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터질 것처럼 아픈 날, 더 이상 사무실 의자에 연연할 것이 없었다. 노트북 하나 챙겨 들고 미련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눈부시게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과, 기분까지 상쾌한 호수가 있는 공원을 찾았다. 공원 안 커피숍에 자리를 잡고, 눈처럼 새하얀 카푸치노를 시켰다. 가까운 곳으로, 그저 가볍게 외출한 것 뿐이지만, 두통은 어느덧 눈 녹듯 사라졌다.
틀 안에 살지만, 가끔은 틀을 벗어 던지고, 그렇게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삶. 남자들에겐 더 이상 바랄 수 없는 소망일테다. 하지만 그 많은 소망들을 이루는 대신, 여전히 소망으로 남겨 두고 있는가. 가벼운 마음으로 그저 나서기만 하면 되는 것을 왜 나는 그동안 즐겨하지 못했던 것일까.
이게 바로 내가 할 일이라는 확신을 가진 지 2년째. 하루 열 두시간씩 일을 하면서도, 내일까지 당장 결과물을 내라는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날밤을 새면서 순간 순간 짜증은 났을지 언정 그만 두고 싶지 않았던 건, 이 일이 내 일이고, 이 삶이 내 삶이라는 것 때문이었을 게다. 그리고 불안하지만 그 댓가로 주어진 자유로움.
노트북에 비친 하늘이, 어느 틈에 내 마음 속에 들어 왔다. 이렇게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일터, 내 사람들 그리고 나의 삶.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로모 피시아이2 / 후지 오토오토 200 / 코스트코 필름스캔 / 올림픽공원 / 맥북 / 커피빈 카푸치노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돌 위에 핀 꽃 (10) | 2007/10/18 |
|---|---|
| 추석, 맛있는 음식 그리고 추억 (10) | 2007/09/30 |
| 남자들의 로망 - 탈출 (12) | 2007/08/25 |
|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말자 (20) | 2007/08/20 |
| 어쩜 이런 것까지 닮았을까 ^^ (14) | 2007/08/16 |
| 내면의 질서 (4) | 2007/06/0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