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글 바로쓰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4/17 한자말 바로 잡기 – 모색 (6)
  2. 2007/04/14 한자말 바로 잡기 – 미명 (3)

한자말 바로 잡기 – 모색

우리글 바로 쓰기 2007/04/17 23:39 Posted by '레이'
사람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것은 글이 말과는 다르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말을 글자로 적어 놓은 것이 글일 텐데, 글이 말에서 멀어져 말과는 아주 다른 질서를 가진다는 것은 매우 좋지 못한 현상이다. 더구나 말을 소리 나는 대로 적게 되어 있는 한글로 쓰는 우리 글이 우리 말에서 멀리 떨어져 나가 있다면 아주 크게 잘못된 일이다.

이렇게 된 가장 뿌리깊은 원인은 우리 조상들이 한문글자를 써서 생각을 나타내고 한문이나 한자말을 써야 행세를 하도록 하는 사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한문글자도 일본인들같이 자기 나라 말로 읽지 않고 중국인들이 읽는 그대로 읽어서 한자말이 우리 말과는 잘 어울릴 수 없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우리글 바로 쓰기 1 28쪽 중에서

 예로부터 내려온 잘못된 습관이 결국 우리 말을 조금씩 망가뜨리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바로 잡을 말은 모색. 지난 번에 조선일보를 검색했으니 이번에는 동아일보를 찾아봤다. 모색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기사를 찾았더니 4월 17일자 신문에만도 여섯 기사에서 모색이란 낱말을 사용했다. 정말 많이 쓰이는 한자말이다. 그럼 여기서 한가지만 물어보자. 모색이란 단어를 한자로 쓸 줄 아는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번에 얘기한 미명이란 말은 그럭저럭 쓸 수 있겠는데 도대체 이 모색이란 말은 어떻게 써야 할 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한자로는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는데, 나도 이 모색이란 낱말을 즐겨 썼다. 하긴, 모색 뿐이겠는가. 한자로는 쓰지도 못하면서 자연스레 튀어 나오는 한자말이 수백 가지는 될 터이다.

국어 사전에 따르면 모색이란 말은 '일이나 사건 따위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나 실마리를 더듬어 찾음'을 가리키는 명사이다. 쉽게 말하면 '찾는다'는 뜻이다.

다음 문장을 보자.

문화부는 법 시행 성과를 평가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하지만… (동아일보 2007년 4월 17일)

문화부는 법 시행 성과를 평가하고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하지만…

누구나 읽어도 알 수 있는 문장이 아닌가. 문장이 좀 품위 없어 보인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한자말을 쓰는 사람이 훨씬 더 유식한 거라는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잘못된 생각과 여기에 익숙해진 우리의 습관 때문이다. 한자말을 쓰지 않고 쉽게 쓰는 것이야말로 우리 말과 글을 아끼고 사랑하는 길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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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말 바로 잡기 – 미명

우리글 바로 쓰기 2007/04/14 18:11 Posted by '레이'

한창 젊었을 때 난 글 써서 먹고 사는 일을 했을 뿐, 전문 글 장이로 살아오지 않은 내가 주제 넘게 한자말 바로 잡기를 하겠다고 지금 나서고 있는 건, 누군가의 잘못을 바로 잡겠다는 뜻이 아니라 내 잘못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에서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습관처럼 사용하는 많은 말들이 우리 말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 말들을 대신할 좋은 우리 말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습관을 고치기 위해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한자말 쓰기를 고칠 누군가가 있다면 덤으로 얻는 행복일 테다.

이 글을 쓸 수 있게 한 기본 교재는 바로 이오덕 선생님의 우리글 바로 쓰기다. 여기에 나와 있는 사례와 내 글, 혹은 사람들에게 널리 퍼지는 글에 나온 잘못된 점을 하나씩 찾아가면서 내 습관을 고쳐볼 계획이다. 내 글이 아닌, 앞으로 인용할 다른 글들은 비록 한자어를 썼기는 해도, 글 자체가 잘못된 글이라 할 수는 없다. 내 감히 누구의 글을 잘 되었다 잘못 되었다 할 수 있을까. 단지 그런 사례로 들고 있다는 점으로만 이해해 주길 부탁한다.

제일 처음으로 선택한 한자어는 바로 '미명'이다. 한자로 쓰면 아름다울 미에 이름 명인데,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얼마나 많이 쓰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선일보 기사를 검색해 봤다. 결과는 다음 화면과 같다. 조선일보 기사만 검색했을 때 미명이란 낱말이 한 달에 평균 세 번 정도 나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흔히 미명은 '미명 하에, 미명 아래, 미명으로' 등으로 쓰인다. 이 중에서 '미명 아래'는 '미명 하에'라는 한자어를 우리 말로 풀어 쓴 경우일 텐데, 오히려 어정쩡한 표현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미명이란 무슨 뜻일까? 대충 의미는 알 듯 하지만 구체적으로 풀어 설명하려니 좀 힘들다. 그래서 국서 사전을 찾아 보았다

미명 : 그럴 듯하게 내세운 명목이나 명칭

그렇다고 기사 중간에 미명을 이렇게 풀어 쓸 수는 없는 일. 다음 문장을 한 번 고쳐 보자.

선후배간의 위계 질서라는 미명 하에 각종 폭력… (조선일보 2007년 2월 28일)

선후배간의 위계 질서라는 그럴 듯하게 내세운 명목으로 각종 폭력…

뜻은 더 확실하게 와 닿는데 문장이 좀 길다. 이오덕 선생님이 제시한 표현은 아래와 같다.

▶선후배간의 위계 질서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각종 폭력…

혹은 국어 사전을 참조해 이렇게 고쳐 보는 것도 좋을 듯.

▶ 선후배간의 위계 질서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각종 폭력…

어떤가? '미명'이라는 한자어보다 훨씬 더 쉽고 부드럽게 읽을 수 있지 않은가? 이렇게 쉽고 좋은 표현이 있는데 굳이 '미명'이라는 한자어를 고집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앞으로 내 사전에선 '미명'이란 말이 사라지기를 기대하고 노력해본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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