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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07 딸 아이의 생일 선물 (13)
  2. 2007/08/16 어쩜 이런 것까지 닮았을까 ^^ (14)

딸 아이의 생일 선물

사랑하며 사는 삶 2008/03/07 11:52 Posted by '레이'
오늘 3월 7일은 딸 아이의 생일입니다. 지금까지 자라오면서 크게 아프지도 않고 말썽도 부리지 않고 잘 커주니 마냥 고마울 따름이죠. 아이가 자라고 별 탈 없이 생일을 맞는 건 좋은 일이긴 한데, 생일 때마다 아빠는 고민이 하나 생깁니다. 바로 선물 고르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해가 지나고 아이가 크면 클 수록, 선물 고르기가 정말 어려워 진다는 겁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만 해도 이쁘게 생긴 장난감이면 마냥 오케이였는데, 서서히 고학년이 되니까 이젠 장난감으로는 도저히 안 먹히는 겁니다. 게다가 바라는 수준도 점점 올라가지요. 이번에 희망 선물 목록으로 제출한 건 강아지(!)와 휴대폰(!)이었습니다.

강아지는 아빠가 절대 싫어하니까 선물 불가입니다. 이건 딸 아이도 잘 알고 있으면서 괜히 내지른 겁니다. 게다가 맞벌이를 하는 집안 구조 상 집에서 절대 강아지를 키울 수 없습니다. 책임지지도 못할 일은 벌이면 안되는 거니까 강아지는 일단 희망사항일 뿐 현실이 될 수는 없는 일이지요.

휴대전화는 1년 전에 아는 분이 선물로 하나 줘서 지금까지 잘 썼습니다. 딱 초등학생한테 맞는 그런 모델이어서 액정도 작고, 몇 가지 좀 불편한 게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바꿔달라고 노래를 부르는데, 사실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에서 공짜폰 하나 구해주는 거 어렵지는 않습니다만, 아직 쓸만한 걸 버린다는 게 마음에 걸리더군요. 게다가 어쨌든 선물 받은 것이고, 좀 더 쓰게 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패스.

일단 강력한 희망 사항 두 개를 무시(!)하고 가만 돌이켜 보니 장난감이나 팬시 학용품이 지금까지 대부분의 선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빠가 사주는 장난감은 엄마가 사주는 장난감하고 좀 질이 다릅니다. 예를 들면 엄마는 전혀 사줄 생각을 못하는 무선 조종 자동차거나 전자 과학 블록 세트라거나 뭐 이런 것들을 사지요. 게다가 엄마는 어지간해서 손 떨려 못 사주는 팬시 학용품도 아빠는 비교적 잘 사줬습니다. 그러다 보니 딸 아이는 특이한 필기구 세트 같은 걸 몇 개 갖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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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젠 딸 아이의 관심사도 변하고, 팬시 학용품 밑천도 거의 떨어져 가고, 원하는 건 들어줄 생각이 없으니 선물을 고르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그래도 선물을 골라야 겠다는 의지로 문구점을 한 시간 서성거린 끝에 드디어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엄마는 절대로 생각 못할, 아빠니까 사줄 그런 선물을요.

선물을 사서 포장을 하고 딸 아이가 좋아할지 생각해 봅니다. 예전에는 제가 무엇을 고르던 딸 아이가 다 좋아했는데, 요즘은 좋아할지 어떨지 자신이 없습니다. 그만큼  아이가 컸고, 아빠는 아이의 생각과 멀어지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괜히 마음이 서운해 집니다. 이러다가 딸 아이가 선물 받고 시큰둥 하면, 참 마음에 상처가 되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

새벽에 일어나 아이 머리 맡에 선물을 올려 놓았습니다. 아침에 부시시한 눈을 뜬 아이는 선물을 발견하고, 확인도 안 한 채 뽀뽀부터 날립니다. 그리고, 선물을 뜯습니다.

처음에는 선물이 뭐에 쓰는 건지 알지를 못해 어리벙벙해 합니다. 그러다가 아빠에게 설명을 듣고 직접 보작해 보고, 슬슬 입이 벌어집니다. 결국 학교 늦겠다고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고 나서야 선물에서 손을 떼고 씻으러 들어갑니다. 눈치를 보아 하니 다행히 선물이 마음에 드는 모양입니다.

이쯤하니 선물이 뭘까 궁금하시지요? 선물은 소형 ‘라벨 프린터’였습니다. 그 글자를 입력해서 인쇄 버튼을 누르면 테이프에 글자가 인쇄되어 나오는 뭐 그런 프린터 있잖습니까(특정 상품 홍보가 될 수 있는 이유로 ㅋㅋㅋㅋ 선물 사진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 사실은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후딱 포장해 버린 관계로 ㅋ). 이렇게 또 한 해 생일 선물 고민을 간신히 덜었습니다.

이러다가 중학교 가고 고등학교 가면 무엇보다도 현금이 가장 좋은 선물이 되겠지요. 그 때쯤 되면 선물 사러 다니는 고민은 안 해도 되겠지만, 선물을 고르고 포장하는 재미는 또 사라지겠네요.  살다 보면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법이지만, 조금 머리 아프더라도 이런 재미를 있지 않고 살았으면 하는, 그런 소망을 가져 봅니다.

그나저나, 여러분은 아이들 생일 선물로 도대체 뭘 사주세요? 트랙백 걸어 주세요.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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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제 생일이었습니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생일에는 둔감해지는 법인지, 별 감흥 없이 그냥 식사나 하고 말 일이었는데 난데없이 딸 아이가 포장된 선물을 들이밉니다. 어버이날이든, 무슨 날이든 종이접기 하나 하고 '사랑해요'가 가득 들어 있는 편지를 남발하던 녀석이기에 사실 별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선물의 내용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뭔가를 들이민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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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노트와 펜 3자루. 노트 위에 있는 펜이 제가 좋아하는 회사 거지요. 하긴 제가 펜을 좀 좋아하기는 해요.


포장을 뜯어 보니, 꼭 딸 아이가 좋아할 만한 수첩과 펜이 들어 있더군요. 펜은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알고 있어서, 그걸 딱 사왔고 수첩은, 일곱 빛깔 무지개 색종이로 만든 스프링 노트였습니다. 선물을 알고 나서, 웃음도 나고, 살짝 울컥하는 느낌도 나고, 잠깐 그랬습니다. 그리고 짧은 순간,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야 했습니다.

아마도 삼십 년쯤 전, 제가 딸 아이 나이쯤 되었을 그 때, 엄마 생신이었답니다. 어린 마음에 선물은 사야겠고, 가진 돈은 별로 없고(초등학생들은 다 마찬가지겠지만 ^^), 나름대로 고민을 거듭하다가 학교 앞 문방구에서 수첩 하나, 볼펜 하나를 사 들었습니다. 돈이 좀 남았던 모양인지, 하나를 더 샀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래도 아버지한테 죄송했던 거겠지요. 말로 설명하긴 좀 어렵지만 회색으로 되어 있고 짙은 남색 띠로 제본된 그 얇은 수첩 말입니다. 아마도 M자로 시작하는 회사 제품이지 싶습니다. ^^

난데없이 수첩과 볼펜을 들이미는 저를, 엄마는 물끄러미 바라 보셨습니다. 아들이 선물이라고 사 온 게 기특하기도 하셨을 테고(아마 이게 최초의 생신 선물이 아니었을까 뭐 그런 생각 ^^) 도대체 이 쓰잘데기 없는 걸 뭐 하러 사왔을까 황당한 마음이기도 하셨을 겝니다. 하지만 제가 그 때 일을 아직도 기억하는 건 아마도 두 번째 느낌 때문일 겁니다. 아이구, 애도 참…. 이런 걸 어디다 쓴다고… ^^

삽십 년이 지나, 제가 그랬던 것처럼 딸 아이가 저에게 똑 같은 선물을 들이 밀었답니다. 물론 이제 막 열 살, 열 한 살 나이 때 알고 있는 쇼핑 세상이라는 게 학교 앞 문구점 아니면 동네 수퍼 정도일테니 – 마트는 혼자서는 절대 못가니까 ^^ - 어쩌면 다른 아이들도 똑 같은 걸 선물할 지 모르는데, 그래도 옛 기억이 겹치니, 참 마음이 짠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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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색이 가득한 내지. 일곱빛깔 무지개 색이랍니다. 저하고 같이 일하는 짠이아빠님은 미팅 갈 땐 들고 가지 마라 하십니다 ^^


사실 딸 아이는 저를 참 많이 닮았습니다. 외모도 그렇고 ^^ 솔직히 딸 아이가 아빠를 닮았다고 했을 때 저는 잘 몰랐습니다. 그냥 인사로 하는 말인가 보다 했었지요. 그런데 어느 해인가 수영장에서 둘이 똑같이 수영 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을 보고는 저도 그만 크게 웃고 말았습니다. 안경 벗고 수영 모자 쓴 제 얼굴과 딸 아이 얼굴이 여지 없이 닮아 있지 뭡니까. 게다가 그 녀석 성격을 가만 보고 있노라면 저 어릴 적하고 그렇게 똑 같을 수가 없습니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가 부모를 닮는다는 건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지만, 사실 겁이 날 때도 많습니다. 아빠의 좋은 점만 닮아야 할 텐데, 나쁜 점까지도 다 닮아가는 것 같아서 몹시 걱정이 되는 거지요. 그래서 부모의 역할이란 게 반드시 있는 모양입니다. 먼저 살아 온 경험으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구분해서 가르쳐야 하는 것이니까요.

그 날 저녁 잠자는 딸 아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겉으로 할 수 없었던 말을 해야 했거든요.

딸아, 이런 것까지 아빠를 닮아줘서 정말 고맙다. 아빠의 좋은 점만 골라 닮을 수 있도록, 아빠도 꼭 노력할께. 생일 선물, 정말 고마워.

이 녀석, 알아 듣는지 못 알아 듣는지, 잠결에 고개를 끄떡끄떡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쳐다 보다가 조용히 책상으로 돌아가 선물을 꺼내 사진을 찍었습니다. 참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삶을 사는 동안, 이렇게 아름다운 기억만 남기를, 그렇게 간절히 바랄 따름입니다. / FIN

ps> 다 쓰고 나서 보니 정작 낳아준 엄마, 아버지께는 고맙다는 말도 못 한 듯... 이 글을 보실 일이야 없을 테지만, 못다 한 말 여기에다 또 남겨야 할까 봅니다. 엄마, 아버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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