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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29 쫄깃, 짭자름한 잡채밥 (6)

쫄깃, 짭자름한 잡채밥

행복한 음식 얘기 2008/01/29 16:46 Posted by '레이'
질문 한 개.

면과 밥이 거의 대등한 비율로 합쳐져 있는 음식이 있다. 이 음식의 이름은?

원래 이렇게 해 놓고 한참 아래에서 답을 써 줘야 제대로 된 문제이긴 하곘지만, 이미 제목에 답을 써 놨으니 질문도 하나 마나한 질문이 되고 말았다. 답은 '잡채밥'이다.

잡채는 한자로 雜菜라고 쓴다. 내 맘대로 풀어 말하자면 '잡스런 채소'라는 뜻일게다. 국어사전에서는 잡채를 '여러가지 채소와 고기 붙이를 잘게 썰어 볶은 것에  삶은 당면을 넣고 버무린 음식'이라고 했다. 잡채의 기원을 좀 찾아 봤더니 조선 광해군 때 이충이라는 사람이 만들어 왕께 바친 음식이란다. 광해군이 이를 먹어보고는 정말 맛있어서 이 사람을 호조판서에 앉혔단다(인터넷 국제신문 2006년 5월 13일).

임금님이 드시던 음식이어서 그런지 잡채는 우리 잔치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음식이다. 결혼식인 고희연 같은 즐거운 잔치집엔 거의 잡채가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도 빼놓을 수 없는 우리 음식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잡채밥은 중국집에서 밖에 먹을 수 없다. 게다가 사전에서 조차도 잡채밥은 중국 음식이라고 못을 박는다.

중국 잡채와 우리 잡채는 좀 다르다. 요즘 우리 잔치에서 먹을 수 있는 잡채는 당면이 주를 이루고, 채소를 곁들인 형태지만 중국 식당에서 나오는 잡채는 당면이 없고 그야 말로 채소 일색이다. 고추 잡채, 부추 잡채 등등이 그렇다. 물론 우리 잡채도 당면이 들어가기 시작한 건 1900년 이후라고 하니, 오리지널 잡채는 당면이 없고 채소 일색이었겠지만 여튼 요즘엔 그리 구별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중국집에서 먹는 잡채밥은, 한국식 잡채가 얹혀 나온다.


뭐 엄밀히 따지면 우리 잡채를 저렇게 만들지는 않겠지만, 여튼 중국 식당에서 먹은 잡채밥에는 당면이 들어 있다. 이거러나 저러거나 어떠한가. 짭짜름한 면발이 솔솔 군침을 당기는 당면을 밥에 비벼 먹는 맛이 그만이다.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을 때는 잡채만 살살 골라먹는 얄미운 짓을 하기도 한다.

그나저나 이렇게 놓고 봤더니, 이번 명절엔 잡채라도 해 달랄까 싶다. 근데 잡채라는 것, 은근 손이 많이 가는 요리라는 생각에 해달라 하기도 전에 미안한 마음부터 든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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