밥, 자연스럽게 결정되었습니다. 

잘 익은 묵은지를 꺼내 매운 양념이 다 가시도록 깨끗이 씻습니다. 왜 씻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씻지 않은 묵은지를 남겨 뒀다고 비교해서 먹어 보세요. 씻지 않은 묵은지의 매운 맛은 함께 먹는 다른 음식의 맛을 방해합니다. 묵은지를 씻으면 매운 맛이나 신 맛이 가시면서 묵은지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나서 진짜 끝내줍니다. ^^

묵은지 위에 밥을 얹고 - 방송에서는 밥을 볶았더랍니다. 제가 거제도에서 먹은 밥도 살짝 볶은 것이었고요 ^^. 근데 우리 집에서는 안 볶았다는!) 불고기도 한 점 올리고, 잘 익은 마늘 장아찌를 같이 넣습니다. 이쁘게 돌돌 말아 한 입에 쏙 넣으면… 으아… 묵은지의 신맛과 감칠맛이 입안에 퍼지면서 고기와 밥, 마늘의 맛과 함께 어우러집니다. 묵은지가 너무 크면 짠 맛이 강하므로 적당한 크기로 묵은지를 자르는 것이 오늘의 팁입니다. 

어느 틈에 먹다 보니 밥 한 공기가 후딱 달아나 버렸습니다. 사실 장 보러 가는 귀찮은 일만 감수했다면 아마 회를 사다가 먹었을 지도 모릅니다. 딸 아이가 먹으면서 여기에 회 싸먹으면 맛있는데…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아빠가 귀찮다는 이유로 장 보러 가지 않은 게 좀 미안해집니다. 뭐, 다음 주엔 장 보러 가서 회 사오자꾸나… 라고 말했지만, 아뿔싸, 마지막 남은 한 포기 묵은지는 어느 틈에 우리 입 속으로 다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묵은지가 생기는 내년까지 아쉽지만 미뤄야 할 듯!

자, 정리해볼까요 ^^ 묵은지를 꺼내 잘 씻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릅니다. 밥은 고슬 고슬하고 살짝 볶아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밥과 함께 얹어 먹을 회나, 불고기를 준비하고 그저 돌돌 말아 싸 먹으면 끝! 간단하면서도 특별하고 맛있는 주말 저녁의 한 끼 식사가 즐겁게 끝났습니다. ^^ 내년을 또 기다려야죠. 아니면 어디 가서 묵은지를 좀 사오든지요~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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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맛있는 집이라 생각해 추천 글을 썼습니다만,  추천을 취소합니다. 자세한 사유는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블루스푼 맛집 추천을 취소한 이유

음식 값 오를 수는 있어요, 하지만 이건 아니죠


잠실 롯데월드. 비싸고, 사람 많고, 이것 저것 식당은 많지만 마땅히 먹을 만한 곳은 없는 동네

사실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놀이동산 근처 치고 제대로 된 음식점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실 음식이라는 것은 재료는 물론 시간과 정성이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일텐데, 사람 많은 곳에서는 어지간한 내공이 아니고서는 이런 요소들을 모두 신경 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게다가 아이들은 자꾸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나 찾으려 하지요, 어른들은 이런 아이들 데리고 다니면서 뭘 먹일까 고민하다가 지쳐 그냥 적당히 먹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뭐, 사람도 많고 힘든데 암 거나 먹자, 이런 거지요. 

자, 모처럼 롯데월드 왔다, 많이 비싸지도 않으면서 좀 조용히, 편안하고 맛나게 먹을 만한 데 없나, 하는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은 집이 한 군데 있습니다. 지하 2층, 스파게티아 매장 뒤 쪽에 살짝 숨은 듯 가려 있는 ‘블루스푼'이 그 곳입니다. 


블루스푼은 이름에서 풍기는 것처럼, 한식당은 아닙니다. 오므라이스와 스파게티 같은 음식을 파는, 규모가 좀 작은 패밀리 레스토랑입니다. 내부 인테리어가 그닥 화려하지도 않고, 서비스가 아주 친절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잠실 근처에서 일하는 저와 우리 사무실 식구들이 이 집을 찾는 건, 가격도 적당하고 맛도 꽤 좋은 데다가 후식까지 주는 런치 메뉴가 있기 때문입니다. 


런치는 크게 세 종류가 있는데요, 햄버거 스테이크, 치킨 칠리덮밥, 날치알 오므라이스입니다. 이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햄버거 스테이크! 다진 고기로 만든 햄버거 스테이크 2개와 볶음밥, 샐러드가 접시 한 가득 담겨 나옵니다. 고기는 적당히 부드럽고, 퍽퍽하지 않아 아이들 입 맛에도 잘 맞을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아하는 건 볶음밥! 너무 고슬거리지도 않으면서 딱 제 스타일로 볶았답니다. 


치킨 칠리 덮밥은 햄버거 스테이크에서 주는 것과 같은 볶음밥을 메인으로 하고 그 위에 잘 튀긴 닭가슴살(이거 아마 치킨 집에서는 필레 혹은 휠레라고 부르는 종류 ^^)에 칠리 소스를 얹어 주는 것입니다. 일단 튀김이 맛있습니다. 따뜻하면서도 바삭한데다가 칠리 소스와 잘 어울립니다. 이 두 가지를 좋아해 잘 먹다 보니, 날치알 오므라이스는 구경도 못해봤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아이스크림이 후식으로 나옵니다. 어떤 날은 초코, 어떤 날은 바닐라, 어떤 날은 딸기를 주니까, 뭘 주는지는 잘 모릅니다. 아이스크림이 싫은 분들은 커피를 드셔도 되겠습니다만, 어쩐 일인지 우리 식구들은 모두 아이스크림만 먹었더랍니다. 물론 이 아이스크림은 점심 메뉴에만 제공되는 후식이지요.

아, 중요한 가격은 ㅋㅋ 햄버거 스테이그가 7천원, 치킨 칠리덮밥은 6,500원, 날치알 오므라이스는 5천원… 인데 이게 뭐 싼 거냐 라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잠실 롯데월드 근처에서는 이 가격으로 후식까지 먹을 수 있는 점심이 그리 흔치 않습니다. ^^ 

런치 메뉴 외에 다른 메뉴들도 꽤 맛이 괜찮습니다. 아, 그리고 저녁 시간에 가시면 세트 메뉴가 있는데, 이게 양이 꽤 되더군요. 샐러드와 메인 요리 2개, 선택 음료 같은 식으로 구성이 되는데, 양도 넉넉합니다. 저는 햄버거 오므라이스 먹고 배 터지는 줄 알았을 정도니까요. 가격은.. 어떤 음료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1인당 1만5천원을 조금 넘는다고 보면 되겠네요. 

저는 오므라이스를 무척 좋아하고, 볶음밥을 진짜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서 이 집 음식이 딱 입에 맞을 겁니다만, 이런 류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집이겠죠. 다행스럽게도 우리 사무실 식구들도 나름 괜찮아 하니, 롯데월드에서 음식점 어디 갈까 고민하시는 분들에게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 ㅋ / FIN


한때 맛있는 집이라 생각해 추천 글을 썼습니다만,  추천을 취소합니다. 자세한 사유는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블루스푼 맛집 추천을 취소한 이유

음식 값 오를 수는 있어요, 하지만 이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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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3동 | 블루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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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카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쯤 되었을 때 엄마가 한 번 해주셨는데 이상한 맛이 난다고 먹지 않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마, 신경 써서 했는데 안 먹는다고 엄마한테 한 대 쯤은 맞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그렇다고 뭐 우리 엄마가 마구 때리는 사람은 아니다 ㅋ). 엄마기 이 글을 보면, 내가 언제 그랬냐고 하시겠지만, 때린 사람은 까먹어도 맞은 사람은 잊지 못하는 법이다. ㅎㅎㅎ

그러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네 집엘 갔는데, 친구 엄마가 카레를 해주셨다. 친구네 집이라 차마 안 먹겠단 말은 못하고 한 두 술 뜨기 시작했는데, 어랏 이게 맛있는 거다. 집에 와서 엄마, 카레 맛있던데 해주세요, 했다가 한 대 또 맞았던 기억이! ㅋㅋ (이건 웃자는 얘기다).


어쨌든, 그 이후로 나는 카레를 참 좋아하게 됐다. 주말 가족들 식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메뉴도 카레고, 만들기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어서 내가 종종 직접 만들기도 하는 것이 카레다. 그런데 집에서 먹으면 괜찮은 이 카레를 밖에서 먹기가 쉽지 않다. 일단 카레 음식점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일테고, 전문점이 아닌 푸드코트 등에서 하는 카레는,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괜찮은 카레 식당이 보이면, 난 꼭 한 번 가야 했다.

(카레가 언제서부턴가 커리가 됐다) ㅎㅎ

이런 까닭에 잠실 롯데 백화점 식당가에 있는 샨티를 내가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그런데 이 집이 처음부터 좋았던 건 아니다. 일이년전, 이 식당가가 막 리뉴얼 했을 때 갔던 샨티는, 비싸기만 하고 그저 그런 집이었다. 그러다가 두어달 후에 커리의 유혹을 못 이겨 또 찾아가고 말았는데, 어랏, 주인이 바뀌었는지 음식 메뉴도 개편되고, 맛도 훨 좋아진 거다.


결론부터 말하면 뭐 이거다. 잠실 인근에서 커리가 땡긴다면 롯데 백화점 11층의 샨티를 찾아라! ㅋ 하긴, 이 집 아니면 잠실 인근에서 커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또 어디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누구 아시는 분이 있으면 제보를!

그렇다고 해서 이 집이 뭐 특별한 메뉴가 있는 거 아니다. 그냥 다른 커리 요리집처럼 쇠고기, 치킨, 해물, 돈까스 등등의 커리가 있다. 취향에 따라 골라 먹으면 되지만 이 집에서 내가 추천하고픈 건, 세트 메뉴다.


세트 메뉴는 1만 4천원. 사실 점심 한 끼로는 절대 싼 가격은 아니다. 따지고 보면 샨티의 식사 메뉴들이 대개 1만원에서 1만 2천원 정도 하므로 세트 메뉴가 아니어도 이 집이 싼 집은 아니다. 모처럼 커리를 먹고 싶은 날, 한 번쯤 가보기에 좋은 집이다.

이 정도 말씀드렸으니 대충 눈치채셨을 거다. 그냥 식사를 먹어도 1만 2천원인데 2천원 더 내고 세트 메뉴를 먹는게 유리하다는 거다. 게다가 추가 되는 금액에 비해 세트 메뉴의 구성은 꽤 알차다. 쇠고기, 해물, 돈까스 커리 등 기본적인 식사에 연두부샐러드(치킨 샐러드를 대신 선택해도 된다)와 난이 함께 나와 훨씬 더 풍성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연두부 샐러드는 사실 좀 생소한 메뉴이긴 하겠지만, 연두부의 시원한 맛과 채소가 서로 어울려 꽤 생생한 느낌을 준다. 담백한 난은 함께 나오는 커리에 찍어 먹으면 그만. 몇 번을 먹어도 물리지 않는 담백함 때문에 손이 자주 가는 메뉴이다. 그리고 기본 식사 메뉴 역시 깔끔하다. 입에 넣으면 머리 속에 인도가 뛰노는(!) 그런 환상적인 맛은 아니고, 커리 음식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맛을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만일 양이 좀 부족하다 싶으면 더 달라고 해도 된다. 밥과 커리는 무료로 추가! 이건 참 예상 밖의 서비스다.


요즘 약 먹고 그러느라 입맛을 좀 잃었는데 누군가 손님이라도 오는 날엔 또 한 번 가봐야겠다. 커리는 입맛 땡겨주기에도 꽤 괜찮은 음식일테니까. 같이 일하는 토양양이 대학로에 열 매운 카레 집이 있다고 했는데, 곧 그 집에도 꼭 한 번 가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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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엘 가야 한다고, 지금은 영화 감독으로 더 유명한 시인 유하가 그랬다. ‘압구정동에 겨울 나무로부터 봄 나무 에로 라는 카페가 생겼다. 온통 나무, 나무로 인테리어한 나무랄데 없는' 1991년부터 바람 부는 날마다 압구정동을 떠올리게 한 그 시집은, 아직도 내 책장 한 구석에 꽂혀 있다. 그런데 정작 난, 바람 부는 날 압구정동엘 가 본 적이 없다.

뜬금없기는. 그런데 봄 바람 살살 부는 4월의 어느 토요일. 그리 세지도 않은 바람을 맞으며 난 압구정동 옆 청담동을 가야 할 일이 생겼다. 청담동 일대, 오너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레스토랑들의 모임인 그랜드테이블 협회와 SK텔레콤의 T가 진행하는 레스토랑 위크 & T 행사에 초대 받은 까닭이다. 


레스토랑 위크 & T라니. 청담동 일대 레스토랑들이 일년에 두 번씩, 특정한 일주일을 지정해 레스토랑의 음식을 저렴하게 제공하면서 레스토랑 문화를 퍼뜨리기 위해 시작된 행사란다. 올해로 7년째고, T가 함께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 그래서 작년까지는 레스토랑 위크였을 테고, 올해는 뒤에 T가 하나 더 붙었단다. T의 힘은 대단하다. T가 아니었으면 나는 이번 행사에 대해서 알지 못했을 것이다. 올해로 벌써 7년이나 되었다는데.

용수산에 전시된 유희정 작가의 작품

레스토랑 위크 & T 기간 동안의 최대 장점은, 점심 2만2천원, 저녁 3만3천원에 특별한 메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한정식으로 유명한 용수산, 수준 높은 라이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원스인어블루문을 비롯한 청담동 일대의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3만3천원으로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살짝 흥분된다. 게다가 각 레스토랑마다 다양한 예술가들이 참여한 작품들이 전시되니, 멋진 식사와 함께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까지도 주어졌다.


초대받은 블로거들이 복불복 식으로 레스토랑을 제비 뽑는 이 날, 나는 운좋게도 용수산에서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티켓을 뽑아 냈다(이 날은 왠지 한식이 더 땡겼으므로!). 용수산의 저녁 메뉴는, 물김치와 게살죽을 시작으로 청포묵과 개성나물이, 보쌈과 전이 나오고, 모양 만으로 감탄하게 만드는 구절판, 해물꼬치, 버섯향 가득한 신선로를 기본으로 떡국, 불고기, 굴비, 냉면 정식 중 하나의 메인을 선택할 수 있다. 형편이 된다면 와인 한 잔을 곁들여 보면 어떨까.


전반적으로 메뉴는 깔끔했고, 마지막 식사까지 감안하면 양도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사실 마지막 식사에선 꽤 잘 먹는 편인 나도 불고기를 좀 남겼을 정도. 더구나 좀처럼 먹기 힘든 신선로는, 버섯의 그윽한 향이 일품이라고 느껴질 만큼 좋은 점수를 줄만하다.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내가 먹은 불고기 정식이 너무 빨리 식어, 따뜻한 맛을 오래 느끼지 못했다는 정도. 차도 가져가지 않은 토요일 저녁, 은은한 와인 한 잔이 꽤 나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참고로 식사는 2인분 대접 받았고, 와인 값은 별도로 지불했다).


우리는 레스토랑에서 어떤 느낌을 받는 것일까. 나도 가끔 레스토랑을 찾은 기억이 있다. 아마도 무엇인가를 기념하기 위해서였겠지. 특별한 느낌, 친절한 서비스, 깔끔하게 떨어지는 메뉴들, 그리고 왠지 모를 그 날의 들뜬 기억. 소중하고 귀한 감상으로 레스토랑은 내게 남아 있다. 내가 레스토랑에 머물 그즈음, 누군가는 수줍은 프로포즈를 준비하고 있었을 테고, 누군가는 무엇을 축하했을 테고, 누군가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은은한 감상에 빠져있었겠지. 오늘도 레스토랑에선, 비슷한 일들이 여전히 일어날테고.

캘리포니아 산 메리디안 샤르도네. 달지도 텁텁하지도 않아 식사에 딱 좋았다는!(와인은 별도!)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포용하기에, 그냥 보통 사람들의 지갑은 안타까울 정도로 얇을 뿐이다. 그저 일 년에 한 두번, 정말 큰 마음을 먹고 찾아가야 하는 곳. 하긴, 너무 자주 가면 그 감상이 덜할지 모르겠으나, 그건 자주 다녀 본 후에나 알 일이니, 레스토랑의 문화라는 것이 우리에겐 그저 생경할 따름이다. 이런 까닭에 레스토랑 위크 & T가 더욱 반갑다.  


물론 3만원의 가치에 대해선, 저마다 할 얘기가 다를 수 있다. 혼자 가는 사람은 없으니 둘이 간다 해도 최소 6만원의 비용은 들어야 할테니, 사실 이것도 편한 가격은 아니겠다. 요즘 같은 불경기엔 더 그렇다. 하지만 어디 가서 3만원으로 그 만큼의 문화를 살 수 있을까. 마치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모처럼 시끄럽지 않고 은은한 곳에서 누군가와 함께 수줍은 프로포즈, 속삭이는 밀어, 가볍게 부딪히는 와인 한 잔을 나누는 즐거움을 살 수 있다면, 한 번쯤은 질러볼 만 하지 않은가. 레스토랑이란 곳이, 그저 밥만 먹고 일어나는 그런 공간은 아니니 말이다. 그리고 4월의 넷째 주, 나는 바람을 맞으러 청담동에 한 두번쯤 더, 나들이를 가야 겠다는 생각을(비록 생각 뿐일지라도!) 지우지 않고 있다.

레스토랑 위크 & T는 4월 20일부터 26일까지, 청담동 일대와 그외 몇 군데 레스토랑에서 열린다. 참여하는 레스토랑에 대한 정보는 여기를 눌러 참조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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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스토랑이 문화를 껴안다 - WEEK & T 레스토랑 방문기 (특별히 용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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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에 BB양과 SKT의 초청으로 "WEEK & T"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WEEK & T"란 청담동 일대의 유명한 레스토랑들의 협회인 그랜드테이블협회에서 친근한 레스토랑을 만들기 위해 2006년부터 시행한 레스토랑 위크 행사를 SK텔레콤 이동통신 대표브랜드 T와 함께 ‘T와 함께 하는 즐거운 일주일’이란 테마로 진행하는 문화 마케팅이에요. 레스토랑 위크&T 기간에 방문한 고객은 평소 절반가격으로 음식을 맛볼 수 있어요. 점심에는 2만원, 저..

    2009/04/20 22:40
  2. Restaurant Week(레스토랑 위크) & T 초청행사 다녀왔습니다.

    Tracked from OhandHong's AUTORecord  삭제

    토요일(4/18)에 Restaurant Week(레스토랑 위크) & T 초청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다음주(4/20-26)에 있을 Restaurant Week(레스토랑 위크) & T 행사에 앞서 블로거를 초청해서 행사를 먼저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평소에 가고싶어 했던 이름만 듣던 레스토랑들이 행상의 대상에 많이 있었고, 초청행사는 그 중에 한 곳을 랜덤으로 추첨을 통해서 체험하는 순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Restaurant Week(레스..

    2009/04/20 23:29
오늘 4월 10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24도, 대구는 29도를 기록했습니다. 봄인듯 싶었는데 벌써 초여름 날씨입니다. 다음 주에는 예년 기온으로 돌아간다고 하지만, 그래도 서서히 반팔 옷을 꺼내야 하는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날씨 더운 날엔, 그저 시원한게 최고죠. 오늘 점심 시간 아마 냉면집들은 오랫만에 장사 좀 되었을 듯 합니다.

잠실 롯데백화점 11층 식당가에 있는 유원정. 냉면과 만두, 빈대떡 등을 전문으로 하는 집인데요, 냉면 육수도 진하고 면발도 쫄깃하고 국물도 시원하고! 냉면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그리 나쁘지 않은 집입니다. 저는 항상 물냉면만 먹으므로 회냉면이나 비빔냉면에 대해서는 평가를 할 수 없는 처지지만, 저와 함께 식사를 한 다른 분들도 다들 썩 마음에 들어하는 분위기입니다.


흰 색에 가까운 얇은 면발, 살짝 단 맛이 나면서 시원한 육수. 보통 냉면을 평양식, 함흠식 이렇게 부릅니다만, 저는 이 집 냉면을 그냥 서울식!이라고 부르면 어떨까 합니다. 담백하고 떄론 밍밍하다고 느껴지는 냉면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입에 잘 안 맞을 듯도 합니다만, 얇고 쫄깃한 면발에 살짝 달달한 육수는 아이들도 딱 좋아할만한 맛이거든요. 그냥 이렇게 표현하는게 좋겠습니다. 깔끔한 맛이라고요. 잠실 근처에 딱히 냉면 잘하는 곳을 모르시겠다면 유원정이 추천할 만 하겠습니다. 냉면 한 그릇에 6천원. 한 접시에 6천원, 8개 들어 있는 만두도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역시 푸짐한 맛이라기 보다는 깔끔한 맛.


갑자기 냉면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잠실 근처에서 냉면으로 유명한 집을 꼽으라면 풍납동에 있는 유천 냉면을 꼽아야 겠습니다. 흔히 말하는 유천칡냉면의 원조 집이지요. 시커먼 칡 냉면 면발에 매콤한 육수, 넉넉하게 뿌려져 있는 참깨로 고소한 맛을 추가한 유천칡냉면은 여름마다 사람들 미어 터지는 집이지요. 그래서 저는 여름엔 외려 잘 안간다는! ㅋ 유천냉면에 대해서는 옛날에 써둔 글이 있으므로 링크!


얼마 전 알게된 신천역 근처의 평가옥은 젊은 사람들에겐 밍밍!으로 표현되는 평양식 냉면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저도 어릴 때 같았으면 싫어했겠는데 요즘은 그 담백한 맛이 외려 입에 맞더군요. 평가옥에서도 그런 걸 아는지 양념장이나 김치를 넣어서 같이 먹으면 맛있다고 추천하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먹다가, 두번째부터는 김치를 살살 풀어 먹었습니다. 위치는, 신천역 3번 출구로 나와서 새마을 시장을 지나 계속 걷다가, 아이참, 어디야?? 라고 살짝 짜증이 날만큼 거리에 있습니다. ^^

냉면 얘기가 나서 말인데, 을지로 3가 역 근처에 있는 을지면옥도 밍밍한 냉면(!)으로 한 끝발 날리는 곳이죠. 평가옥처럼 역시 어르신들이 주로 자리를 차지하고 계시는, 참 오래된 집입니다. 처음에 앉으면 육수 대신 면수를 주는데 면 삶은 물이 그닥 나쁘지 않더라고요. 냉면도 양이 꽤 넉넉하고, 담백한 맛으로 시원하게 먹기에 딱 좋습니다. 고추가루와 파, 깨소금을 고명으로 뿌려주는 것이 좀 특별하죠. 취향에 따라 파나 고추가루를 더 넣어도 좋을 듯. 대신 값이 좀 비싸요. 7,500원! 개인적으로는 장충동 경동교회 건너편 쯤에 있는 평양면옥보다는 을지면옥이 좀 나은 듯 하지만, 그건 사람마다 취향에 따라 다른 것이니 정답은 아닐테고요.


어쨌거나 더운 날엔 냉면이 최고죠.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냉면집은 어디인가요? 좋은 냉면집, 서로 서로 같이 좀 공유하면 어떨까요? 진짜 진짜 냉면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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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sanghee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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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나도 냉면 먹고 싶다.

    2009/04/12 12:20

맥주, 광고, 그리고 즐거움

행복한 음식 얘기 2009/03/30 10:54 Posted by '레이'
군항제 갔다가 돌아오는 KTX. 하루종일 돌아다녔으니 꽤 지칠 만도 하지요. 이럴 땐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줍니다. 갈증도 없애주고, 살짝 취기가 오르면 잠도 잘 오니까요. 물론 여기선 절대 달리면 안됩니다(!) ㅋㅋ


맥주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엊그제 TV를 보다 보니, 빅뱅이 하이트 광고를 하더군요. 제가 제가 좋아하는 대성군(나이도 어린 친구가 어찌 그런 트로트 삘이 나오는지! ㅋㅋ)도 신나게 맥주를 뿌려(!) 댑니다. 물론 그래픽 합성이겠지만, 누군가 그렇게 맥주를 뿌려준다면 기분 꽤 상쾌하겠는 걸요! ㅎㅎ 나이들어서 이런 말 하는거긴 하겠지만, 어린 친구들이 맥주 한 번 아주 맛깔나게 마셔댑니다. ㅋㅋ  빅뱅 중 멤버가 한 명 빠지긴 했는데, 아마 그 친구는 미성년자라서 그런 것이려니, 추측해 봅니다.



술 광고와 모델의 연관 관계를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에전에 장나라양이 나오던 소주 광고가 기억이 납니다. 화면을 마주 보고 앉아서 소주 한 잔 안 하실래요? 라고 살살 웃음치던 장나라양 때문에 그 때 그 소주 꽤 마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빅뱅 때문에 맥주를 마실까? 라고 저한테 물어봐야 백날 소용 없습니다. 전 남자 모델들보단 여자 모델에 더 관심이 많으니까요. ㅋㅋ 물론 아마, 여자 분들은 빅뱅에 꽤 관심 있어 하실지도!

그건 그렇고, 술 광고 얘기가 나온 김에 한 마디 더. TV에서 소주 광고 보신 기억 있으신가요? 소주 동영상 광고를 보셨다면 그건 극장에서였을 겁니다. TV에서는 17도 이상의 술은 광고를 아예 못하게 되어 있거든요. 그리고 17도 이하의 술도 밤 10시 이후에나 광고를 할 수 있답니다. 우리가 TV에서 술 광고를 쉽게 볼 수 없거나, 밤에만 보게 되는 건 이게 법적으로 규제가 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술에 대한 또 재미있는 상식을 하나 알려드리면… 술은 통신 판매를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쇼핑몰에서 술 파는 거 못 보셨지요? 와인 샵들도 와인 리스트만 올려 놓고 주문은 못 하게 되어 있지요?? 통신 판매를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

지금 국회에서 계류 중인 법안 중에 술 광고에 대한 규제 법안이 하나 있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방송과 신문에선 아예 술 광고를 못하게 되고, 잡지에서도 광고할 수 있는 횟수가 제한된다고 합니다. 요즘처럼 경기도 안 좋은데 술 광고까지 못하게 되면 방송이든 신문이든 매체들이 받는 타격이 있긴 하겠네요. 접대비 한도까지 풀어가면서 경제 살리기에 애쓰시는 이번 여당과 정부가 술 광고를 과연 못하게 할까, 그런 생각도 들긴 합니다.

 여튼, 제가 즐겨보는 바텐더라는 만화에 보면 ‘술은 그 날을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여행길에 시원한 한 잔, 힘들고 지친 하루를 마감하면서 즐기는 가벼운 술 한 잔, 동료들과 수다 떨며 스트레스 푸는 기분 좋은 한 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시는 짜릿한 한 잔… 이 한 잔들이 오늘 하루를 좀 더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면야,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법이겠지요. 단, 우리가 술을 지배할 수 있을 때 까지만요!

ps> 그나저나 월요일 아침부터 술 얘기를 하다니, 이번 주도 아주 기분좋게 흐르겠군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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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olson canadian

    Tracked from Fluctuat nec mergitur  삭제

    레이형님 맥주 포스팅을 보다가 toronto에서 마셨던 canadian beer 생각이 나서리.. 토론토(아마도 온타리오주內)에서는 술을 함부로 살 수가 없다. 호텔 들어가는 길에 한국에서처럼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구멍가게에서 맥주나 좀 사가야지.. 맘 먹었다가는 대략 낭패를 보게 된다.. 07년에 함 와본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호텔 체크인을 하자마자, 근처에 LCBO가 어디 있는지 부터 확인했다.. LCBO는 liquor store인데, ful..

    2009/03/30 14:03
  2. 소주광고는 여자모델이 많고 맥주광고는 남자모델이 많은 이유?

    Tracked from Daum 지식  삭제

    소주광고랑 맥주광고 포스터를 보면 소주광고는 대부분 여자모델이고, 맥주광고는 대부분 남자모델이던데 이유가 뭔가요?^^

    2009/09/05 02:38
요즘 몸이 좀 허해진 것 같은데, 라고 느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삼계탕입니다. 혹 보신탕이나 비아그라, 뭐 이런 걸 생각하신 분들은, 이 글이 좀 재미 없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어쨌든,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몸에 기운을 좀 불어 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사람들은 삼계탕, 아니면 백숙 같은 걸 찾게 되는데요, 봄이 되서 노곤한 오늘, 마침 점심 시간에 좀 여유도 있고 해서 백숙으로 보신을 하기로 결정!

서하남 IC에서 고속도로 타지 말고 그냥 하남 방향으로 주욱 직진… 오분에서 십분쯤 직진하다 보면 길 옆에 장수촌이라는 입간판이 보입니다(이 무슨 불성실한 가이드란 말인가). 딱 이름처럼 백숙하게 생긴 집이지요. 주 메뉴는 한 마리에 2만8천원하는 누룽지삼계탕입니다. 솔직히 누룽지 백숙이라고 해야 맞을 판인데, 어쨌거나 이 집 간판에는 당당하게 누룽지삼계탕이라 되어 있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누룽지 백숙이라고 부릅니다. ^^


자리에 앉아 누룽지 백숙을 시키면 겉절이 그리고 커다란 무와 갓김치, 시원한 국물에 담긴 백김치가 먼저 나옵니다. 이걸  가위로 잘라 사이 좋게 나눠 먹으면 되죠. 당연히 백김치 부터 자르셔야죠? 뻘건 양념 묻힌 가위로 백김치를 자르면 모양새가 망가지잖아요.


닭 1마리 나오는 누룽지 백숙은 3명이서 먹기에 적당하고 4명이서 먹기엔 좀 부족합니다. 이럴 땐 쟁반막국수를 하나 시켜주는 것이 좋죠. 나중에 모자라서 쌈 나기 전에 말이에요. 1만원 짜리 쟁반막국수를 시켜 슬슬 입맛을 당기고 있으면 누룽지 백숙이 나옵니다. 쟁반 막국수는 뭐 그리 특별할 것이 없으므로 패스. 새콤한 양념과 채소, 그리고 막국수로 입맛 당기는 용도로 쓰시면 되겠습니다.


자 오늘의 주인공 누룽지 백숙. 닭 한 마리가 적당히 해체되어 나옵니다. 에라이? 이거이 무슨 세 명이서 먹으면 되나? 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누룽지 백숙의 주인공은 바로 누룽지죠. 백숙과 별도로 커다란 뚝배기에 담긴 누룽지 죽이 같이 나옵니다. 쉽게 말하면 백숙에 나오는 닭죽을, 찹쌀 대신 누룽지로 쑤어준다, 뭐 이렇게 해석하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이걸 빼도 절대 안되죠!


백숙은 뭐 백숙 맛이죠. 닭고기는 부드럽고 퍽퍽한 가슴살 조차도 그닥 질기지는 않습니다. 오붓하게 나눠 뜯어 먹으면 금새 사라집니다. 약간 허전함을 느낄 때 드디어 누룽지를 먹는 거죠. 다른 메뉴들은 다른 데와 다 비슷한 맛일지라도 누룽지 만큼은 다릅니다. 쫀득한 누룽지가 찰지면서도 구수한 맛을 내거든요. 여기까지 먹어주면, 아 잘 먹었다, 포만감이 듭니다.


그냥 보통 삼계탕 말고 좀 특별한 삼계탕을 드시고 싶을 때 좋은 선택입니다. 먼데서까지 일부러 오실 필요는 없으실 듯 하고, 송파, 강동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주말 가볍게 나들이 할 만 하죠. 바로 옆에 저수지와 낚시터가 있어 분위기도 그닥 나쁘지 않습니다. 낚시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고골 낚시터 잘 아실 듯.

이 집에 대해 또다른 평가를 보고 싶으시면 아래에 있는 짠이아빠님 블로그를 방문해 보시고요, 거기에 전화번호와 주소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나저나, 삼계탕 말고 또 몸 보신 할 만한 음식은 뭐가 있을까요. 봄 되니까 괜히 노곤해지는 건 쉽게 고쳐지지 않을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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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식당가는 나에게 항상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벌써 십 년도 넘었던 어느 날, 소공동 롯데백화점 식당가의 멕시코 음식 전문점에서 누군가와 맥주를 곁들인 간단한 식사를 했는데, 맥주 안주로 괜찮을 만한 식사 두 개를 주문했다. 그런데 이런 황당한 일이. 그릇 모양만 다르지 안에 든 내용물은 완전 똑같았다. 요즘 말로, 이게 뭥미~다…

한 번은 메밀 전문점엘 갔었다. 메밀 한 판을 먹고 좀 모자라서 사리를 추가시켰다(그 때만 해도 정말 한창 먹을 때이므로!). 그런데 한참을 걸려 나온 건 사리 추가가 아니라 새로 메밀 한 판. 값도 한 판 그대로를 다 받았다. 상식적으로 사리 추가란, 적은 비용으로 사리만 더 내어주는 것일 텐데, 그냥 한 판이 새로 나오니 좀 황당스럽기도 했고, 새로 한 판을 주려면 우리 집엔 사리 추가가 없다. 드시고 싶으면 한 판 새로 주문해야 한다, 라고 말을 해주는 것이 상식일텐데 그냥 덜컹 나오니 먹으면서도 기분이 살짝 상해버렸던 것.

이런 구체적인 경험들 외에도, 항상 사람이 많았고, 음식은 별로 였고, 그러면서도 값은 절대 싸지 않았다는 기억이 백화점 식당가에 대한 내 감상이었다.

사무실 근처 잠실 롯데 백화점 11층 식당가. 일년전쯤인가 이 식당가가 대폭 리뉴얼을 하더니, 확 달라졌다. 물론 음식 값 비싼 건 여전하다. ^^ 그러나 몇몇 음식점들은 서비스가 확연히 달라졌고 음식 맛도 꽤 깔끔해졌다. 그러다 보니 손님 오시거나, 특별한 날에는 종종 가게 되고 다들 괜찮은데? 하는 반응을 보이며 내려오곤 했다.

그 중에서 제일 맘에 드는 집 한 집을 꼽으라면, 한우리를 꼽겠다. 흔히 한정식 집으로 알려진 한우리지만, 잠실 롯데백화점 11층에서만큼은 국수전골과 샤브샤브 전문점이다(전통적인 한우리가 메뉴 개편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이 집엔 한정식은 없다). 그리고 내가 즐겨먹는 건 국수전골이다.

보통 국수전골 하는 집엘 가보면 육수가 끓고 나서 버섯이나 채소 같은 것들을 와르르 넣고 고기를 넣은 후 국수를 넣는데, 이 집은 그 반대다. 테이블에서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국수를 먼저 넣는다. 처음엔, 어랏?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가만 생각하면 이 순서가 맞다. 국수가 익는데 더 시간이 많이 걸리니 국수를 먼저 넣는 게 당연한 거다. 그럼 다른 집은?? 에이, 모르겠다. 그건 그 집 문제고.

여튼 국수를 넣고, 채소와 얇게 썰은 고기를 넣어 5분 넘게 끓이면 끝. 먹기 좋게 알아서 잘 담아주니 기다리면 된다. 맛은 뭐, 괜찮은 국수전골 맛이다. 직접 뽑아냈다는 면은 은근히 쫄깃쫄깃하고, 국물도 얼큰해 해장하기에도 좋다. 함께 들어가는 채소들도 꽤 신선하다. 게다가 기본으로 나오는 반찬들이 깔끔해 자꾸 젓가락이 간다. 반찬 떨어지면 알아서 채워주는 센스도 훌륭하다.

개인 별로 담아준 국수전골. 저 앞의 냄비에 끓여 나눠준다

일단 가격은 좀 세다. 국수전골 1인분에 1만4천원. 추가로 주문하는 죽은 3천원. 보통 두 명이 가면 죽 하나 추가해서 먹으니 3만 1천원 되시겠다. 이거 외에 2만원짜리 국수전골 세트가 있는데, 로스편채와 죽이 포함되어 있으니 약간 무리해도 된다 싶은 날에는 세트를 먹는 편이 외려 나을 수도 있다.

세트에 포함되는 로스편채. 고기에 채소를 싸 먹는다

가격은 비싸지만, 일단 편안하게 먹을 수 있고 서비스가 좋다. 반찬 떨어지면 알아서 잘 채워주고(사람 많을 땐 좀 속도가 느려지긴 한다) 될 수 있으면 손님 비위에 맞추려고 서빙하는 직원들이 애를 많이 쓴다. 그러니 외부에서 손님 왔을 때 점심 한 끼 하러 가기엔 딱 좋은 곳이다. 잠실역 근처에서 손님하고 갈 만한데 없을까? 라고 고민하는 분들에게 딱 골라주고 싶은 음식점이란 얘기다. 생일이나 이런 특별한 날 가도 괜찮겠고.

그러나 식사가 아닌, 저녁에 가서 소주 한 잔 먹기에 그닥 적합하지 않다. 술 자리란 안주가 끊임없이 나와야 하는 법인데 국수전골은 그렇게 끊임없이 끓이면서 먹을 수는 없는 음식이니 말이다. 가볍게 반주로, 맥주 한 잔 하는 건 괜찮지만, 오늘은 우리 한 번 달려보세~ 이렇게 먹을 수는 없는 집이다. 안주 거리도 별로 없고.

바삭바삭 구수한 도토리전!

아, 도토리전이 하나 있는데, 이거 바삭한 거이 꽤 예술이다. 국수전골 먹기 전에 누군가를 기다린다면 맥주 한 잔과 함께 즐겨보는 것도 괜찮다. 가격은 아마 7천원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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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로 떠난 여행이 아니라면 아침 찾아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어디든 가야 하다 보면 아침 식사는 거르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모처럼 제주까지 왔는데 아침을 거를 수는 없죠. 아침 식사로 딱 좋은 메뉴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제주에서 맞이한 첫 날 아침 찾은 곳은 서귀포 항 근처에 있는 제주할망뚝배기입니다. 오분작뚝배기가 아주 유명한 집이었든가 봐요. 구수한 된장에 오분작 2개를 비롯해 다양한 해물을 넣어 시원하게 끓여 나옵니다. 가격은 8천원(!). 아침 식사 치고는 좀 세다 싶지만 매일 아침 먹는 것도 아니고, 모처럼 여행(비록 워크샵이란 핑계를 댔지만!) 간거잖아요. 게다가 국물 한 번 먹어 보고 나니, 이 정도면 8천원 낼 만 하겠다 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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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어디, 들어 있는 걸 한 번 볼까요. 오분작 2개, 꽃게, 홍합을 비롯해 이런 저런 조개들, 미더덕… 뚝배기 먹을 때 양은으로 된 빈 그릇을 하나 주는데 이것이 해산물 껍질들로 가득 찹니다. 와, 실하다, 이런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거지요. 시원한 오분작뚝배기에 반해서 해물탕 같은 다른 메뉴들도 먹어보고 싶었지만, 일정이 짧고 갈 곳은 많다 보니 두 번 들르지는 못했습니다. 바다냄새 나는 반찬들도 괜찮았어요. 게다가 사진 찍는 걸 보시고 서비스로 내주는 반찬까지! ^^ 인심 좋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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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아침 메뉴는 비싸서 왠만하면 잘 챙겨 먹지 못하는 전복죽입니다. 몸이 정말 아프거나, 전날 술을 과하게 마신 날, 서울에 있는 죽집에서 전복죽 먹으려면 1만2천원에서 1만5천원 정도는 하잖아요. 그런데! 얼마 전 뉴스에 몇몇 죽집들이 전복이 아닌 소라 등등을 넣었다는 얘기가 있었지요. 젠장, 조그맣게 다지듯 잘라 나오니 이게 전복인지 소라인지 서울 촌놈이 구분할 수가 있어야지요. 그런데 모처럼 제주 왔으니 진짜 전복죽 한 번 먹어보자 이겁니다.

전복죽으로 유명한 집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까 성산포 항 입구에 있는 오조해녀의 집이 걸리더군요. 물론 사무실 막내 토양이님이 검색했지만요~ 성산포로 가는 해안도로를 따라 바다 구경을 하면서 느즈막히 오조해녀의 집을 찾았습니다. 오전 열 시쯤 되는 시간이라 식당엔 그리 사람이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식당 분위기는, 딱 단체 관광객 받는 그런 식당 스타일이더라고요. 테이블 쭉쭉 붙여 놓은 것이… 관광객만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라는 느낌이 드니까 살짝 불안하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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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죽 1인분에 1만5백원. 5백원은 또 뭘까, 그러면서 살짝 웃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없어도 시간은 좀 걸리더군요. 십오분에서 이십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전복죽이 나왔습니다. 어랏, 서울에서 먹던 전복죽은 흰색인데, 짙은 녹색입니다. 이건 뭘까 싶었는데 전복 내장이 들어가서 그런 거랍니다. 그럼 전복은? 하고 죽을 한 번 뒤집자 토막낸 알갱이들이 아니라 진짜 전복 덩어리들이 죽 속에 숨어 있습니다.

전복 내장의 비릿함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고 전복죽 특유의 고급스러운 부드러움이 입 안에 맴 돕니다.  쫄깃한 전복을 씹으며 죽 한 사발 열심히 숫가락직을 하다 보니 어느 틈에 바닥이 보이고, 생각보다 배도 부릅니다. 그런데 솔직히 같이 나온 김치나 반찬은 그리 썩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겠더군요. 전은 너무 식었고, 깍두기는… 좀 적응하기 힘든 묘한 맛이 났습니다. 그래서 아마 죽만 열심 먹은 듯.

힘든 여행 일정에 입 맛 잃기 쉬운데 부드러운 전복죽으로 입 맛 살리고 나니 또 다시 여행할 힘을 얻습니다. 한 번 다녀와서 다시 이 집을 검색해 봤더니, 사람이 몰릴 때는 그 식당이 다 차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양이더군요.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몰리다 보면 불친절해지고, 음식 제 때 나오지 못하고 그런 일이 생기니까 불만족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밖에요. 여유가 있다면 식사 시간을 살짝 피해 느즈막히 가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사실 이 집들은 다 유명한 집들이라 굳이 맛집으로 소개할만한 건 아니겠더군요. 하지만, 유명세 만큼 한 번쯤은 가 볼 만한 집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어쨌거나 제주의 아침들, 넉넉하니 배부르게 잘 먹은 기억만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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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주 맛집, 오분작뚝배기 제주할망뚝배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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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를 찾으면 꼭 먹어야 할 음식 리스트를 뽑으라고 하니 말고기에 꿩고기까지 올라오더군요. 그 가운데 눈에 쏙 하고 들어온 것이 이번에 소개할 오분작뚝배기입니다. 제주할망뚝배기집이라고 제주 서귀포항에서 천지연 폭포로 가다 해군초소 바로 맞은편에 있는 오분작뚝배기를 기막히게 한다는 집이죠. 1층 식당, 2층 다방 전형적인 시골스러움 ^^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무조건 오분작뚝배기를 시키고 기다렸죠. 가격은 8천 원 하더군요. 일단..

    2008/11/13 22:19
  2. [제주 / 서귀포항]칼칼한 국물의 오분작뚝배기와 갈치조림, 제주할망뚝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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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아다녔던 제주도 여행의 맛집 시리즈..ㅎㅎ 제주할망뚝배기로 둘째날 저녁을 먹기 위해 서귀포항으로 향했습니다. Canon | Canon EOS 400D DIGITAL | 1/40sec | F/4.5 | +1.33 EV | ISO-800 | 2009:02:20 19:01:43 맛깔스러운 반찬들이 먼저 세팅되었습니다..ㅎㅎ Canon | Canon EOS 400D DIGITAL | 1/10sec | F/5.0 | +1...

    2009/06/14 16:34
서울 촌놈이 제주도에 간다, 제주도 가면 뭘 먹어야 겠니? 라고 묻고, 검색했더니 답이 나왔다. 바로 흑돼지. 다른 건 몰라도 제주도에 가면 흑돼지를 먹으란다. 오케이! 한 술 더 떠 제주 가면 흑돼지를 먹어야 한단다, 라고 했더니 절친한 어떤 분이 자기 아는 동생이 제주에서 흑돼지 집을 한다고 소개시켜 준단다. 생판 모르는 집엘 가는 것보다 누군가 소개를 받아 가는 것이 아무래도 좋으리라는 심산에서 전화번호를 하나 받아 적었는데, 이미 서둘러 아예 예약까지 했단다. 그래서 찾은 집이 제주 공항 근처, 신제주 노형동에 있는 다훈이네 숯불갈비라는 집이다.

제주에 가면 흑돼지 집이 몇 군데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정작 제주에 흑돼지 음식점은 아주 널리고 널렸다. 우리가 찾아가려는 신제주 근처에만 해도 주변이 죄다 흑돼지 집. 제주엔 흑돼지 아니면 먹을 게 없나 싶을 정도였다. 소개 받은 집도 예상 보다 큰 집이어서 깜짝.

메뉴판을 보니 양념 돼지갈비는 4,500원(헉)부터 있었고, 우리가 노리는 흑돼지 오겹살은 1만 2천원. 서울에서 먹는다면 잠시 갈등을 했겠지만서도, 제주까지 갔는데 이건 갈등할 문제가 아니다. 당당하니 흑돼지 오겹살과 제주 한라산 소주를 시켰고, 잠시 후 눈부시게 타오르는 하얀 백탄이 그득한 화로가 올라왔다. 그리고 그 위에 올려진 흑돼지 오겹살. 노릇 노릇하게 구워지기를 기다리는 건 역시 살짝 고문이었다. 물론 그 동안 열무물김치를 안주 소주 잔이 한 바퀴 돌았다. 맨날 19.x도 소주만 먹다가 20도가 넘는 소주를 먹으니 살짝 독하다는 느낌도 든다. 사람이란 참 간사하다. 예전에 2x도씩 하던 소주는 어떻게 마셨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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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돼지 오겹살이 익었다. 후후 불어 식히면서 서둘러 입에 넣었을 때 그 맛이란. 쫄깃 쫄깃 하면서도 입안에서 순식간에 사라지는 그 부드러움을 도대체 어떻게 표현해야 한단 말인가. 젠장, 서울 가서 이제 삼겹살은 다 먹었네… 이런 말이 절로 나올 수 밖에… 흑돼지 오겹살 4인분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사라졌고, 2인분 추가. 거기에 양념 돼지 갈비 2인분은 서!비!스!(아마 서울에서부터 예약하고 왔다고 준 듯). 열무물김치에 말아내온 소면을 후식으로 마무리 하고 나니, 정말 배터지기 일보 직전인 셈이었다.

삼박사일 제주에 머무르다 보니, 흑돼지를 한 번만 먹을 수는 없는 법이었다. 사무실 막내가 제주 가기 전 검색해 둔 집이 바로 삼다가. 소금을 뿌려 굽는 독특한 생고기와 멸치젓 양념으로 유명한 집이란다. 내비에서 찾아 찍으니 역시 신제주 근처. 한라산 영실 코스를 다녀온 직후 점심 코스로 잡아 삼다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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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돼지 생고기 1인분에 1만원, 등갈비는 9천원. 일단 생고기 2인분에 등갈비 2인분을 주문했고 잠시 후에 숯불과 함께 생고기가 먼저 나왔는데, 이건 헉이다! 털 자국이 선명한 껍데기가 그대로 붙어 있는 것 아닌가. 비위가 약하거나 껍데기에 거부감이 있다면 좀 놀랄 만도 하겠다. 그러나 그건 나중에 걱정할 문제고, 일단 테이블에 있는 왕소금을 살살 뿌려 숯불에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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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구워지면 다시 뒤집어 굽고 먹기 좋은 크기로 적당 자른다. 털 자국 선명한 껍질 부분은 싫다면 따로 잘라내도 상관 없겠으나, 생긴 것과 달리 이거 은근 쫄깃함이 강하다. 도톰한 흑돼지 살이 입 안 가득 풍성하고 잡냄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퍼석하지 않고 쫄깃하면서 야들야들한 맛… 껍질이건 뭐건 어느 틈에 흑돼지 생고기 2인분은 후닥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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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출연 "토양이님의 손"


이어 나온 등갈비. 분당에도 삼다가라는 집이 있는데(제주에 있는 집과 모종의 비즈니스 관계가 있었던 듯 하다) 이미 그 집에서 등갈비를 먹어본 기억이 있으므로 자신있게 시켰다만… 나온 건 좀 달랐다. 분당에 있는 집이 조각 조각 먹기 좋게 잘라주는데 비해 이 집은 그냥 통째로 나온 것. 알아서 잘라 먹으란 얘기다. 짭짤한 양념이 배어 있는 등갈비…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확실히 생고기가 더 맛있다. 양념 등갈비는 애들한테는 더 맛있을 게 틀림 없다. 마지막으로 후식은 멸치 국물로 말아낸 국수. 역시 후식은 이런 걸 먹어줘야 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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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에 걸쳐 흑돼지를 먹고 나니, 나중에 제주에 또 간다 하면 흑돼지를 먹으러 갈 것이요, 누군가 간다고 하면 꼭 흑돼지 먹고 와라~라고 말할 것이다. 서울에서도 몇 번 흑돼지를 먹긴 먹었는데 이 맛을 느껴보지는 못했고(물론 내가 고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 여러 번 먹어본 것도 아니지만>.<) 제주에서 제대로 느꼈으니 그 인상이 더욱 강렬할 수 밖에. 여튼, 서울 촌놈 제주에서 흑돼지 잘 먹고, 흑돼지에 푹 빠져버렸다. 서울에서도 어디 흑돼지 맛나게 먹을 만한 집 없을까. 눈에 불을 켜고 찾아야 할 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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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주 맛집, 흑돼지 오겹살 다훈이네 숯불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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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에 도착한 것은 10월의 마지막 밤. 서울에서 스케줄을 대략 정하고 왔기에 망설임 없이 저녁 식사 장소를 향해 차를 몰았습니다. 찾아간 곳은 제주도 흑돼지 오겹살 숯불구이집 다훈이네. 위치는 제주시 노형동이라고 하는데 서울 촌놈인 우리 일행은 도저히 위치를 알 수 없었습니다. 전화 안내를 받고 내비게이션에 노형우체국을 찍고 가는데 근처에서 영 헤매게 되더군요. 제주도 렌터카에 있는 내비게이션의 디테일이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2008/11/11 09:58
  2. 제주맛집, 제주흑돼지 생구이 삼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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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삼겹살 집이 많은 것처럼 제주에는 흑돼지 집이 많더군요. 첫 날도 흑돼지였지만 둘째날 점심도 흑돼지로 질렀습니다. 제주시 연동에 있다는 삼다가를 찾아갔습니다. 이번에는 내비게이션이 말을 잘 들어 손쉽게 찾았죠. 점심 때를 조금 넘겨 도착하니 한가하더군요. 제주흑돼지 생구이와 등갈비를 주문했습니다. 각각 2인분씩 4인분을 시켰는데 점심이어서 그런지 4명에게 정량이더군요. ^^ 제주 삼다가 본점 앞, 일반 가정집을 개조해 사용 중이더군요. 반찬도..

    2008/11/13 22:36
내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피자 먹기에 가장 전망 좋은 곳 두 군데를 꼽으라면, 하나는 63빌딩 58층에 있었던 63 스카이 피자고, 하나는 워커힐에 있는 피자힐을 꼽겠다. 이 중에서 63 스카이 피자는 이미 몇 년전에 채산성 좋은 비싼 레스토랑으로 바뀐지 오래여서 이제는 갈래야 갈 수 없는 상황이 됐으니 이제 남아 있는 건 피자힐 하나 뿐이다.

사실 피자힐은 그 역사 만큼 유명해질 대로 유명한 집이다. 지금은 아닐지 몰라도 예전엔 연예인들 단골 코스란 얘기도 있었고 심형래 감독이 프로포즈를 했던 집이라는 기사도 언뜻 본 기억이 난다. 하긴 오래된 만큼 다녀본 사람도 많을테니, 나올 얘기거리는 이미 충분히 나온 셈일게다.

분위기 뿐 아니리 피자힐의 피자는 나름대로 명성이 있는 피자다. 세상이 온통 피자헛 류의 두꺼운 피자를 좋아할 때도 꿋꿋하게 얇은 피자를 지켜왔고, 쫀득한 치즈의 맛과 담백함으로 독보적인 맛을 지켜왔다. 요즘에야 얇고 담백한 피자가 대세이고, 독특한 맛의 피자를 주변에서 쉽게 즐길 수 있게 됐지만, 예전엔 피자힐 스타일의 피자를 먹으려면 오로지 피자힐에 가야만 했다.

 피자힐은 광장동 워커힐 호텔 부지 내에 있다. 올림픽대교를 강남에서 강북쪽으로 넘어가다 워커힐 방면으로 우회전해 꼬불꼬불한 산길을 타고 주욱 올라가면 주차장 입구가 나오고 티켓을 뽑고 조금 더 올라가면 피자힐 입구가 나온다. 에전에는 피자힐 입구가 주차장이었는데 지금은 주차장을 없애고 아예 노상 카페를 만들어 놨다. 노상 카페에서는 커피, 아이스크림은 물론 와인도 팔던데, 처음 보고는 무슨 야외 예식장 만들어 놓은 줄 알았다. 나름대로 분위기가 있는 듯. 그냥 나오기 아쉬워 테이블 위에 널어 놓은(!) 와인잔 사진을 훔치듯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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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에 예약 없이 찾아간 탓일까. 식사 시간을 한참 비껴 찾아갔는데도 30분 대기란다. 전화 번호를 적어 놓고 주변 전망을 돌아보며 사진을 찍다 보니 곧 전화가 왔다. 그런데, 헐! 식사 시간으로 한 시간 이십분 주겠단다. 사실 피자 한 쪽 먹는데 한 시간 이십분이면 부족한 시간은 아니지만 식사 하기 전부터 이런 얘기를 듣는 건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그래도 모처럼 찾아간데다가 기다리기까지 했으니 기분은 좋지 않아도 그러라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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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잡고 콤비네이션 피자와 샐러드 바, 음료를 주문했다. 라지 사이즈면 세 사람 먹기엔 충분하다. 잠시 후 나온 피자. 얇은 도우에 쫀득한 치즈의 맛은 두드러진다. 피자 광고에서 보는 것처럼 한 입 물면 쭈욱 늘어나는 치즈의 느낌이 좋다. 샐러드바도 다양하지는 않지만 고급스런 재료들이 입맛을 당긴다. 무제한 제공되는 연어, 주꾸미와 새우 등이 들어간 해산물 샐러드를 비롯해 파스타, 마, 고구마, 몇 가지 채소들이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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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힐에서 하는 곳 답게, 가격은 절대 싸지 않다. 8조각 나오는 피자 라지 한 판에 약 4만원. 샐러드바는 2인 기준 2만원(1인 추가시 6천원 추가), 탄산음료 한 잔에 7천원이다. 여기에 10% 부가세가 붙는다. 다행스럽게도 봉사료는 안 붙는다(!). 비자 플래티넘 카드가 있으면 10% 할인.

전망과 분위기가 필요한 날이라면 가 볼 만 하다. 대신 피자 먹기에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그 정도는 미리 염두에 두고 가야 할 듯. 휴일이라면 인기가 많으니 미리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주차 도장은 4시간을 찍어주니, 식사 마치고 워커힐 주변 전망을 즐기며 산책하는 것도 좋다. 주차장이 유료인 데다가 비싼 탓에(!) 사람이 많지 않으니 한적한 데이트를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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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한 번 쯤은, 높은 곳에서 창 밖을 내려다 보며 식사를 하는 사치를 부려도 좋다. 그 날이 생일이든, 기념일이든, 혹은 아무 날도 아니지만 그냥 잊고 싶지 않은 날이든, 그런 날 하루 정도는 만용을 부려 봄 직 하다. 왜, 그런 날 있지 않은가. 오늘은 그냥 높은 곳에서 밥 한 번 먹고 싶은 날.

내가 알고 있는, 서울과 그 근방에서 창 밖의 한강을 유유히 내려다 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높은 곳은 딱 네 곳이다. 하나는 남산타워의 엔그릴, 하나는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스카이라운지, 그리고 63빌딩 58층(하도 예전에 가봤던 데라 요즘 다시 찾아 보니 레스토랑 이름이 바뀌었더라는),  마지막 하나는 구리타워의 지레스토랑이다. 물론 종로타워의 탑 클라우드, 강변북로에 위치한 괴르쯔 등도 전망이 나쁜 곳은 아니지만, 한강이 보이는 정말(!) 높은 곳이라는 조건을 붙이면 여기에 낄 수 없다.

운 좋게도, 나는 구리타워를 제외하고 이들 모두를 적어도 한 번씩은 다녀봤다. 기념일 식사 때문에, 접대 때문에, 혹은 늦은 밤 칵테일 한 잔을 즐기고 싶어 막연히 찾아가기도 했었다. 대화를 멈추게 할 정도로 숨막히는 야경들,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어도 상관 없는 전망에 나는 강한 만족감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막연히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었던 5월의 어느 날, 말로만 듣던 구리타워를 찾았다.

외곽순환도로 구리 방면 토평IC를 빠져나와 표지판을 따라 빙글 빙글 돌면 구리타워에 도착한다. 왠만하면 말로 설명해 보겠지만, 초행 길인데다가 몇 번씩 돌다 보니 방향 감각을 잃어버렸다. 하긴, 내가 찾아본 구리타워 가는 길들 대부분은 토평IC에서 표지판을 따라가라였는데, 직접 가 보니 왜 그렇게 설명했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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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타워는 환경 시설물이다. 폐기물 처리 시설 위에 운동장을 만들고 타워를 세웠단다. 구리타워를 찾은 날, 저녁 시간인데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잘 정비된 구장에서 축구를 즐기고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엘리베이터를 한 번 갈아타면 구리타워 전망대에 올라간다. 그리고 계단으로 한 층 더. 그러면 거기가 구리타워 회전식 레스토랑인 G레스토랑이다.

어릴 때 나는 회전식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전망대 전체가 스스르 도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와, 저 전망대 전체를 돌리는 건 참 대단한 기술인 걸? 그렇게 생각했지만 실제로 전망대가 도는 건 보지를 못했다. 하긴 탑 클라우드가 있는 종로타워는 한 때 탑 클라우드가 있는 꼭대기 층이 마치 엘리베이터처럼 오르락 내리락 한다는 소문도 있긴 했다 ^^ 전망대 전체가 도는 것이 아니라 식당 내부에 회전판을 설치했다는 걸 깨닫고는 혼자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G레스토랑엔 두 종류의 테이블이 있다. 창가 쪽을 바라보고 두 명이 같이 앉는 형태의 커플석이 있고 일반적으로 마주 보고 앉는 형태의 좌석이 있다. 예약하는 사람들에 따라 알아서 배치를 하는 듯. 물론 좌석에 여유가 있다면 원하는 곳을 골라갈 수도 있겠다.

일단 식사 주문부터. 요즘은 해산물이 대세라니, 해산물 코스를 시켰다. 1인분에 7만원. 좀 과하다. 그러니까 일 년에 한 번, 정말 사치를 부려봄직한 날에 와야 한다고 했던 것 아닌가. 그럼 일단 나오는 메뉴부터 구경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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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그리고 와인. 특별한 와인이길 기대하지 말자. 그냥 평범한, 새큼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뒤에 남는 그런 전형적인 화이트 와인이다. 그리고 사진에는 빼 먹었지만 따뜻한 세 종류의 빵이 나온다. 아무 것도 바르지 않은 빵을 와인 안주로 즐겨하는 내게는 딱 좋은 배합이다. 물론, 빵은 안주로 나온 건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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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이다. 비린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그다지 거부감이 없을 정도로 쫄깃하다. 그리고 뒤이어 나온 스프와 샐러드. 전채인 전복이 은근히 입 맛을 댕겨줬는데 이거 이거 스프는 영 아니다. 그냥 딱 인스턴트 그 맛 그대로. 구색 용이라 생각하고 그냥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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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키조개의 관자다. 관자에 고소한 소스를 부어 올리고 연어알로 꾸몄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밑에 깔린 건 파인애플. 관자는 오래 익히면 질긴데, 적당히 익혀 쫄깃한 맛이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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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메인인 바닷가재. 사실 반 마리 정도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 마리가 통으로 나와 깜짝 놀랐다는… 치즈를 넣고 기름을 발라 구워낸 듯. 사실 진짜 맛있는 바닷가재라면 아무 양념없이 쪄 먹기만 해도 좋을텐데 ^^ 치즈와 기름 맛이 다소 느끼했던 건 사실이지만, 바닷가재가 어디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란 말인가. 그래서 어느 틈에 게 눈 감추듯 끝. 바닷가재와 함께 당근, 감자, 그리고 조그만 주먹밥이 어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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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과일과 차가 나오면 식사는 끝. 전체적으로 식사의 품질은 베스트라고 할 수는 없지만, 흔히 먹을 수 없는 먹거리인데다가, 샐러드나 와인을 아무 부담 없이 더 주는 넉넉한 인심 때문에 유쾌한 식사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인심을 포함해 5점 만점에 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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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에 따르면 G레스토랑은 한 바퀴 회전하는데 55분이란다. 회전 속도는 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고 내부가 회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까운데 있는 창틀 같은 걸 본다면 멀미 기를 느낄 수도 있다. 어떤 분은 이걸 가리켜 KTX 역방향을 타는 것 같다라고 표현했는데, 그 말이 딱 맞는 듯 하다. 회전하는데 거부감이 있다면 순방향을 찾는 것이 좋을 듯.

마지막으로 환할 떄 찍은 전망 사진을 하나 보탠다. 야경을 찍어야 제 맛이겠지만, 식사 도중 야경을 찍겠다고 카메라를 들고 설치는 것도 우스운 일인데다가 반사가 워낙 심해 제대로 된 야경을 찍을 수 없었으니 야경 사진은 패스. 물론 절대적인 실력 부족이라는 건 나도 잘 안다. 사진 오른쪽 구석의 정체를 알 수 없는 불빛은 절대 UFO가 아니다. 전망대 내부의 전등일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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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레스토랑은 서울에 있는 호텔들처럼 그렇게 세련된 멋은 없는 곳이다. 깔끔하고 세련된 호텔 분위기를 연상했다면 실망했을 수도 있다. 음식 맛도 감동을 줄 만큼 짜릿하게 맛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소위 하는 말로 가격이 착하다. 맨 처음 언급했던 레스토랑들 중에 이 정도 음식을 이 정도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 게다가 G레스토랑의 가격에는 부가세와 봉사료가 따로 붙지 않는다. 한 사람 앞에 딱 7만원. 이것 저것 줄줄이 붙어 나오는 호텔 레스토랑에 비하면 가격 면에서는 훨씬 유리하다. 더욱이 샐러드나 와인, 커피를 리필해 먹을 수 있는 곳이 또 어디있단 말인가.

누가 뭐래도, 전망 하면 역시 바다가 최고다. 그러나 바다가 보이지 않는 곳을 기준으로 친다면 구리타워의 전망도 절대 빠지는 전망은 아니다. 정말로 하루,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날이 있다면, 그런 날엔 한 번쯤 가 봄직하다. 그러나 한 가지 정말 중요한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특별한 날은, 사람이 있기에 특별한 날이지, 분위기나 전망이 좋아 특별한 날이 된 건 아니다. 아무리 특별한 날일지라도, 사람의 마음이 특별하지 않으면 그 날은 보통 날과 다름없는 날이다. 특별한 날, 특별한 마음이 준비되었다면, 특별한 분위기와 전망은 그저 장식과 같은 존재일 뿐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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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피자헛 피자가 제일 맛있었던 적이 있었다. 두툼한 도우에 이것 저것 넉넉하게 뿌린 토핑… 한 쪽만 먹어도 충분히 배부르던 그 피자를 두 쪽, 많이는 세 쪽까지도 먹으면서 역시 피자는 이런 맛이야 했었다. 그렇게 잘 나가던 시절 피자헛은 여세를 몰아 피자 모서리 부분에 치즈를 넣는 일명 치즈 크러스트 피자를 내놓기 시작해 배불러 남기던 부분까지도 모조리 먹게 만들었다. 야, 이거 맛있네 그러면서 말이다. 그 때는 그렇게 두툼한 FAT 피자가 제일 맛있었다. 왜 돈 아깝게 얇은 THIN 피자를 먹나, 그런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세월도 빠르고, 사람들의 입맛도 참 빠르게 변한다. 그렇게 맛있었던 FAT 피자는 어느 틈에 건강의 적이 되어 버리고, 이젠 바삭하게 구운 THIN 피자만이 진짜 피자처럼 대접받기 시작했다. 피자헛 같은 커다란 체인점의 피자는 좀처럼 안 먹게 되고, 조그만 가게에서 화덕이 직접 구워파는 피자를 찾게 됐다. 두툼하고 비싼 피자는 어느덧 기억에서 잊혀져만 갔다.

그러다가 얼마전 우연히 피자헛 상품권을 선물받고, 오랫만에 피자헛엘 가게 됐다. 마침 집 앞 길 건너편에 피자헛 매장도 있어 모처럼 가족들이 외식할 만한 거리가 생긴 셈이다. 화창한 주일 오후, 그렇게 피자헛 매장을 오랫만에 찾았다.

아마 그 매장에 마지막으로 간 건 2년은 되었을 법 하다. 모처럼 일찍 퇴근한 날 딸 아이와 둘이 오붓하게 저녁을 먹을 일이 있어 거기서 파인애플 피자와 파인애플이 가득 들어 있는 샐러드, 그리고 파인애플 주스를 마셨었다. 파인애플을 워낙 좋아하던 딸 아이가 그렇게 파인애플 일색으로 메뉴를 시켰기 때문에 특별히 더 기억이 났을 게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주며 서버가 안내를 한다. 새로 나온 고메이 피자를 먹으면 샐러드를 3,000원에 준단다. 그럼 그거 하고, 딸 아이가 좋아하는 치킨 텐더, 그리고 음료를 시켰다. 고메이 피자는 다섯 가지 종류가 있다는데 감자를 워낙 좋아하는 패밀리 특성 상(!) 감자가 들어 있는 포테이토 크레마 피자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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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온 건 치킨 텐더. 닭고기 살로만 튀겨 낸, 막 말하면 치킨 까스 같았다. 고소한 맛과 퍽퍽한 맛이 어울리면서 소스에 찍어 먹다 보니 난데없이 맥주가 한 잔 생각나는 건 왜일까. 그리고 잠시 후 오늘의 주메뉴 포테이토 크레마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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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헛 고메이 피자 시리즈는 기존의 피자헛 피자와는 달리 기름기를 쏙 뺀 얇고 담백한 피자란다. 사실 감자 피자는 다른 종류의 피자에 비해 짭짤한 맛이 덜하고 담백해 좋아했었는데, 포테이토 크레마도 기대했던 것처럼 다른 감자 피자처럼 바삭하고 담백한 맛을 냈다. 얇고 바삭한 피자 도우도 기존 피자에 비하면 느끼함을 많이 줄였다고 해야 하겠다. 이런 피자를 먹어 버릇하면 두꺼운 피자 절대 못 먹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참, 고메이 피자는 M 사이즈다. 성인 남자 둘이서 피자만 먹기엔 살짝 모자라는 양이라고 해야 겠다. 하긴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어느 정도 모자란 양은 채워질 수 있겠다. 샐러드와 치킨 텐더를 함께 먹으니 셋이서 먹고 치킨 텐더 두 조각을 남겨 포장해 왔다. 그리고 샐러드는 3천원이라고 해 놓고, 이건 2인 기준 가격이란다. 초등학생이 한 명 추가되니 샐러드에 1,500원 추가 요금을 더 내란다. 예전에는 접시 당으로 돈을 받았던 것 같다는, 가물 가물한 생각도 들었으나 어쨌든 뷔페 식으로 제공하니 그럴 수 있다고 패스.

그러나 어쩌면 피자를 굽는 시스템이 기존의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해서 그러는 것일까.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는 좀 어렵지만, 여전히 이 피자에서는 피자헛 특유의 맛이 은근히 묻어 났다. 났다.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보다는 패스트 푸드 같은 대중적인 느낌이 어딘가 묻어나는 걸 감출 수가 없었다는 뜻이다.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매장 분위기도 아마 한 몫했을 게다, 분위기와 서비스 수준도 패밀리 레스토랑 급에는 미치지 못하고, 패스트푸드점 수준이었다. 새로운 메뉴가 나왔고, 그만큼 피자헛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 이런 부분의 개선도 빼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 가지 이상한 건, 고메이 피자의 '고메이'에 대한 해설이다. 피자헛 메뉴판 등에는 '고메이'가 프랑스어 Gourmet로 미식가를 뜻한다고 했다. 프랑스어라니? 그럼 이건 고메이가 아니라 '구르메' 정도로 읽어야하는 것일텐데, 그렇다면 고메이는 도대체 어디서 온 말일까? 누구 아는 분 있으면 좀 알려주시길.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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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로 나왔다는 피자헛의 프레쉬 딜라이트 시식기

    Tracked from 먹는 언니의 Foodplay  삭제

    새로 나왔다는 피자헛의 '프레쉬 딜라이트'. 동생이 시켜서 정확히 얼마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샐러드와 콜라까지해서 2만 몇 천원이었던 것 같다. 우왕 굿~~ (추가 : 동생 말에 의하면 이마트 장보고 주는 쿠폰으로 할인받았고 콜라는 피자헛에서 주는 게 아니라 이마트에서 샀다고 한다. 주의하시길!!!) 뭔가 매콤한 향이 확~ 났는데 맛은 생각보다 맵지는 않았다. 레몬이 가운데 있길래 레몬즙을 뿌려먹으라는건가... 싶어서 쭉 짜서 뿌렸다. 맛에는 큰 변화는..

    2008/05/07 23:33
아마 작년 가족 중 누구 생일 때 일이었을 게다. 가족들과 외식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그래도 생일인데 케이크에 초는 붙여야지, 그런 얘기들이 나왔다. 그럼 케이크는 내가 사오지 머, 그러고는 집 앞 파리바게뜨에 케이크를 사러 갔었다.

얼마 전 또 다른 생일에 먹었던 녹차 케이크인지 고구마 케이크인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여튼 그 케이크를 달라 했더니 직원 왈, '아직 녹지 않아서 드릴 수가 없다'는 거였다. 이게 무슨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아닌데, 녹긴 뭘 녹여? 이상하다 싶었지만, 대신 다른 케이크를 사들고 돌아왔다. 그리고, 녹이는 케이크에 대한 진실을 나는 작년 겨울 성탄절 쯤해서 우연히 알게 됐다.

크리스마스케이크에 관한 그들의 진실..

평소 자주 가던 진주아빠님 - 진주아빠님 본인은 '진주애비'라고 닉을 쓰지만, 왠지 나는 진주아빠로 부르는 게 더 편하다 - 블로그에서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몇 달 전에 미리 케이크를 만들고 그걸 냉동했다가 성탄절 시즌에 공급한다는 얘기를 읽게 된 것이다. 아, 그래서 그 때도 케이크를 녹인다고 말을 하는 것이었구나!

아무리 프랜차이즈래도 제과점들은 모두 제빵시설을 갖추고 직접 빵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는 몹시 황당한 일이었다. '뭐, 냉동했거나 말았거나 몸에 해롭지 않고, 맛있으면 그만 아니냐'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렇다면 적어도 '갓 구운 빵'이라는 이미지로는 광고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닐까. 따뜻하게 금새 만들어 둔 케이크라고 착각하면서 사먹었던 나는 사실 심한 배신감 마저 느꼈다고 해야겠다. 그리고 지금 와서 다시 한 번 검색을 해 보니, 이런 관련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빵값이 싸면 위험하다?

그런 까닭에 매년 성탄절에는 케이크를 샀지만, 작년에는 케이크를 사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그동안 몇 번 성탄절 시즌에 케이크를 산 건, 선물 때문이었음도 고백해야 겠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주니까 기왕이면 그 케이크를 안 살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냉동 케이크를 팔면서!라는 괘씸한 마음이 든 이상,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들의 케이크를 사기란 정말 싫었다. 대신 다른 데서 케이크를 사면 되지 뭐.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직접 케이크를 만들어 파는 빵집을 찾으려 했는데, 우리 집 주변엔 그런 빵집이 없었다(두어달 전에 하나 새로 생기기는 했다 ^^). 집 근처 사방 1km 이내에 파리바게뜨만 서너개 있을 뿐. 그래서 결국 작년 성탄절엔 케이크를 먹지 못했다. 그리고, 애꿎은 진주아빠님 블로그에 올해는 케이크를 사지 못했다고 투덜(!)대는 댓글을 하나 남겼다.

얼마전,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 진주아빠님이 직접 운영하시는 빵집을 찾았다. 사실은 회사 3주년 기념으로 특별히 케이크를 맞춰달라고 진주아빠님께 부탁했었는데, 그 케이크를 찾으러 간 것이다. 생각보다 너무 공을 들여 만들어 주신 탓에 - 이 케이크에 대한 포스팅은 여길 참조 ^^ - 케이크 값을 내면서도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는데, 세상에, 지난 번 성탄절에 진주아빠님 글을 읽고 케이크를 못 샀다는 내 댓글이 마음에 걸리셨던가 보다. 난데없이 케이크를 하나 더 얹어주면서 딸 아이 가져다 주라 하시는 것이 아닌가. 괜찮다고 사양하는 척(!) 하긴 했지만, 특별히 만든 고구마 케이크라는 말에 더 이상 사양할 수가 없었다. 케이크를 주면서 진주아빠님은 빠른 시일 안에 먹으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정말 정성들여 만든 빵을 손님들이 몇 일씩 묵히거나 심지어 냉동실에 넣어버리는(!) 그런 가슴아픈 일이 종종 있다면서 말이다. 빵이 갓 나왔을 때 그 맛, 그건 사실 어떤 맛과 비교하기가 힘든 법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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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말. 케이크로 가벼운 점심을 했다. 내가 고구마를 그리 즐겨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빵과 어우러지는 맛이 예사롭지 않았다. 물론 내가 마음을 열고 먹은 심리적인 이유도 있었겠지만 ^^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 빵에서 느끼지 못하는 뭔가 특별함이 있는 것 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나를 주려고 특별히 만든 케이크이니 말이다.

솔직히 말하면, 앞에도 썼지만, 냉동된 케이크를 썼던 어쨌던 몸에 해롭지 않고, 맛있는 빵을 만들면 그만이다. 오히려 냉동했다가 해동했는데도 그런 맛을 낸다는 기술력에 감탄을 표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대기업들의 물량 공세와 마케팅 덕분에 집 근처 작은 베이커리들이 - 이걸 윈도 베이커리라고 부른단다. 제빵 시설을 갖추고 매장과 유리(윈도)로 구분해 놓은 그런 베이커리들 말이다 - 사라진다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집 만이 낼 수 있는 고유한 맛, 정말 막 구워 낸 따뜻한 빵을 먹을 수 있는 그런 작은 베이커리들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정말 일년 내내 전국 어디서나 변함없이 똑같은 맛의 빵을 먹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차피 경쟁해야 하는 세상. 규모가 큰 기업들이 덤벼드는 건 비단 제과시장만은 아닐게다. 어느 산업이든 자본이 많은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경쟁은 늘 존재하는 법이다. 그리고 작은 기업은 큰 기업의 자본과 대형 마케팅을 두려워하고 불평하기 전에, 자기만의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작기 때문에 반드시 가능한 부분들이 있을 거라 나는 믿는다. 나 역시 작은 회사에서 작은 회사 만의 장점을 개발하면 일하고 있으므로! 물론 지금도 고유의 맛을 살린 유명한 동네 빵집들이 많이 있기는 하다. 동네 빵집이라고 하기엔 더 커져버린 베이커리들도 지방 마다 독특한 집들이 하나씩 있다는 얘기는 한번쯤 들은 적이 있다.

독특하고 특별하게 맛있는 빵 하나 먹으려는 내 욕심에 말이 길어졌다. 개인적으로 진주아빠님 빵집이 유명해지고, 정말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 소중한 맛을 간직한 귀한 빵집들이 여전히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갓 구어낸 구수한 빵의 그윽한 향기가 항상 느껴지는, 그런 빵집이 가까운 곳에 하나 있었으면 정말 정말 좋겠다.

Ps> 진주아빠님 빵집엔, 치즈빵과 누룽지빵이 있었다. 치즈빵은 그냥 먹어도 맛있고 와인과 먹어도 좋다. 실제로 난 맥주에 곁들여 먹은 적이 있는데 그 맛도 짜릿했다. 누룽지빵은 실제 누룽지로 만든 건 아니고 누룽지틱(!)하게 만든 빵인데, 요거 구수한게 그만이었다. 진주아빠님 빵집은, 도산사거리 폭스바겐 매장 건너편, 미니(MINI) 매장 옆쪽 골목으로 조금만 가면 보인다. '부케도르 논현점'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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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란 참 묘한 존재입니다. 익으면 익을 수록, 또 너무 익어 시어지면 시어진대로 특별한 맛이 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 김치를 활용한 요리도 꽤 많이 있지요. 김치란 시어졌다고 해서 버리는 경우는 별로 없는 법입니다.

지난 주말, 집 안 냉장고를 정리하다가 미처 다 먹지 못하고 남아 있었던 열무김치를 찾았습니다. 적당히 시어져서 그냥 먹기에도 별 문제는 없었지만, 이걸 가지고 열무물냉면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딸 아이가 냉면을 워낙 좋아해서 집에는 항상 냉면 재료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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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일단 재료를 준비해 봅시다. 냉면에 절대 빠지면 안되는 건 바로 달걀이죠. 때마침 부활절이었던 까닭에 교회에서 받아온 삶은 달걀이 있었습니다. 예쁜 달걀이 아깝기도 했지만 그래도 일손을 하나 줄일 수 있어서 감사했죠. 껍질을 까 놓았습니다. 다음 단계는 냉면에 들어가면 정말 좋은 배! 비싼 냉면집일수록 배를 아끼지 않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만, 집에서 먹을 것이니까 적당히 얇고 잘게 잘 썰어 두었습니다. 또 뭐가 있을까요? 특별히 더 필요한 것이 없군요. 이제 냉면을 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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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서 파는 냉면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생면이라고 해서 얼리거나 굳히지 않은 냉면이 있지요. 이건 좀 비싼 대신, 조금만 삶아도 됩니다. 40 - 50초 정도만 삶아도 충분하지요. 두 번째로는 딱딱하게 굳힌 냉면. 값은 좀 싸지만 대신 오래 삶아야 합니다. 약 4분 정도 삶아야지요. 그러나 저러나 냉면을 다 삶았으면 찬물에 헹구는 것, 이건 요즘 누구나 다 아는 기본 상식이죠. 저희는 개인적으로 생면 보다는 딱딱한 냉면을 더 좋아합니다. 삶은 시간이 짧은 생면은 괜히 촐싹대게 만드는 경향이 없지 않거든요.

냉동실에 얼려 놓은 육수를 꺼냈습니다. 적당히 시간을 봐서 꺼내야지 안 그랬다가는 육수 녹이느라 시간을 다 보내기도 하죠. 뭐 물냉면이긴 하지만 육수를 다 녹이지는 않습니다. 얼음 덩어리 대신에 육수 덩어리가 있으면 그 시원함이 이루 말할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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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재료가 준비되었으면 그릇에 담을 차례죠. 면을 동그랗게 말아 그릇에 담고 넉넉하게 시어진 열무김치를 올립니다. 달걀과 배로 적당히 고명을 쌓고 이제 육수를 부으면 끝. 열무김치의 매콤한 맛이 냉면의 개운함을 더욱 더 빛내줍니다.

특별한 재료도 필요없고 집에 있는 것들로 뚝딱 만들 수 있는 열무물냉면. 시어진 열무김치로 해도 그 맛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새콤하고 톡 쏘는 열무김치 물냉면, 한 번 드셔 보시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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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알게 모르게 미각의 훈련도 저절로 받게 되고, 어릴 때 모르던 맛의 비결도 하나씩 깨달아 가고 음식과 건강을 하나씩 챙기다 보면 먹거리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요즘 사람들이 이유없이 앓고 있는 수많은 질병이 사실은 음식과 환경 때문이라는 것을 우리는 다 알고 있지만 단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표가 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는 대충 묻어버린다.

사실 요즘 나는 음식에 대해 꽤 민감한 편이다. 될 수 있으면 우리 농산물을 먹자고 하고 이상한 화학 첨가물이 들어 있는 음식은 피하려고 애쓴다. 먹으면 얼마나 더 먹는다고, 기왕 먹을 거 유기농을 먹자고 하고, 조금 비싸도 좋은 음식을 찾으려고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비용과 효용에 대한 갈등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먹거리를 신중하게 고르는 편이 됐다.

대형 마트에서 음식을 고르다 보면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가는 브랜드가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풀무원일 것이다. 두부, 콩나물부터 시작해서 최근에는 김치, 그리고 생수까지... 내가 다니는 집 근처 마트는 풀무원 일색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풀무원 상품이 많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런 면에 대해 일종의 반감도 없지 않다. 다 풀무원이면 풀무원 아닌 사람들은 어떻게 장사하라고... 뭐 소기업을 운영하다보면 꼭 한 번쯤은 고민하는 문제일게다.

어쨌거나 반감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풀무원 제품을 한 번쯤, 아니 어떤 상품에 대해서는 몇 번씩 구매하게 되니, 이 상품이 어찌 만들어 졌는지에 대해서 궁금할 만도 하다. 심심하면 터져나오는 TV  고발 프로그램에 나오는 공장들처럼 지저분한 곳에서 만들지, 아니면 진짜 깨끗한 곳에서 만들지... 이런 저런 의심도 가고, 눈으로 확인하고픈 욕심도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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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견학 이벤트를 신청하는 풀무원 블로그


풀무원이 4월 3일 충북 음성에 있는 두부 공장을 오픈한단다. 풀무원측 설명에 따르면 그 동안은 안전과 보안 문제 때문에 공장 공개를 꺼려 왔는데 - 사실 이 말은 이해가 간다. 어떻게 만드는지, 그 제조 공정은 경쟁사에서 항상 관심있는 부분일테니 - 이제부터 정기적으로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단다. 사실 공장견학이란 어느 정도 자신이 있지 않고서는 하기 어려운 일일텐데... 게다가 홈페이지에서 일반 관람객을 모으고, 블로그를 통해서는 블로거를 모은다고 한다.


내심 한 번쯤 가보고 싶기는 하지만 4월 3일이 평일이라 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주말이라면 딸 아이를 동반해서 한 번 가 보고 싶은 욕심도 없지 않아 있기는 하지만, 내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닐테니 신청이나 한 번 해 볼까 그런 생각도 든다. 게다가 공장 견학에는 으레 선물이 따르기 마련이니 잘 하면 일석이조 상품도 챙길 수 있지 싶다.

참가 신청은 3월 14일부터 19일까지 풀무원 블로그를 통해서 접수하는데, 이름, 생년월일, 블로그 주소, 휴대폰 번호, 간단한 신청 사유 등을 적어야 한다. 여유가 있고 풀무원 먹거리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신청해 볼만한 그런 괜찮은 이벤트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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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모든 것이 변해가는 법이겠지만 - 이렇게 글을 시작하려니 나이가 아주 많이 든 것처럼 오버를 하고 있다는 >.< - 술 마시는 패턴도 꽤 많이 변해버렸다. 처음에는 맥주 한 두잔 겨우 마시던 것에서 폭탄주를 마시게 됐고, IMF를 겪으면서 소주 맛을 알게 됐고, 이런 저런 술 가리지 않는 비즈니스 현장의 경험도 했고... 그래도 결국 가장 좋은 술은 소주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걸 보면, 나도 틀림없는 대한민국 아저씨인가 보다.

소주를 좋아하고, 자주 마시기도 하지만, 요즘 내가 필이 꽂힌 술은 다름 아닌 청주다. 사실 몇 년 전에 청주를 좀 즐기기도 했는데, 사실 청주라는 술이 어디 쉽게 접할 만한 술인가. 게다가 청주를 대표하는 일본 사케는 우리나라에선 절대 싼 술이 아니다.

그런데 우연찮게 다시 청주를 접하게 됐다. 자주 가는 오뎅바에서 청하만 마시다가 - 이 집은 소주를 팔지 않는다 - 우연히 눈에 띄여 한 번 주문해 봤는데 생각보다 술이 괜찮은 거다. 값도 그렇게 부담스럽지도 않고. 오호라 잘 되었다 싶어 겨울 내내 들른 오뎅바에서는 꼭 이 술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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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고로시'라는 술이다. 우유팩처럼 생긴 곽 - 이 표현 얼마만에 써보는 것일까 ^^ -에 담긴 이 술은 생긴 것과는 달리 은은한 맛이 그만이다. 용량은 900ml이고 오뎅바에서 파는 가격은 2만 5천원이다. 100ml 당 2,777원으로 4,000원 짜리 청하에 비하면 두 배가 넘게 비싼 술이긴 하지만 그리 흔하게 먹는 술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정도 비용은 감수할 만하다.

알콜도수는 14.9도. 청하나 매취순 같은 술보다는 비슷하거나 조금 세다. 첫 맛은 쌀로 빚은 청주 답게 쌀 향기가 물씬 피어나고 중간 맛은 씁쓸함과 단 맛이 적당히 섞여 있다. 입을 약간 아리듯 떨어지는 끝 맛은 잔 맛이 남지 않고 개운하다. 순하고 부드러워 술을 잘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담이 없다.

청주는 흔히 데워 먹는 술로 알고 있지만, 차게 먹는 맛도 무시 못한다. 따뜻한 청주가 은근히 속을 데우는 맛이 있다면 차가운 청주는 시원한 맛 뒤에 달아오르는 느낌을 즐길만 하다.

흔히 청주는 일본 술이라고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청주가 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들면서 우리 술이 사라지고, 일본식 술 제조법이 보급되어 청주가 마치 일본 술인 것처럼 여겨지게 된 것이다.

실제로 우리 술은 밀이나 밀기울로 만든 누룩과 쌀로 죽이나 고두밥, 백설기 등을 만들어 물에 섞은 후 발효시킨 술에 고두밥과 물을 섞어 재차 발효시켜 만든다. 그 술을 맑게 뜨면 청주요, 청주를 걸러내지 않고 뜨면 탁주요, 청주를 뜨고 남은 술지게미를 거른 것이 막걸리다. / 허영만 식객 5 195쪽

그러나 아쉽게도 나는 기껏해야 막걸리나 동동주 정도를 먹었을 뿐 아직 우리 청주를 먹어보지 못했다. 여튼 조만간 기회가 되면 꼭 우리 청주를 한 번 찾아 마셔봐야 겠다.

일본 청주가 은은한 맛이 난다고 해 놓고, 난데없이 청주가 우리 술이네 어쩌네를 말하는 이유는 일본 청주도 저리 맛있는데 우리 청주는 얼마나 더 맛있을까 하는 그런 기대감 때문일게다. 기왕 술에 관련된 글을 쓰는 김에 조만간 우리 방식으로 담은 청주를 한 번 찾아서 꼭 마셔봐야겠다. 어떤 맛이 날까, 그저 심히 궁금하고 기대될 따름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 하는데... 글 마무리 하면서 참 별난 생각이 다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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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9 - [행복한 음식 얘기] - 딸 아이를 위한 만찬, 파인애플 볶음밥

거의 일년 전쯤에 파인애플 볶음밥에 도전했었지요. 딸 아이는 워낙 파인애플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빠가 만들어준 파인애플 볶음밥을 잘 기억하고 있었더랍니다. 종종 해달라고 졸랐거든요. 너무 달다는 이유로 하지 말라는 엄마의 반대와 바쁘다는 핑계로 그동안 기회를 못 잡았었는데, 지난 주 코스트코에 갔다가 파인애플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질러버렸습니다.

질렀다고 해 봐야 ^^ 파인애플 값이 많이 떨어졌더군요. 지난 번에 4,990원 주고 산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2,990원이었더랍니다. 필리핀산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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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도 부담 없으니 편히 질렀지요. 파인애플을 보고 딸 아이는 환호성을 지릅니다. 덕분에 뽀뽀도 받고, 기분 좋게 저녁 준비를 시작합니다.

사실 파인애플 볶음밥이라는 게 뭐 어렵겠습니까마는 어려운 점이라면 파인애플을 손질해야 한다는 겁니다. 파인애플을 잘 씻어 위로 솟아 있는 뿔(!)을 잘라내고 길게 반으로 자릅니다. 그리고 속을 잘 긁어내지요. 속을 긁어내는 이유는 파인애플 껍질을 그릇으로 쓰려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 적당히 긁어야지 너무 열심히 긁어내야 껍질에 구멍을 내면 안됩니다. 그런데 이게 노동이더라고요. ^^

속을 긁어낸 파인애플 껍질을 물에 썻어 헹궈둡니다. 지난 번에 할 때는 헹구지 않고 그냥 사용했는데 나중에 껍질에 담은 밥이 너무 달아져서 먹기에 좀 그렇더군요. 딸 아이는 신나게 먹었습니다만. 여튼 지난 번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파인애플 껍질을 씻어두었습니다.

긁어낸 파인애플을 잘게 잘라 다른 재료와 함께 볶습니다. 파인애플이야 굳이 볶아지지 않아도 상관 없으니까 감자, 당근, 양파, 햄 등을 먼저 넣고 볶다가 마지막에 넣으면 되겠지요. 볶는 도중에 소금과 후추로 적당히 간을 합니다. 가만 보면 집마다 밥을 볶을 때 쓰는 노하우가 있던데 그걸 그대로 쓰면 됩니다.

여기서 어려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파인애플이라는 재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일단 단 맛이 강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야 그렇다 쳐도 어른들이 어찌 단 맛으로 밥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제일 무책임한 말이기는 해도, 단 맛고 짠 맛이 적당히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간을 맞춰야 합니다. 이런 표현을 쓸 때마다 이런 무책임한 글이 어디 있나 그런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뭐 별 방법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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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볶았으면 아까 헹궈둔 껍질에 밥을 담습니다. 파인애플 볶음밥의 유리한 점은 일단 뽀대가 나고, 맛이 달달하기 때문에 대충 만들어도(!) 아이가 정말 좋아한다는 거죠. 여튼 반응은 대 성공! 딸 아이는 평소 먹던 것의 1.5배 정도를 먹었고 후식으로 파인애플 그릇을 구멍이 날 때까지 박박 긁었습니다. 이걸 때를 대비해서 아까 파인애플 속을 긁어낼 때 살짝 여유를 두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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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밥엔 무조건 김치죠 ^^ 매콤 달콤한 나박김치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반찬입니다. 느끼함을 한 번에 샥 날려주는 데는 역시 김치만한 것이 없거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파 김치가 바로 위에, 바닥을 보이고 있네요.

이렇게 해서 주말 저녁 식사도 끝. 아빠로서 점수도 따고, 뽀뽀도 받고, 배도 부르고... 더할 나위 없는 저녁 아니겠습니까? 아빠들, 한 번쯤 도전해 보시길 ^^

ps> 1년 쯤 뒤에 파인애플 볶음밥 포스팅이 한 번 더 올라올 것 같은 예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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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올블로그를 갔다가 재미있는 이벤트를 발견했다. ‘호세쿠엘보’ 이벤트다. 사실 ‘술’이라는 상품은 취하게 만든다는 그 특유의 속성 때문에 광고 규제가 심한 상품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알콜 도수 17도를 넘으면 공중파 광고를 할 수 없다. 소주 광고 혹시 TV에서 본 기억이 있나? 없을 거다. 뭔가 소주에 관한 동영상 광고를 봤다면 아마도 극장에서나 볼 수 있었을 게다.

17도 이하라 해도 아무 때나 광고를 할 수 없다. 11시만 넘으면 맥주 광고가 쏟아져 나오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 시간 이후에나 술 광고를 할 수 있다. 그런 저런 걸 따지고 보면 블로그는 참 술 광고 하기에 딱 좋은 매체인지도 모른다.

사실 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잭 다니엘 마니아다. 1999년 잭 다니엘을 처음 만난 이후 아마 거짓말 좀 보태면 몇 백병(백 병을 넘어도 여기엔 포함되니까 ^^)은 마셨을 게다. 외국 나갔다 오면 꼭 사오는 술도 잭 다니엘이다. 젠장, 미국에선 1리터짜리 한 병이 20불이면 사는데 우리나라에선 악! 소리 난다. 바에서라도 마시려면 제일 싼 곳이 10만원 대 초반, 좀 비싸게 받으면 거의 20만원 다 간다. 도대체 얼마나 남는 장사란 말인지. 그런데 뭐 꼭 그렇게 탓할 것만도 아니다. 우리 소주도 나가면 그런 대접 받는다. 문제는 외국 나간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신다는 거지, 값 비싸기론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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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호세쿠엘보 홈페이지

그런데 아주 가끔, 잭 다니엘 대신 땡기는 술이 있는데 그게 바로 데킬라, 그 중에서도 호세쿠엘보다. 손 등위에 소금이나 커피를 올려 놓고 안주로 그걸 먹네 어쩌네 하는데 나는 그렇게 먹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터뜨려 먹는 맛, 데킬라는 그게 제 맛이다.

데킬라 좀 한다는 집에 가면 꼭 더블 스트레이트 잔이 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양주 잔 보다 두 배 정도 되는 그런 잔이다. 여기에 데킬라를 삼분의 이 정도 따르고 나머지 삼분의 일에 사이다를 따른다. 잔 입구를 손으로 막고 테이블에 쿵! 내리치면 데킬라와 사이다가 아주 맛나게 섞인다. 이 때 주저하면 안된다. 주저하지 말고 더블 스트레이트를 그대로 원샷. 처음 몇 잔은 술이랄 것도 없이 달콤, 씁쓸해 아주 맛있다. 하지만 맛있고, 만만하다고 이렇게 데킬라를 계속 마셨다가는 큰일난다. 나중에 정신 없이 취해버리기 때문이다.

사실 술을 맛있게 먹는 방법 중 하나는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와 섞어 마시는 것이다. 데킬라 슬래머도 그렇고 내가 좋아하는 잭 다니엘로 만든 잭 콕이 대표적이다. 탄산음료의 달콤한 맛이 독한 맛을 가려주고 술을 순화시키기 때문에 마실 때도 술술 잘 넘어간다. 적당히 양을 조절하지 않으면 다음 날 머리 아플 건 각오해야 하지만 말이다.

사이다와 섞으면 좋은 술 중 하나가 맥주다. 골프장에서 골프치던 도중 마신다고 해서 골프장 폭탄주라고도 부르는 맥주 + 사이다 혼합 주는 원래 외국에서는 Shandy라고 부르는 일종의 칵테일이다. 섄디 혹은 샹디라고 읽는데 - 솔직히 내가 외국에 가보지 않아서 정확히 뭐라고 발음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 이 술은 맥주에 소다수를 탄 것이다. 사이다 뿐 아니라 콜라, 혹은 레모네이드 등을 섞는다고 한다.

데킬라 슬래머든 잭콕이든 샹디든 술과 탄산음료를 섞을 때는 그 비율이 중요하다. 탄산음료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술이 달아져서 본연이 맛을 잃기 쉽고 너무 적게 들어가면 넣은 이유가 없어진다. 보통 그 비율은 30% 정도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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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잭다니엘 홈페이지

예를 들어 잭콕은 스트레이트 잔으로 잭 다니엘 1잔에 콜라 2잔을 섞는 것이 가장 맛있다. 내 기억에 데킬라 슬래머는 그 반대다. 사이다 1잔에 호세쿠엘보 2잔을 섞는 것이 좋다. 샹디는 맥주 잔을 기준으로 사이다를 5분의 1정도 채우는데, 뭐 이것도 다 심리적이긴 하겠지만 맥주를 먼저 따르고 사이다를 따르는 것이 훨씬 맛있다. 아 중요한 것은, 이상하게 킨 사이다는 어울리지 않는다. 특정 제품을 말해서 안됐지만 칠성 사이다가 가장 맛있다. 칠성 사이다가 입에 맞아 그럴 수도 있는데 내 느낌엔 킨 사이다는 약간 씁쓸한 탄산수 맛이 나기 때문에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여튼, 독주가 처음부터 부담스러운 날은 탄산 음료와 적당히 섞어 시작하는 것도 좋다. 모처럼 이런 얘기를 쓰고 났더니 오늘 저녁, 탄산을 가볍게 섞은 맥주 한 잔, 여유가 된다면 잭콕이나 데킬라 슬래머 한 잔 정도의 과욕을 부려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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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데낄라를 먹었어요~

    Tracked from 김Su 다.  삭제

    1월2일이었던..저의 생일..생일파티의 마지막 팀이었던 나의 수다쟁이들과 홍대로 고고씽사실..행사를 하면서 쟁여두었던 호세쿠엘보가 있었지만..집에서 먹으면 노는데에 한계가 있으므로..ㅋ평소에 좀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바..홍대입구의 질러존 옆 건물의 Luxury HO BAR로 갔습니다.호세쿠엘보 세트(호세쿠엘보1병+음료1개+마른안주OR황도)가 49,000원 이지요..호세쿠엘보의 할인매장가격을 생각한다면 매우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해요..ㅋ호세쿠...

    2008/02/21 10:39
  2. 술과 건강 6 - 위스키(Whiskey)

    Tracked from Jishaq's Blog  삭제

    Prologue. 안녕하세요. Jishaq입니다. 이제 날씨도 많이 풀리고 조금씩 봄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국보1호의 화재사건에 온나라가 들썩이고 그래서 그런지 저도 마음이 싱숭생숭하네요.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전보다 더 큰 사랑과 관심을 보여야겠죠. 모쪼록 국보1호가 더 멋진 모습으로 복원되어 우리앞에 나타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은 위스키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양주의 대표격인 위스키. 조금은 고급스러운 느낌인데요..

    2008/02/22 16:07
  3. 호세쿠엘보 데낄라. 사랑하는 아내를 훔치다.

    Tracked from 디자인로그[DESIGN LOG]  삭제

    남편의 늦은 퇴근 기다리며 한 두 잔 마신 것이 바닥을 드러내 나는 지금껏 아내가 데낄라를 이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다. 지난 연말 올블로그 어워드 2007 페스티벌 행사 때 선물로 받은 호세쿠엘보 데낄라 한 병을 가져와 칵테일 한두 잔 만들어 함께 마신 후 아껴가며 마시는 중이였는데 어느 새 호세쿠엘보 데낄라 큰 병이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는 것이다. 데낄라 호세쿠엘보 마지막 한 잔. 한동안 바쁜 일들로 시간을 보냈고, 며칠 전 서울 출장을 다녀 온..

    2008/02/2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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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쯤 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 그렇겠지만, 열살 전후 초등학교 시절엔 연탄을 때는 집에 살았을 게다. 시간만 되면 연탄을 갈러 가시던 어머니. 그 때 집들은 왜 그렇게 연탄 갈기도 어려웠을까. 계단을 두 세 개 내려가야 하는 움팍 파인 부엌을 지나 다시 계단 두 세 개를 더 내려가는 지하실. 좁아 터진 지하실로 연탄을 갈러 가시던 어머니는 몇 번씩 넘어지고 부딪히기를 반복하셨었다.

동치미 사진을 꺼내 놓고 난데 없이 연탄 얘기라니. 그런데 내게 있어 동치미는 연탄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기억의 소재다. 그리도 힘들게 연탄을 갈야야 했던 집에 살던 그 어느 날. 새벽에 문득 잠에서 깬 나와 내 동생은 지끈지끈 아파오는 머리 때문에 엄마를 소리쳐 부르지 않을 수 없었다. 두통의 주범은 연탄가스.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며 어머니는 동치미 국물을 떠 오셨다. 이걸 마셔야 낫는다면서. 차고, 짭자름한 동치미 국물 한 사발을 먹고서 나와 내 동생은 방을 옮겨 잠들 수 있었다. 다음 날 어머니는 장판을 걷어 내고 방바닥의 빈틈을 일일이 휴지를 꾹꾹 눌러 메웠고, 가스배출기를 새 것으로 옮겨 달으셨다. 흰 종이를 우겨 넣으며 하마트면 새끼들 다 잡을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던 어머니의 모습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그 뒤로 동치미만 보면, 나는 그 겨울, 지끈 지끈 아파오는 머리를 쓸어 매고 차고 짭자름하게 마셨던 그 동치미 국물이 생각난다. 다른 맛이라고는 전혀 기억하지 못한 채, 오로지 차고, 짭자름한 그 맛.

얼마 전 열나 비싼 한정식 집에서 먹었던 동치미. 직접 담가 독에 묻은 동치미란다. 숟가락으로 국물 한 번 떠 먹은 나는, 그냥 피식 웃고 말았다. 차갑고 짠, 바로 그 동치미였던 탓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동치미가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거다. 틀림없이 바로 그 맛인데, 그리고 아무리 입맛이 변해도 어릴 적 입맛은 모든 맛의 기준이 되는 법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무릇 과거는 아름다운 법이라고, 어릴 적 먹었던 음식의 맛은 무조건 맛있는 거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요즘 나오는 동치미들은 저렇게 투박하지도 않을 뿐더러, 맛도 참 오묘하다. 당근, 고추, 쪽파 등등의 부재료가 들어가 보기에도 좋고, 새콤 달콤한 맛이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사람이란 참 간사하다. 그런 걸 먹을 땐 연탄가스로 탈 난 후 먹었던 동치미가 생각나고, 막상 그런 동치미를 먹을 땐, 이게 무슨 맛이냐고 투덜대니 말이다. 그래서 '맛'이란 건, 이래저래 맞추기 어려운 것인가 보다. 상대미각이란 존재해도 절대미각이란 존재할 수 없는 법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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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맛집의 기준

    Tracked from Jerry Tastes.* 맛과 제리  삭제

    안녕하세요. 제리의 첫 블로그 포스팅입니다. 본격적으로 맛집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맛집에 대한 저의 생각과 이 블로그를 어떻게 꾸려 나갈 것인지 말씀드리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그간 수많은 맛집 블로그를 들락날락 거리고, 그만큼이나 많은 맛집을 찾아녔습니다. 어떤 때에는 화학조미료 덩어리에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고 또 어떤 때에는 최고의 맛을 느끼며 즐거움에 겨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보다 객관적으로 맛집..

    2009/10/29 20:04

부추김치에 대한 추억

행복한 음식 얘기 2008/02/15 01:06 Posted by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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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치를 참 좋아한다.
나이가 들수록 어떤 음식에도 잘 어울리는 김치의 맛에 감탄하고
수많은 우리 먹거리로 만들어진 다양한 김치가 있다는 사실에 감탄한다.

부추김치를 처음 먹은 건 아마
십 삼사년전 쯤, 술이라고는 맥주 두어잔 먹었을 무렵
강남의 한 호프집에서였을 거다.

이런 말도 안되는 걸 기억하는 이유는
그 호프집이 부추김치를
2천원인가 받고 팔았기 때문이다.

뭐 이딴 걸 돈 받고 파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부추김치가 맥주와 그렇게 잘 어울릴 줄은
난 정말 몰랐었다.

부추김치란 그리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김치가 아닌 까닭에
부추김치를 먹을 때마다
난 그 호프집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고 보니 부추로 만든 건 다 맛있다

부추김치
부추비빔밥
부추부침개

야밤에 먹는 얘기나 열심히 쓰고 있으니
당분간 살 빼기는 틀린 것 같다. 그런데도 문득
시원한 맥주와 부추김치의 희한한 조화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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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는 꼭 그렇지도 않았겠지만,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부터는 김치가 참 좋아졌다. 세월의 힘인지, 양념들의 맛, 채소들의 맛을 하나씩 알아가다 보니 김치의 맛을 새록 새록 깨닫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먹는 김치야 매번 엄마의 솜씨니, 이렇다할 평을 날릴 일이 없지만 식당에서 먹는 김치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평을 날리는 경지에도 이르렀다.

이건 젓갈 맛이 쎄네, 이건 배추의 질감이 좀 물렀는 걸, 오 이건 정말 잘 익었다, 아우 마늘 맛 죽이는데, 에이 이건 중국산이야!


감히 평까지 내리다 보니 사실 맛없는 김치를 먹게 되면 짜증도 슬슬 난다. 게다가 김치 맛없는 집 치고 다른 음식 맛있는 경우가 없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는 식당에서 김치 먼저 집어 먹는 버릇까지 들었다. 김치에 들어간 소금 때문에 김치를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외려 좋지 않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내가 아무리 김치를 많이 먹는다 한들 하루에 100그램 먹기도 쉽지 않다. 먹거리가 워낙 다양해져서 김치를 안 주는 식당들도 많아 김치 100그램 채우기 어려운 날도 많다.  하긴 우리나라 사람들 평균 김치 섭취량이 90그램을 좀 넘는다고 하니  나는 겨우 평균 정도를 먹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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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점점 좋아지는 독특한 향의 갓김치


김치를 좋아하다 보니, 배추김치 외에 다양한 김치를 즐겨 찾는 편이다. 매콤 달콤한 깍두기, 구수한 총각김치, 비빕밥에도 좋고 냉면을 만들어도 좋고 그냥 먹어도 좋은 열무김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김치들이다.

그런데 좋아하면서도 먹기 힘든 김치들이 있다. 백김치니 동치미 같은 것들은 집에서 담가 먹기가 영 쉽지 않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그런 김치 담아달라고 했다가는 - 물론 담아달라고 하면 엄마가 안 해주기야 할까마는 - 별로 좋은 소리 듣지는 못할 듯 싶다. 그래서 이런 김치는 먹고 싶을 때 사실 사 먹는다. 특히 갓김치는 두고 두고 먹어도 그 맛이 계속 살아난다. 시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맛을 유지하는 것이 갓김치의 최대 장점이라고 누군가가 말해주는 걸 들은 적이 있다.

김치를 사먹는다고 했더니 누군가는 내게 어떻게 김치를 사먹을 수 있냐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김치는 문화이니 만큼, 그리고 깊은 손 맛으로 가정마다 다른 맛을 내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인 맛을 내는 김치를 사먹기 시작하면 김치 문화가 죽어버린다고 그는 내게 열변을 토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할 수 있다면 우리도 김치를 담가 먹고 싶다. 그러나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백김치, 철 아닌 열무김치, 갓김치를 일부러 시간을 내어 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맛벌이 하기에 바쁜 아내에게 이걸 담가보자고 말할 요건은 더더욱 안된다. 지금은 김치를 엄마가 해주니까 그나마도 가능하지, 그렇지 않았다면 배추김치부터 시작해서 모든 김치를 사 먹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상황에다 대고 김치는 담가 먹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아무리 열변을 토해도, 내겐 그 말이 와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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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김치로 유명한 한울이 다양한 김치를 먹어볼 수 있고 평가하는 꼬마김치 모니터 요원을 뽑는단다. 모니터 요원이 되면 매월 10kg씩 김치를 6개월 동안 무료로 보내주는데 매달 다른 김치를 보내준다고 한다. 배추김치 외에 다양한 김치를 맛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코리아 뉴스룸 이벤트에 담겨 있다.



김치 10kg은 4명 기준 한 가족이 한 달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그러니 10kg이면 한 달 정도 김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판이다. 모니터 요원 임기는 약 6개월 정도 될 터이니 6개월 동안은 김치 걱정 없이 잘 지낼 수 있다는 말이다.

요즘 사 먹는 김치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김치가 홍진경 김치라던데, 그나저나 홍진경 김치가 한울 김치라는 사실,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자세히 보면 제조원이 한울로 되어 있는데 사람들이 유심히 쳐다 보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하긴, 음식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이전에는 제조원이니 원산지니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런 거 잘 챙기기 시작하는 거 보면 아무래도 나이 들었다는 표를 낼 수 밖에 없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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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한울의 모니터링 요원이 되면 꼬마김치 60kg이 공짜!

    Tracked from 세상의 모든 김치 이야기, 김치블로그  삭제

    꼬마김치 한울에서 기존의 쇼핑몰을 새로이 단장했다는 소식, 알고 계신가요? 한울쇼핑몰 리뉴얼을 맞이하여 꼬마김치 한울이 모니터링 요원을 모집합니다. 선정된 모니터링 요원들께는 6개월간 매달 2종의 김치가 각 5kg씩, 총 10kg이 무료로 제공되며, 쇼핑몰 적립금을 포함하여 최대 17%까지 한울의 김치를 싸게 사실 수 있는 특전을 드립니다. 한울의 맛있는 김치도 먹고, 생활비도 아껴줄 1석2조의 기회! 놓치지 마세요! [모니터링 요원, 무엇이 좋을까..

    2008/02/12 17:21
  2. 한일커플의 문제점 해결? - 김치를 공짜로 받다!

    Tracked from 한일커플의 B(秘)급 여행  삭제

    몇 일 전 레이님 블러그에 놀러갔어요. 이것저것 글을 읽던 중, 제 눈에 확 들어오는 제목의 글이 있었다는. 바로 김치 이벤트!! 평소 김치를 사다먹는 저희에게 6개월간 매 달 10kg씩 김치를 공짜로 준다는 멘트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이었습니다. 김치는 5kg씩 매달 2번, 6개월 동안 받을 수 있어요. 총 무게만도 60kg에 달한다는. 한 종류의 김치가 아니라 다양한 김치를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지원했던 한울 김치 이벤트. 목요일 오전에..

    2008/02/16 11:43

쫄깃, 짭자름한 잡채밥

행복한 음식 얘기 2008/01/29 16:46 Posted by '레이'
질문 한 개.

면과 밥이 거의 대등한 비율로 합쳐져 있는 음식이 있다. 이 음식의 이름은?

원래 이렇게 해 놓고 한참 아래에서 답을 써 줘야 제대로 된 문제이긴 하곘지만, 이미 제목에 답을 써 놨으니 질문도 하나 마나한 질문이 되고 말았다. 답은 '잡채밥'이다.

잡채는 한자로 雜菜라고 쓴다. 내 맘대로 풀어 말하자면 '잡스런 채소'라는 뜻일게다. 국어사전에서는 잡채를 '여러가지 채소와 고기 붙이를 잘게 썰어 볶은 것에  삶은 당면을 넣고 버무린 음식'이라고 했다. 잡채의 기원을 좀 찾아 봤더니 조선 광해군 때 이충이라는 사람이 만들어 왕께 바친 음식이란다. 광해군이 이를 먹어보고는 정말 맛있어서 이 사람을 호조판서에 앉혔단다(인터넷 국제신문 2006년 5월 13일).

임금님이 드시던 음식이어서 그런지 잡채는 우리 잔치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음식이다. 결혼식인 고희연 같은 즐거운 잔치집엔 거의 잡채가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도 빼놓을 수 없는 우리 음식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잡채밥은 중국집에서 밖에 먹을 수 없다. 게다가 사전에서 조차도 잡채밥은 중국 음식이라고 못을 박는다.

중국 잡채와 우리 잡채는 좀 다르다. 요즘 우리 잔치에서 먹을 수 있는 잡채는 당면이 주를 이루고, 채소를 곁들인 형태지만 중국 식당에서 나오는 잡채는 당면이 없고 그야 말로 채소 일색이다. 고추 잡채, 부추 잡채 등등이 그렇다. 물론 우리 잡채도 당면이 들어가기 시작한 건 1900년 이후라고 하니, 오리지널 잡채는 당면이 없고 채소 일색이었겠지만 여튼 요즘엔 그리 구별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중국집에서 먹는 잡채밥은, 한국식 잡채가 얹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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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엄밀히 따지면 우리 잡채를 저렇게 만들지는 않겠지만, 여튼 중국 식당에서 먹은 잡채밥에는 당면이 들어 있다. 이거러나 저러거나 어떠한가. 짭짜름한 면발이 솔솔 군침을 당기는 당면을 밥에 비벼 먹는 맛이 그만이다.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을 때는 잡채만 살살 골라먹는 얄미운 짓을 하기도 한다.

그나저나 이렇게 놓고 봤더니, 이번 명절엔 잡채라도 해 달랄까 싶다. 근데 잡채라는 것, 은근 손이 많이 가는 요리라는 생각에 해달라 하기도 전에 미안한 마음부터 든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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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많은 밥 중에서 나는 볶음밥을 제일 좋아한다. 중국집 볶음밥도 좋아하고 동남아 음식점에서 나오는 볶음밥도 좋아하고, 분식집 김치볶음밥도 좋아하고, 집에서 만든 볶음밥은 더더욱 좋아한다. 집에서 혼자 있을 땐 오죽하면 달걀 하나 달달 풀어 대충 손에 잡히는  재료를 넣고 밥을 볶아 먹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볶는 솜씨는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다. 딸내미가 볶는 요리 나오면 아빠보고 하라고 할 정도니까. 하지만 이건 약간 세뇌 같은 것도 있다. 볶고 비비는 건 아빠가 잘해!라고 하도 얘기를 해 댔으니 으레 그런 줄 아는 것일 지도 모른다.

중국 여행 갔을 때 친구와 둘이 거의 밤새다 시피 술을 마신 적이 있다. 그렇게 술을 마셨으니 다음 날 속이 느글 느글해 죽을 판인데, 중국 호텔 아침 부페에 볶음밥이 나왔다. 얼마나 그걸 먹고 싶었던지 그 엉망이 된 속에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먹어 댔다. 결국 버스 타고 돌아다니던 도중에 화장실에서 도로 다 꺼내 놓기도 했지만(이 얘기를 써 놓고 보니 내가 참 미련타는 생각도 든다 >.<). 여튼 그 정도로 난 볶음밥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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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내가 먹은 볶음밥 중에서 제일 맛있는 볶음밥을 꼽으라면 두 말할 것 없이 매드포갈릭의 갈릭 홀릭 라이스를 꼽겠다. 마늘의 은은하고도 미치도록 군침 땡기는 향기가 일품인 이 볶음밥은 느끼함 떄문에 볶음밥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통마늘과 빨간 고추의 조화가 예술이고 - 내가 특히 그 빨간 고추를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 입에서 씹히는 맛이 느끼함과는 거리가 멀다. 센 불에 빨리 볶으면 이런 맛이 날까. 하긴 맛의 달인이라는 만화책에 보면 밥을 볶을 때 큰 프라이팬에 튕기듯 볶으면서 후라이팬 바깥의 불에 밥알을 익힌다는 얘기가 있던데, 여튼 그냥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서 볶아서 나는 맛은 아닌 것이다.

밥은 정말 맛있는데 매드포갈릭이라는 식당에 대해서는 별로 호감이 없다. 나처럼 볶음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요즘 이 식당은 예약하지 않고서는 식사 시간에 밥 먹기 쉽지 않은 곳이다.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맞은 편에 있는 삼성동 지점에 두어번 갔다가 모두 삽십분 이상 기다리라고 해서 포기하고 가지 않았던 기억이 있고 여의도 점에서는 테이블 내 놓으라는 직원과 실갱이했던 기억 때문에 좋은 느낌이 없는 것이다. 실갱이를 했던 탓인제 서빙하는 내내 그 직원의 태도가 맘에 안 들었기도 했고.

게다가 삼성동 지점. 주차 대행해주고 2천원을 받는다. 식사 시간이 한 시간이 채 못되니 이건 주차비 치고도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눈치를 보니 주차 대행만 전문으로 해주는 업체를 쓰는 듯 했는데, 2천원 주면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그다지 성공한 서비스는 못되지 싶다.

볶음밥 한 접시 1만3,800원. 사실 절대 싼 값은 아니다. 파스타를 비롯해서 이 집 식사가 대개 1만 3천원에서 1만 7천원 정도까지 가니 자주 가기엔 부담스러운 집이기도 하다. 볶음밥만 가지고 따진다면 별 다섯개 만점에 네개 반을 줘도 아깝지 않지만, 이런 저런 요건을 고려할 때 3.5 이상은 주고 싶지 않다. 맛 좋은 음식이 기본이긴 하지만, 음식을 맛있게 먹으려면 주변 여건도 받쳐줘야 하니 말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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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브샤브는 일석삼조다. 채소나 고기는 물론 각종 해산물을 데쳐, 때론 고소한, 때론 매콤한 소스에 찍어 먹거나 때론 담백하게 그냥 먹어도 좋다. 주재료를 다 먹었으면 지금까지 먹었던 재료를 잘 우려낸 육수에 국수를 끓여 먹고 마지막으론 죽 혹은 볶음밥을 먹을 수 있다. 이렇게 한 번 식사로 메인, 국수, 죽까지 세 가지를 먹을 수 있으니 이런 것이 일석삼조 아닌가. 게다가 채소나 해물도 좋아하지만 국수나 죽, 혹은 볶음밥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샤브샤브는 그야 말로 딱인 음식이다. 좀 얌체 같지만, 샤브샤브 먹고 나서도 면 릴레이했다고 우길 수도 있고 말이다.

그래셔 난 샤브샤브라면 다 좋아하지만, 딱 질색인 샤브샤브가 하나 있다. 바로 혼자 먹는 샤브샤브다. 언젠가부터 자기 테이블에 버너가 있고 그 위에 자기 개인 냄비가 있어 거기에 샤브샤브를 해 먹는 집이 몇 군데 생겼다. 서빙하는 사람들이 재료를 넣고 가면 그냥 혼자 자기 꺼 넣어서 자기가 먹으면 되는 그런 시스템이다. 그런데 난 이 시스템이 영 맘에 안든다.

일단 사람마다 버너와 냄비를 놓아주려면 테이블이 넓어야 한다. 이 말은 테이블을 두고 마주 앉은 상대와 멀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게다가 앞에 냄비가 딱 솟아 있으니 얘기하는데 심히 걸리적 거린다. 멀고 장애물이 있으니 아무래도 집중이 안된다.

게다가 음식이란 건, 서로 나누는 맛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내가 상대방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는 맛도 있고, 같은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으면서 얘기도 하고, 정도 솟는 법이다. 그런데 개인용 샤브샤브 집은 그런 걸 느낄 수 없다. 얘기하다가 혼자 자기걸 넣어서 먹고, 남은 어찌 먹든 신경 쓸 겨를도 없다.

그런데 나만 이런 걸 싫어하는 게 아닌 모양이다. 바람이 많이 불던 어느 날 저녁, 대치동 포스코 건물 건너편에 있는 모 샤브샤브 집에 들어갔다. 딱히 고기나 회가 끌리지 않아 마땅히 갈 만한 곳을 찾지 못해 헤메다가 2층에 있는 샤브샤브가 반가워 얼른 들어가게 된 집이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아, 이게 아닌데 하는 느낌이 확 들어왔다.

손님이 없었다. 금요일 저녁 피크 시간이 틀림없는데도 그 넓은 식당에 손님이 없었고 홀 종업원들이 테이블에 앉아 놀고 있었다. 발을 돌려 나갔어야 하는데, 쉽게 그러지 못하는 게 사람이고, 꼭 후회하는 게 사람이다. 어서 오란 말도 잘 들리지 않았다.

안경에 가득 찬 습기를 냅킨으로 닦고 나니, 어랏, 테이블 자리 마다 놓인 버너와 냄비. 아씨, 절로 투덜거림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추운 날씨에 다른 곳을 더 찾아가기도 귀찮고 해서 일단 그냥 앉았다.

샤브요? 이 무슨 주문 받는 말투가 이렇단 말인가? 황당해 하면서 메뉴를 보자 했더니 주문 체크하는 빌 Bill을 내민다. 봤더니 메뉴는 샤브 밖에 없었다. 그래도 처음 온 손님에게 이렇게 말하는 건 좀 아니지 않은가?

더 놀랄만한 건 음식을 가져오는 태도다. 세상에, 집에서도 난 그렇게 안 한다. 접시와 접시 끝을 집게와 엄지 손가락으로 집어서 테이블에 내려 놓다니. 게다가 맞은 편 손님보고 버너에 불 키라는 말을 할 때는 아에 어이가 없어져 버렸다. 보다 못한 내가 뭐요? 그랬더니 눈치를 챘는지 어쨌든지 그제서야 자기 손으로 버너에 불을 핀다. 개인용 버너 조절 스위치는 아주 생소한 모델이어서 좀 유심히 봐야 어떻게 켜는지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끝. 음식 재료 가져다 주고는 다시는 올 생각을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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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 없고, 맛도 없는 혼자 먹는 샤브샤브


기분 망치기 싫어서 별로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모처럼 앞에 앉은 손님도 당황하긴 한 모양이었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고 있는 대로 재료를 넣어 먹기 시작했다. 그냥 흔하고 흔한 채소들, 그리고 얇게 썷은 고기 몇 점, 주 재료를 먹기도 전에 내 놓은 국수 가닥. 이게 전부다. 어떻게 해서 먹으라던, 적어도 기본 설명은 해주고 가는 것이 기본 아닌가. 왜 이 집에 손님이 없는지, 절절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먹긴 다 먹었다. 다른 날 같아서는 소주라도 한 병 더 먹고 나오고 싶었지만, 도저히 그럴 기분이 안되었다. 음식이라고 맛날 수 있었겠나. 음식도 맛 없고, 식당도 불편하고, 서빙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냥 계산하고 나오면서 ㅉㅉ 그런 마음만 들었다.

식사 때인데도 사람 없는 식당이라면 가지 말아야 한다는 건 당할 때 마다 깨닫는 진리다. 그런데도 귀찮다는 것 때문에 종종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다 내 잘못이려니 하면서도, 귀찮음에 대한 댓가치고는 좀 가혹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만의 오버일까.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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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쇼핑몰 운영자들 "남탓 하는 사람들은 사회주의자!"

    Tracked from mepay 쇼핑몰 전문 블로그  삭제

    금요일 포함. 주말에 서울에 다녀왔다..첫날 내가게 쥔장님을 만나 식사를 하면서 국내 소호 쇼핑몰 운영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뜸 쥔장님 하는 소리가.. "쇼핑몰 하는 사람들은..도대체 학교에서 뭘 배웠는지 모르겠다.?.. 1+1=2만 머리속에 들어오나? 어떤 결과를 놓고서 잘되면 자기탓이고 못되면 남탓이냐?.. " more.. "네..네..형님..?" 계속 말을 이어 나간다.. "우리나라는 평등한 나라는 아니다... 확실히 맞는 말이다....

    2008/01/24 21:39
면 릴레이 : 수제비 :

넌 뭐냐?
뭐냐니?
넌 뭔데 여기 끼냐는 말이다.
내가 여기 끼면 안돼? 나도 밀가루로 만들었고, 국물 내서 끓이고, 바지락 들어가고... 니네들 만들 때 들어가는 거 나한테도 들어 있어.
그래도 넌 안돼.
왜 안돼?
우린 얇고 길어. 넌 짧고 뚱뚱해.
어랏? 너 모양새로 지금 사람 아니, 음식 차별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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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밀가루로 만들고 똑같이 끓이고, 똑같은 재료를 사용하는데, 이상하게 수제비는 맛이 다르다. 그리고 왠지 그 맛은, 어딘가 모르게 슬프다. 비슷하게 끓여낸 칼국수들이 바지락이다 해산물이다 버섯이다 해가면서 나름대로 호화스런 이름을 챙겨가는데 비해 수제비는 그냥 수제비다.

연예인이었던가. 누군가 방송에 나와서 그런 얘기를 했다. 수제비가 가장 싫단다. 어릴 적 너무 많이 먹어서, 정말 질리도록 먹어서 이제는 수제비가 먹기 싫단다. 정말 질려서 그랬을까. 질렸다기 보다는 수제비를 먹어야 했던 그 어릴 적 기억이 미치도록 싫었기 때문일게다. 그리고 대다수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수제비는 배고픔의 상징처럼 남아 있다. 그래서 수제비 맛은 어딘지 알 수 없게, 그냥 슬프다. 게다가 아무리 예쁜 그릇에 담아 놔도 수제비는 그냥 수제비일 뿐, 절대로 폼이 나지 않는다.

나 역시 어릴 적 수제비는 정말 맛없는 음식 중 하나였다. 어렸을 때 음식에 주려 본 일도 없는 나로서는 수제비를 질리도록 먹을 일도 없었고, 집에서도 별미처럼 먹었겠지만, 왠지 그 맛이 싫었다. 똑같이 만드는 칼국수는 먹으면서도 왠지 수제비는 싫었다. 밀가루 음식을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수제비는 싫었다.

수제비의 불쌍하고 없어보이는 맛(!)에 반응하기 시작한 건 아마 서른이 넘어서부터일게다. 두툼한 밀가루 반죽이 고소해지고 고기 육수든 해산물 육수든 아니면 조미료 국물이든 입안에 달라붙기 시작할 때가 말이다. 광화문에 가면 아담수제비라는 조그만 집이 하나 있었는데 이 집에서 몇 번 먹으면서 수제비 맛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었다. 광화문을 떠난 후 몇 년쯤 지나서 우연히 그 근처에서 점심 약속이 생겨 갔다가 이 집엘 다시 들렀는데, 호프집인가를 겸업하게 가게를 고쳤던 것 같았다. 기억의 맛을 현실의 맛이 따라갈 수는 없는 법. 수제비를 먹긴 먹었지만 별다른 감흥 없이 나왔었다.

주변에서 수제비 잘 하는 집 찾기란 쉽지 않다. 맛있다고 해서 가 보면 그냥 그렇네... 하는 말을 남기고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긴 수제비란 것이 뭐 얼마나 맛있는 음식이기나 했던가. 그런데도 가끔 나는 '수제비'가 메뉴에 적혀 있는 집엘 가면 수제비를 시켜볼까 그런 생각을 한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에 지친 내 본성이, 담백한 수제비를 찾는 지도 모를 일이다.

영화 싱글즈에서 엄정화가 장진영에게 이런 말을 한다. '그렇게 몸이 원하면 해줘야 한다고'. 하긴, 갑자기 과일이 먹고 싶으면 몸 안에 비타민C가 부족하기 때문이고 몸이 필요한 요소를 본능적을 찾는다고 하니, 가끔 담백한 음식을 먹고 싶은 건 정말로 몸이 자극적이고 강렬한 음식이 지켰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화사한 면 릴레이를 열심히 달리던 어느 날, 나는 문득 수제비가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수제비도 면이라고 우기고 싶었는데, 내 마음 속에서 면과 수제비는 오늘도 아웅다웅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독재자다.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으면 그만이니까. / FIN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면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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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부 예찬 (禮讚)

    Tracked from Kimdahee.com  삭제

    어릴 적부터 많이 들었던 소리가 "네가 먹으면 뭐든지 맛있어 보여. 또는 어쩜 그리 복스럽게 먹니." 였다.엄마 말로는 또래 친구들은 밥도 잘 안 먹고 반찬 투정만 부리던 때에도 나는 숟가락 하나만 쥐여주면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고한다.그래서 굶으면서 하는 다이어트는 해본 적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 단식으로 24인치 청바지를 입고 좋아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그 누구보다 그 친구가 가장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꼬박 한 달을 단식한다는 건 최..

    2008/01/17 21:02
면 릴레이 2 : 팔진초면

회사 사무실 건물 지하1층엔 심포니 오브 차이나라는 중국집이 있는데, 이 집은 나름대로 이름이 꽤 알려져 있는 곳이다. 내 블로그에 심포니 오브 차이나라는 키워드로 찾아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사람들이 검색도 은근히 하는 듯 하다. 보통 집이나 사무실 가까운 곳은 무시하는(!) 그런 습성이 우리들에게는 있는 법인데, 이런 집이 가까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사실 이 집이 처음부터 잘되었던 것은 아니다. 이 건물이 새로 생기고, 그리고 입주해 자리를 잡았는데 처음 얼마 동안은 거의 파리만 날렸다고 해야 할 정도였다. 오죽하면 점심시간 지나면 문을 닫았을 정도니까. 그러다가 주인이 바뀌었는지 어쨌는지 갑자기 메뉴판을 인쇄해 건물에 돌리고, 새롭게 오픈을 다시 했다. 평소에는 쳐다보지 않다가도 새롭게 오픈했다면 한 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법 아닐까. 그래서 사실 별 기대 안 하고 들어갔는데, 그 때 주문한 짬뽕이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이 집에서 제일 맛있는 식사를 꼽으라고 하면 나는 주저없이 짬뽕을 추천하겠다.

대신 이 집 가격은 좀 쎄다. 면 요리는 7천원 이상, 볶음밥 류는 8천원 이상이다. 4천원짜리 짜장면과 짬뽕을 기대하고 들어섰다가는 괜히 기분 상하기 쉬운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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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튼, 이 집에는 다른 중국집에서는 보기 힘든 다양한 면 요리가 몇가지 있는데 그 중에서 오늘 소개할 음식은 '팔진초면'이다. 원래 중국요리에서 '팔진'이라고 하면 여덟가지 진귀한 재료를 뜻한다고 알고 있는데(곰발바닥, 원숭이 골 등등 ^^) 설마 이런 재료가 면에 들었을리는 만무하고, 아마 다양한 재료를 넣어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렇게 이름 붙인 듯 하다. 실제로 이 집 팔진초면에는 소고기, 닭고기는 물론 주꾸미 같은 해산물까지 땅과 바다, 그리고 하늘에서 나는 다양한 재료가 들어 있다. 내 식으로 표현하자면, 이거 하나만 있어도 아주 훌륭한 소주 안주이다. 다른 것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이 집에 '팔진'이라는 이름이 붙은 면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팔진탕면, 하나는 팔진초면이다. 탕면은 말 그대로 국물 면 요리이고 초면은 볶음면 요리다. 사실 소주 안주로 친다면 탕면이 훨씬 낫겠지만, 이 면은 지난 번에 한 번 먹어봤기 때문에 이번엔 과감히 초면에 도전하게 됐다.

2007/05/21 - [행복한 음식 얘기] - 두 남자의 면 사랑, 면 릴레이 #2 : 팔진탕면

심포니 오브 차이나 팔진초면의 특징은 면을 튀겨(!) 나온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면이 과자 같다고 할 수 있겠다. 바삭 바삭한 면에 굴소스로 볶아 넣은 볶음재료가 얹혀 나오는데, 솔직히 먹고 나면 식사를 했다는 느낌 보다는 간식을 했다는 느낌이 더 맞을 지도 모르겠으나 접시에 담겨 나오는 양도 꽤 넉넉하고, 배도 부르니, 느낌과는 상관없이 한 끼 식사로는 부족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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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같은 면이 주는 식감이 조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소고기, 닭고기, 주꾸미 등 다양한 재료를 하나씩 집어 먹는 맛도 괜찮다. 굴 소스에 볶은 맛은 거북스럽지 않고 고소하며 향긋한 맛을 주긴 하지만 면을 튀긴 까닭인지 마지막에는 약간 느끼한 맛도 나는 것 역시 감출 수가 없다. 단무지로는 이 느끼한 맛을 해소하기 어렵고, 역시 김치가 있어야 했다. 참고로 이 집은 김치는 처음에는 안 주지만 달라고 요구하면 주기는 한다.

심포니 오브 차이나는  잠실역 4번 출구로 나와 신천역 방향으로 가다가 만나는 첫번째 사거리에 위치한 갤러리아팰리스 지하 1층에 있다. 잠실역 쪽에서 오다 보면 지하 아케이드로 내려가는 입구가 바로 있어 이리로 내려가면 바로 식당 입구를 찾을 수 있다.

세계에서 제일 요리가 많다고 큰 소리치는 중국 요리인 만큼 면 요리도 참 다양하다. 가격이 약간 쎈 점을 감안한다면 가끔 한 번씩 들러 동네 중국집에서 먹기 힘든 식사에 한 번 도전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지 않을까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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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진주’는 처음 가봤습니다. 진주에서 태어나셨거나 진주와 가까운 곳에 사시는 분들은 좀 다르겠지만, 저처럼 진주를 가보지 않았거나 이제 겨우 한 번 가 본 사람들은 ‘진주’라는 이름을 들으면 ‘남강’ 아니면 ‘논개’를 떠올릴 뿐 그 외에 특별한 어떤 이미지가 없을 겁니다.  

처음 가보고 뭘 알겠습니까마는, 진주는 참 느낌이 좋은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이 아름다웠고, 남쪽 지방에서 부는 훈훈한 바람이 겨울인데도 꽤 푸근했습니다. 좋은 분들을 만나 일도 잘 하고, 식사도 잘 하고 왔으니 사실 좋지 않은 기억이 생길래야 생길 수도 없겠지만요.

저는 맛집을 소개하기 전에 꼭 세 번은 가보고 나서야 글을 씁니다. 맛이라는 건 워낙 주관적인데다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거든요. 세 번 가보고 나서 아, 이 집 괜찮네 하는 생각이 들면 그 때 글을 씁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규칙을 깨야만 하겠네요. 맛있게 잘 먹었는데 세 번씩 갈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새벽부터 내려가 업무를 끝내니 점심 때가 되었습니다. 어른을 한 분 모시고 가기도 했습니다만, 진주에 계신 분들이 점심으로 염소 불고기를 먹자 하는군요. 순간, 어유 누가 아저씨들 아니랄까봐 그런 걸 먹나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고기를 그다지 즐겨하지 않는 데다가 왠지 염소라고 하니까 노린내 같은 것도 날 것 같고, 거부감이 생겼거든요. 하지만 제가 뭐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니까 조용히 따라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공기밥이나 먹어야 겠다 뭐 이런 생각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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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불고기를 먹는다 하니까 무슨 산 밑에 있는 허름한 식당 같은 곳을 찾아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랏? 깔끔하고 모양새도 나름대로 괜찮은 건물로 들어가더군요. 진주 계신 분 말씀에 따르면 그 건물이 무슨 상도 받았다고 하더군요. 나름대로 깔끔한 건물 때문에 이미지가 좀 좋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염소 불고기라니...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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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찜찜하게 앉아 있는데 찬이 깔리고 염소 불고기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생긴 건 별로 이상하지 않네요. 그냥 불고기와 별 다를 바 없었습니다. 딱히 무슨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었고요. 그리고 잠시 후, 나름대로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집 사장님이 들어오신 거지요. 사장님 들어오신 거야 뭐 특별한 일은 아닌데, 사장님만이 해주시는 특별 서비스가 놀라운 겁니다. 부추를 한 다발 가득히 익어가는 염소 불고기 위에 넣고 손으로 - 뜨거울 텐데 - 염소 불고기와 부추를 섞어주는 겁니다. 그 장면을 찍었어야 했는데 놀란데다가 신기하기도 해서 어어~ 하다가 놓치기는 해서 아쉽긴 합니다만 여튼 손으로 부추와 불고기를 쓱쓱 섞어주는 모습에 박수라도 치고 싶을 지경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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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들은 말씀이, 어릴 적 아버지가 해주시던 염소 불고기가 너무 생각나서 한 번 해봤는데 영 그 맛이 안 나더라. 7년을 연구했더니 드디어 그 맛을 낼 수 있게 되었다더라 그런 얘기였습니다. 뭐 얘기야 그렇다 치고 이제 맛을 봐야 할 때지요.

심리적으로 느껴지는 냄새 말고는 - 염소고기에서는 냄새가 날거라는 편견 떄문에 느껴지는 ^^ - 어떤 특이한 냄새를 맡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소 불고기보다 덜 느끼했고, 그래서 담백했다고 표현해야 할까 봅니다. 기름기 같은 것도 덜 했고요. 무엇보다도 흙냄새 가득 나는 부추 향이 염소 불고기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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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불고기는 이렇게 먹는 거랍니다. 쌈무에 불고기 한 점 얹고 부추 가득, 그리고 갓김치도 넣어 돌돌 말아 먹습니다. 담백한 고기 맛, 흙냄새 나는 부추 맛, 쌉싸름한 갓김치 맛, 그리고 새콤한 쌈무의 맛이 묘하게 어우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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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보너스. 진주에서나 마실 수 있는 ‘진주’라는 술입니다. 술이라면 워낙 좋아하는 저니까 얼른 한 모금 입에 대었는데, 한약재도 들어간 듯 싶고 여러 기기묘묘한 맛이 나는데 정체를 잘 모르겠더라고요. 나중에 병을 봤더니, 아하, 이건 도라지 술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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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코스로 볶음밥도 빠질 수 없지요. 불고기가 맛있었는데 볶음밥이 맛없을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여튼 기대했던 것과 달리, 아주 잘 먹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나이 먹도록 음식에 대한 편견을 가진 것도 창피했고요.

무책임한 자세인줄 알지만, 저는 진주를 처음 가봤기 때문에 그 식당을 찾을래도 도저히 찾을 길이 없습니다. 그러니 저한테서 식당의 위치를 찾는 건 기대하지 마시고요, 제가 검색을 해봤더니 관련 정보가 엄청나게 나오는 군요. 진주시에서 제공하는 여행 정보 페이지에 이 집에 대한 소개가 있으니 그걸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진주시 여행 정보 안내 보러 가기

사실 진주를 언제 다시 가게 될지, 아니면 앞으로 더 갈 일이 없을지 그건 모르는 일입니다만, 기회가 된다면 이 집 한 번 꼭 다시 가보고 싶군요. 가끔은 가지고 있던 편견을 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잘 알게 해준 집이니까요.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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