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3위, 8위가 모두 CPC3200에 관련된 것. 그런데 1위가 엉덩이라니!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 중에 CPC-3200 혹은 카맨파크 같은 검색어로 찾아 오시는 분들이 꽤 됩니다. CPC-3200은 제가 쓰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이고요, 카맨파크는 그걸 만든 회사 이름이지요. CPC-3200은 자동차 오디오 자리에 집어 넣을 수 있는 소위 말하는 인대시 타입이고, 광고물에 따르면 영화, 음악, 사진, DMB, 심지어는 아이팟과도 연결 가능하다고 자랑하는 자동차형 멀티미디어 A/V 기기지요. 설명서에 혹해서 12개월 할부로 이 넘을 산 지 일 년이 좀 넘었습니다(할부가 다 끝났거든요).
그런데 이 녀석, 설명은 그럴 듯 한데 쓰다 보니 문제가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내비게이션은 걸핏하면 죽어 버리고 영화는 제대로 재생하려면 해상도든 뭐든 소비자가 직접 변환해서 맞춰야 하고 DVD는 튀기 일쑤고... 처음 산 날부터 열받기 시작해서 끝까지 열받게 만드는 제품이지요. 고객 센터 담당자가 친절하게 응대한 까닭에 수정된 파일을 받아 보기도 하고, 새로운 업그레이드를 기다리면서 그냥 쓰기로 한 거죠.
그런데 3개월 단위로 업그레이드 해 준다고 했는데, 업그레이드를 하고 나면 외려 내비가 더 죽는 경우가 생기고 도대체 뭘 업그레이드 했는지도 모르겠고 하여튼 그런 일이 계속 벌어졌습니다. 이제는 그저 마지 못해 쓰는 그런 수준이 되었고요. 구매 회원만 가입할 수 있는 홈페이지 고객 센터에 가도 소비자들은 아우성인데 회사 측에서는 일언반구 답변도 없었더랍니다.
그래서 이런 얘기들 몇 개를 제 블로그에 정리해서 올려 놓았습니다. 그런 까닭에 모델명이나 회사 이름으로 검색해 들어 오시는 분들이 많은 거지요. 그런데 두어 달 전부터 홈페이지가 접속이 안되는 겁니다. 3개월마다 업그레이드가 있으니 그거 받으면 좀 나아질까 그런 생각으로 기다렸는데 홈페이지가 전혀 접속이 안되더군요. 평소 행태로 보아 이런 거 신경 안 쓰는 회사겠거니 그래도 좀 지나면 고치지 않을까 했는데 계속 그 상태였답니다.
어느덧 업그레이드를 해 주어야 할 10월이 되었는데 홈페이지는 여전히 죽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인터넷을 좀 뒤져 전화 번호를 찾아 걸었더니 전화 번호도 결번이구요. 한참을 더 찾다가 16xx-xxxx로 시작하는 번호가 나오길래 걸었더니 카맨파크 A/S 센터가 맞답니다. 반가운 마음에 이런 저런 상황을 설명했더니 전화 받은 담당자 왈, 자기네는 카맨파크가 아니고 그 회사에서 생산한 특별한 모델에 대해서만 A/S를 하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눈치를 보니 OEM으로 몇 군데 공급한 모델이 있는가 봅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산 CPC-3200은 자기네가 다루는 모델이 아니라는 거지요. 카맨파크에 물어 보랍니다. 그런데 카맨파크가 연락이 되어야 말이죠. 전화도 안 받고 웹도 접속이 안된다 했더니 그제서야 ‘그 회사가 부도가 났다는 얘기는 들은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하더라고요.
어랏~ 그래서 이번에는 국세청 홈페이지에 가서 사업자 번호를 조회해 봤습니다. 국세청 홈택스에 가면 사업자 번호를 조회할 수 있는 메뉴가 있거든요. 사업자 번호는 카맨파크 웹 사이트 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구글의 검색의 흔적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조회 결과는 예상한 대로 ‘폐업’이더군요. 예상은 했지만 좀 황당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놔두고라도 그럼 이제부터 제 내비게이션은 어떻게 A/S를 받아야 하는 건지요. 안 그래도 볼륨 버튼이 고장나서 소리 조절이 잘 안 되는데 난감해졌습니다. 일이십만원 하는 것도 아니고 백만원을 넘게 주고 산 모델인데요. 그것도 12개월 할부로. 할부 끝나니 회사 문 닫는군요. 쩝. 하긴 할부로 샀다고 해서 그 회사가 돈을 할부로 가져간 것도 아닐 테지만.
별 것도 아닌 얘기를 주절 주절 쓰는 이유는, 카맨파크나 CPC-3200 때문에 인터넷을 찾아 헤매시는 분들이 제 블로그에 오시는데, 제가 찾아본 결과 이 회사가 망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려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 때문입니다. 혹 제가 모르는 다른 정보가 있다면 또 어느 분이 전해주시겠지요. 그나저나 이럴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할지, 참 막막하기만 합니다. 저러다가 제품 고장나면 그냥 버려야 되는 거 아닌가요.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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