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찌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10/12 낮술, 부대찌개, 겁을 잊은 날 (6)
  2. 2007/08/08 비 오는 날엔 부대찌개가 당긴다 (12)
그런 날이 있다.

점심때, 배가 고프면서도
괜스레 힘이 넘치는 날.
전날 뭔가 큰 건을 잘 해결했거나
놀러 가기 바로 직전 기분이 드는 날.

이렇게 기분이 살짝 업된 날은
낮술 땡기는 법이다.
그리고 뭐니 뭐니해도 낮술에 잘 어울리는 메뉴는 찌개다.
그것도 부대찌개.


소주가 화학주야?
주정에 물을 타서 만드는 게 소주다.
알콜 도수 95도 쯤 되는 주정은
그냥 알콜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니까 알콜에 물을 탄 게 소주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우리 먹는 소주가 화학식으로 인공 개발한 술인 줄 안다.
소주는, 곡물을 발효하고 증류해 만든 주정에 물을 타서 만든다.
(이 과정이 화학 아니냐고?)
(그럼 뭐 나도 할 말 없다 ㅜㅜ)

누구 소주 마실 사람?
옳다꾸나 손드는 사람
눈치보며 손드는 사람
마지못해 손드는 사람
저마다 반응은 제각각이나
오늘은 다들 겁을 잊고 싶은가 보다.

여기 소주도 한 병 주세요.
그런데 손님 밥상 챙기느라 정신 없는 아주머니는
정작 소주 갖다 줄 생각을 안 한다.
낮부터 소주를 재촉할 수도 없고 ㅋ
 
고기나 회도 좋지만
뭐니 뭐니 해도 소주엔 국물 안주가 최고다.
하긴, 누군가는 그랬다.
탄수화물이 제일 좋은 안주라고.
그 말이 맞는다면 점심에 마시는 소주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안주가 있는 셈이다.

어느 틈에 식사는 끝나고
잔도 비었다.
일어서는 기분이 어쩐지 아쉽지만
살짝 흥분되는 게
오후에 해야 할 일 걱정도 사라지고
일거리 어찌 됐나는 클라이언트의 확인 전화도 안 무섭다.

그래, 돈 버는 것도 좋지만
나도 기 좀 펴고 살자.

이런 게 사는 거다. ㅋ

의정부정통부대찌개
서울시 송파구 삼전동 132-13
02-416-6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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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은 짬뽕'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한다. 사실 나도 비 오는 날 짬뽕을 즐겨 먹는다. 솔직히 말하면 비 오는 날 먹기 보다는 술 한 잔 한 다음 날 속풀이로 먹는 경우가 훨씬 더 많지만 ^^ 어쨌든 왠지 축축한 날엔 얼큰한 짬뽕 국물을, 땀을 흘리며 홀짝거려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축축하게 젖은 날, 나는 보글 보글 찌개를 훨씬 더 즐겨 먹는 편이다. 뚝배기에 담긴 순두부가 가득한 해물 순두부 찌개, 시큼한 김치와 두부가 든 김치찌개, 향긋한 냉이 향 가득한 된장찌개… 누가 한국 사람 아니랄까 봐 비 오는 날이면 나를 유혹하는 찌개들이다. 그런데 ^^ 정작 그런 날 내가 찾는 건 한국 최초의 퓨전 음식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부대찌개다.

잠실 4단지 레이크팰리스와 석촌호수가 만나는 석촌동 사거리를 지나 배명중고등학교 쪽으로 주욱 내려 가다 보면 기아자동차 대리점 옆에 의정부 부대찌개 집이 있다.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이 집은 뭐 그리 특별한 집은 아닌 그 흔한 의정부 부대찌개 집이다. 그런대도 내가 굳이 이 집을 물고 들어 가는 건 이 집 부대찌개는 다른 집 보다 덜 자극적인, 육수가 부드러운 집이기 때문이다.

내 알기로 이 집 부대찌개의 특별한 점은 단 하나, 찌개를 끓이는 육수다. 보통은 사골 국물 같은 허연 육수를 쓰는데 이 집은 다시마와 멸치 등 해산물로 낸 육수를 쓴다. 그러니 육수가 흰 색이 아니고 초록색 비스무레 하다. 그런 까닭에 매콤한 양념장이 들어가 풀어지면서 뻘건 국물을 내기는 해도 일반 부대찌개보다 순하다는 느낌이 든다(심리적이든, 실제로 그렇든 그건 잘 모르겠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부대찌개가 끓기를 기다려 절대 빠져서 안 되는 라면 사리를 홀짝거리다 보면 어느새 찌개가 알맞게 끓는다. 라면 사리 보다 더 빠져서는 안 되는 청하 한 잔을 반주로 곁들이면 축축한 비로 쳐졌던 몸과 마음이 은근히 달아 오른다. 일순간 짜증스럽던 비는 운치 있는 비로 바뀌고, 식당 밖으로 보이는 빗줄기에 왠지 시라도 한 편 쓰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 이런 맛에 비 오는 날 나는 부대찌개를 먹으러 간다.

뭐, 차를 타고 일일이 찾아 와서 먹을 만한 집은 아니다. 그냥 송파, 잠실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점심 식사 한 끼 하기에 괜찮은 집이란 뜻이다. 인스턴트 냄새 많이 나는 놀부 부대찌개 보다는 훨씬 괜찮은 집이니 말이다.

이렇게 찌개 예찬을 잔뜩 써 놓고 정작 오늘은 바지락 칼국수 먹었다. 하여튼 비 오는 날엔 얼큰하던 시원하던, 뭔가 국물 있는 음식이 당기는 건 틀림 없는 사실인가 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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