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억에 경복궁을 마지막으로 찾은 건, 이십년도 훨씬 넘은 고등학교 시절일 겁니다. 학교에서 백일장을 한다고 해서 버스 타고 어쩌고 찾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글짓기, 그림, 사진 등 세 가지 분야가 있었고 사진 한 번 찍어보겠다고 집에 있던 야시카 수동 카메라를 메고 경복궁 여기 저리를 헤메 다녔더랬습니다. 그러다 결국 포기하고 친구한테 원고지를 빌려 몇 글자 끄적여 냈었지요. 사진 보다는 글짓기가 더 쉬웠던 그 때 시절을 생각해보니, 결국 내 마지막 직업이 글 쓰기가 되었다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딸 아이 숙제를 도와 주기 위해 경복궁을 다시 찾았습니다. 모처럼 시내로 들어가게 되면 대부분 주차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실 경복궁 앞에 어디다 주차를 할까 고민하면서 갔는데, 경복궁 앞에 바로 주차장이 있더군요. 주일 오후에 갔는데도 그리 불편하지 않게 주차를 할 수 있었습니다. 주차 요금도 두 시간까지 2천원.
이십년 세월이 흘렀고, 사실 중간에 경복궁 개보수 한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습니다만 참 많이 달라졌더군요. 예전 기억으로는 사람 많고 먼지 많고 지저분했었는데 지금은 아주 깨끗하고 정감있고 운치 있었습니다. 경회루에 핀 벚꽃도 참 예쁘더군요.
그렇게 사진 찍으며 숙제 하며 한 나절을 보냈습니다. 서울 시내에 있는 고궁에서 보낸 하루, 조용하고 편안하게 보냈다는 느낌이 들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내킨 킴에 다음 주에는 창덕궁을 가기로 했습니다. 봄 날의 고궁은 복잡하지 않고 편안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의미 있는 여행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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