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기는. 그런데 봄 바람 살살 부는 4월의 어느 토요일. 그리 세지도 않은 바람을 맞으며 난 압구정동 옆 청담동을 가야 할 일이 생겼다. 청담동 일대, 오너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레스토랑들의 모임인 그랜드테이블 협회와 SK텔레콤의 T가 진행하는 레스토랑 위크 & T 행사에 초대 받은 까닭이다.
레스토랑 위크 & T라니. 청담동 일대 레스토랑들이 일년에 두 번씩, 특정한 일주일을 지정해 레스토랑의 음식을 저렴하게 제공하면서 레스토랑 문화를 퍼뜨리기 위해 시작된 행사란다. 올해로 7년째고, T가 함께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 그래서 작년까지는 레스토랑 위크였을 테고, 올해는 뒤에 T가 하나 더 붙었단다. T의 힘은 대단하다. T가 아니었으면 나는 이번 행사에 대해서 알지 못했을 것이다. 올해로 벌써 7년이나 되었다는데.
레스토랑 위크 & T 기간 동안의 최대 장점은, 점심 2만2천원, 저녁 3만3천원에 특별한 메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한정식으로 유명한 용수산, 수준 높은 라이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원스인어블루문을 비롯한 청담동 일대의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3만3천원으로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살짝 흥분된다. 게다가 각 레스토랑마다 다양한 예술가들이 참여한 작품들이 전시되니, 멋진 식사와 함께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까지도 주어졌다.
초대받은 블로거들이 복불복 식으로 레스토랑을 제비 뽑는 이 날, 나는 운좋게도 용수산에서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티켓을 뽑아 냈다(이 날은 왠지 한식이 더 땡겼으므로!). 용수산의 저녁 메뉴는, 물김치와 게살죽을 시작으로 청포묵과 개성나물이, 보쌈과 전이 나오고, 모양 만으로 감탄하게 만드는 구절판, 해물꼬치, 버섯향 가득한 신선로를 기본으로 떡국, 불고기, 굴비, 냉면 정식 중 하나의 메인을 선택할 수 있다. 형편이 된다면 와인 한 잔을 곁들여 보면 어떨까.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포용하기에, 그냥 보통 사람들의 지갑은 안타까울 정도로 얇을 뿐이다. 그저 일 년에 한 두번, 정말 큰 마음을 먹고 찾아가야 하는 곳. 하긴, 너무 자주 가면 그 감상이 덜할지 모르겠으나, 그건 자주 다녀 본 후에나 알 일이니, 레스토랑의 문화라는 것이 우리에겐 그저 생경할 따름이다. 이런 까닭에 레스토랑 위크 & T가 더욱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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