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7/09/10 바다는 항상 같은 목소리로 말한다 (10)
  2. 2007/08/09 사진으로 보는 거제도 여름 휴가 (10)
  3. 2007/08/06 거제도에서 나를 감동시킨 뽈락 (23)


철 지난 바다가 그리워
막연히 바다로 달렸습니다

이렇다 할 계획도 없이
바다가 마냥 보고 싶었습니다

철 지난 바닷가에서
바다가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바다는 파도를 통해
항상 같은 목소리로 말하지만
그걸 듣는 마음은
항상 똑같지 못합니다

철 지난 바다에서
같은 목소리, 같은 마음을 배웠습니다...

2007년 9월 8일
거제도 학동몽돌해수욕장

ps> 볼륨을 높이면, 바다가 말하는 소리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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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초. 2박 3일의 짧은 스케줄로 거제도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특별히 휴가를 준비하지 못하고 버스 패키지 투어 끝좌석을 잡았던 거라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갔었는데, 역시 기대를 적게 하면 실망도 적은 법인지 그런 대로 괜찮은 여행이었습니다. 거제도 - 외도 - 보성 차밭 - 담양을 돌아 서울로 오는 코스였는데 첫 여행지인 거제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산과 바다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해안선마다 절경이더군요. 나중에 여유를 내서 천천히 둘러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버스 투어는 장단점이 확실합니다. 일단 장점은 개인적으로 가는 것 보다 쌉니다. 관광지마다 표를 사기 위해 줄 서지 않아도 되고 하자는 대로만 하면 되니까 아무래도 편리하죠. 대신 여행을 깊게 즐기지는 못합니다.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니 여유 있게 즐길 수는 없지요. 그런데다가 꼭 늦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 잘못 걸리면 여행 내내 불쾌하지요. 문제는 어떤 버스에든 그런 사람 꼭 있다는 겁니다. ^^ 여튼, 준비할 시간도 없었고 초행길에 가기 부담스러웠던 저희에게는 버스 투어가 그런 대로 괜찮은 선택이었죠. 물론 같은 코스를 한 번 더 간다면 그 때는 버스 타지 않고 차를 가지고 갈 겁니다.

저는 솔직히 사진을 잘 찍지는 못합니다. 카메라도 콤팩트형 디카라서 훌륭한 사진을 기대하기는 어렵고요(물론 사진을 잘 찍는다면 어디 카메라를 가리겠습니까만 ^^). 그래도 다녀오신 분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릴 수 있고 혹시 안 가보신 분들에게는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뜻에서 사진과 함께 간단한 여행기를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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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 서울에서 출발해 바로 도착한 곳이 이곳 학동몽돌해수욕장입니다. 거제도에는 몽돌해수욕장이라는 이름이 여럿 있는 듯 하더군요. 저희가 간 곳은 학동이고, 여차몽돌, 또 다른 몽돌해수욕장이 있습니다. 요즘 피서지로 거제도가 널리 알려지면서 사람이 참 많더군요. 그런데 사람에 비해 소위 말하는 인프라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탈의실이 없어서 화장실이나 차 안에서 옷을 갈아 입어야 했고 주차장도 부족해 해수욕장 진입로 주변은 온통 주차된 차들로 가득합니다. 그 중 한 대라도 삐딱하게 대 놓으면 큰 버스는 지나가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해수욕장 주변 도로는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지요. 정말 차가 많이 막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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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몽돌입니다. 모래 대신 이런 돌들이 해변에 가득합니다. 몽돌은 가져 가면 안됩니다. 모래사장이나 몽돌도 장단점이 있을 법 한데, 사실 모래사장은 놀 때는 좋지만 뒷처리가 아주 힘듭니다. 신에, 옷에, 머리에 들어 있는 모래를 빼 내려면 고생 깨나 하지요. 그런 면에서 몽돌해수욕장은 아주 좋습니다. 대신 발을 다칠 위험이 있으니 샌들이든 아쿠아슈즈든 꼭 신어야 되겠지요.

8월 초인데도 물이 꽤 차가왔습니다. 날이 흐려 그랬을 수도 있겠고요. 그리고 금새 물이 깊어집니다. 조금만 들어가도 파도치면 머리까지 잠기니 깊이 들어가는 건 쉽지 않겠더군요. 물이 차도 일단 몸을 담그고 시간이 지나니 그런 대로 버틸만 했습니다. 그래도 한참 지나니까 춥던걸요. 밖으로 나와서 몽돌쌓기 게임을 하면서 즐겁게 보냈습니다.

참, 요즘 해수욕장 얘기 나오면서 파라솔 돈 받는 문제가 심심찮게 거론되었는데요, 대충 보니 가격은 전국 통일인 듯. 학동몽돌해수욕장에서 파라솔은 1만원, 튜브는 5천원입니다. 저희는 여행사가 소개한 집에서 파라솔 9천원, 튜브 4천원 줬습니다. 그리고 샤워할 때는 1,500원 내야 하더군요.

해수욕장에서 재미있게 놀고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그 날 저녁에 뽈락회를 아주 맛있게 먹었고요. 다음 날엔 외도를 가야 하는데 요즘 외도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침 일찍 가야 한답니다. 다섯시 반에 출발한다는 군요. 첫 여행지의 밤을 느긋하게 즐기지도 못하고 바로 취침. 다음 날 새벽같이 잠을 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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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웬일. 외도로 가는 유람선을 타는 구조라항은 안개가 가득했습니다. 항구가 이 정도면 해상은 더하답니다. 당연히 유람선 출항은 금지됐고 우리는 안개가 걷힐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어디 안개가 사람 맘처럼 쉽게 걷힙니까? 두 시간을 기다렸는데도 안개는 심해지기만 했습니다. 구조라항 방파제를 찍고 나서 잠시 후에 보니 방파제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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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걷힐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 것도 힘든 일이어서 일단 예정에 없던 포로수용소 공원을 구경가기로 했습니다. 거제포로수용소를 재현해 놓은 이 곳은 한국전쟁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수 있는 그런 역사공원이지요. 실감나게 잘 꾸며 놓기는 했습니다만 여자아이들은 별로 흥미가 없네요. 남자아이들은 좋아할 듯 합니다. 철모를 형상화한 건물에 이런 저런 수용소의 모습들을 재현해 전쟁의 아픔을 되새기게 했습니다만 ^^ 사실 그걸로 전쟁의 아픔을 깨닫기에는 어쩌면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구조라항으로 돌아갔습니다. 마침 안개가 걷혀 유람선을 탈 수 있다는 군요. 거제도에서 외도로 가는 유람선을 탈 수 있는 항구는 구조라항 외에도 몇 군데 더 있답니다. 100여명 정도가 타는 유람선을 타고 10여분 정도 갔을까. 드디어 외도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선착장에 내려 보니, 여러 대의 유람선이 수많은 관광객을 실어 나르고 있었습니다. 수도 없는 사람들이 들고 나고, 그렇게 외도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더군요. 외도 방문객이 천만명을 돌파했다는데, 그렇다면 우리 국민 사분의 일이 봤다는 얘기잖습니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도는, 잘 꾸민 개인 정원이더군요. 섬 하나를 이렇게 바꾸어 놓은 분의 열정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외도 곳곳에는 다양한 식물이 심어져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더군요. 저는 일일이 이름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식물들이 있고 꽃이 있어 도저히 셔터를 누르지 않고는 지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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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선인장에 핀 꽃입니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선인장이 저마다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더군요. 시간만 있었다면 좀 더 천천히 봤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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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가 이렇게 유명해 진 이유 중 하나가 드라마라 하더군요. 저는 그 드라마를 한 편도 보지 못해서 어떻게 나오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집이 드라마에 나왔던 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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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 반대편에 있는 외도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보기만 해도 감탄사가 절로 납니다. 자연의 힘이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한 것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는 듯. 이렇게 외도를 한바퀴 돌아 다시 선착장으로 내려오면 어느덧 한시간 반이 지나갑니다. 들어올 때 탔던 유람선을 다시 타고 구조라항으로 돌아 나옵니다. 원래는 해금강도 봐야 했는데 안개가 심해 해금강은 볼 수 없었답니다.

구조라항으로 돌아와 다시 버스를 타고 바쁜 발걸음을 재촉해 이번에는 신선대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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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정경입니다. 바닷가에 돌로 이루어진 높은 언덕인데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곳이더군요. 여유만 있다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앉아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할 만한 곳이었습니다. 내려다 보이는 바다도 깨끗하고, 바람도 시원했지요. 건너쪽에는 바람의 언덕이라는 곳도 있다는데 피곤을 핑계로 거기까지는 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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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산에 있는 선암사는 꽤 오래된 절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절을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있어서 좀 어수선하기도 하고, 절에 볼 게 별로 없다는 생각입니다. 왜 이런 데를 데리고 왔냐고 가이드에게 투덜 대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지요. 솔직히 저도 절에 올라가는 시간 대신 계곡 물에 발 담그고 노는게 더 나을 뻔 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계곡이 너무 맑고 시원했지요. 물고기들도 그대로 다 보이고요. 발 담그고 서서 더위를 식히는데 괜히 물고기들한테 미안하더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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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로 가는 중간에 있는 돌다리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별 거 아닌 듯 싶죠? 보물 400호로 지정된 선암사 승선교입니다. 아무 접착제 없이 아치 형식으로 다리를 쌓았고 오랜 시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답니다. 실제로 지금도 사람들이 건너 다니고 있고요. 조상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곳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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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영화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 대나무숲입니다. 실제로 이 숲에서 영화를 찍기도 했다는군요. 보기에는 그럴 듯 한데 대나무숲에는 모기가 많이 산답니다. 저희는 다행이 안 물렸는데 다른 사람들은 몇 군데씩 물려서 모기약 바르고 뭐 그랬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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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골 테마공원 앞에 널린 빠알간 고추들. 뜨거운 햇볕 아래서 잘 말라 눈부시게 붉은 태양초가 되겠지요? 저렇게 만든 태양초 고춧가루로 김치를 담그면 정말 김치 색깔이 눈 부실 정도로 빨갛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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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건 마지막 서비스 사진. 뽈락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 돈 방석이 있더군요. 처음에 방석 한 귀퉁이만 보고는 누가 만원짜리 흘렸나 하고 다시 봤더니 방석 전체가 만원으로 도배했더라는... 손님 보고 돈방석에 앉으라는 얘기니까 일단 기분은 좋은 거겠지요? ^^ 휴가도 다녀왔고, 올해는 돈 방석에 앉을 정도로 열심히 일해야겠습니다. 이 글 읽은 모든 분들 꼭 진짜 돈방석에 앉으시길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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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가 내리면 거제도(巨濟島)는 더 맛있다!

    Tracked from ‥ 실비단안개의 '고향의 봄' ‥  삭제

    진해만(鎭海灣) 입구에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2번째로 큰 섬이다. 주위에는 가조도·산달도·칠천도·이수도 등의 유인도와 무인도를 포함한 60여 개의 작은 섬들이 흩어져 있다. 최고봉은 계룡산(566m)이며, ...

    2007/08/09 22:38

3년만의 휴가 여행. 이런 저런 사정으로 미리 서둘러 잡지도 못했는데, 우째 우째 해서 간신히 거제도로 가는 패키지 버스 투어 끝자리를 잡았습니다. 따로 숙소를 잡을 필요도 없고 운전할 일도 없으니 어떻게 보면 부담 없이 떠난 여행이었지요. 그렇게 버스를 타고 다섯 시간 정도 걸려 난생 처음 거제도에 도착했습니다.

단체로 행동하는 여섯 시까지는 여행사에서 정한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고, 단체로 가서 밥을 먹어야 했지요. 대신 저녁은 자유 시간. 식사도 자유 식사입니다. 첫 날 숙소는 옥포에 있는 비즈니스 모텔이었는데요 옥포는 거대한 조선소로 유명한 곳이군요. 지나가면서 본 조선소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더군요.

숙소에 짐을 풀고 드디어 저녁 시간. 누구나 여행지에 오면 여행지만의 맛집을 찾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특별한 준비도 없이 달랑 버스를 타고 내려 왔으니 맛집을 찾을 도리가 있어야지요. 아무래도 섬에 왔으니 회를 싫어하는 저로서도 가족들을 위해 회집을 찾을 수 밖에요.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얼굴에 철판 깔고 지역 주민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가장 가까운 지역 주민이 누구겠어요. 자연스럽게 모텔 프런트에 가서 근처에 괜찮은 횟집이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거제도가 일본하고 가까워 일본 관광객이 많이 오는가 봅니다. 모텔에서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이는 일본어가 적힌 약도를 주면서 어떤 횟집을 찾아 가라고 알려주더군요. 조금 비싸지만, 속이지 않고(!) 맛있는 집이다, 라고 하면서요. 아직도 관광객한테 속이는 집이 있나, 그런 씁스레한 마음을 품고 알려준 집을 찾아 갔는데, 이게 웬걸.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휴가라도 간 듯 식당이 문을 닫았던 거지요. 그런데 외려 모텔에 있는 분한테 믿음이 가는 거 아니겠어요. 문 닫은 지도 모르고 추천해 줬으니 어떤 관계가 있어 알려준 것은 아니라는 거겠지요. 기분은 좋아졌습니다만(!) 이젠 그럼 어딜 가야 하나, 방황이 시작되었습니다.

지역 주민에게 물어보는 것 말고 맛집을 찾는 두 번째 공식은 사람 많은 곳을 가야 한다는 겁니다. 겉에서 보아서는 사람 많은지 알 수 없으니 주차장에 차가 많은지, 식당 앞에 신발이 많은지 확인하라는 얘기도 있지요. 모텔에서 알려준 집을 찾기 위해 가던 도중 몇 개 횟집을 보긴 했으니 그 중에서 사람 많은 집에 들어가자고 가족들과 잠정적으로(!) 합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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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우연히 어떤 횟집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식당 앞에 신발이 제일 많더군요 ^^. 들어가서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보니 생전 처음 보는 회 이름이 제일 위에 적혀 있었습니다. '뽈락'이랍니다.

회를 좋아하지도 않는 저인데다가 '뽈락'이라는 해괴한(!) 이름의 회를 보았으니 어디 이걸 시켜볼 마음이 생겨야지요. 그냥 모듬회나 시키자 그러다가, 손해 볼 거 없는데 뽈락이 뭔지 물어나 보자 뭐 이렇게 분위기가 흘러 갔습니다. 주문 받으러 온 분에게 뽈락이 뭐냐고 물었더니 경상도 분이라 그런지 대답이 참 간단했습니다. 요약하면 이겁니다. 뽈락이라는 물고기가 있다. 모듬회와 달리 이 넘은 자연산이다. 먹어본 사람들이 다 맛있다고 한다.

어차피 세 식구 먹어봐야 많이 먹을 것도 아니니, 그럼 뽈락 작은 것으로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5만원이면 횟집에서 먹는 것 치고는 그리 비싸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구요. 설령 마음에 안 든다 해도 관광지에 와서 공부한 셈 치자 그런 마음도 없지 않았습니다.

다른 횟집들처럼 이런 저런 곁 음식들이 나옵니다. 특별한 건 없지만 아무래도 섬이니까 다양한 해산물이 나오는데 상태가 꽤 좋던걸요. 얼핏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보면 게, 소라, 멍게, 개불 거기다가 껍데기에 붙어 있는 전복 내장(!) 등등을 내 줍니다. 전복 내장을 가져다 주면서 특별히 몸에 좋으니 꼭 챙겨 먹으라는 얘기까지 합니다. 전복 내장이 만만찮게 비리다는 걸 이미 경험해 알고 있어서 쉽진 않았지만 맥주 한 잔과 함께 그냥 집어 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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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푸짐하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신선한 곁음식들로 이미 배가 부르기 시작한 저희 앞에 드딩 뽈락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어랏? 접시 가득 담긴 뽈락 회는 이해하겠는데 묵은지 씻은 것과 초밥처럼 번지르르하게 지은 밥이 같이 옵니다. 대충 함께 싸 먹으라는 얘긴가 보다 눈치는 챘지만 살짝 당황(!) 했지요. 어떻게 먹느냐고 물어봤더니 역시 싸 먹으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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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는 좋아하지 않지만 김치와 밥을 무척 좋아하는 저니까 입맛이 살짝 당기던걸요. 그래서 김치를 펴고 밥을 깔고 뽈락 회를 올려 싸 먹었습니다. 헉~ 제가 싫어하는 회의 물컹 물컹한 느낌은 하나도 없고 밥의 고소함과 김치의 새콤함 그리고 뽈락의 쫀득함이 어우러져 입 안 가득 특별한 맛이 퍼지는 것이었습니다. 가족들 모두 깜짝 놀랐다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맛있다 하면서 연신 뽈락 회를 싸 먹었습니다. 이게 싸 먹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따로 따로 먹어 보았는데 확실히 밥은 고소하게 볶고 간을 해 두었더군요. 김치 맛이야 누구나 다 연상할 수 있을 테고, 뽈락 회는 기껏해야 광어나 우럭회 정도나 먹어본 저에게 새로운 경지(!)를 알려주더군요. 물컹하지 않고 쫀득하며 씹히는 느낌이 전혀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곁 음식을 많이 먹어 배가 적당히 부른 상태였는데도 적지 않는 뽈락 한 접시가 그냥 사라지더군요. 이 맛이 정말 좋았던지 휴가 여행 내내 가족들은 뽈락 회가 더 먹고 싶다고 얘기할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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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서울 와서 뽈락이 뭔가 찾아 봤습니다. 남해안에서 낚시로나 잡히는 물고기라는 군요. 남해안 사시는 분들이나 낚시 좋아하시는 분들은 잘 아는 물고기인가 봅니다. 가만 보니 회로 먹기도 하고 구워 먹기도 하네요. 다음 번에 뽈락을 취급하는 식당에 가면 둘 다 먹어봐야겠습니다.

누구 뽈락에 대해 잘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이나 트랙백으로 좀 알려 주세요. 아무래도 제가 알아낸 건 너무 단편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거제도는 멍게비빕밥이 난리도 아닙니다. 방송에도 몇 번 나서 그런지 하다 못해 김밥 파는 분식집에서도 멍게비빕밥 한다고 써 붙여 놨더군요. 시간이 애매하고 일정이 안 맞아서 저희는 결국 멍게비빕밥 못 먹고 왔는데, 먹어본 다른 가족들이 별로 맛 없었다고 하시던걸요. 아무래도 잘 하는 집을 찾아가지 못해서 그랬던가 봅니다.

제가 뽈락에 너무 감동을 받고 나서 ^^ 서울에 와서도 뽈락이라는 회를 아느냐고 여기 저기 물었는데 아는 분이 거의 없더군요. 아마 그 쪽 지역 출신이신 분들은 잘 아실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분들은 거의 접해 보지 않은 회인 듯 싶습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이런 말 잘 안하지만,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거제도 가시면 꼭 뽈락 한 번 드셔 보세요. 회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정말 맛나게 드실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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