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2/17 귀엽고 재주많은 만보계, HJ-113 (16)
  2. 2008/12/02 걸어서 하늘까지, 걸어서 5kg만! (20)
걷기 운동으로 살을 빼보겠다고 야심찬 다짐을 한 지도 2주가 지났다. 2주 동안 운동 실적을 보자면, 초라하기 그지 없다. 원래 목표로 삼았던 출퇴근은 겨우 2번 했을 뿐이고, 점심 먹고 걷기도 그리 많이 하지 못했다. 게다가 저녁에는 송년 모임이 많아 하도 잘 먹어대니, 살 빠지는 건 애당초 기대하기도 힘든 일이다.

그래도 좀 변화가 생기긴 했다. 이번 주 내내, 점심 먹고 사무실 근처 석촌호수를 한 바퀴씩 돌고 있다. 이 패턴만 잘 유지하고, 일주일에 두 번 걸어서 출퇴근만 해도 목표는 달성한 셈. 그런데 이렇게 그냥 걷기가 심심해서 기계를 하나 장만했다. 바로 만보계다.

사실은 만보계 대신 GPS가 내장된 운동 전문 시계를 사려고 했었다. 가민 Garmin 같은 데서 나온 GPS 시스템을 사면 GPS로 운동 거리와 경로 등도 알아볼 수 있고 운동 기록도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으니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사실은, 기계가 더 갖고 싶긴 했다). 그런데 GPS 내장된 시계 혹은 소형 컴퓨터들은 아무리 싸도 20만원은 넘겨줘야 한다. 가민 제품 같은 경우에는 이럭 저럭 하다 보면 금새 30만원. 처음 몇 번은 지를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오버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자, 참고 대신 만보계를 사자. 뭐 이렇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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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계 혹은 만보기. 이름만 들어도 아저씨 틱하다. 흔히 만보계라 하면 허리에 차는 그 네모 납작한 형태의 까만색 플라스틱 덩어리를 생각하기 쉽다. 솔직히 몇 개 모델을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너무 아저씨 틱해서 사고 싶지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넘이 바로 옴론 Omron의 HJ-113 워킹 스타일이다.

일단 아저씨 틱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들었고, 보폭을 입력해 두면 걸음 수 외에 거리, 칼로리 소모량 등을 다 계산해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1주일치 기록을 자동 저장하는 메모리 기능이 좋았다. 오케이! 이거면 되겠다 싶어 바로 질렀다. 가격은 3만원 중반대.

패키지 안에는 본체, 배터리, 배터리 커버를 여는 미니 드라이버, 스트랩, 클립, 각종 설명서가 들어 있는데 일단 일본어 설명서는 패스. 한글 설명서가 잘 되어 있어 세팅하는데 어려울 건 없다. 혹시 매뉴얼을 잃어버릴 때를 대비해서 설정 기능을 간단히 설명하면…(이건 순전히 나를 위한 포스팅이다 ㅋ).

배터리를 넣고 설정 버튼을 누른다. 순서 대로 시간, 분, 몸무게, 보폭을 입력한다. 각 설정 항목의 값을 바꾸려면 메모리 버튼을 누르면 된다.

설정 1 시간 입력(메모리 버튼으로 변경)
설정 2 분 입력(메모리 버튼으로 변경)
설정 3 체중 입력(메모리 버튼으로 변경)
설정 4 보폭 입력(메모리 버튼으로 변경)

나중에 다시 설정 값을 변경하려면 설정 버튼을 길게 누르면 된다. 아예 초기화 하려면 본체 뒷 면에 있는 리셋 버튼을 클립 같은 걸로 누른다.

중요한 것은 보폭을 재는 것이다. 보폭을 정확히 입력해줘야 거리가 비교적 제대로 나온다. 그럼 어떻게 보폭을 잴까. 어차피 사람의 보폭이란 것이 기계처럼 정확한 것이 아니라 오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평균 값을 찾아 입력하는 것이 좋을 수 밖에. 난 방에서 다섯 걸음을 걷고 그 거리를 잰 다음 5로 나누어 내 보폭을 계산했다. 평균 값은 68cm.

이 보폭이 맞느냐 틀리느냐 하는 걸 검증하는 방법은 별 게 없다. 나 같은 경우, 사무실 주변에 있는 석촌호수 산책로에는 거리 표시가 되어 있다. 이 거리 표시에 맞춰 걸어 보고 만보계에 나타난 수치와 얼마나 오차가 있는지 확인하면서 보폭을 조정하는 수 밖에.

기본적으로 워킹 스타일이란 이름도 마음에 들고 아저씨 틱하지 않아서 마음에 들고 일주일치 메모리 기능이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운동 기록을 엑셀에 표기해두려고 하는데 메모리 기능이 없다면 하루 단위로 체크하기가 아주 갑갑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틀 동안의 기록을 공개하면 첫 날은 9,454 둘째 날은 8,795를 걸었다. 아직 1만을 돌파한 날은 없으니 오늘은 1만 정도 돌파해 봐야 겠다.

ps> 이 넘 모양이 이쁜데다가 걷는 정보가 차곡 차곡 쌓이는 게 재미있어서 여성 분들 중에도 탐내는 분이 있다. 하긴 꼭 운동한다는 개념 보다는 보행 기록을 보관하고 걸음 수를 늘려 본다는 의미로 따지면 재미있는 액세서리가 될 수도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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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배는 남자의 나이와 비례하고, 그만큼 인생을 살아온 경륜을 내포하는 것(!)이라고 아무리 스스로를 위로해도, 이젠 더 이상 주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넉넉했던 34인치 바지의 여유가 슬슬 없어져가고, 조금만 달려도 숨을 헐떡이고, 몸이 무겁다는 게 점점 더 많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자존심을 포기하고 36인치 바지를 사 입으면(으악!) 편안하고 널널하게 입을 수 있겠지만. 더 이상 그럴 수는 없다. 나에게 있어 34인치란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인 셈이다. 그리고 최근에 잰 몸무게는, 뺄거 다 뺀 상태에서도 80.5kg. 무슨 일이 있어도 80은 넘기지 말자고 했는데 스물 스물 넘어버리고 말았다.

이래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운동을 하기엔 최악의 조건인 겨울이 시작되는 걸 알면서도 운동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원래 자전거를 좋아하니까 밤마다 자전거를 타면 되는데, 이게 또 말처럼 쉽지 않다. 자전거는 탈 때는 좋지만 타기 전까지 넘어야 할 큰 벽이 하나 있다. 바로 자전거를 끌고 나가야 한다는 한없는 귀찮음이다. 오랫동안 타지 않은 자전거가 혹시 바람이라도 빠져 있다면, 그건 아주 좋은 핑계 거리다. 에이, 토요일에 바람 넣고 타자. 이렇게 또 운동을 포기하고 만다. 게다가 겨울엔, 자전거 열 춥다!

그래서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걷기’다. 다행스럽게도 사무실 주변은 걷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고, 집과 사무실도 5km 밖에 되지 않아서 마음 먹고 걸으면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다. 일단 점심 먹고 무조건 걷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걸어서 퇴근하면 귀찮음을 극복하고 나름대로 운동을 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 섰다. 겨울이라 춥긴 하지만 단단히 싸 매고 가면 되겠지. 뭐 어떻게든 시작이라도 해보는 거야.

근데 참 남자들이란 웃기다. 그냥 나가서 걸으면 되는데 꼭 뭔가 핑계 거리를 하나 물고 들어간다. 기왕 걷는 거 효과를 잘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뭐 이런 꽁수를 찾는다는 거다. 그렇게 내 나름대로 찾은 꽁수가 바로 마사이족 워킹 신발이다. 마사이 족의 꼿꼿한 보행 방식을 배워 걸으면 몸에도 좋고 살도 잘 빠진다나(이건 순전 내 생각이다 ㅋㅋ) 어쩐다나 뭐 그런 얘기다. 이것도 나름 브랜드가 몇 개 있는데, 사무실 근처에 매장이 있는 국산 브랜드 중 하나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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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엄마들 신는 효도신발 처럼 생겨 사실 뽀대는 별로 안 나는데, 여튼 이 신발의 특징은 이렇게 생겨먹은 밑칭이다. 이 밑창을 이용해 발 뒤꿈치부터 내딛기 시작해서 순서대로 발을 땅에 대며 걸으란다. 걷는 것이 영 어색하긴 한데, 좀 빨리 걷다 보니 알아서 그렇게 되는 것도 같다. 좋은 점도 있다. 밑창이 높아서 키가 훨씬 커 보인다. 키 높이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세상에, 요만큼 올라갔다고 공기가 다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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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신어 보고 효과를 보면 두루두루 선물해 주겠다고 사무실 식구들한테도 큰 소리를 쳤다. 대신 내가 효과를 못 보면 신발 값은 당신들이 공동으로 물어내라(!)고 했더니, 아무도 대답을 안 한다. 생기는 것들이 있으려면 투자를 해야 할 것 아냐! ㅋㅋ 내가 생각해도 해괴한 논리지만 우기면 또 그럴 듯 하지 않은가?

어쨌든 오늘 저녁부터 시작이다. 첫 날부터 무리해서 집까지 걸으면 좀 무리가 될 듯 하니, 일단 사무실 근처 석촌호수를 한 바퀴 정도만 돌을까 한다. 여기도 한 2km 정도는 될 듯. 뭐 걷다가 기분 좋으면 집까지 가고, 그러다 기분 좋으면 하늘까지도 가겠지. 다른 건 몰라도 이번 겨울에 꼭 5kg만 빼면 신발 값이 하나도 아깝지 않겠다.

1. 내 평소 행태상, 이거 대강 하면 틀림없이 몇 번 하다 집어칠 것이 뻔해, 동네 방네 소문을 내기로 작정했다

2. 블로그에도 아예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고 걷기 운동에 대한 일기 같은 걸 써 볼 생각이다. 카테고리 이름 멋지다. 걸어서 하늘까지.

3. 잘 되면, 걸어서 살 뺀 다이어트 기록이 될 테고 안 되면, 어느 순간 몰래 사라질 카테고리가 되겠다.

4. 신발 사 놓고 나니, 걷기도 전에 GPS로그 기능이 있는 시계를 사고 싶어 벌써 검색 하고 생 난리다. 시계는 걷고 나서나 사야 되겠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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