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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가을에 푹 빠지다

휴식 가득한 여행 2008/11/07 17:13 Posted by '레이'
여름 끝 무렵 아니면 겨울. 항상 그 무렵에 제주를 찾았더랬습니다. 그런 까닭에 제주의 타오르는 뜨거움과 가슴 상쾌한 찬 바람은 겪어보았지만, 온화한 풍요로움은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주를 찾은 다섯 번째 여행. 제주는 넉넉한 가을이었습니다.


나무 한 그루만 봐도 제주는 참 이국적입니다. 바다와 하나가 된 하늘을 배경으로 서 이는 야자수 몇 그루. 멀리 보이는 바다와 상큼한 바람, 못생긴 야자수가 아침부터 살짝 흥분하게 만듭니다.


멀리 보이는 한라산. 이번엔 꼭 한라산을 올라야 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해봅니다. 굳이 백록담이 아니어도, 한라산 자락을 터덜터덜 밟으며 제주의 산과 바다를 모두 누려보리라 마음을 다져 먹습니다.


이번 제주 여행을 함께 했던 사브 컨버터블. 제주니까 탈 수 있는 차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끔 이런 맛도 있어야지요. 덮개를 열고 시원하게 달리는 건 상상만 해도 마냥 즐거운 일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덮개 열고 달릴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만! 여튼 그 모습은 상상에 맡길 뿐입니다.


등반 코스는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영실 코스로 결정했습니다. 하루 종일 산행을 할 것이 아니어서 가장 가까운 코스를 골랐고요, 올라 가는 도로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가을이었습니다.


이건 그냥 시작일 뿐입니다. 마치 불이라도 붙은 듯 온 산이 붉게 물든 건 아니었습니다만, 한라는 이미 자신을 울긋불긋, 화려한 색상으로 치장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제주는 지금 억새 천지입니다. 산악도로를 달리다가 차를 길에 세워두고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어디에나 억새가 천지입니다. 억새가 가득 가득 하니, 나중엔 왠만큼 피어 있는 억새에는 감흥도 안 생길 정도니까요. 억새 속으로 숨어버리고 싶었습니다.



마치 가로수가 온통 귤나무인양, 제주도 곳곳에서 예쁜 감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보기만 해도 새큼 달콤한 감귤의 느낌이 아직도 입 안에 신 침을 만듭니다.


3박 4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갈 때마다 제주는 동경의 땅 같은 느낌을 줍니다. 제주에서 살라고 하면 일 년도 못 살 거라고 누군가는 말하지만, 언젠가는 제주에서 딱 일 년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맙니다. 그렇게 제주의 가을이 마음 속으로 들어 왔습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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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모가 본 화려한 가을

    Tracked from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  삭제

    로모로 본 가을은 사계절 중 가장 화려하다. 봄은 아직 희미하고, 여름은 찬란하고 겨울은 쓸쓸하다. 울긋불긋 단풍이 수를 놓은 화려한 나뭇잎들, 그러다 이내 땅에 이내 떨어져 쓸쓸해지는 낙엽들. 아~ 우리에게 가을은 너무나 짧은 화려한 시절이구나. LOMO LC-A [관련 글] 2008/09/18 - [Photo Essay] - [로모] 천사같은 아이들의 미소 2008/09/08 - [Photo Essay] - [로모] 가을이 오는 하늘 2008/0..

    2008/11/07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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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1/09 18:19
  3. 제주도 풍림리조트의 숨은 그림 찾기

    Tracked from PAPERon.Net - 페이퍼온넷  삭제

    제주도로 워크샵을 다녀온 지 불과 3주의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서울에는 오늘 첫눈이 꽤나 내려 사람들을 설레게 했다. 제주도 후기 사진들 정리도 빨리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다가온 하루다. 지난번 제주도 워크샵 후기 사진을 올리고, 같은 곳에 갔었던 게 맞느냐는 문의도 있었다. 오늘 사진이 올라가도 크게 다르지 않은 댓글들이 올라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침 잠이 많지 않은 탓에 일찍 일어나 세수도 건너뛰고 카메라를 들고 나서지 않았..

    2008/11/20 21:29

강원랜드 카지노를 가다 #1

휴식 가득한 여행 2008/10/13 18:00 Posted by '레이'
멋진 드레스와 정장을 차려 입은 사람들, 게임을 즐기는 온화한 웃음들, 넉넉한 여유가 있는 고급스런 사교의 장… 영화에 나온 카지노는 대충 이런 느낌일 겁니다. 물론 영화에 나온 건 아주 고급스런 프라이빗 카지노일 뿐, 일반 사람들이 드나드는 카지노는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몇 번의 라스베이거스 방문 경험으로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왠지 카지노는 꼭 한 번 가보고픈, 그런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강원랜드도 그랬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가서, 나도 영화처럼 멋지게 카드를 돌려볼 기회가 있을까. 뭐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드디어 강원랜드엘 가게 됐습니다. 운 좋게 카지노가 있는 강원랜드 메인 호텔에 묶을 수 있었고요, 결론부터 말하면 나름대로 특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한 번 쯤 또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정선까지는 국도 공사가 한창입니다. 군데 군데 새로 도로를 내는 공사가 진행 중이고요, 잘만 정비되면 38번, 59번 국도도 괜찮은 드라이브 코스가 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단풍이 서서히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강원도 내륙의 드라이브는, 그야말로 기분 좋은 짜릿함이었습니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산세를 보며 굽이 굽이 길을 차를 몰아 가노라면 지루함이란 느낄 틈도 없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있으면 좋겠지만, 내비 없이 그냥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가다 보면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서 그냥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좀 돌면, 또 그런 맛이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드디어 강원랜드 카지노 호텔에 도착. 발레파킹을 할 생각으로(인터넷 좀 찾아봤더니, 발레파킹을 강추하시더군요. 외부 주차장에 차를 덴다면 한참을 걸어야 합니다. 따라서 요금 정도는 충분히 낼 가치가 있다는! ^^) 차를 데려고 했는데 호텔 입구로 올라가는 길을 막아 놨습니다. 알고 봤더니 입구에서 호텔 투숙객에 한해 호텔 입구로 차를 가져갈 수 있도록 통제하고 있더군요. 호텔 투숙객 아닌 사람들이 차를 몰고 올라오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 같았습니다. 여튼 예약자 이름을 대고 호텔 로비로 올라가니 호텔 직원들이 대기하면서 자연스레 발레파킹을 해 줍니다.

차를 맡기고 짐을 내린 후 프런트로 갔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다른 호텔과 마찬가지. 예약자 이름을 얘기하고 방 키를 받아들었습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으로 올라가려는데! 어랏, 엘리베이터 층 버튼이 눌리지가 않습니다. 이건 안 가는 건가 보다, 그러면서 좀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어떤 분이 타더니 층 수 버튼 밑에 있는 카드 리더기에 방 키를 넣었다 뺍니다. 아하, 방 키가 없으면 엘리베이터도 못 타겠더군요. 이것 역시 투숙객 아닌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타는 걸 방지하기 위한 것 같은데, 혹시라도 가족들과 같이 갔다면 아이들은 절대 혼자 내려보낼 수 없겠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Canon EOS 400D DIGITAL | Aperture priority | Multi-Segment | 1/25sec | F7.1 | 0EV | 18mm | ISO-1600

일반 스탠다드 룸. 제가 앉았다 일어나는 바람에 침대가 꺼졌네요


특1급 호텔 답게 호텔 방은 은근 고급스럽습니다.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도 나쁘지 않았고요. 밤이 되면 호텔 앞에 세워둔 루미나리에에 불이 들어오고 나름대로 예쁩니다. 그리고 역시 특1급 호텔 답게, 안에 들어 있는 모든 것들이 다 비쌉니다. 그러니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되겠지만, 강원랜드 호텔 근처엔 정말 아무 것도 없습니다. 편의점 같은 건 당연히 없고요. 그러니 간단한 맥주나 안주 같은 걸 미리 준비해 가지 않았다면 미니 바에서 비싼 요금을 치르고 마실 각오를 해야 합니다.


짐을 정리하고 호텔 구경에 나섰습니다. 맨 아래층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게임장과 푸드코트가 있습니다. 푸드코트 음식은 머 그리 훌륭한 수준은 아닌데 - 대부분의 푸드코트가 다 그렇듯이 - 7천원 정도에 김치찌개나 돈까스 같은 걸 먹을 수 있고요, 게임장은 구색 맞추기 수준입니다. 라스베이거스도 그렇고 카지노들이 가족휴양리조트를 지향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인 듯 한데, 너무 작더군요. 거기서 놀 일이 없어서 패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Canon EOS 400D DIGITAL | Aperture priority | Multi-Segment | 1/6sec | F7.1 | 0EV | 18mm | ISO-800

방 키를 넣어야만 객실 층 수에 불이 들어오는 엘리베이터


3층에는 식당과 약국, 빵집, 카페테리아 등이 있고요, 뒤쪽으로 분수가 있는 정원으로 나가는 문이 있습니다. 단풍도 적당히 들고, 분수도 있고,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저만치 식객 세트장인 운암정도 있습니다. 촬영 마치고는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중이고, 공사 끝난 후에는 식당으로 영업을 한답니다. 운암정에서 밥 먹을 기회가 생기는 거죠.

4층에는 카지노가 있습니다. 카지노 얘기는 나중에 다시 정리해서 쓰기로 하지요.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 그런데 평일에도 많다고 합니다! - 군데 군데 카지노 폐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5층은 호텔 로비이고요 그 위층 부터 객실이 있는 모양이더군요. 제 방은 17층! 이제 한숨 쉬었다가, 카지노 구경을 좀 가야겠습니다.

강원랜드 카지노를 가다,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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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하면 뭐가 떠오를까. 내게 있어 전주는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의 고장 - 어째 먹는 걸로만 연결시키는지 - 이다. 이것은 내가 전주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남원 출장을 마치고 서울로 오는 길, 어쩌다가 잡은 길이 전주를 들러 호남고속도로를 타는 것이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전주를 안 갈 수는 없다. 그래서 잘 아는 후배 사장에게 전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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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옥마을을 찾아갔다. 다행스럽게도 한옥마을은 남원에서 전주로 오는 길 옆에 바로 있어서 찾기가 쉬웠다. 솔직히 한옥마을이라고 해서 큰 걸 기대한 건 아니지만, 어랏? 이게 무슨 일인가. 한옥마을을 가로지르는 길 주변에 죄다 공사중이다. 어디 편안하게 차를 세워 놓고 구경할 만한 그런 구조가 전혀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뭐 이래 툴툴 대면서 한옥마을 길을 빠져나오는데, 눈에 턱 걸리는 건물이 보였다. 바로 전동성당이다.


전동성당은 프랑스인 보두네신부가 1914년에 지었다고 하는데 호남 지방에 들어선 최초의 서양식 건물이란다. 국가지정기념물 288호로 중요한 역사유적이기도 하고 게다가 전동성당이 자리잡은 터는 우리나라 최초의 순교자가 순교한 곳이라서 종교적인 의미가 강하다. 하지만 이런 의미를 떠나 전동 성당은 경외스럽기만 했다. 누구라도 들어가면 기도를 하고 나와야 할 것 같은 장중한 분위기. 훔치듯 셔터를 누르고 나서도 나는 한동안 불경스럽다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전동성당에서 경건한 시간을 보내고 나니 5시가 채 못 된 시간, 저녁을 먹기엔 좀 이른 시간이었다. 그러나 주변에 딱히 아는 곳이 없으니 어디 가서 시간을 때울 만한 곳을 찾기도 어려워 그냥 이른 저녁을 먹기로 하고 삼백집을 향했다. 내비게이션을 찍어 보니 삼백집은 전동성당에서 약 1.5킬로 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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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덕분에 잘 찾았다. 아직 식사 시간이 아니어서 그런지 삼백집 안에는 겨우 한 테이블 손님이 있었고 덕분에 우리는 아주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비록 배는 덜 고팠지만.

삼백집은 만화 식객에도 소개되고, 사방 여기 저기 안 나온 데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집이다. 하루에 삼백 그릇만 팔아서 삼백집이라고 했단다. 콩나물국밥을 비롯해서 몇 가지 메뉴가 있지만 나는 무조건 콩나물국밥. 가격도 정말 착하다. 4천원.


콩나물국밥을 주문하면 깍두기와 김치 그리고 달걀 후라이와 김을 가져다 준다. 반찬은 그렇다 치고, 달걀 후라이. 이걸 안 주면 진짜 콩나물국밥 집이 아니다. 이건 먹는 방법이 따로 있다지만, 사실 사람들은 다 제각각 먹는다. 그냥 훌렁훌렁 먹는 사람, 달걀 후라이에 김을 비벼 먹는 사람, 뜨거운 국밥을 덜어 같이 비벼 먹는 사람, 안 먹는 사람(!) 여러가지다. 뭐 자기 좋은 대로 먹으면 되는 거 아닐까. 그나저다 달걀 참 예쁘다.


드디어 팔팔 끓는 콩나물국밥이 나왔다. 취향에 따라 고추를 잔뜩 넣어 먹어도 좋고, 그냥 먹어도 좋다. 잘근 잘근 씹히는 콩나물과 얼큰한 국물이 아이러니하게도 부드럽다는 생각이 든다. 국물 참 부드럽고 담백하다. 그리고 깍두기. 왜 깍두기들은 한 입에 먹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썰어주는지 모르겠지만 ^^ 아삭 아삭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


솔직히 4천원짜리 콩나물국밥이 무슨 진수성찬처럼 맛있는 음식은 아닐게다. 그러나 부담없는 가격에 배고픈 속을 훌훌 댤래기에 이만큼 좋은 음식도 흔하지는 않다. 게다가 무언가 꼭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다른 데서 느낄 수 없는 그런 야릇한 맛이 이 집 콩나물국밥에는 들어 있다.

콩나물국밥만 먹으러 전주를 가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전주에 갔다면 꼭 먹어보라고는 권할만한 음식이다. 이런 경우를 두고 명불허전이라고 하는가 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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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지난 바다가 그리워
막연히 바다로 달렸습니다

이렇다 할 계획도 없이
바다가 마냥 보고 싶었습니다

철 지난 바닷가에서
바다가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바다는 파도를 통해
항상 같은 목소리로 말하지만
그걸 듣는 마음은
항상 똑같지 못합니다

철 지난 바다에서
같은 목소리, 같은 마음을 배웠습니다...

2007년 9월 8일
거제도 학동몽돌해수욕장

ps> 볼륨을 높이면, 바다가 말하는 소리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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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초. 2박 3일의 짧은 스케줄로 거제도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특별히 휴가를 준비하지 못하고 버스 패키지 투어 끝좌석을 잡았던 거라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갔었는데, 역시 기대를 적게 하면 실망도 적은 법인지 그런 대로 괜찮은 여행이었습니다. 거제도 - 외도 - 보성 차밭 - 담양을 돌아 서울로 오는 코스였는데 첫 여행지인 거제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산과 바다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해안선마다 절경이더군요. 나중에 여유를 내서 천천히 둘러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버스 투어는 장단점이 확실합니다. 일단 장점은 개인적으로 가는 것 보다 쌉니다. 관광지마다 표를 사기 위해 줄 서지 않아도 되고 하자는 대로만 하면 되니까 아무래도 편리하죠. 대신 여행을 깊게 즐기지는 못합니다.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니 여유 있게 즐길 수는 없지요. 그런데다가 꼭 늦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 잘못 걸리면 여행 내내 불쾌하지요. 문제는 어떤 버스에든 그런 사람 꼭 있다는 겁니다. ^^ 여튼, 준비할 시간도 없었고 초행길에 가기 부담스러웠던 저희에게는 버스 투어가 그런 대로 괜찮은 선택이었죠. 물론 같은 코스를 한 번 더 간다면 그 때는 버스 타지 않고 차를 가지고 갈 겁니다.

저는 솔직히 사진을 잘 찍지는 못합니다. 카메라도 콤팩트형 디카라서 훌륭한 사진을 기대하기는 어렵고요(물론 사진을 잘 찍는다면 어디 카메라를 가리겠습니까만 ^^). 그래도 다녀오신 분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릴 수 있고 혹시 안 가보신 분들에게는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뜻에서 사진과 함께 간단한 여행기를 올려 봅니다.

 
첫 날, 서울에서 출발해 바로 도착한 곳이 이곳 학동몽돌해수욕장입니다. 거제도에는 몽돌해수욕장이라는 이름이 여럿 있는 듯 하더군요. 저희가 간 곳은 학동이고, 여차몽돌, 또 다른 몽돌해수욕장이 있습니다. 요즘 피서지로 거제도가 널리 알려지면서 사람이 참 많더군요. 그런데 사람에 비해 소위 말하는 인프라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탈의실이 없어서 화장실이나 차 안에서 옷을 갈아 입어야 했고 주차장도 부족해 해수욕장 진입로 주변은 온통 주차된 차들로 가득합니다. 그 중 한 대라도 삐딱하게 대 놓으면 큰 버스는 지나가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해수욕장 주변 도로는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지요. 정말 차가 많이 막혔습니다.

이게 바로 몽돌입니다. 모래 대신 이런 돌들이 해변에 가득합니다. 몽돌은 가져 가면 안됩니다. 모래사장이나 몽돌도 장단점이 있을 법 한데, 사실 모래사장은 놀 때는 좋지만 뒷처리가 아주 힘듭니다. 신에, 옷에, 머리에 들어 있는 모래를 빼 내려면 고생 깨나 하지요. 그런 면에서 몽돌해수욕장은 아주 좋습니다. 대신 발을 다칠 위험이 있으니 샌들이든 아쿠아슈즈든 꼭 신어야 되겠지요.

8월 초인데도 물이 꽤 차가왔습니다. 날이 흐려 그랬을 수도 있겠고요. 그리고 금새 물이 깊어집니다. 조금만 들어가도 파도치면 머리까지 잠기니 깊이 들어가는 건 쉽지 않겠더군요. 물이 차도 일단 몸을 담그고 시간이 지나니 그런 대로 버틸만 했습니다. 그래도 한참 지나니까 춥던걸요. 밖으로 나와서 몽돌쌓기 게임을 하면서 즐겁게 보냈습니다.

참, 요즘 해수욕장 얘기 나오면서 파라솔 돈 받는 문제가 심심찮게 거론되었는데요, 대충 보니 가격은 전국 통일인 듯. 학동몽돌해수욕장에서 파라솔은 1만원, 튜브는 5천원입니다. 저희는 여행사가 소개한 집에서 파라솔 9천원, 튜브 4천원 줬습니다. 그리고 샤워할 때는 1,500원 내야 하더군요.

해수욕장에서 재미있게 놀고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그 날 저녁에 뽈락회를 아주 맛있게 먹었고요. 다음 날엔 외도를 가야 하는데 요즘 외도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침 일찍 가야 한답니다. 다섯시 반에 출발한다는 군요. 첫 여행지의 밤을 느긋하게 즐기지도 못하고 바로 취침. 다음 날 새벽같이 잠을 깼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외도로 가는 유람선을 타는 구조라항은 안개가 가득했습니다. 항구가 이 정도면 해상은 더하답니다. 당연히 유람선 출항은 금지됐고 우리는 안개가 걷힐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어디 안개가 사람 맘처럼 쉽게 걷힙니까? 두 시간을 기다렸는데도 안개는 심해지기만 했습니다. 구조라항 방파제를 찍고 나서 잠시 후에 보니 방파제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안개가 걷힐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 것도 힘든 일이어서 일단 예정에 없던 포로수용소 공원을 구경가기로 했습니다. 거제포로수용소를 재현해 놓은 이 곳은 한국전쟁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수 있는 그런 역사공원이지요. 실감나게 잘 꾸며 놓기는 했습니다만 여자아이들은 별로 흥미가 없네요. 남자아이들은 좋아할 듯 합니다. 철모를 형상화한 건물에 이런 저런 수용소의 모습들을 재현해 전쟁의 아픔을 되새기게 했습니다만 ^^ 사실 그걸로 전쟁의 아픔을 깨닫기에는 어쩌면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구조라항으로 돌아갔습니다. 마침 안개가 걷혀 유람선을 탈 수 있다는 군요. 거제도에서 외도로 가는 유람선을 탈 수 있는 항구는 구조라항 외에도 몇 군데 더 있답니다. 100여명 정도가 타는 유람선을 타고 10여분 정도 갔을까. 드디어 외도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선착장에 내려 보니, 여러 대의 유람선이 수많은 관광객을 실어 나르고 있었습니다. 수도 없는 사람들이 들고 나고, 그렇게 외도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더군요. 외도 방문객이 천만명을 돌파했다는데, 그렇다면 우리 국민 사분의 일이 봤다는 얘기잖습니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도는, 잘 꾸민 개인 정원이더군요. 섬 하나를 이렇게 바꾸어 놓은 분의 열정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외도 곳곳에는 다양한 식물이 심어져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더군요. 저는 일일이 이름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식물들이 있고 꽃이 있어 도저히 셔터를 누르지 않고는 지날 수 없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선인장에 핀 꽃입니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선인장이 저마다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더군요. 시간만 있었다면 좀 더 천천히 봤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외도가 이렇게 유명해 진 이유 중 하나가 드라마라 하더군요. 저는 그 드라마를 한 편도 보지 못해서 어떻게 나오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집이 드라마에 나왔던 집이랍니다.



선착장 반대편에 있는 외도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보기만 해도 감탄사가 절로 납니다. 자연의 힘이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한 것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는 듯. 이렇게 외도를 한바퀴 돌아 다시 선착장으로 내려오면 어느덧 한시간 반이 지나갑니다. 들어올 때 탔던 유람선을 다시 타고 구조라항으로 돌아 나옵니다. 원래는 해금강도 봐야 했는데 안개가 심해 해금강은 볼 수 없었답니다.

구조라항으로 돌아와 다시 버스를 타고 바쁜 발걸음을 재촉해 이번에는 신선대로 향합니다.


신선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정경입니다. 바닷가에 돌로 이루어진 높은 언덕인데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곳이더군요. 여유만 있다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앉아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할 만한 곳이었습니다. 내려다 보이는 바다도 깨끗하고, 바람도 시원했지요. 건너쪽에는 바람의 언덕이라는 곳도 있다는데 피곤을 핑계로 거기까지는 가지 못했습니다.


조계산에 있는 선암사는 꽤 오래된 절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절을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있어서 좀 어수선하기도 하고, 절에 볼 게 별로 없다는 생각입니다. 왜 이런 데를 데리고 왔냐고 가이드에게 투덜 대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지요. 솔직히 저도 절에 올라가는 시간 대신 계곡 물에 발 담그고 노는게 더 나을 뻔 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계곡이 너무 맑고 시원했지요. 물고기들도 그대로 다 보이고요. 발 담그고 서서 더위를 식히는데 괜히 물고기들한테 미안하더라는... ^^


선암사로 가는 중간에 있는 돌다리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별 거 아닌 듯 싶죠? 보물 400호로 지정된 선암사 승선교입니다. 아무 접착제 없이 아치 형식으로 다리를 쌓았고 오랜 시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답니다. 실제로 지금도 사람들이 건너 다니고 있고요. 조상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곳이겠네요.


무협 영화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 대나무숲입니다. 실제로 이 숲에서 영화를 찍기도 했다는군요. 보기에는 그럴 듯 한데 대나무숲에는 모기가 많이 산답니다. 저희는 다행이 안 물렸는데 다른 사람들은 몇 군데씩 물려서 모기약 바르고 뭐 그랬다는.


대나무골 테마공원 앞에 널린 빠알간 고추들. 뜨거운 햇볕 아래서 잘 말라 눈부시게 붉은 태양초가 되겠지요? 저렇게 만든 태양초 고춧가루로 김치를 담그면 정말 김치 색깔이 눈 부실 정도로 빨갛답니다. ^^


자, 이건 마지막 서비스 사진. 뽈락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 돈 방석이 있더군요. 처음에 방석 한 귀퉁이만 보고는 누가 만원짜리 흘렸나 하고 다시 봤더니 방석 전체가 만원으로 도배했더라는... 손님 보고 돈방석에 앉으라는 얘기니까 일단 기분은 좋은 거겠지요? ^^ 휴가도 다녀왔고, 올해는 돈 방석에 앉을 정도로 열심히 일해야겠습니다. 이 글 읽은 모든 분들 꼭 진짜 돈방석에 앉으시길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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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8/09 22:38

3년 만에 떠나는 휴가 여행

휴식 가득한 여행 2007/08/01 00:29 Posted by '레이'
카메라, 선그라스, 휴대폰 배터리와 충전기... 그리고 배낭...

내일 새벽, 3년 만에 휴가 여행을 떠난다.
마흔을 살면서 가장 힘들게 살았던 지난 3년의 기억들,
이젠 서서히 그 기억을 잊을 때도 되었다.

솔직히 휴가를 떠날 형편이 아니다.
남겨진 일들로 머리가 아프고
남겨 놓은 사람들로 마음이 아프다.

그저 한 가지 위로를 삼자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 것도 못하고
나중에, 시간이 한참 흐른 나중에
지금까지 뭘 하고 살았나 그런 후회를 할테니
이렇게라도 저지르자는 것일게다.

머리도 아프고, 썩 내키지도 않지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다녀와야 겠다.
담고 가던, 비우고 가던, 어쨌든 가긴 가는 거니까
기왕이면 편하게 하는 수 밖에.

그저 편안히
잘 다녀오겠다는
그 말 밖에 남길 수가 없다.

그저 편안히...
TAG 여행,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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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토요일. 일이 있어 남양주에 갔다가 내킨 김에 바람이나 쐬자 하는 마음으로 가평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에 다녀 왔습니다. 처음 갔을 때가 3년쯤 되었으니까, 참 오랜만에 다시 가게 된 거지요. 예전에는 입구까지 들어가는 길도 좁고 포장도 되지 않은데다가 주변에는 무슨 펜션들을 그리 많이 짓던지 공사장이 많았었는데, 여전히 길은 좁지만 포장은 나름대로 했고, 공사를 마친 펜션들이 참 많이 서 있더군요.

요즘 주말 마다 – 특히 오늘처럼 학교가 쉬는 토요일이면 더 – 갈만한 곳에는 사람이 넘쳐 나는데 여기라고 예외는 아니었답니다. 오후 한 시쯤 도착했는데 주차장에 거의 차들이 다 차 있었고 매표소에도 사람들이 줄 서 있었거든요. 물론 수목원 안에 들어가면 꽤 넓은 편이어서 사람들에 치여 다닐 정도는 아니지만 ^^ 그래도 마음 놓고 사진 한 장 편하기 찍기는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예전엔 5천원 정도 했었던 듯 한데, 입장료도 토요일 어른 8천원으로 많이 올랐네요. 살짝 보니 평일에는 5천원 정도를 받는 모양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오면 돈도 벌겠지만 그만큼 관리 비용도 늘어날 테니 요금 오르는 걸 뭐라 할 수는 없겠지요. 하여튼 그렇게 표를 사고 수목원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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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들꽃 조차 아름다운 곳

아무래도 북쪽이라 그런지, 우리 동네에선 활짝 피었던 목련이 아직 덜 피었네요. 개나리와 진달래는 다 피었는데 다른 꽃들은 구경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이름 모를 들풀들이 있고 수목원에서 일부러 키운 ^^ 튜울립과 팬지 등을 화단에서 만날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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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레 넓은 수목원

아침고요수목원은 시원하게 펼쳐진 수목원에서 여러가지 식물을 만날 수 있어 좋은 곳입니다. 나무들, 꽃들 그리고 작지만 나름대로 돌 많은 계곡이 있어 돌탑을 쌓는 것도 꽤 재미있는 일입니다. 사람이 좀 적다면 편안하게 볼 수 있을 텐데 오늘은 그렇지 못해 좀 아쉽네요. 게다가 아직도 꽃이 활짝 피지 않았습니다. 다음 주나 다다음주 정도면 더 많이 핀 꽃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