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항상 정보와 스팸의 갈림길에서 고민을 하게 된다. 기업 블로그란 어찌 되었든 기업의 입장에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까닭에 정말로 정보가 되었든, 아니면 홍보 글이 되었든 항상 스팸의 시비가 일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사실 똑같은 글이라도 기업 블로그에 올라 가느냐, 개인 블로그에 올라 가느냐에 따라서도 스팸 여부가 결정되지 않던가. 그래서 기업 블로그 콘텐츠를 작성할 때는 이러한 시비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쓸 수 밖에 없다.
사람 사는 것이 매사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어서 그럴까. 어떤 사실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정보가 되기도 하고 스팸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정보를 뿌리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서도 똑같은 내용이 정보였다가, 스팸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게다가 ‘어뷰즈’라는 교묘하게(!) 정보를 가장한 스팸(!)까지 등장하면서 정보와 스팸을 골라내는 일이 참 어렵게 됐다.
하지만 어찌 보면 정보와 스팸의 경계란 간단하다. 어떤 글을 읽었는데 내게 도움이 되면 정보이고, 필요 없으면 스팸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 앞에 초고속 인터넷을 홍보하는 글이 수없이 붙었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다가 정작 내가 초고속 인터넷을 놓으려고 하니 그 홍보 글들이 필요해졌다. 누가 무슨 사은품을 주는지 비교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만큼은 그 홍보 글이 내겐 정보가 아니고 스팸인 셈이다. 하긴, 이런 걸 빗대서 옛 말에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라고 했던 것일까.
나름대로 자부심 있는 개인 블로거이면서,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는 일을 하다 보니 나는 정보와 스팸의 경계에 좀 민감한 편이다. 기업 블로그 입장에서는 정보를 표방하면서 기업의 소식을 전달해야 하는데 개인 블로그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쏟아져 나오는 글들이 블로그 스피어를 오염시킨다는 생각을 꼭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로 해야 하지만, 속으로는 갈등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종종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어쩔 수 없이 홍보성 글을 올려야 할 때면 사실 나는 메타 블로그 사이트에 참 미안해진다. 안 그래도 늘어나는 블로그 때문에 시스템에 부하가 클 텐데 정보를 하나 더 보태도 시원찮을 판에 스팸을 보낸다니. 그래서 다음블로거 뉴스처럼 내가 직접 글을 보내야만 글이 올라가는 방식이 훨씬 부담이 적다. 다음블로거 뉴스는 내가 글을 보내야만 글이 노출되지 블로그에 작성했다고 해서 글이 노출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올블이나 블코는 한 번 등록해 두면 글이 올라가기 때문에 내가 보내고 싶지 않은 글(!)도 노출되고 만다(기업 블로그 운영자 맞나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는 대목이다 ^^).
그래서 최근에 등장한 블로그코리아의 뉴스룸 서비스가 참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 아예 보도자료라는 이름으로 당당하게 스팸(!)을 뿌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보고 정보라고 생각하면 골라서 쓸 테고, 아니면 말겠지. 차라리 미안함을 덜 수 있으니 무작위로 뿌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좀 줄어드는 것이다.
실제로 회사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인 마트마니아에서 이벤트를 하게 됐다. 블로거 대상으로 인터파크 마트 체험단을 모으는 것인데, 블로거에게는 장보기 비용과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하고 블로그가 쓴 글을 기업 블로그와 카페에 스크랩하는 이벤트다. 기업 입장에서는 마트 체험에 대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고, 실제 체험자를 늘릴 수 있으며 블로거 입장에서는 장보기 비용 포함해서 월 10만원이라는 수입이 생긴다. 애드센스 같은 키워드 광고 아무리 달아나 봐야 한 달에 10만원 벌기 쉽지 않으니 어찌 보면 그보다 더 수익성이 괜찮은 일이다(라고 나는 생각했다 ^^).
이런 이벤트는 나름대로 블로거에게 정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찌 보면 정확히 스팸이라는 비난을 받기에 딱 좋은 포스트다. 이런 걸 다음 블로거 뉴스에 보낼 수는 없었다(올블이나 블코에도 가려서 보낼 수 있었으면 안 보냈을 지도 모른다. 단순히 마트마니아를 알고 찾아오는 방문자들에게만 노출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랬다간 참가자가 한 명도 안 생길 지도 모르지만... 아.... 갈등의 연속 ^^).
어떤 것이 정보고, 어떤 것이 스팸인지는 읽는 사람이 판단할 나름이다. 그러나 수많은 글의 홍수 속에서 한 개인이 제대로 된 정보를 찾아 읽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정보건 스팸이건 읽는 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걸어대기 때문에 사람들은 정보를 찾기 더 어려워진다. 차라리 홍보는 홍보라고, 이벤트는 이벤트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일지도 모른다. 차라리 홍보성 글을 따로 모을 수 있게 한 블로그코리아의 뉴스룸 서비스에 애정이 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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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광고에 너무 민감하지 않나요?
Tracked from ORIGINAL vs REMAKE Song 삭제수익모델의 발전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6~7년쯤 전에 사설 BBS라는게 있었습니다. 자료공유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사설 BBS는 월정액의 요금을 지불해야만 사용가능했는데, 그 발전된 형태가 지금도 아는사람은 다아는 하이텔과 천리안, 나우누리라고 생각됩니다. 팬티엄이라는 말은 나오지도 않았고 윈도우즈도 지금과는 다른 3.1 이었고, MS-DOS도 4.0 정도 되었을 듯 합니다. restore니 backup인 cd..이니 하는 추억의 명..
2007/12/15 21: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