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이족워킹'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2/09 초겨울 밤, 처음으로 5km를 걷다 (12)
  2. 2008/12/02 걸어서 하늘까지, 걸어서 5kg만! (20)
마사이족 워킹 신발을 사고 드디어 살을 빼 보겠다고 공언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도대체 그 동안 뭘 했을까? 계획했던 것처럼 많이 걷지는 못했지만, 일단 신발에 적응하는 노력은 한 셈이다. 점심 시간에 사무실 주변을 좀 돌아다니긴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어제, 소주도 가볍게 한 잔 하고 그 기분으로 집까지 처음으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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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효도신발 같은 넘을 신고 걸을 준비를 하다


사무실에서 집까지는 약 5km 정도 된다. 솔직히 두어 번 걸어보기는 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 날 그냥 터덕 터덕 걷다 보면 사무실까지 온다. 게다가 자전거를 타고 몇 번씩 다녔던 길이니, 길도 낯설지 않다. 게다가 어제는 겨울이지만, 그리 춥지도 않았으니 걷기엔 딱 좋은 밤이었다.

길이 살짝 젖어 있었다. 아마 식사하는 도중 가볍게 비가 내렸나 보다. 가볍게 오른 취기가 찬 바람을 맞으니 외려 상쾌하다. 시간은 열시 오분. 예상 목표 시간은 한 시간. 그렇게 걷기가 시작됐다.

이 신발, 이거 좀 묘하다. 앞서 소개했듯이 이 녀석은 밑창이 둥글다. 걸을 때도 발 뒤꿈치부터 내딛으면서 둥근 밑창을 굴리듯 걸으란다. 아무래도 그렇게 신경 쓰면서 걷다 보니 몇 백미터 가지 않았는데 종아리에 슬슬 자극이 온다. 게다가 신발이 약간 묵직하다 보니 아무래도 피로가 빨리 온다. 속도를 좀 줄이고 타박 타박 걷기 시작했다.

횡단보도. 신호가 막 바뀌고 있다. 넉넉하게 건너려면 뛰어야 한다. 그런데, 젠장. 이 신발, 이거 뛰는 데는 아주 쥐약이다. 둥근 바닥 때문에 뒤뚱 뒤뚱 걷는 판이라서 발끝으로 뛰어야 하는데 이게 영 쉽지 않다. 하마트면 넘어질 뻔한 위기까지 겪으면서 첫번째 횡단보도를 무사히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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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길을 혼자 걷는 건, 그리 재미있는 일은 아니다


2km쯤 걸은 것 같다. 기온이 그리 차갑지 않은 탓에 얼굴은 차갑지만 몸에서는 땀이 나기 시작했다. 무거운 발을 끌고 가자니 호흡도 슬슬 거칠어졌다. 그런데 저 앞 횡단보도, 신호가 또 바뀌려고 한다. 뛰면 충분히 건널 수 있지만 이 상태로는 못 뛴다. 할 수 없이 신호 하나를 포기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헉헉 댄다.

이거 무슨 신호 연동도 아니고, 내가 발에 이상한 장치를 달은 것도 아닌데, 그 다음 번 횡단보도도 신호가 바뀌고 있다. 에이씨, 이거 왜 이래 하면서 나도 모르게 뛰기 시작했다. 여전히 뒤뚱 뒤뚱… 다행히 빨간 불로 바뀌기 전에 건너편 길에 도착했다. 돌아보니 이미 빨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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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헐떡이며 내가 지금 막 건넌 횡단보도를 돌아보다


이제 마지막 고비. 저 언덕만 넘으면 집이다. 다리는 슬슬 풀려가고 또박 또박 걷기 보다는 걸음을 끄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술은 이미 다 깼고, 걷기를 잘 한 것 같긴 한데, 매일 같이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든다. 하긴, 목표는 일주일에 두 번, 다음 달부터 세 번이니 무리할 필요는 없겠지.

집 앞 마지막 횡단보도도 여지 없이 나를 배신한다. 이젠 투덜 거릴 기운도 없다. 마지막 횡단 보도를 냅다 뛰면서 젠장, 젠장을 되풀이할 뿐이다. 헉헉! 시계를 본다는 핑계로 잠시 멈췄다. 지금 시간은 열한시, 목표 시간을 정확하게 맞춰 걸은 셈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불평은 했지만 횡단 보도 신호 때마다 웃기는 모양새로 뛴 것이 시간을 맞추는데 도움이 되긴 한 것 같다. 덕분에 잠은 잘 오겠다 싶었다.

이제 첫 걸음을 뗐다. 조만간 두 번째 일기를 쓸 수 있기를.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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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배는 남자의 나이와 비례하고, 그만큼 인생을 살아온 경륜을 내포하는 것(!)이라고 아무리 스스로를 위로해도, 이젠 더 이상 주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넉넉했던 34인치 바지의 여유가 슬슬 없어져가고, 조금만 달려도 숨을 헐떡이고, 몸이 무겁다는 게 점점 더 많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자존심을 포기하고 36인치 바지를 사 입으면(으악!) 편안하고 널널하게 입을 수 있겠지만. 더 이상 그럴 수는 없다. 나에게 있어 34인치란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인 셈이다. 그리고 최근에 잰 몸무게는, 뺄거 다 뺀 상태에서도 80.5kg. 무슨 일이 있어도 80은 넘기지 말자고 했는데 스물 스물 넘어버리고 말았다.

이래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운동을 하기엔 최악의 조건인 겨울이 시작되는 걸 알면서도 운동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원래 자전거를 좋아하니까 밤마다 자전거를 타면 되는데, 이게 또 말처럼 쉽지 않다. 자전거는 탈 때는 좋지만 타기 전까지 넘어야 할 큰 벽이 하나 있다. 바로 자전거를 끌고 나가야 한다는 한없는 귀찮음이다. 오랫동안 타지 않은 자전거가 혹시 바람이라도 빠져 있다면, 그건 아주 좋은 핑계 거리다. 에이, 토요일에 바람 넣고 타자. 이렇게 또 운동을 포기하고 만다. 게다가 겨울엔, 자전거 열 춥다!

그래서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걷기’다. 다행스럽게도 사무실 주변은 걷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고, 집과 사무실도 5km 밖에 되지 않아서 마음 먹고 걸으면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다. 일단 점심 먹고 무조건 걷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걸어서 퇴근하면 귀찮음을 극복하고 나름대로 운동을 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 섰다. 겨울이라 춥긴 하지만 단단히 싸 매고 가면 되겠지. 뭐 어떻게든 시작이라도 해보는 거야.

근데 참 남자들이란 웃기다. 그냥 나가서 걸으면 되는데 꼭 뭔가 핑계 거리를 하나 물고 들어간다. 기왕 걷는 거 효과를 잘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뭐 이런 꽁수를 찾는다는 거다. 그렇게 내 나름대로 찾은 꽁수가 바로 마사이족 워킹 신발이다. 마사이 족의 꼿꼿한 보행 방식을 배워 걸으면 몸에도 좋고 살도 잘 빠진다나(이건 순전 내 생각이다 ㅋㅋ) 어쩐다나 뭐 그런 얘기다. 이것도 나름 브랜드가 몇 개 있는데, 사무실 근처에 매장이 있는 국산 브랜드 중 하나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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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엄마들 신는 효도신발 처럼 생겨 사실 뽀대는 별로 안 나는데, 여튼 이 신발의 특징은 이렇게 생겨먹은 밑칭이다. 이 밑창을 이용해 발 뒤꿈치부터 내딛기 시작해서 순서대로 발을 땅에 대며 걸으란다. 걷는 것이 영 어색하긴 한데, 좀 빨리 걷다 보니 알아서 그렇게 되는 것도 같다. 좋은 점도 있다. 밑창이 높아서 키가 훨씬 커 보인다. 키 높이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세상에, 요만큼 올라갔다고 공기가 다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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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신어 보고 효과를 보면 두루두루 선물해 주겠다고 사무실 식구들한테도 큰 소리를 쳤다. 대신 내가 효과를 못 보면 신발 값은 당신들이 공동으로 물어내라(!)고 했더니, 아무도 대답을 안 한다. 생기는 것들이 있으려면 투자를 해야 할 것 아냐! ㅋㅋ 내가 생각해도 해괴한 논리지만 우기면 또 그럴 듯 하지 않은가?

어쨌든 오늘 저녁부터 시작이다. 첫 날부터 무리해서 집까지 걸으면 좀 무리가 될 듯 하니, 일단 사무실 근처 석촌호수를 한 바퀴 정도만 돌을까 한다. 여기도 한 2km 정도는 될 듯. 뭐 걷다가 기분 좋으면 집까지 가고, 그러다 기분 좋으면 하늘까지도 가겠지. 다른 건 몰라도 이번 겨울에 꼭 5kg만 빼면 신발 값이 하나도 아깝지 않겠다.

1. 내 평소 행태상, 이거 대강 하면 틀림없이 몇 번 하다 집어칠 것이 뻔해, 동네 방네 소문을 내기로 작정했다

2. 블로그에도 아예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고 걷기 운동에 대한 일기 같은 걸 써 볼 생각이다. 카테고리 이름 멋지다. 걸어서 하늘까지.

3. 잘 되면, 걸어서 살 뺀 다이어트 기록이 될 테고 안 되면, 어느 순간 몰래 사라질 카테고리가 되겠다.

4. 신발 사 놓고 나니, 걷기도 전에 GPS로그 기능이 있는 시계를 사고 싶어 벌써 검색 하고 생 난리다. 시계는 걷고 나서나 사야 되겠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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