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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9 사브9-3 컨버터블을 빌리다 (17)
  2. 2008/11/11 서울 촌놈 제주서 흑돼지 먹은 이야기 (19)

사브9-3 컨버터블을 빌리다

함께 타는 자전거 2008/11/19 14:25 Posted by '레이'
콩글리쉬라고 해서 요즘은 잘 안 쓰는 말이지만 뚜껑을 열고 달리는 ‘오픈카’는 수많은 남자들이 한 번씩은 꿈꾸는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림 같은 해안도로, 시원하게 뚜껑을 열어 제낀 차, 그리고 예쁜 여인(헐, 이건 또 뭔 소리!). 여튼, 꼭 그런 차를 살 형편이 못된다 하더라도, 한 번 쯤은 타보고 싶다는 건, 아주 솔직한 욕망일게다. 어쩌면 본능일지도.

내가 타 본 최초의 컨버터블(이제 오픈카란 명칭은 더 쓰지 말자. 촌스럽다는 말 나올까 두렵다^^)은 포드에서 나온 붉은 색 머스탱이다. 97년, 미국 갔을 때 탔으니까 벌써 십 년도 더 지난 얘기다. 포드 머스탱을 타고 라스베이거스 사막 도로를 지나는 기분도 뭐 그리 나쁘진 않았다. 내가 운전한 게 아니라는 점만 빼고는. 운전을 안 한 것 뿐만 아니라 난 서열에 밀려(!) 뒷 좌석에 타고 있었다. 젠장. 머리를 완전히 제끼고 하늘을 쳐다보는 그 자세가 오히려 편안한 그런 웃기는 자세로 말이다. 게다가 컨버터블은, 앞에 탄 사람들에게는 뽀대나고 좋지만 뒷 좌석에 탄 사람들은 그야 말로 쥐약이다. 자세 불편한 건 둘째치고, 오는 바람 다 맞아야 한다. 헤어스타일? 거의 거지꼴 된다. 주차장에 있는 차를 빼러 가면서 몰아 본 것 외에는 포드 머스탱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게다가 다짐한 건, 내 다시 뚜껑 없는 차를 타나 봐라, 하는 독한 마음 뿐. 컨버터블은 원래 두 명이 타는 거네 어쩌네 하는 말은 나한테 하지 마라. 내가 빌리고 싶어 빌린 것도 아니고, 난 당시 서열 세번쨰였으니까(서열 1, 2위가 앞에 않고, 3, 4위가 뒤에 앉은 건 당연한 거 아니여??).

십 년도 더 지나서 다시 컨버터블을 탈 기회가 됐다. 사브 93 20t라는 모델로 워크샵 차 내려간 제주도에서 빌려 탄 차다. 왜 하필이면 사브냐, 구형 모델이냐 이런 얘기는 또 하지 마라. 어쩔 수 없이 사브를 빌려야 했고, 제주도 레터카 업체 몇 군데를 뒤졌지만, 사브 컨버터블은 이게 유일했다. 여튼! 그렇게 탄 사브가 바로 이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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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 컨버터블의 덮개는 흔히 말하는 소프트탑이다. 천으로 되어 있고 덮개를 열면 이 넘이 접히면서 트렁크 안으로 쏙 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덮개를 열기 위해선 트렁크의 일정 공간은 비워둬야 한다. 당연히 큰 짐은 실을 수가 없다. 골프채 같은 건 꿈도 꾸지 마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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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불뚝 튀어나온 버튼이 덮개를 여닫는 버튼이다


컨버터블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덮개를 열고 타야 하는 것이다. 차 안의 버튼을 지긋이 누르고 있으면 자동으로 덮개가 열리고 다시 누르면 닫힌다(써 놓고 보니 너무 당연한 얘기다. 젠장). 열고 닫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5 - 20 여초 정도? 물론 차를 세운 상태에서 여닫아야 한다(들리는 얘기론 시속 10km 이하에서 하란다는데, 시속 10km로 달리면서 덮개 여느니, 아예 세워 놓고 여는게 더 뽀대날 듯 싶다).

덮개를 열고 타봐야 하는데 이번에도 우리 일행이 4명(!)이다 보니 덮개를 열고 탈 수가 없었다. 덮개를 열면 앞 유리창이 가려주는 앞좌석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뒷 좌석은 바람 때문에 난리가 난다. 창문을 올려 세우면 좀 덜하기는 한데 그래도 뒷 사람은 괴롭다. 누구나 다 알지만 다시 한 번 확실히 결론 나는 것. 컨버터블은 두 명이 타야 제 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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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탑 차량의 장점은 차체가 가볍다는 거다. 따라서 단점도 명확하다. 덮개 열고 가다가 사고나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어쨌든. 차체가 가볍고 힘이 좋은 탓에 가속 성능은 정말 끝내준다. 쉽게 말해 마음 먹은 대로 차가 쭉쭉 나가준다는 말이다. 일반 도로에서도 100km에 이르는데 10초가 걸리지 않았고(그런데 요즘 차들 대부분 다 이렇다고 하더라) 액셀에 발을 올리면 생각대로 탁탁 튀어나가 준다. 오죽하면 이런 차 모는 사람들 성질이 더러울만도 하다 그런 얘기가 나왔다. 마음 먹은 대로 차는 나가 주는데, 도로 상황이 맘대로 안 뚫리니 아무래도 기분이 나쁘지 않을까. 물론 농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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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대시보드는 단순하나 오디오 쪽의 조작 패널이 좀 복잡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런 거야 뭐 익숙해지면 불편할 것이 별로 없는 문제일 테고, 돌출된 자동차 키에 사람이 다칠까봐 오른쪽 팔걸이 아랫 부분에 키를 배치한다거나 하는 부분들은 확실히 사람을 배려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출시되는 차들도 스마트 키를 도입하면서 버튼으로 시동이 걸리게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대부분의 자동차는 이런 추세가 될 듯 하다.

자동차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운전자에 지나지 않는 내가 사브 컨버터블을 타본 느낌은 대강 이랬다. 덮개를 열고 다니면서 컨버터블의 충분한 매력을 즐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둘이서 컨버터블을 타야지. 덮개를 열고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며 운전하는 것 하나 만으로도 컨버터블을 빌릴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음에 차를 살 때 컨버터블을 살 거냐? 라고 물어보면, 그건 잘 모르겠다고 대답해야 겠다. 맨날 타는 차랑, 가끔 타는 차는 다른 법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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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촌놈이 제주도에 간다, 제주도 가면 뭘 먹어야 겠니? 라고 묻고, 검색했더니 답이 나왔다. 바로 흑돼지. 다른 건 몰라도 제주도에 가면 흑돼지를 먹으란다. 오케이! 한 술 더 떠 제주 가면 흑돼지를 먹어야 한단다, 라고 했더니 절친한 어떤 분이 자기 아는 동생이 제주에서 흑돼지 집을 한다고 소개시켜 준단다. 생판 모르는 집엘 가는 것보다 누군가 소개를 받아 가는 것이 아무래도 좋으리라는 심산에서 전화번호를 하나 받아 적었는데, 이미 서둘러 아예 예약까지 했단다. 그래서 찾은 집이 제주 공항 근처, 신제주 노형동에 있는 다훈이네 숯불갈비라는 집이다.

제주에 가면 흑돼지 집이 몇 군데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정작 제주에 흑돼지 음식점은 아주 널리고 널렸다. 우리가 찾아가려는 신제주 근처에만 해도 주변이 죄다 흑돼지 집. 제주엔 흑돼지 아니면 먹을 게 없나 싶을 정도였다. 소개 받은 집도 예상 보다 큰 집이어서 깜짝.

메뉴판을 보니 양념 돼지갈비는 4,500원(헉)부터 있었고, 우리가 노리는 흑돼지 오겹살은 1만 2천원. 서울에서 먹는다면 잠시 갈등을 했겠지만서도, 제주까지 갔는데 이건 갈등할 문제가 아니다. 당당하니 흑돼지 오겹살과 제주 한라산 소주를 시켰고, 잠시 후 눈부시게 타오르는 하얀 백탄이 그득한 화로가 올라왔다. 그리고 그 위에 올려진 흑돼지 오겹살. 노릇 노릇하게 구워지기를 기다리는 건 역시 살짝 고문이었다. 물론 그 동안 열무물김치를 안주 소주 잔이 한 바퀴 돌았다. 맨날 19.x도 소주만 먹다가 20도가 넘는 소주를 먹으니 살짝 독하다는 느낌도 든다. 사람이란 참 간사하다. 예전에 2x도씩 하던 소주는 어떻게 마셨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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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돼지 오겹살이 익었다. 후후 불어 식히면서 서둘러 입에 넣었을 때 그 맛이란. 쫄깃 쫄깃 하면서도 입안에서 순식간에 사라지는 그 부드러움을 도대체 어떻게 표현해야 한단 말인가. 젠장, 서울 가서 이제 삼겹살은 다 먹었네… 이런 말이 절로 나올 수 밖에… 흑돼지 오겹살 4인분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사라졌고, 2인분 추가. 거기에 양념 돼지 갈비 2인분은 서!비!스!(아마 서울에서부터 예약하고 왔다고 준 듯). 열무물김치에 말아내온 소면을 후식으로 마무리 하고 나니, 정말 배터지기 일보 직전인 셈이었다.

삼박사일 제주에 머무르다 보니, 흑돼지를 한 번만 먹을 수는 없는 법이었다. 사무실 막내가 제주 가기 전 검색해 둔 집이 바로 삼다가. 소금을 뿌려 굽는 독특한 생고기와 멸치젓 양념으로 유명한 집이란다. 내비에서 찾아 찍으니 역시 신제주 근처. 한라산 영실 코스를 다녀온 직후 점심 코스로 잡아 삼다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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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돼지 생고기 1인분에 1만원, 등갈비는 9천원. 일단 생고기 2인분에 등갈비 2인분을 주문했고 잠시 후에 숯불과 함께 생고기가 먼저 나왔는데, 이건 헉이다! 털 자국이 선명한 껍데기가 그대로 붙어 있는 것 아닌가. 비위가 약하거나 껍데기에 거부감이 있다면 좀 놀랄 만도 하겠다. 그러나 그건 나중에 걱정할 문제고, 일단 테이블에 있는 왕소금을 살살 뿌려 숯불에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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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구워지면 다시 뒤집어 굽고 먹기 좋은 크기로 적당 자른다. 털 자국 선명한 껍질 부분은 싫다면 따로 잘라내도 상관 없겠으나, 생긴 것과 달리 이거 은근 쫄깃함이 강하다. 도톰한 흑돼지 살이 입 안 가득 풍성하고 잡냄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퍼석하지 않고 쫄깃하면서 야들야들한 맛… 껍질이건 뭐건 어느 틈에 흑돼지 생고기 2인분은 후닥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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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출연 "토양이님의 손"


이어 나온 등갈비. 분당에도 삼다가라는 집이 있는데(제주에 있는 집과 모종의 비즈니스 관계가 있었던 듯 하다) 이미 그 집에서 등갈비를 먹어본 기억이 있으므로 자신있게 시켰다만… 나온 건 좀 달랐다. 분당에 있는 집이 조각 조각 먹기 좋게 잘라주는데 비해 이 집은 그냥 통째로 나온 것. 알아서 잘라 먹으란 얘기다. 짭짤한 양념이 배어 있는 등갈비…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확실히 생고기가 더 맛있다. 양념 등갈비는 애들한테는 더 맛있을 게 틀림 없다. 마지막으로 후식은 멸치 국물로 말아낸 국수. 역시 후식은 이런 걸 먹어줘야 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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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에 걸쳐 흑돼지를 먹고 나니, 나중에 제주에 또 간다 하면 흑돼지를 먹으러 갈 것이요, 누군가 간다고 하면 꼭 흑돼지 먹고 와라~라고 말할 것이다. 서울에서도 몇 번 흑돼지를 먹긴 먹었는데 이 맛을 느껴보지는 못했고(물론 내가 고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 여러 번 먹어본 것도 아니지만>.<) 제주에서 제대로 느꼈으니 그 인상이 더욱 강렬할 수 밖에. 여튼, 서울 촌놈 제주에서 흑돼지 잘 먹고, 흑돼지에 푹 빠져버렸다. 서울에서도 어디 흑돼지 맛나게 먹을 만한 집 없을까. 눈에 불을 켜고 찾아야 할 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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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주 맛집, 흑돼지 오겹살 다훈이네 숯불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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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에 도착한 것은 10월의 마지막 밤. 서울에서 스케줄을 대략 정하고 왔기에 망설임 없이 저녁 식사 장소를 향해 차를 몰았습니다. 찾아간 곳은 제주도 흑돼지 오겹살 숯불구이집 다훈이네. 위치는 제주시 노형동이라고 하는데 서울 촌놈인 우리 일행은 도저히 위치를 알 수 없었습니다. 전화 안내를 받고 내비게이션에 노형우체국을 찍고 가는데 근처에서 영 헤매게 되더군요. 제주도 렌터카에 있는 내비게이션의 디테일이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2008/11/11 09:58
  2. 제주맛집, 제주흑돼지 생구이 삼다가

    Tracked from Zoominsky S2  삭제

    서울에 삼겹살 집이 많은 것처럼 제주에는 흑돼지 집이 많더군요. 첫 날도 흑돼지였지만 둘째날 점심도 흑돼지로 질렀습니다. 제주시 연동에 있다는 삼다가를 찾아갔습니다. 이번에는 내비게이션이 말을 잘 들어 손쉽게 찾았죠. 점심 때를 조금 넘겨 도착하니 한가하더군요. 제주흑돼지 생구이와 등갈비를 주문했습니다. 각각 2인분씩 4인분을 시켰는데 점심이어서 그런지 4명에게 정량이더군요. ^^ 제주 삼다가 본점 앞, 일반 가정집을 개조해 사용 중이더군요. 반찬도..

    2008/11/1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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