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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딸에게 가르쳐야 할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 9
손톱 - 나쁜 버릇 고치기

아이들마다 버릇이 있습니다. 다리를 떨거나 손톱을 물어 뜯거나 머리를 흔들거나, 뭐 버릇 없는 아이는 없죠. 그런데 이렇게 써 놓고나니 우리 말이 참 재미있습니다. 왜, 애들이 속칭 싸가지 없으면, 저 놈 참 버릇없네. 그러잖아요? 그런데 아이들마다 버릇이 있고 버릇 없는 아이는 없다고 떡하니 써 놓으니, 똑같은 낱말이 어찌 이렇게 전혀 다른 뜻으로 쓰일까요.

그건 그렇고 ^^ 딸 아이는 손톱을 물어 뜯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과거형으로 썼으니 고쳤다는 뜻이겠네요. ^^ 몇 년 전 이런 버릇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땐 사실 야단도 못 치겠더라고요. 저도 어릴 떈 손톱 물어 뜯었으니까요. 사실 어른이 된 지금도 가끔 물어 뜯긴 합니다만! 엄마한테는 야단도 꽤 맞았는데 못 고친다고, 아내는 저보고 어떻게 해보라는 겁니다.

아빠도 같은 버릇이 있었는데 아이에게 나쁜 버릇있다고 야단만 쳐서 해결될 문제도 아닌 듯 하고, 처음엔 잘 달래 말했습니다. 그 땐 아이도 어릴 때니까 손톱에 있는 병균이 들어가면 어쩌고 저쩌고... 그런데 잘 안 고치더라고요. 게다가 손톱 먹는 걸로는 배도 안 아프고. 젠장 그 손톱에 있는 병균들은 뭐했는지 모르겠어요. ^^

그렇게 몇 번은 잘 달래다가 한 번은 호되게 야단을 쳤습니다. 마침 인사동에 놀러나간 날이었는데 어떡하다가 딱 걸린 거죠. 기회는 이 때다 싶어서 인사동 길에 있는 조그만 돌의자 위에 올라서라고 했습니다. ‘다시는 손톱을 먹지 않겠습니다’라고 크게 외쳐!라고 했죠. 물론 안 하죠. 고집 부리고 입을 다물고 있는데, 이럴 땐 비장의 무기를 꺼내야 합니다. 아이들마다 가장 무서워하는 벌이 있는데, 그걸 써야죠.

이 녀석은 희한하게도 매를 때리면 맞고 버티는데 딱 하나, 너 오늘 밥 먹지마 이러면 바로 무릎꿇고 잘못했다고 빕니다(아, 지금은 안 그럽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까지! ^^ 지금은 당연히 핸드폰 내놔! 이거죠~). 그 날도 원래는 스파게티를 먹을 계획이었는데 손톱 물어뜯은 걸 아빠한테 걸린 거죠. 너 손톱 먹어 배부를테니 저녁 먹지 말고 여기 서 있어! 그랬더니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다시는 손톱을 먹지 않겠습니다’라고 개미소리 같이 외칩니다. 속으론 웃기지만 들리겠어? 조금 더 크게? 했더니 목소리가 조금 더 커집니다. 이걸론 안되지! 그랬더니 그제서야 좀 들릴만한 소리로 외칩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었는지 흘끗 쳐다보기도 하고요.

아직도 긴장하면 조금 물어 뜯습니다 ^^


그 뒤로 잠시 멈추는 듯 했지만 버릇을 완전히 고칠 수는 없었습니다. 그 후로도 계속 손톱을 물어 뜯으면 안되는 이유를 꾸준히 설명헀고, 상과 매를 미끼로 썼습니다. 이런 거죠. 일주일 뒤 손톱 모양이 예쁘면 상을 주고 미우면 벌을 주겠다... 어떤 때는 혼나고 어떤 때는 상금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니 요즘은 물어 뜯는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여기엔 손톱을 치장하는 것도 도움이 됐고요(이건 아빠가 못해주는 겁니다만 ^^). 하지만 시험처럼 극히 긴장하는 일이 있으면 물어뜯기도 합니다만 그런 건 봐줘야죠. ^^

아이에게 무언가로 보상하는 교육 방법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적절한 보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방법들을 적절히 섞어서 해야지 한 가지 방법만 쓰면 안되겠죠. 밥도 한 가지만 먹으면 탈 나는 것처럼요.

사실 아이도, 아빠도 사람이라면 누군가 다 나쁜 버릇 하나 쯤 있는 겁니다. 하루 아침에 고칠 수 없는 거고요. 버릇을 고치려면 야단과 매 같은 무서운 계기도 필요합니다만 스스로 고쳐야 겠다는 의지도 필요한 법입니다. 버릇을 고쳐야겠다는 의지를 갖도록 꾸준히 가르치고, 지켜보는 것, 아빠가 할 수 있는 그저 작은 일일 겁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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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딸에게 가르쳐야 할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 7
상실대처하는 법

지난 성탄절 선물로 딸 아이에게 아이팟 터치를 선물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에겐 좀 과하다 싶기는 했었고 아내는 기도 안 찬다는 반응이었습니다만, 아빠는 아빠 대로 계산이 있었습니다. 유난히 휴대폰이나 닌텐도 같은 디지털 기기를 좋아하는 딸 아이였기에 아이팟 터치를 잘 쓸 거라 생각했고 마침 아빠가 아이폰을 장만했으니 둘이서 쿵짝 쿵짝 할 일이 많을 거라고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아이팟 터치를 주문하고 실리콘 케이스도 사고, 벨킨 듀얼 충전기까지 주문하면서 사실 아빠가 더 신이 났는 지도 모릅니다.

아빠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아이팟 터치를 손에 잡은 그 날부터 딸 아이는 아빠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리 아이팟 터치에 익숙해졌습니다. 맥용 아이튠즈에서 음악 파일을 넣는 방법, 앱 스토어에서 무료 앱을 다운 받는 방법을 금새 익혔고 와이파이가 뭘 말하는 건지도 금새 깨우쳤습니다.

아빠의 아이폰과 무료로 문자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앱을 깔아주고, 와이파이 잡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딸 아이가 자주 가는 학원과 할머니 집에도 myLG070이 설치되어 있으므로 “아빠에게 문자할 땐 이걸 쓰면 돼, 돈도 안 들어” 라고 가르쳤습니다. 이 녀석, 하루에 한 두번은 아빠에게 문자를 하고 그 때마다 대여섯 통은 쓰니까 무료 메신저가 꽤 쓸모가 있었죠.

게임도 몇 개 받았습니다만 이런 저런 앱도 꽤 받았습니다. 몇 개는 아빠가 사주기도 했고요. 특히 영어 교육용 앱 몇 개를 받아서 아빠와 낱말 풀기를 하며 놀았더니 엄마도 싫은 내색을 더는 못했습니다. 플래시 앱을 받아 자기가 배울 단어를 직접 쳐 넣어 단어장을 만들기도 했고, 하여튼 딸 아이는 아이팟 터치로 새로운 디지털 라이프를 누리기 시작했지요. 잠잘 때 까지도 손에 쥐고 잘 정도였습니다.

삼 일 뒤, 퇴근 시간을 살짝 넘긴 시간, 아이팟터치의 무료 메신저로 딸 아이가 쪽지를 보냅니다. 이제 집에서 공부를 다 했고 근처에 있는 할머니네로 저녁을 먹으러 간다고 신이 나 있었습니다. 저녁 잘 먹으라고 인사를 하고 메신저를 닫았는데 십 분도 안되어 전화가 왔습니다. 이 녀석이 뭐라고 말을 하는데,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응, 왜 그래?? 다그쳐 묻는 저에게, 딸 아이는 제대로 말을 못하며 울기만 합니다.

“아빠, 없어졌어, 터치가...”

주머니에 넣고 가던 아이팟 터치가 빠졌나 봅니다. 뭔가 이상해서 돌아봤는데 주머니에서 빠진 터치가 어디로 갔는지 못 찾겠다는군요. 아이가 너무 울고, 저도 좀 당황해서 아빠가 가겠다고 했습니다. 날이 추우니, 더 찾지 말고 들어가렴. 그렇게 말하고는 택시를 타고 집에 갔습니다.

이 녀석 아빠를 보자마나, 서럽게 웁니다. 이렇게 서럽게 우는 걸 본 적이 없었는데 자기 스스로도 아빠에게 미안했던 모양입니다.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면서 흐느껴 우는 아이를 달래고 아빠랑 한 번 더 찾아보자고, 어두운 밤 길을 플래시를 비쳐 가며 다시 찾아볼 뿐이었습니다. 경비실에 들러 혹시 주운 사람 있으면 좀 알려달라 하고, 관리실에 방송 좀 부탁해 보고. 아빠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더군요. 혹시라도 터치가 인터넷에 연결이 되었을까봐 메시지를 보내봤습니다만 돌아오는 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 뒤로 얼마 동안 딸 아이는 잃어버린 터치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잤습니다. 어찌 있나 궁금해서 낮에도 전화 하면 아빠, 터치 찾았어? 라고 물어봅니다. 아이가 걱정되어 조금 일찍 들어가면, 아빠, 터치 연락 없었어, 라고 묻습니다. 못 찾으니까 포기하자고 말을 해도, 아이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계속 힘들어하니 도저히 안되겠더군요. 동전을 모아둔 저금통을 가져다 주고 말했습니다.

“아빠가 모은 저금통인데 이번에 아빠는 딱 이만큼만 도와줄거야. 나머지는 네가 심부름을 하든 뭘 하든 용돈을 벌어서 채워. 그 돈으로 다시 아이팟 터치 사렴. 대신 설날 세배돈은 포함시키면 안돼. 네가 힘들게 번 돈만 해당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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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잃은 아이팟 터치 케이스가 더 쓸쓸해 보입니다. 이젠 이 녀석도 버려야겠지요.


새로 살 희망이 보였는지 딸 아이는 그 때부터 돈 벌기에 열심입니다. 구두도 닦고 설겆이도 하고, 청소도 합니다. 덕분에 주말 저녁 아빠가 할 일이 하나 줄었습니다. 아빠는 놀고 딸은 청소합니다(이 무슨!) 딸 아이는 그렇게 벌어 올해 생일 쯤에 터치를 사고 싶어하는 눈치지만 제가 보기엔 올해는 못 삽니다. 아마 내년 생일 쯤엔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물건 하나 잃어버리고도 저렇게 힘들어 하는데 이 녀석이 커서 더 큰 물건을 잃거나 사람을, 혹은 사랑을 잃게 되면 그 상실감을 어떻게 대처하라고 가르쳐야 할까, 지금보다 더 많이 힘들고 아파할 텐데 아빠는 그 옆에서 무얼 해 줄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뭘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저 아픈 기억을 빨리 잊게 하고 또 다른 희망으로 손을 내밀게 하는 것. 아빠가 해 줄 수 있는 건 그게 전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몇 번의 상실을 더 겪을 아이를 위해 아빠도 상실에 대처하는 법을 좀 배워야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6개월 할부로 산 아이팟 터치의 첫 달 요금이 이제 나왔습니다. 상실에 대처하는 법, 아빠는 더 빨리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빠의 상실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요. ^^ / FIN

PS1> 원래 그렇게 큰 물건을 잃었으니 혼나야 하는데, 너무 서럽게 우는 바람에 혼나는 걸 피했습니다(이 녀석 이게 작전이었는지도!).

PS2> 그런데 결국 다른 물건 잃어버릴 뻔 하다가 아빠한테 혼나고 말았습니다.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을 보여줄 때까지 아빠의 아이폰엔 손도 못대는 것이 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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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터앤미디어의 생각

    Tracked from tattermedia's me2DAY  삭제

    지난 성탄절 선물로 딸 아이에게 아이팟 터치를 선물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에겐 좀 과하다 싶기는 했었고 아내는 기도 안 찬다는 반응이었습니다만, 아빠는 아빠 대로 계산이 있었습니다. <내 딸에게 주고픈, 상실에 대처하는 법>

    2010/01/25 16:09

아빠, 나 160cm 넘었다!

딸 아이가 이렇게 소리지르는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저희 집에선 이 녀석의 키가 10cm 씩 자랄 때마다 축하 파티를 열어주었거든요. 그 동안은 꽤 빨리 자랐던 터라 10cm 파티를 1년에 두 번도 하곤 했었는데 요즘은 크는 속도가 좀 더디어져서 사실 걱정을 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160cm를 넘었다는 겁니다.

사실 파티라는게 대단할 거 없습니다. 어떤 때는 하트 모양의 도넛 하나를 사서 그 위에 초를 꽂고 축하 노래를 불러줬고, 또 어떤 때는 떡볶이와 튀김으로, 어떤 날은 치킨과 피자로 파티를 했었지요. 오랫만의 파티라 기분이 좋았던 탓인지 할아버지, 할머니는 물론 고모 내외까지 모두 불러다가 피자와 치킨으로 모처럼 신난 저녁을 했습니다.

참 유별나다. 그런 것까지 해야 하나, 라고 말씀하실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적어도 축하할 일은 반드시 축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돌아보면 우리는 축하하는 일에 왜 그리 인색한 것일까요. 생일이나 무슨 특별한 이벤트가 있어야만 그제서야 아껴뒀던 축하를 꺼내 줍니다. 아낀다고 쌓이는 것도 아니고, 마구 쓴다고 돈 드는 것도 아닌데 아주 소중한 것을 꺼내듯 찔끔 찔끔 축하를 던집니다. 기왕이면 더 많이 축하하고 기쁨을 나누는 것이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아빠가 딸에게 축하를 가르쳐야 하는 것은 축하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작은 일도 축하하면서 살아 있다는 사실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갖게 하니까요. 축하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씩 전해지면서 서로의 인생이 풍요롭게 되는 건 말할 것도 없는 일일테고요. 꼭 남에게만 축하할 것도 아닙니다. 오늘 힘든 하루를 잘 견디어냈으므로, 시험을 잘 봤으므로, 목표한 일을 달성했으므로... 남 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조그만 축하를 건네 보세요. 아이는 물론 아빠 스스로도요.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축하를 받는 방법도 가르쳐야 하지만, 축하를 하는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는 겁니다. 엄마와 아빠를 축하하는 것은 물론 다른 가족들, 친한 친구들의 사소한 기쁨 하나도 축하해줘야 합니다. 내가 받은 것처럼 다른 사람들의 일도 같이 기뻐하면서 축하할 줄 알아야 하니까요. 축하하는 방법을 어떻게 가르칠까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각보다 쉽거든요. 축하를 받은 아이는 축하하는 법도 절로 배우게 됩니다. 아빠는 그 기회를 만들어 주기만 하면 됩니다. 비싸지도 않은 아주 작은 선물과 함께 말이지요. 초콜릿 하나, 연필 한 개, 휴대폰 고리라도 좋겠네요. 아이가 따라 살 수 있는 그런 선물이면 어떨까요.

어떻게 축하하고 어떻게 기쁨을 줄 것인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정말 즐거워질 겁니다. 자, 이제 하나씩 축하할 일을 생각해 보세요. 우리 딸 키가 지금 얼마더라, 몸무게는 얼마지? 학교에서 제일 잘하는 과목은 뭐더라? 피아노로 틀리지 않고 연주할 수 있는 노래가 뭐 있지? 축하할 거리를 찾다 보면 생각보다 모르는 일이 많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은근슬쩍 축하를 핑계로 몰랐다는 사실을 감출 수도 있겠네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오늘 저녁엔 즐거운 축하 파티가 열리고, 그 비밀은 아무도 모르게 묻혀버릴 테니까요.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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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You’re the Inspiration 알어?
엥? 시카고 말이야?
누가 불렀는지는 몰라. 근데 그 노래 알긴 알어?
응, 그럼 아빠가 중고등학생일때 엄청 듣던 노랜데.
그래? 나 그거 받아줘.

어느 날 난데없이 딸 아이가 시카고의 You’re the Inspiration을 받아 달랍니다. 1980년대 초반에 나온 이 노래를 딸 아이가 알 턱이 없을 텐데(게다가 시카고라는 그룹을 모르는 걸 보면, 어디선가 노래만 들었을 법한데) 초등학교 6학년이 들을 수 있는 노래는 아니잖습니까. 어디서 들었냐고 물어봤더니, 아하, 딸 아이가 즐기는 게임의 배경 음악으로 이 노래가 나온 겁니다. 그러니 제목은 어찌 알았어도 가수는 모를 수 밖에요.



딸 아이 얘기를 들으니 저도 문득 시카고의 노래가 듣고 싶어졌습니다. 멜론에서 시카고를 찾아 노래를 받고 휴대폰에 넣어 주었습니다. 틈만 나면 휴대폰으로 음악을 크게 틀어 놓는 아이에게 또 하나의 레퍼토리가 생긴 셈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찾아 달라는 노래는, 퀸의 I was born to love you였습니다. 덩달아 아빠도 퀸의 추억에 다시 빠져 듭니다. Love of my Life… 하프 소리가 잠든 추억을 깨웁니다.

아이튠즈에서 요즘 아빠가 듣는 록 음악들

아이가 어릴 땐 듣는 음악이 다르지만 아이가 자라면 어느 틈에 듣는 음악이 같아집니다. 아이의 휴대폰엔 소녀시대, 2NE1, 지드래곤 등등이 들어 있고 아빠의 차 안엔 윤도현, 김종국, 김범수가 들어 있지만 리스트 뒤쪽으로 넘어가면 아이의 휴대폰에도 김종국, 김범수가 있고 아빠의 차 안에도 소녀시대가 있습니다. 음악이란 모든 사람에게 공통되는 감성 코드니까요.

공통되는 코드를 맞추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훨씬 즐겁습니다. 아이가 듣는 노래를 아빠가 알고, 아빠가 듣는 노래를 아이가 아는 것. 이것 하나 만으로도 아빠와 딸 사이엔 커다란 교감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아빠는 딸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를 차 안에 넣어야 하고, 아빠가 좋아하는 노래를 딸 아이에게 슬쩍 슬쩍 가르쳐야 하는 겁니다. 딸 아이가 시끄럽게 틀어 놓는 음악을 아빠가 알고 있다면, 그 노래에 대해 시끄럽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고, 아빠의 차 안에서 딸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온다면 아빠와 할 수 있는 얘기도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여전히 딸 아이는 아빠에게 노래를 받아 달라고 합니다. 솔직히 좀 귀찮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아빠는 차마 노래방에서 따라 부를 정도는 아니어도 요즘 최신곡이 뭔지는 대충 알게 되고, 딸 아이가 좋아하는 취향도 슬쩍 눈치를 챌 수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DNA 덕분에 아이와 아빠의 취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발견하면, 괜히 또 자랑스럽고, 때론 찡합니다. 매달 고정된 요금을 내고 그걸 다 채워 쓰지도 못하지만 음악 사이트의 요금제를 포기할 수 없고 귀찮지만 굳이 아빠 아이디로 음악을 받아 넣어주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물론, 절대 교감할 수 없는 노래도 있습니다. 야심한 밤, 아빠는 문득 솔개트리오의 여인이여를 틀어 놓고 혼자 옛날 감상에 빠져 있습니다. 안녕히 주무시란 인사를 하러 왔던 딸이 흘러 나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입니다. 뭐야? 뭐 이런 걸 듣고 계셔? 한 방 날리고는 쪽, 뽀뽀를 하고 제 방으로 가버립니다. 아빠는 순간 할 말을 잃습니다. 아, 아빠는 한 때 이 노래에 눈이 젖었단 말이다! 아무리 외쳐 봐도 안되는 건 안되는 겁니다. 몇 번을 들어도 도저히 즐길 수 없는, ‘외톨이'란 노래에 아빠가 적응할 수 없듯이 말이에요.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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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컵으로 가득 채워서 물은 세 번 붓는 거야. 1개 당 세 번. 이런 종류의 컵은 용량이 대개 비슷하니까, 밖에 나가서 라면을 끓일 일이 있으면 이 정도 크기의 컵으로 세 번, 이것만 잊지 않으면 돼. 

물이 끓으면 면을 먼저 넣어. 아빠는 스프를 먼저 넣지만, 끓는 물에 스프를 먼저 넣으면 갑자기 확 끓어넘치니까 조금 위험해. 그러니까 너는 면을 먼저 넣고 스프를 바로 같이 넣도록 해. 

자, 이젠 시간이야. 이건 어떤 불에서 끓이느냐에 따라 좀 다른데, 아빠는 약 3분 정도 끓이고 나서 면을 맛 봐. 휴대폰의 시계를 한 번 보렴. 우리가 좋아하는, 약간 꼬들한 정도가 되면 불을 꺼. 바로 먹지 말고 잠깐만 뜸을 들여. 그 동안에 식탁을 닦고 숟가락과 젓가락 놓고, 김치를 꺼내렴. 

뜨거우니까 절대 조심. 가스불 차단기 내리는 거 잊지 말고 두꺼운 장갑을 꼭 끼고 냄비를 들어야 해. 

라면 먹을 땐, 냄비 뚜껑에 덜어 먹는 거야. 이 맛은, 진짜, 아우,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거야. 그지? 그지?"

"응, 근데 아빠가 끓여준 것보단 맛 없다! ㅋ"


이런 컵으로 물을 세 번 붓는 거야

딸 아이가 5학년 때, 드디어 라면 끓이는 방법을 전수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도 그 무렵 때 쯤 되서 엄마한테 라면 끓이는 법을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추운 겨울, 반지하로 내려가는 부엌에서 석유 냄새 가득한 곤로에 불을 붙이고 양은 냄비의 물이 끓기를 기다리던 기억이 새록 새록합니다. 입김을 호호 불며 라면 맛을 보던 기억. 액자 속의 흑백 사진 같은 기억입니다. 

사실 라면이란 것이 뭐 복잡할 거 있겠습니까. 물을 잘 맞추고, 면이 꼬들할 때에 맞춰 불을 끄면 되는 거지요. 아마 아빠가 가르쳐 주고 싶은 건, 아빠가 아빠의 엄마한테 배웠던 그 흑백 사진 같은 기억. 그걸 남겨주고 싶었는 지도 모릅니다. 먼 훗날 라면을 먹다가 문득, '그 때 아빠와 처음으로 라면을 끓였었지...' 라는 미소지을 수 있는 기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는지도요. 거기에 라면을 끓이는 동안의 설레임 같은 건 보너스겠지요. 사실 가장 맛있는 라면은, 내 손으로 직접 끓이면서 익었나 안 익었나, 냄비 뚜껑에 덜어 맛을 볼 때의 그 라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더더더" 주의할 점은, 가스와 불을 다루니까 무엇보다도 안전에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는 겁니다. 

가스 불을 다루는 방법, 그릇을 다루는 방법, 그리고 마무리. 아무리 급해도 절대 서두르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가르치는 거지요. 아무리 배가 고프고 먹고 싶다고 해도, 찬 물에 라면을 부어 먹을 수는 없듯이 다뤄야 할 순서가 있고,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들이니까요. 

그래도 아빠한테 배웠다고 학교에서 토요일에 저마다 음식을 만드는 날이 있었는데, 떡라면을 끓였던 모양입니다. 반 친구들이 다 자기가 끓인 라면이 제일 맛있다고, 국물까지 안 남기고 다 먹었다고 자랑합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나는 못 먹었어, 투덜 거리기도 합니다. 우리 아빠한테 배웠어, 라고 말했다는 딸 아이의 목소리에서 아빠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뿌듯함을 느낍니다. 

사실, 라면이란 게 그닥 몸에 좋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정말 맛있잖아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그 맛있는 걸 직접 끓이는 재미를 맛보는 거, 아마 내 몸도 용서해 줄 겁니다. 산다는 게, 항상 좋은 것만 하고 살면 재미 없다는 거, 아이들도 슬슬 배워야지요! 가끔은!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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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정말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2009년, 2008년 보다 더 행복한 해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모두들 어렵고 힘들다고 말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남들이 그러듯이
어렵고 힘든 일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레이토피아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
2009년에는 정말로 큰 대박 나셔서 떼돈 버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행복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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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년, 뜨거운 희망 가득한 한 해 되세요

    Tracked from 엑스캔버스 TV 블로그  삭제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시작할 땐 누구나 새로운 희망을 말하게 됩니다. 조금 더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보내고 이번엔 더 잘해야지! 하는 의지를 되살리는 법입니다. 사람들은, 희망 가득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서로에게 덕담을 건넵니다. 그러나 이번엔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마당에 희망 가득한 이야기가 들여야 할텐데 온통 들리는 얘기라곤 경체 침체니, 고용 불안이니, 외환위기니... 우울하고 가슴아픈 이야기만 들립니다 그래서..

    2008/12/31 15:02
  2. 낭만타로술사가 전하는 새해 메시지

    Tracked from 낭만타로술사  삭제

    외로움을 치유하는 건 사랑이 아님을.. 드디어 길었다면 길었고, 짧았다면 짧았을 2008년 한 해가 마무리 되었네요 여러분은 2008년을 보내는 기분이 어떠하신가요 ? 뿌듯함, 허전함, 아쉬움, 시원함(?..ㅋ) 등등.. 갖가지 감정이 혼재하실 거란 생각이 들어요 음.. 저는 그 중에서도 마음 한켠에서 왠지모를 빈자리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 같네요 본래 그 빈자리엔 저의 사랑과, 저의 믿음과, 저의 열정이 자리를 했었어야 할 곳 이었는데 말이죠 혹..

    2008/12/31 20:21
  3. 2009년 새해 복 받아가세요

    Tracked from PAPERon.Net - 페이퍼온넷  삭제

    2009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첫 날부터, 블로그에 새해 소망을 업데이트 하는 포스트들로 가득하다. 내 경우엔 2009년에 가장 먼저 미투데이에 자기소개를 바꾸는 작업을 했다. '스물 열 네살 철없는 기획자!' 어제부터 스물 열 네살이 되었다. 이십 대 후반! (몇 년째 이십 대 후반인지.. ㅎㅎ) 2009년이 되자 전화, 메일, 메신저, 문자 메시지를 통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인사를 주시는 분들이 많다. 근데, 새해 복을 어디서..

    2009/01/02 15:59
지금 읽고 계시는 이 글이, 레이토피아 블로그의 300번째 글입니다. 사실 비공개로 써 놓은 글이 몇 개 있어서 실제로는 300개를 조금 넘지만, 블로그에 있어서 공개되지 않은 글은 글이 아니므로^^ 이제서야 제대로 된 300개를 채웠다 할 수 있겠습니다.

남들은 일 년에도 천 개씩 쓰는데 겨우 300개가 머 그리 대수냐 하겠지만, 제게 있어 글 300개는 약간의 심리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목표로 했던 하나의 능선을 넘었다고 해야 할까요. 이젠 두 번째 능선인 500개를 넘어야 할 차례가 된 거지요. 게다가 블로그가 제대로 검색에 걸리고 로봇들이 고정적으로 찾아오려면 글이 300개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했던 누군가의 얘기가 떠오르기도 합니다(누가 그랬을까,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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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레이토피아 블로그는 제가 만든 최초의 블로그는 아닙니다. 2003년 10월 엠파스에서 블로그를 시작했고, 그 뒤에 태터툴즈를 만나면서 설치형으로 독립했었죠. 그러다가 제 주변의 이런 저런 상황들이 크게 변하면서 엠파스 블로그는 방치했고, 설치형 블로그는 폐쇄해버렸습니다. 조만간 엠파스가 네이트와 통합된다고 하니 방치된 엠파스 블로그도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오긴 하겠네요. 잠깐 카운트를 해 보니 엠파스 블로그에 약 400개 정도 글이 있던데, 아깝지만 그냥 잘 묻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여튼 레이토피아 블로그는 올 12월 24일이면 만 2년이 됩니다. 300개를 쓰는데 2년이 걸렸는데 내년까지는 200개를 더 써 500개를 채워보자 뭐 그런 목표를 세워 보는 걸로 300개 기념 포스팅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끝내자니 이거 뭐 공지도 아니고, 이벤트도 아니고, 일기도 아니고, 묘한 글이 되어버렸네요. 그래서 요즘 느끼는,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생각 하나를 정리해볼까 합니다.

클라이언트 담당자 한 분이 얼마 전에 모 업체에서 받았다며 제안서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대충 요약하면 이런 겁니다. 한 달에 500만원 정도를 내면 블로그에 월 글 30~60개, 스크랩 500회, 방문자 300만을 만들어주겠다는 겁니다. 네고해서 300만원 정도로 해준다는 얘기도 곁들입니다!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서비스에 비하면 엄청난 양인 거지요. 회사에서 높은 분이 이걸 주셨다면서 어찌해야 하냐고 물어보는 겁니다.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서비스에 비하면 엄청난 물량인거지요. 500이면 비싸네, 이런 거 100에 해주겠다는 데도 있던데요, 라고 얘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솔직히 제 상식으로는 매일 1, 2개의 글을 발행하고 스크랩 500개, 방문자 수 300만을 만들어 낼 방법이 있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비용을 들이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500만원(그것도 네고해서 300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그런 게 가능할까.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제가 이해한 해답은, 누군가 마케팅 툴(!)을 돌려 자동화(!)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해답이 없다는 겁니다.

사실 몇몇 마케팅 커뮤니티를 통해 블로그에 콘텐츠를 복사해 전송해주는 툴들이 유포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심지어는 허위 블로그를 만들어 놓고 그 블로그로 콘텐츠를 스크랩하는 서비스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네이버와 네이버 아닌 것으로 구분되는 우린 인터넷 구조의 특성 상, 클론 블로그를 운영하는 경우가 종종 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자동화 툴은 어찌 보면 효율을 높여주는 좋은 도구입니다만, 이것이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복사하는 용도로 사용된다는 것이 씁쓰레할 따름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블로그에서 나에게 유용한 정보를 찾았을 때 느끼는 그 희열을 경험했을 겁니다. 어디 식당을 가고 싶은데 거기 주차장이 있는지 없는지, 공구를 하나 샀는데 이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쓰는지, 내가 궁금해 하는 어떤 것을 누군가도 같이 궁금해 하고, 그 경험담을 올려 놓은 글을 찾았을 땐 정말 기쁘지요. 반면, 그런 정보를 찾으려 했더니 수없이 카피된 브로셔 일색의 똑같은 글만 나온다든지, 유료 리포트 정보만 쏟아지는 경험도 했을 겁니다. 아마 뒤에 나오는 경험을 더 많이 했겠지요. 원하는 정보를 찾기까지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린다는 겁니다.

블로그를 통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고객 서비스일 겁니다.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작업도 될테고요. 그러나 저렇게 기업 입장에서 써낸 똑같은 글을 수없이 많은 블로그에 복제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정보를 배포하고, 소비자들이 읽게 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블로거의 개인적인 성향이 포함되었을 때의 이야기지, 반복되는 똑같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은 결국 스팸이라는 오명을 쓰게 될 뿐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세상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개인이든 기업이든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마케팅이라는 이름을 둘러싼 스팸 전략으로 블로그 스피어가 물들어버린다면, 쓰레기 더미에서 옥석을 찾는 일에 지친 사람들이 결국 블로그를 떠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적당한 량의 정보를 배포하고, 사람들이 이를 접하게 하는 일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어느 정도 적당한 수준의 배포는 필요하다고 저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도를 넘어 지나치게 쏟아지는 홍보물은 블로그 스피어를 어지럽게 할 뿐 아니라 기업에게도, 개인에게도 도움이 안 됩니다. 말로 하긴 쉽지만, 행하기는 정말 어려운, 중용의 미덕이 필요할 때입니다.

ps> 300개 기념으로 번개를 칠까 했는데, 연말이라 약속도 매일 있고, 이번 주는 일주일 내내 달려야 하는 관계로, 그냥 오늘 저녁에 만난 분들과 조촐하게 파티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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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도리에게 영감을 주는 블로그

    Tracked from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  삭제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온라인에서 참으로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나 자신이 그리 적극적인 사귐을 하는 성격은 되지 못하지만 1년 가까이 블로그를 해오면서 나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많은 글과 대화가 나를 자극했다. 워낙 유명해서 모두 잘 알고 있는 분들이긴 하겠지만 따로이 나와의 인연이나 대화를 중심으로 한번 정리해 보았다. 민노씨(블로깅) 정치/시사 분야의 대표적인 블로거인 민노씨가 내 블로그를 방문하여 미디어 블로거와 알바 블로거의..

    2009/02/10 00:44
사실 요즘 블로그를 좀 내버려두고 있었습니다. 굳이 이유를 꼽자면….

1. 열나 바빴다(돈 잘 벌어 좋겠다)
2. 긴 글 쓰기 싫었다(게으름은 어쩔 수 없네)
3. 그냥 좀 싫증 났다(어쭈, 배불렀구나??)

등등 일겁니다. 그래서 짧은 글만 써도 되는 모블로그에서 바람도 좀 피고 있고(!), 뭐 그런 상황이었죠. 하지만 글 쓰는게 일이다 보니, 알게 모르게 글은 열심히 쓰고 있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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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님 말마따나 블로그가 거의 월간지 수준으로 변해가고 있었음에도, 내심 블로그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던 것 중 하나는 방문자 수였습니다. 뭐, 로봇이 방문한 수치도 있을 거고, 거품도 있을 거고, 남들은 천만 이천만 넘어가는데 굳이 백만이란 것을 유세를 떠느냐고 하면 딱히 할 말은 없겠지만, 그래도 뭔가 기념비 적인 수치라는 점에서는 기억할 만 하지 않을까요.

솔직히 글 수 300개, 방문자 백만 중 어떤 것이 먼저 넘을까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우연찮게 쓴 카지노 글이 다음 메인에 올라가면서 예상치도 못하게 오늘 백만을 넘어버렸습니다. 백만 넘는 날, 아시는 분들 모시고 번개 한 번 치려고 했는데… 오늘 칠까 어쩔까 고민 중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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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덕분에 100만을 훌쩍!


그냥 이렇게 쓰고 나가면 재미없으니까, 몇가지 통계를 한 번 분석해 보겠습니다.

레이토피아 개설일
2006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블로그나 개설하고 앉았더라니 ㅉㅉ)

총 등록된 글 수
공개글 281개, 비공개글 3개
(비공개 글이 뭘까 저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공개하면 안되겠더라고요)

월 최소 방문자 수
2006년 12월, 267명 방문 (24일부터 31일까지 7일간 방문자 ^^)

일 최소 방문자 수
2007년 2월 3일, 7명 (헐, 이건 완전 로봇 뿐!)

월 최대 방문자 수
2007년 6월, 284,122명

일 최대 방문자 수
2007년 11월 6일, 84,638명

최대 방문자 수를 기록한 날엔 예외 없이 다음 블로거 뉴스 베스트에 글이 등록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 최고 방문자를 기록한 11월 6일자 기사는… ‘다시 쓰는 구인광고’ 였군요.
저희 회사에서 직원 뽑는 일이 힘들어서 넋두리를 좀 했는데 이게 대박이 나버렸네요. 다행히 이 글 쓴 이후로 정말 좋은 친구를 채용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친구 아직 안 짤리고(!) 잘 다닙니다. ^^

총 방문자 수
2008년 10월 14일 2시경, 1,004,000명

일 평균 방문자 수
1,004,000명 나누기 22개월 = 약 1,5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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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4일 오후 3시 5분 현재


총 댓글 수
2,342개

총 트랙백 수
128개

방명록
96개

이 중에서 가장 댓글 많이 달린 글은… 제가 쓴 것까지 포함해 188개가 달린, 우리글 망치는 일본말 ~지다, 였군요. 역시 치열한 논쟁이 있을 법한 글이다 보니, 댓글이 많이 붙었습니다.

블로그를 쓰고, 블로그를 쓰는 일이 직업이 되고, 블로그를 통해 만난 사람들이 친구가 되고… 참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때론 악플 때문에 힘들어 했고(이젠 뭐 아무렇지도 않게 지워버리고 덤덤하지만 ^^), 때론 글 쓰기 싫어 거미줄 치기도 했었지만 블로그는 가장 어려웠던 시기를 극복하게 해줬던 존재였고, 지금도 제 삶을 누려가는 의미있는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도 많고, 부족한 점도 많고, 글을 쓰면서 스스로 반성한 점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점들을 찾아 나날이 성숙하는 블로그가 되었으면 좋을텐데, 그런데도 여전히 전 모자란 마음 뿐이군요.

방문자 백만 돌파 글을 쓰다 보니, 번개를 치든 안 치든 오늘은 술 한 잔 마셔야 겠군요. 이런 날도 술 안 마시면, 진짜 기분 좋아 술 마실 날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어쨌든 저는 오늘, 자축하는 의미에서라도 술 마시러 가야 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방문자 백만이 넘도록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 RSS에 넣어 놓고 꾸준히 찾아 주시는 분들, 귀한 댓글 남겨주신 분들, 꾸준히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옆에서 블로그 잘 하도록 도와주는 미디어브레인 식구들, 그리고 또… 이렇게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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