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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13 자전거 타고 소풍 가기 (12)

자전거 타고 소풍 가기

휴식 가득한 여행 2008/05/13 17:30 Posted by '레이'
황금같은 5월, 나들이 하기에 정말 좋은 계절이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디를 가도 조용히 있을 만한 곳이 없는 때이기도 합니다. 어린이날 휴일도 외가집 놀러가는 걸로 때운 것이 미안했는데, 석가탄신일 휴일에도 딱히 어떤 스케줄을 잡지 못했네요. 그렇다고 집에 있기는 좀 아깝고, 그래서 자전거 타고 소풍을 가기로 했습니다.

아빠 닮아 사람 많은 곳 싫어하는 녀석이라 굳이 이런 황금 시즌에 놀이공원 가자고 우기지는 않으니 외려 제가 고마울 따름입니다. 사실 안 가본 것도 아닙니다. 한 두번 갔다가 사람에 치이다 보니 다시는 가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다들 사람 많은 것 알면서도 왜 그렇게 몰리는지 그 이유 아세요? 그 날 밖에는 아이와 놀아줄 시간 여유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항상 바쁘고 피곤하다 보니, 딱히 마음 먹지 않으면 놀기가 쉽지 않은데 어린이날이 바로 그런 경우거든요. 돈 많은 사람들이야 해외다 뭐다 그렇게 말하겠지만, 서민들한테는 그 날이라도 나가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괜히 쓸데 없는 말로 얘기가 길어졌군요. 소풍에 절대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이 있죠. 바로 도시락. 이런 날 사 먹는 것보다는 가족들이 모여 한 번 도시락 싸는 재미도 괜찮을 듯 합니다. 그런데 김밥은 생각 보다 손이 많이 갑니다. 일일이 재료를 썰고 다듬고 무치고… 시간 상 김밥 준비하기는 어렵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김밥 보다 손도 덜 가고, 김밥처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 바로 유부초밥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유부초밥 재료가 잘 나오니 사실 손 갈 일이 별로 없습니다. 엄마가 밥을 비벼주면 기본적인 준비 끝. 딸 아이가 기분이 좋은지 자기가 직접 싸겠다고 덤비는군요. 잠옷 차림에(!) 한 손에 비닐 장갑을 끼고 열심히 조물락 거리면서 유부초밥을 만듭니다. 몇 개씩 집어먹으면서도 어느 틈에 도시락은 완성됐습니다.


적당히 흐린 하늘은 자전거 타기에는 외려 더 좋은 날입니다. 햇볕 떄문에 얼굴이 심하게 탈 염려도 없으니까요.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는 송파에 사는 덕에 자전거 타기는 아주 그만입니다. 집에서 나와 조금만 가면 자전거 도로가 있고 도로를 따라 성내천 방향이든 탄천 방향이든 어느 쪽으로 가도 금새 한강에 다다를 수 있으니까요. 거리로 따지면 6-8km 정도 되지만 자전거로는 그리 먼 길은 아닙니다.

자전거는 쉬지 않고도 꽤 오래갈 수 있는 탈 것입니다. 기운이 좀 나면 나는 대로 빨리 달리고 힘들면 힘든 대로 천천히 가면 되니까요. 목적지를 정해도 좋고, 갈 수 있는데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와도 됩니다. 타는 그 자체로도 충분한 즐거움이 됩니다.

하지만 자전거 나들이의 피크는 바로 도시락 까 먹는 시간이 아닐까요. 예전에는 한강 시민공원에서 짜장면을 시켜 먹기도 했고 - 요거 나름대로 재미있습니다 ^^ -  오늘처럼 싸 간 도시락을 까 먹는 것도 좋습니다. 도심이든 시민공원이든 꽤 괜찮은 공원들도 있으니 벤치에 앉아 부담없이 도시락을 펼치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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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한 시간 정도 달렸을까. 자리를 잡고 좀 쉬면서 도시락을 먹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유부초밥과 함께 준비한 생수, 그리고 쥬스를 꺼내 놓습니다. 야외활동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물을 많이 마시니까 생수는 필수. 자전거 나들이 할 때 저희 가족은 대략 2-3리터 정도(500ml 생수 4개 - 6)를 준비합니다. 아무래도 500ml  생수병이 편리하죠. 그리고 요즘 딸 아이가 무척 좋아라 하는 생과일 쥬스입니다. 풀무원에서 나온 아임리얼. 100% 과일로만 만들었다고 하니 집에서 일일이 갈아주지 못할 바에는 좀 비싸도 살 만 하다 싶지요.


식사도 마치고 공원에서 뜀박질도 좀 하면서 재미있게 잘 놀았습니다. 주행 거리를 따져 보니 약 20km 정도 되고 도시락 까 먹는 시간까지 대략 세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자전거 주행 시간만 대략 한 시간 사십 분 정도 되는군요. 오랫만에 타는 자전거라 그런지 허벅지가 은근히 뻐근해 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걸 가리켜 '기분좋은 뻐근함'이라고 합니다. 이런 쾌감 때문에 힘들어도 사람들이 운동을 하는 법이겠죠.

연휴라고 해서 특별히 어딜 데리고 가지도 못해 미안했는데 아빠하고 자전거 타는 것으로도 참 즐거워해주니 아빠가 더 고마워할 일입니다. 가끔 놀이동산도 가줘야 하겠지만, 이렇게 하루 있어주는 것… 바쁘다는 핑계로 진짜 소중한 것으로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 생각도 드는 하루였답니다. 다음 주말에는 또 다른 코스로 자전거를 타러 가야겠습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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